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편의점을 들어서다 그곳 간판이 ‘훼미리마트’라면 유심히 카운터를 살펴볼지 모르겠습니다. 어쩜 그간 제가 만나봤던 분들 중 한 사람이 ‘어머 기자님, 어서 오세요’하고 반겨 줄지 모르니까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상상을...?
보광훼미리마트와 경기도가 손을 잡았습니다. ‘경기·보광훼미리마트 행복나눔사업’이 시작됐거든요. 여기엔 그간 경기도가 골몰했던 여러 도정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이룰 수 있는 도정 사업이라니 대체 어떤 게 있다는 걸까요.
1. 남남북녀, 나는 어쩜 그 날 만난 사람을 만날지 몰라
이번 행복나눔사업이 꽃피게 되면 저소득 계층과 북한이탈주민 등 그간 일터가 절실했던 주민들에 우선적으로 행복이 찾아갈지 모르겠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 눈에 맨 먼저 확 들어왔던 건 북한이탈주민에게 편의점 창업을 지원하는 골자의 내용이었죠.
이번 사업이 실효력을 갖게 되면 북한에서 오신 예비 창업주에겐 점포임차가 제공되며, 가맹비의 50퍼센트인 350만원의 금액은 면제되는 혜택을 받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 가게를 꾸려나갈 것인지 경영기법에 대한 교육도 이뤄집니다. 1500만원 담보와 100만원의보증보험비, 선지급(무이자) 등의 부수적 혜택도 논의 중입니다. 우선은 고양, 남양주, 의정부, 파주, 포천 이상 북부 5개 시군 거주자 중에서 선발하며 올해 안에 2개 점포는 창업이 이뤄져야 타 시군으로 확대·시행되지 않겠냐는 게 사업의 목표입니다.
북한이탈주민 여성들을 저는 이미 두어 차례에 걸쳐 취재터에서 만난 바 있습니다. ‘옴마 저런 남성은 남한에선 인기엄서’ 하는 ‘따뜻한 남쪽나라 정착 선배’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남한엔 저런 스타일의 남자가 있냐’며 ‘그래도 멋있다’고 칭찬해주신 그 여성분에겐 이 자리를 빌어 한 번 더 감사드리고 싶군요. 혹시 어느 취재터 앞 편의점에서 점주님으로 만나게 되면 운명이라고 생각해도 될는지요.
2. 소외계층에 일자리 제공
저소득 가정의 식구, 또 새 일자리를 찾으시는 노인 분들이 일자리 창출의 화두에 올라있는 지금이죠. 혹시 편의점 일자리는 어떠십니까. 보광훼미리마트는 구직에 어려움을 겪던 도민들에게 계산원과 물류센터 분류원 등의 일자리를 열어 둡니다.
관계자는 “저소득과 어르신, 무한돌봄 대상자를 상대로 3일에서 1주일가량 손님응대와 계산대 조작요령 등을 교육한 후 직영점과 가맹점에 취업알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향후 직접 편의점을 개설하고픈 희망자들은 다시 편의점 창업아카데미를 운영해 창업을 지원한다고요.
사회적 배려대상자의 자활과 자립을 편의점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목표입니다.
3. 재고상품 연간 10억씩 기부?
상품이란 아무리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해도 재고의 부담을 생각 안할 수가 없지요. 경기도내 훼미리마트 물류센터도 예외는 아니라서요. 소중한 상품이지만 ‘재고’ 딱지가 붙어버리면 ‘아 이걸 어쩌나’ 하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것을 기부 형태로 행복나눔사업에 제공한다면 훌륭한 유용자원으로 재탄생하는 거겠죠? 연간 10억 원의 규모로 펼쳐질 기부는 경기도광역푸드뱅크로 직접 기탁되면서 수혜자를 찾아갈 예정이랍니다. 아까운 음식을 그냥 버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유통기한이 지나기 전에 그것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제공하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요?
4.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의 생산품을 곤도라로 제공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생산해내는 제품과 도내에서 생산되는 원재료의 먹을거리 생산품을 ‘판매곤도라’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취약계층과 기업 생산품, 기타 도내에서 생산되는 원재료 먹거리를 상품 판매 곤도라에 탑재해 판매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로 훼미리마트와 경기도는 상품 판매곤도라를 제공합니다. 노동력을 제공하는 취약계층과 지역특산품 판매를 돕는 하나의 아이디어입니다.
5. 사회공익사업 함께 해요 훼미리마트
앞으로 경기도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행사에서 훼미리마트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겁니다. 경기도 G-dream 카드 수익금을 사회 환원 형태로 협찬하는가 하면, 이동식 편의점을 이용해 편의점을 접하기 어려운 농촌과 도서벽지 아이들이 직접 물건도 사고 계산도 할 수 있도록 ‘어린이 경제활동 체험’을 지원합니다. 지역행사와 축제 시엔 이동식 편의점이 달려갈 계획도 함께 구상 중입니다. 또한 ‘차세대 복지리더’ 도내 대학생과 공동으로 사회봉사활동을 추진합니다.
6. 훼미리마트에서 도정 홍보
좋은 도정이 있어도 정보 전달이 어려워 정작 필요한 도민들이 그냥 지나쳐버리는 상황을 항상 목도하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아무리 인터넷에서, 또 행사에서, 혹은 매스컴으로, 그도 아니면 주민센터를 통해 알리지만 그래도 항시 채널은 부족하지요. 그렇기에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이웃 편의점이 도정 소식을 알려준다면 마음 든든합니다.
훼미리마트를 활용한 동영상과 포스터, 홍보물 비치를 통한 도정홍보가 이뤄집니다. 계산대엔 동영상 홍보가 이뤄질 것이며 입구에선 포스터 부착이, 또 홍보물 비치대가 내부에 설치될 예정입니다.
보광훼미리마트 홈페이지에서도 도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일 2~3만 명이 찾는 훼미리마트 홈페이지에 무한돌봄 등을 링크합니다. 또 시식대나 홍보비치대에 바코드, 큐알코드를 넣어 경기무한사랑존을 통해 도정활동을 홍보할 겁니다.
앞으로 훼미리마트에 들어서면 뭔가 달라진 분위기를 느끼실지 모르겠습니다.
북한이탈주민과 저소득층, 혹은 노인분들처럼 그간 소외되었던 이웃 주민들이 인사를 건넬 수도 있고요, 아직은 생소한 판매곤도라에선 지역특산물이나 불편한 몸을 이끌고 제품을 생산해낸 이들의 손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정 소식도 한발 빨리 편의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요? 집 주변 환경이 반경 100미터에 편의점만 대여섯 갭니다. 그러니까 한발 빨리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점주님을 유심히 관찰할 용의가 있습니다.
글 권근택 기자
사진제공 복지여성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