리헌석 문학평론집 『모성(母性)의 시학(詩學』
문학평론가 리헌석 선생이 문학평론집 『모성(母性)의 시학(詩學』을 오늘의문학에서 발간하였습니다. 리헌석(李憲錫) 문학평론가는 문학평론집 『한국 현대서사시의 신지평』 『우리 詩의 얼개』 『불심이 깃든 시 산책』 『정훈 시 읽기』 『충청권 시조의 숨결』 등을 발간하였으며, 대전문화재단의 우수창작집 지원을 받아 『모성(母性)의 시학(詩學』을 발간하였습니다.
이 책 『모성(母性)의 시학(詩學』에는 30여 년간 저자가 집필한 여류 시인 50여 편의 평설 중에서 가려뽑은 30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여성 시인과 남성 시인을 구분하지 않아야 할 터이지만, 모성(母性)을 내재화하고 있는 작품 중심으로 편집하였음을 밝힙니다.
1부 ‘모성(母性)의 숨결 찾기’에는 유안진 시인, 곽우희 시인, 최자영 시인, 윤월로 시인, 김숙자 시인, 권복례 시인, 김인숙 시인, 김화자 시인, 전성희 시인, 김선자 시인 등 10명의 여류 시인 작품에 대한 평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2부 ‘기독정신의 숨결 찾기’에는 온정선 수녀시인, 박귀자(목사) 시인, 이에스더(목사) 시인, 이사라 시인, 이택순 시인, 윤석희 시인, 김성자 시인, 송윤영 시인, 조문자 시인, 신현자 시인 등 10명의 여류 시인 작품에 대한 평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3부 ‘전통서정의 숨결 찾기’에는 이수일 시인, 신정순 시인, 황희순 시인, 오양순 시인, 전미야 시인, 김경인 시인, 이순조 시인, 이동숙 시인, 신경자 시인, 류미영 시인 등 10명의 여류 시인 작품에 대한 평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 서평
문학평론가 리헌석 선생은 문학평론집 『모성(母性)의 시학(詩學』을 집필하게 된 연원을 이렇게 서술적으로 밝히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의 겨울, 대보름 하루 전, 어머니는 작은 시루에 좁쌀로 밥을 지어 앞장을 서시고, 나는 철장(鐵杖)을 들고 뒤를 따라 어부슴 길에 나섰다. ‘어부슴’은 <대보름날 액맥이로 조밥을 던져 굶주린 물고기가 먹게 하는 일>이다. 금강의 지류인 유구천, 우성면과 사곡면 경계, 물이 깊은 통천포 바위에 조밥 시루를 올려놓고, 치성을 드린 다음, 내가 뚫어놓은 얼음 구멍으로 어머니는 조밥을 흘려보내셨다.>
<어부슴을 하러 가면서,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들려주신 어머니의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 머물러 있다. “얼음에 덮인 물속의 작은 물고기들이 이 추운 겨울에 얼마나 배고파할 것이냐?” 나설 때 들려주신 걱정스러움이, 돌아올 때의 말씀에는 뿌듯한 윤기가 느껴졌다. 배고팠을 물고기에게 작은 사랑을 베푸셨다는 안도감이 겹쳐 보였다. 이때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자문하기에 이르렀으니, 내 삶의 주요 명제는 어머니가 주신 선물이다.>
<여성 시인들의 시를 감상하면서 나는 <병약하면서도 꽃을 사랑하시고, 자신은 가난하셨으면서도 물고기의 굶주림까지 염려하시던 나의 어머니>를 떠올렸다. 그래서 이 분들의 작품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 채, 주관과 객관이 혼재(混在)된 시각으로 일관한 듯하다. 또한 이름을 대면 쩌렁하게 소리 나는 저명한 시인들의 작품보다, 내 어머니처럼 수수하고 따뜻한 분들의 작품과 인연이 된 듯하다. 이 분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스스로 감동하고 행복했음을 밝힌다.>
그리하여 문학평론가 리헌석 선생은 ‘함께 문학의 밭을 일구고 있는 시인들’의 작품 평설에 열중하였고, 여류 시인 작품에 대한 평설이 중복을 포함하여 60여 편에 이르렀는데, 그 중 40편만을 선정하여 문학평론집을 발간하였다고 밝힌다. 그의 삶과 철학이 이 평론집에 들어 있다고 보여,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독서하기를 권장할 수 있다.
이미란(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