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깨주의의 탄생>은 광운대학교 김희교 교수의 책입니다. 우리나라는 보수와 진보 가리지 않고 중국에 대해서 신식민지적인 시각과 인종주의적 시각으로 중국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이를 <짱깨주의>라고 명명하고 이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가하고 있습니다. <차이나쇼크, 한국의 선택>과는 정반대의 위치에서 중국을 바라보고 있고, 중국에 대해 옹호(?)하고 있습니다.
우리 보수 언론에서 중국에 대하여 터무니 없이 왜곡 조작한 기사를 내보내는 것이 한두번이 아니라서 김희교 교수의 글에 공감하는 내용이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사항을 <신식민지>와 <인종주의>로만 재단할 수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었습니다. 미국의 대 중국 정책은 모두 신식민지적인 음모이고 중국의 대응은 이에 대한 정당방위적인 행위였다고 강변하지만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홍콩 민주화 시위가 서구의 신식민지적 음모에 의해 홍콩을 중국과 분리시키려는 홍콩 극우 독립세력에 의해 일어났다고 단정하고, 홍콩의 민주화시위를 탄압하고 홍콩 보안법을 제정한 중국 정부의 조치를 정당화 시키는 논지에 저항감이 들었습니다. 홍콩을 50년 동안 일국양제로 운영하겠다는 덩샤오핑의 약속을 깨뜨린 것은 시진핑의 중국이었습니다. 이런 홍콩 사태를 보고 대만 사람들은 일국양제로 통일하자는 중국의 제안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그르 주민들에 대한 사상개조를 위해 수십만명을 감금한 것은 인권탄압으로 비판받을 일이지 테러예방을 위한 정당한 행위로 옹호해서는 안됩니다. 이중기준에 의해 가치를 판단하기 시작하면 시비를 가릴 수 없게됩니다. <짱깨주의의 탄생>의 이런 일방적인 주장때문에 <짱깨주의>에 대한 정당한 비판마저 힘을 잃게 만든 것은 유감입니다.
중국이 자행 했다는 <동북공정>, <김치공정>, <한복공정> 중에서 <동북공정>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사항이고 당연히 비판하고 수정을 요구해야 합니다. 물론 만주 지역이 현재 중국에 속해 있으므로 그들이 고구려와 발해에 대해 연구 하는 것을 못하게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고구려와 발해가 중화민족의 일원이었다는 주장을 중국의 역사로 배우게 하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김치공정>과 <한복공정>은 한번도 중국 정부에 의해서 김치와 한복이 중국 것이라는 주장은 없었고, 중국의 수억명의 네티즌 중에 일부가 하는 막말을 끄집어 내어 우리나라 보수 언론에서 부풀려서 중국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것이므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김치와 한복이 중국 내 소수민족인 조선족이 먹고 입는 것이라는 주장 쯤은 우리가 이해하고 넘어가도 좋을 듯 합니다.
중국의 정책에 대해서 어떤 가치를 부여하든 냉정한 판단으로 중국에 대해서 대비할 필요를 주장한 <차이나쇼크, 한국의 선택>의 주장이 <짱깨주의의 탄생>보다 현재 더 설득력이 있어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