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밖의 작가＞ 감상 후기글을 들려드려요^^ (2015년 2월 2일 글이 추가되었어요!)

[바람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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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밖에서 작가 만나기 -

네 가지 이야기를 하련다.
하나. 독자로서 나는 책 밖에서 작가를 따로 보는 일에 별로 관심 없었다. 아는 이 중에 더러 작가 누구의 강연회나 사인회 같은 데에 같이 가자는 사람들이 있으나 대개 나는 거절하는 편이다. 직접 가서 볼 거 뭐 있나, 이미 책으로 다 만났는데, 대충 이런 생각에서다. 그렇다고 작품으로만 작가를 보려고 하는 건 아니다. 그들이 쓴 에세이도 많이 읽고 특히 작가의 자서전이나 전기 읽기를 좋아하니 작품 아닌 다른 책으로(즉, 책 밖이 아닌 책 안에서) 그들의 삶을 엿보고 그를 통해 그들의 작품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걸 즐기긴 하는 셈이다.

둘. 작가로서 나는 몇몇 작가들을 책 밖에서 직접 만나왔다. <책 밖의 작가> 이 책에 등장하는 수지 모건스턴의 경우는 아주 가까이에서 여러 번이나 만나 직접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다. 미카엘 올리비에의 경우도 좌담회의 청중 가운데 한명으로서 ‘직접’ 만나긴 했다. 그때 당시엔 직접 그들을 책 밖에서 만나며 여러 가지 자극도 받고 덕분에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분명히 그러했을 것이다. 그런데, 쯧쯧, 이런 몹쓸 기억력이라니........ 몇 년 지난 일이라고 벌써 가물가물하다. 오늘 <책 밖의 작가>를 읽으며 “아, 그들도 그렇구나.”라고 맞장구를 치기도 하고 “아, 그렇지, 그 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데 이건 분명 오늘 받은 자극인지라 예전에도 이러했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 좀 달랐으리라. 아무러하거나 그 때 받은 자극은 그때의 내게 어떤 방식으로든 흡수되었겠지. 오늘의 나는 오늘의 나니까 일단 넘어가기로 하고.......

셋. 작가로서 나는 오늘, <책 밖의 작가> 이 책을 통해 다시 작가들을 ‘책’으로 만나며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 좀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작가들이 창작에 대해 말하는 내용과 그들이 나눈 대화 한 마디 한 마디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다. 한 마디 한 줄이 다 가슴에 와 박힌다고나 할까. 지난 몇 년간 몇 가지 개인사정(핑계?)으로 거의 손에서 글을 놓다시피 하고 지내다 모처럼만에 정신 차리고(?) 다시 글을 잡은 지 얼마 안 되서일 거다. 언제나 오늘의 자극은 ‘오늘의 나’ 때문이다. 특히 이 책의 3부 ‘한국 작가에게 듣는다’ 부분은 한 장 한 장을 함부로 넘기지 못하고 한 글자 한 글자를 또박또박 읽고 있다. 글쎄, 막상 책장을 넘기기 전엔 나도 이럴 줄은 몰랐다. 왜 이러지? 아마 현재의 내 고민과 강하게 이어지는 부분이 있어서인가보다. 그들 중 몇은 잘 아는 작가고 몇은 아니다. 그러나 작가들끼리 만난다고 해서 이런 정도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김혜진 작가도 농담처럼 말했지만 경제인들이 만나 경제 이야기만 하거나 예술인들이 만났을 때 예술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글쓰기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는 이렇게 따로 ‘장’을 만들어야만 가능하다. 아는 작가는 알아서 모르는 작가는 몰라서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새롭다. 최윤정님의 문학에 대한 언급은 다시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고 다시 읽어보게 한다. 내일 내가 어디론가 한 발자국 나아간 다음 다시 이 책을 통해 책 밖의 작가들을 만나게 되면 또 감상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오늘 난 이 책에서 다른 작가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신선하고 강렬한 자극을 받는다.

