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에서 다른 목소리 내는 사람,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서도 필요”
[일요서울 l 이하은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5선을 지내고 당의 대표까지 맡았던 중진 의원 출신이다. 인천에서 국회의원 5선을 지내고 시장까지 역임하며 지역에서 탄탄한 기반을 보유하고 있던 그가 돌연 의원직을 내려놓고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하자 당대표로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 있던 중, 당에 마땅한 서울시장 후보가 없다는 주변의 요청을 받으면서다. 막강한 경쟁 상대인 오세훈 시장의 존재로 승리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송 후보는 유엔(UN) 제 5본부 유치, ‘누구나 집’ 프로젝트 등 서울 현안과 관련된 자신만의 공약을 내놓으며 선거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안정적인 의원 생활을 포기하고 어려운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송영길 후보를 9일 일요서울이 만나 봤다.
- 후보로 선출되기까지 여러 어려움을 겪은 만큼, 당의 공식 후보로서 서울시장 선거에 임하게 된 소감도 남다를 것 같다. 서울시장에 도전하게 된 소감과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제 선거사무실이 서울시청 바로 뒤쪽인데, 공교롭게도 이름이 휘닉스, 불사조다. 이게 저희가 험난한 과정으로 후보 되기까지 과정을 연상시키기도하고 또 어렵지만 반드시 승리한다는 암시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또, 특히 옛날 독재 시절에 민추협(민주화 운동 추진 협의회) 사무실이 있던 그 빌딩이기도 하다. 그래서 검찰공화국이 다가온 시대에 많은 시민들이 민주주의가 후퇴할 것으로 걱정하는데 그것(민주주의)을 지켜내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
- 아무래도 현직 시장인 데다 굳건한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는 오세훈 후보가 버티고 있는 만큼, 충분히 고전을 예상할 수 있었던 서울시장 선거다. 송영길 후보의 경우 국회의원 임기도 2년 가량 남아있어 안정적으로 의원 활동을 이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어려운 선거에 출마하게 된 이유가 있나.
▲ 저는 항상 편한 길이 아니라 어려운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제 아내도 국회의장의 길을 가지, 왜 떨어지기 쉬운 이 어려운 선거를 하려 하느냐고 처음에는 많이 만류를 했다. 그러나 서울시장을 포기할 수가 없기 때문에, 민주당이 수많은 지지자들의 요구와 시민들의 바람에 온 당력을 다해서 응답해야 될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가 부족하지만, 송영길을 도구로 써서 다시 한 번 그런 시민들의 에너지를 모아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나서게 되었다.
- 당내에선 송 후보의 출마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막상 출마 의사를 보였을 땐 반대 여론도 거셌다. 여전히 송 후보의 출마를 정치적 욕심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이런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저는 그런 의견도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다. 다만 제가 그렇게 개인의 정치 욕심으로 이걸(서울시장 도전을) 했으면 이렇게 어려운 길을 걷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제가 많은 모멸감을 느꼈을 때 중간에 포기했을 것이다. 그것을 극복할 만큼의 사명감과 요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선 패배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당내에 분명히 있다. 열심히 싸워서 여기까지 전진시켰다고 보고, 어려운 지방선거에 대선 때 열심히 싸웠던 흐름이 다시 한 번 책임을 지고 일을 해 주기를 바라는 흐름이 있고. 0.73%라도 진 것은 진 것이니까 자숙하고 뒤로 물러나 있으라는 흐름이 있다. 후자의 흐름도 일리가 있는 지적일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리더십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상당히 불안한 이런 상황을 뚫어내 줘야 하는데, 그래서 불가피하게 송영길을 불러냈고 이재명을 불러낸 게 아닌가 생각한다.
- 서울은 아직까진 오세훈 후보의 기세가 상당한데, 오 후보를 꺾을 만한 송 후보만의 강점이 있다면.
▲ 일단 송영길은 검증된 능력을 보여준 바가 있다. 인천은 제가 시장이 됐을 당시 부도 위기에 있었다. 제가 부도 위기의 인천을 구하고, 회색도시였던 인천을 글로벌 첨단도시로 바꿨다. 세계 최고의 바이오 산업단지를 만들어냈고, 반도체, 항공MRO 산업, 금융산업 등으로 인천의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자부한다. 또 서울 부유층이 자신의 자제들을 가장 보내고 싶어하는 학교가 채드윅 스쿨인데, 그 채드윅스쿨이 송영길이 오픈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세계녹색기후기금(GCF) 본부를 유치한 것은 대한민국의 성과로 본다. 송영길이 이명박 정부와 협력해서 성취해 것이다. 그래서 인천이 송영길이 시장을 맡고 4년 동안 비포-애프터로 바뀌었다고 자부하고, 그런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실력으로 서울을 비포-애프터로 바꾸어 보겠다.