넷. 독자로서 나는 작가들의 작품 밖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는 <책 밖의 작가> 같은 책을 읽는 일이 재미나다. 작품이 아닌 다른 글을 읽으면 그들의 작품을 좀 더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 그러고 보니 작가의 강연회나 좌담회 같은 데 참여하는 것도 비슷한 면이 있다. 내가 왜 굳이 그런 자리를 안 가려고 해왔나 싶다. 수지 모건스턴이나 미카엘 올리비에의 경우에도 확실히 ‘직접’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음성으로 ‘직접’ 듣는 건 꽤 흥미로운 일이었다. 이제 조금은 생각난다. 그들과 만나고 난 다음 그들의 작품을 다시 읽으니 느낌이 달랐다. 훨씬 생생하게 다가왔다. 책 읽기란 오롯이 혼자만의 행위이다. 하지만 가끔 이런 식으로 좋아하는 작가와 소통해보는 일은 독자로서 하나의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책 밖에서 작가를 만나는 일은 독자로서 또한 작가로서 꽤나 색다르고 흥미로운 일이다. 이런 좋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힘들 게 애쓴 걸 안다. 하지만 염치불구하고 이런 자리를 또 마련해주시길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 백승연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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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작가>를 읽는 내내 설레고 흥분되었다. 나는 어린이 문학에 문외한이고 이 책에 언급된 작가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러한 설렘과 흥분은 좀 이상한 것이었다.

책을 읽고 난 뒤 이 책에 대해서 무엇인가 말하고 싶은 기분이 든 것은 어쩌면 이 책이 내게 많은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말을 걸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어린이 문학’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한국 어린이 문학과 프랑스 문학의 교집합과 차집합 같은 것일 수도 있고, 너무도 다르고 또 약간은 부럽기까지 한 프랑스 독서 교육의 분위기일 수도 있겠다. 또 그것은 어쩌면 한 작가의 비밀스런 창작과정을 슬쩍 엿보는 기분이었을 수도 있고, 안목과 소신이 결합된 편집자의 진술을 듣는 기쁨이었을 수도 있고, 여러 작가들의 말과 말들의 부딪침에서 문득 느껴지는 마음의 확장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 모든 것들의 중심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있었다. 대담과 이메일 교환과 질의 응답 등을 따라가다 보면 문득, ‘어린이와 청소년’이 살아 있는 존재로, 또 가능성의 존재로 뭉클하게 다가오곤 했다. 예를 들면, 미카엘 올리비에가 한 다음과 같은 말이다.

“청소년들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말에는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습니다. 청소년들도 모든 것을 읽고, 이해할 능력이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야 더 많은 것을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나는, 올리비에가 한 이 말이 아주 단순하면서도 얼마나 지키기 어려운 말인지 안다. 또 최윤정 선생님의 이런 말도 좋았다.

“좋은 작품을 읽으면 훌륭한 사람이 되고 가치가 낮은 작품을 읽으면 덜 훌륭하거나 안 훌륭한 사람이 될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예술 작품을 읽는 것은 사람이 훌륭하게 되는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 같아요.”

아이의 성장과 독서 사이에 ‘훌륭한 인재 양성’이라는 꼭지점을 놓아야 적성이 풀리는 한국 독서교육의 무의식을 제대로 건드려주는 말이다. 나 또한 위의 문장위에 눈길이 멎었을 때 나의 무의식 속에서 어른인 ‘나’가 아니라 아이들이 예술작품을 읽는 행위는 더 나은 삶으로 이어져 있었음을 느꼈다. 그러니까 위의 말이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훌륭한 성장이 아니라 ‘성장’ 그 자체이다.

그러고보니 이 책 또한 ‘어린이와 청소년 문학’의 성장을 담고 있다. 어린이 책이 낯설고 생소하던 20여 년 전부터 어느새 우리 출판계의 주류로 자리 잡은 최근까지, 편저자 최윤정 선생님과 외국 작가와의 첫 만남부터 한국 초청과 방문까지, 두 작가 사이에서 오고 간 첫 번째 이메일로부터 열여덟 번째 이메일까지, 각각의 글들에는 어김없이 시간의 흐름이 또렷이 새겨져 있었다. 그러한 시간의 흐름이 생생하게 다가왔던 것은 글의 갈피갈피에 기대와 의혹, 불안과 설렘 등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이 다양한 충돌, 예를 들면 한국 작가와 외국 작가사이, 작가와 편집자 사이, 작가와 독자 사이, 어른과 아이들 사이의 충돌을 통해서 불꽃을 튕기게 되는데 이때 한국이나 프랑스의, 독서 교육의 안과 밖의, 어른과 아이의 어떤 문제들이 번쩍이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이렇듯 각각의 문제들이 번쩍, 제대로 드러나는 것이 가장 좋았다. 성급하게 제시되는 해결책은 더 큰 문제를 낳을 뿐이니까. <책 밖의 작가>가 건넨 진심의 말들이 아름답고 풍성하게 열매 맺어 다시 책 안의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들어가게 되길 기대해본다.

- 박형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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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쯤 책 한권을 받았다. 제목이 [책 밖의 작가]였다. 책을 펴낸 사람은 최윤정 선생님이었다. 최윤정 선생님은 출판사 [바람의 아이들] 대표다.

14년 전쯤, 최윤정 선생님을 만났다. 당시 최윤정 선생님은 아동과 청소년 문학 평론가로, 또 번역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출판사를 차렸는데 바로 [바람의 아이들]이었다. 그 전후 상황을 나는 비교적 상세히 기억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인상 깊은 게 있다. 출판사를 차리고자 하는 목적이 그것이다. 최윤정 선생님은 출판사 등록을 하기 전에 이런 취지의 말을 했다. ‘출판사를 하는 건 사업이다. 나는 사업하고 거리가 먼 사람이다. 이런 내가 굳이 출판사를 하려고 하는 건 우리 아동 청소년 문학의 다양성에 참여하고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다.’ 이 말은 나 말고도 몇몇 글 작가와 화가가 함께한 자리에서 한 말이었다.

[바람의 아이들] 초창기에 나는 두 권의 동화집을 냈다. 그 이후로 십 년 가까이 공백이 있었고, 지난해에 동화집을 냈다. 그래서 그 동안 [바람의 아이들]이 어땠는지 잘 모른다. 그랬는데 [책 밖의 작가]를 보면서 최윤정 선생님이 [바람의 아이들]을 통해 그 동안 해 온 일들을 알게 되었다.

[책 밖의 작가]를 읽으며 최윤정 선생님이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인작가 발굴, 외국 작가 초청 강연, 외국 작가와 한국 작가들과의 만남, 외국 편집자와의 인터뷰, 외국 아트디렉터와의 인터뷰, 번역자와의 인터뷰, 한국 작가들끼리의 좌담과 대담 등의 내용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우리 한국 아동문학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이 곳곳에 계시다. 최윤정 선생님도 그 일꾼들 중에 한 사람임이 분명한 것 같다. 감사하다. 그리고 염치불구하고 당부 드리고 싶다. 우리 한국 아동 청소년 문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의 멍에를 계속해서 분량만큼 져 주시기를 바란다.

 -유타루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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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작가를 읽고

‘책 밖의 작가라고?’

일단 이 책은 제목부터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었다.

역시나 마음을 끌었던 표지에선 제목이 ‘왜 책 밖의 작가여야 했는가?’를 추리해보는 묘미를 주었다.

‘아하, 책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들, 뒤에서 묵묵히 애썼던 사람들의 이야기겠구나?’