또 윤석열 정부가 용산에 대통령 집무실을 졸속 이전하는 것은 서울시 도시계획을 근본적으로 뒤틀리게 만드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보는데, 이에 대해서 오세훈 시장은 서울 시민의 입장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기보다는 오히려 용산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일종의 곡학아세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자세로는 서울시민의 재산권을 지킬 수가 없다. 송영길이 있어야 바른 소리를 윤석열 정부에선 할 수가 있다. 아주 협소한 틀로 만들어진 윤석열 정부 내각 속에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국무회의에 들어가야 메기 효과, 백신 효과가 있고, 그것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게 오세훈 후보는 가질 수 없는 송영길만의 강점이다. 그래서 저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용산 이전에 대해서 윤비어천가를 부르는 오세훈 시장과 용산 이전에 따른 문제점인 서울시민의 재산권과 통행권, 기본권을 지키고자 하는 송영길 시장 후보와의 싸움이라고 정의를 할 수 있다고 본다.
- 현재 서울시의 상황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이라고 보는지. 이를 위해 어떤 해결책을 생각하고 있는지.
▲ 서울의 문제는 가장 큰 것이 부동산 아니겠나. 부동산은 일단 공급을 확대시키는 게 중요하다. 서울의 부동산은 최소한 1년에 7만, 8만 호가 공급돼야 되는데 실제 공급은 그에 못 미친다. 공급이라는 건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 최소한 4년 이상 돼야 한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의 잘못이 초기에 공급을 제대로 준비를 안 하다 보니 그때 안 해 놓은 것이 지금 결과가 이렇게 나오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 때도 재개발‧재건축에 대해서 너무 규제만 하고 이것을 풀어줄 줄 모르다 보니 그런 점에 대한 부족함이 있었다.
두 번째는 부동산 세제를 완화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제가 당대표가 되자마자 종부세‧양도세를 완화시켰고, 이번에 공약으로는 종부세는 1인 1주택은 사실상 폐지시키겠다, 양도세 중과는 유예시키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것은 윤석열 정부나 오세훈 시장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국회가 해야 하기 때문에, 170석 민주당 대표 출신인 송영길이 국회를 설득해서 법을 개정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부동산에 관련된 금융 문제다. 9억 이상의 아파트는 중도금 보증을 허가를 안 해 주는데, 서울의 경우 강북의 평균 주택가가 9억, 강남은 20억이라는 것 아닌가. 아무리 공급을 해줘도 보증을 안 해주니까 현금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 서울이 전국에서 자가주택 비율이 가장 낮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송영길은 그에 상관없이 LTV 50%라도 집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누구나 집’이라는 혁명적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집값의 10%만 내면 3%의 이자로 10년 동안 살다가 최초의 분양가격으로 10년 뒤에 살 권리를 갖는 것이다. 최초 분양가로 확정 분양가를 받아 살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더라도 걱정이 없다. 사는 게 의무가 아니라 권리, 옵션이기 때문에, 집값이 떨어지면 안 사면 된다. 이게 ‘누구나 집’인데, 내용을 풀어서 ‘확정 분양가 공공지원 분양형 임대주택’이라고도 한다.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서울시 SH공사를 통해 23만 호부터 ‘누구나 집’으로 보여 주려고 한다. 부동산에 대해서는 송영길이 오세훈 시장이 생각할 수 없는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 마지막으로 서울시민에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존경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께, 부동산 문제에 대해 심려를 끼쳐드린 것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제가 민주당 당대표로서, 대표가 되자마자 이에 대한 사죄의 말씀을 드렸고, 세금은 징벌적 수단으로 써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종부세를 9억에서 11억으로, 양도세를 9억에서 12억으로 면세점을 올려서 세금을 감면했다. 그것조차도 부자 감세라고 반대하는 의원들과 청와대의 반대가 있었지만, 제가 그것을 뚝심있게 밀어붙여서 이 법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용적률 500%인상과 30년 안전진단 기준 면제, 세입자 우선변제, 초과이익에 대한 환수문제에 대한 완화를 통해서 주택 공급을 늘려 내겠다. 그렇게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 윤석열 당선자(현 대통령)나 오세훈 시장과 송영길의 차이가 뭐냐고 한다면, 저는 세입자들이 쫓겨나지 않고 자기 집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것을 보여드리겠다.
그리고 유엔 5본부 유치를 통해서, 서울이 남북간 군사적 긴장‧북한의 7차 핵실험‧장거리 미사일 도발 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안전할 수 있게 하고,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 MICE 산업 발전, 글로벌 교육의 발전의 계기를 만들어 보겠다.
부도 위기의 인천을 살렸던 행정 경험을 갖고 있는 송영길, 5선 국회의원과 당 대표 출신으로서의 정치력을 가진 송영길에게 서울을 글로벌하게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실 것을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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