단순히 생각하기도 했다. 다 읽고 나서야 이미 완성된 작품으로서가 아닌, 작품을 쓰기까지의 여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376 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을 단숨에 읽을 수 있었던 것도 그런 까닭이었다. 먼저 제일 흥미를 끌었던 3부 ‘한국 작가에게 듣는다’부터 읽기 시작했다. 김혜진, 박서진, 정승희, 김하은, 이경혜 작가님의 좌담 및 이메일 대화를 보면서 정말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나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글을 쓸 수 없겠구나, 생각했다. 특히나 소명의식이 필요한 아동, 청소년 문학에 있어서는 말이다. 정말이지 이 책은 아동, 청소년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할 지침서 같았다. ‘작가가 바라는 이상적인 편집자’ 와 ‘거절당한 원고들의 무덤’ 등 평소 궁금했던 모든 것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3부를 감명 깊게 읽고 나서는 곧장 최윤정님의 ‘편견을 위하여’를 필두로 1부, 프랑스 작가에게 듣는다. 2부, 프랑스 편집자, 아트디렉터, 번역자에게 듣는다. 3부, 한국 작가에게 듣는다. 를 처음부터 다시 아주 조심스레 찬찬히 읽었다. 좌담과 전화 통화로 이루어졌다는 1,2부에선 마음에 새겨야할 어록이 많았다. 어딘가에 있을 연필을 기어코 찾아 줄을 그으며 읽는 재미도 솔솔했다. 좋은 글귀가 있으면 노트에 적던 학창 시절이 떠올라 뿌듯하기도 했는데, 참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이었다. 특히 수지모건스턴의 ‘나 자신을 위해서 쓴다… 무조건 열심히 쓰세요… 인생이란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알려 주어야 합니다… 쓰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합니다…생활이 아무리 어려워도 살아나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어야합니다.’ 는 작가로서의 소명의식을 느낌과 동시에 ‘왜 글을 쓰는가?’ ‘어떤 글을 쓸 것인가?’에 대한 답을 주는 것 같아 뭉클했다. 한 번씩 글쓰기가 어렵다고 느껴질 때 가장 친한 친구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이 일을 주선하고, 이 책이 나오게끔 해주신 최윤정님의 아동 청소년 문학에 대한 사랑과 열정에 전율을 느꼈다.

출판은 판매가 아닌 작품의 완성도, 작가의 성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그래서 더욱 와 닿았던 것 같다.

다시 찾아본 선생님의 글들에서 선생님의 문학에 대한 애정과 꿈과 열망이 느껴져 더욱 반가웠다. 바람의 아이들에서 나오는 책이라면, 작가라면, 믿고 본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 것 같았다.

- 원명희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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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밖의 작가를 읽고

작가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중간중간 사진자료도 있어서 생생하게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프랑스의 어린이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흔히들 문학과 예술을 따로 분리하기 마련인데요.

특히 주느비에브 브리작 인터뷰중 문학을 예술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저는 책밖의 작가를 읽고 글을 쓰는데 더욱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저도 꼭 참여하고 싶은 생각도 드는데요.

책밖의 작가를 통해 바람의 아이들의 신선한 바람을 느껴 봅니다.

- 권요원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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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작가> 원고를 최윤정 대표님께 전달 받았다. 프랑스의 유명 출판사 편집자와 작가 그리고 국내 교사, 작가 들과의 교류 등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볼 수 있어 무척이나 흥미롭고 또 감사했다. 그리고 아동문학에 대해 호기심이 드는 독자들에게 분명 가치 있는 책이 되리라는 생각에 설렜다. 설레는 마음과는 별개로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었다. 오랜 시간 다양한 인물들에 의해 펼쳐진, 아동문학이라는 커다란 공통점으로 묶여있는 이 다양한 이야기들을 어떠한 순서와 어떠한 방식으로 보여주어야 할지 편집과 디자인상의 고민도 있었다. 다양한 매체에 실렸던 자료들이기에 각각의 매체에 연락을 해 사용 허락을 받고, 주석을 달아 원고가 실렸던 매체의 표지이미지를 넣었다. 디자인부에서는 원고에 해당하는 이미지들을 찾고, 위치와 크기 배열 등을 고민하고 고민했다.

1차로 <책 밖의 작가> 원고들을 정리한 후에는 국내 작가들의 좌담, 대담을 기획하여 원고를 추가하였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국내 동화 작가들의 좌담회에는 사회자로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각각의 사람은 자신만의 우주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다. 좌담을 진행하며 작가들이 오랜 기간 사색과 경험과 자신만의 이야기로 녹여낸, 그 우주의 일부분을 보며, 그들이 담아내었을 생각과 경험, 시간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간의 호흡을 통해, 진지한 물음과 소통을 통하여 발전해가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음을 보았다.

아동문학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작품 활동에 대한 고민을 들을 수 있었던 김혜진, 박서진, 정승희 작가의 좌담회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상태에서 작품을 읽고 소통하며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키워나간 이경혜, 김하은 작가의 대담에서 그리고 오랜 시간 아동문학을 위해 진지한 물음을 던졌던 수많은 이들의 물음에서 결코 혼자서는 알 수 없었을 진솔한 소통을 느낀다.

이제는 다시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그들을 보며, 수많은 상상을 하게 될 것이다. ‘작품’ 뒤에 있는 그들의 빛나는 우주를 엿볼 수 있었음에 감사한 마음을 담에 최윤정 대표님이 20여년동안 걸어온 꾸준한 한 걸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꿈꾼다. 이 책을 읽는 이들도 온건한 한 걸음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갖게 되기를 바라며, 마음이 아직 설렌다.

-이민영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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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작가 분들의 강연회는 여러 번 기획 하였지만 프랑스 작가를 초대하여서 강연회 준비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막막하였다. 강연회를 진행할 학교 후보들을 정하고 학교 선생님들과 논의를 하였지만 외국작가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으로 선뜻 행사 진행을 결심하는 학교가 없었다. 이때 수리고등학교 문예창작과 담당 신영선 선생에게서 강연회 진행이 가능하다고 연락을 받았다.

수리고등학교 문예창작반은 경기도교육청과 군포시의 지원을 받아 특성화과정 170여 명과 특기자과정 37명으로 편성되어 있으며, 논술, 문예창작(시, 소설, 극), 교과(논리학, 문장론, 현대문학), 명사강연, 문예캠프, 문학기행, 문화예술교육 등 다양하고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2012년 6월 21일 늦은 6시 30분 수리고등학교에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강연회가 시작이 되었는데 서프라이즈한 일들이 그곳에서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프랑스 작가와, 통역사, 고등학생! 이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는 설정으로 조마조마하고 있는데, 강연회에 함께한 아이들이 보여준 모습들은 놀랍고 경이롭기까지 하였다.

이때의 느낌을 표현한 미카엘 올리비에의 편지를 보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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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등학생들이 모여 있는 교실에 들어섰을 때는 넋이 좀 빠진 기분이었다. 그런데, 거기서 갑자기 ‘거리’가 다 없어져버렸다. 우리 사이는 간단히 그렇게 된다. 통역자의 도움을 받아야했지만 우리는 책으로 이어져 있으니까. 나는 이 첫 번째 만남을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다. 아이들의 집중력은 놀라웠다. 어린 친구들이 내가 하는 얘기를 얼마나 열심히 듣던지! 아이들의 눈길, 미소, 주의 깊고, 똑똑하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 그런 것들이 나를 완전히 무장 해제시켜 버렸다. 한국 사람들의 겸손하고도 총명한 태도와 세심한 배려를 나는 이어지는 나흘 내내 관찰할 수 있었다.(프랑스 사람들은 이런 걸 좀 배워야한다!) 나는 몇 분 안에 당장 편안해졌고, 학생들과의 두 시간은 너무 짧았다. 내 작품에 나타나는 프랑스적인 특성에 관한 몇 가지 질문 외에 한국의 아이들은 내 소설에서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 그러니까 인물과 감정에 공감하고 있었다. 그건 우리 사이에 놓인 수천 킬로 미터의 거리를 무화시켜버리고도 남을 감동이었다.

헤어질 시간이 되자 우리는 악수를 나누었다. 유럽에서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 이 습관적인 행동이 여기서는 무슨 세리머니와도 같이 강한 의미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나는 학생들 하나하나의 손을 잡았고, 그렇게 맞잡은 손들은 뭔가 지속되는 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바람을 담고 있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이런 걸 좀 배워야한다!’ 이 말로 모든 느낌이 정리정돈이 되는 것 같다. ^ㅁ^!

작가 미카엘 올리비에, 신영선, 정무훈 선생님 그리고 멋진 수리고등학교 문예창작반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이창섭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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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작가> 참여 작가 후기

그렇죠, 알아요

- 책 밖의 작가 좌담회를 마치고 하는 생각

                                                       -김혜진

글을 쓰게 되면서 말이 어눌해졌다. 작가는 글로 모든 걸 보여줘야 한다고, 그러니 말을 아끼자고 생각하면서부터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좌담회에 참여하면서 내가 많이 말을 하고 싶었구나, 대화를 하고 싶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즉흥적인 말로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공통된 화제를 이어가는 즐거움을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봤다.

‘책’이라는 같은 결과물을 내는 사람들인데도 접근방식과 동기, 바라보는 지점과 고민은 다 달랐다. 자기만의 세상을 구현하고, 또 그것을 부수면서 넘어서는 게 작가의 일이라면 타인의 세상과 맞닥뜨리는 것만큼 유익한 일이 또 있을까. 맑고 천진하시면서도 곧고 뜨거운 마음의 소유자이신 박서진 선생님, 유쾌함과 서늘함을 동시에 들이밀곤 하시는 통통 튀는 정승희 선생님. 나와는 아주 다른 에너지들을 마주하고 나니 묘하게도 빨리 작업노트를 펼치고 싶어졌다.

‘책 밖의 작가’ 익숙한 제목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이야기와 인물들을 ‘만들어내고’, 조물거리고, 다듬어낸 작가일지라도 이야기의 결말을 맺는 순간에 책 밖으로 쫓겨나버린다. 독자들이 책 속으로 걸어 들어갈 때 그 입구까지는 따라가도 막상 안에 다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작가의 운명일지도. 그러곤 건너편에 똑같이 앉아 있는 다른 작가를 보며 당신도 그렇군요, 허탈하고 슬프고 달콤한- 익숙한 한숨을 나누는 것이다.

그렇게 이해할 수 있고 이해받을 수 있는 동료이자 선배를 만날 수 있어, 기쁘고 반가웠다.

동지들과의 만남

                                   -박서진

오래간만의 서울 외출이다.

‘바람의 아이들’ 출판사에서 마련한 작가 좌담회 참석차이다.

가방을 메고 고속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설렌다. 작가라는 명패를 단 나는 혼자 글을 써오면서 잘 써지고 안 써지는 것에 따라 마음 속 그늘과 양지를 왔다 갔다 했다. 그래서 궁금했다. 그들도 나와 같을까?

길치답게 버스에서 내려 출판사를 찾는데에 일찍 간 시간을 다 써버렸다. 결국 인상이 좋고 잘 생긴 청년의 도움으로 출판사에 도착했다. 감사의 말을 전했더니 헐! 그 청년은 글쎄, 중국사람이라고 했다. 문앞까지 마중나온 이민영 편집자는 처음부터 낯선 사람같이 느껴지지 않았다. 최윤정 대표님도, 정승희 김혜진 작가도 마찬가지 였다. 참으로 이상한 경험이었다. 무슨 전생에 인연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폐일언하고, 나는 말이 너무나 많았다. 전우들과의 동지애 같다고 하면 너무 지나칠라나. 최근 몇 년동안 그렇게 말을 많이 해본 적이 없었을 정도다. 아마도 한 편의 작품을 쓸 때마다 생각을 모우고 잠을 설쳐가며 고뇌를 하고 흥분도 하면서 자신의 에너지를 결집시키고 있는 공통분모가 있었기 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문학 전반에 관해 통달을 하고 있는 최윤정 대표님의 아동 문학관을 들으며 작가로서 소명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김 했다. 그리고 정승희 작가의 사소함에서 찾아내는 글쓰기 정보와 나보다 한 참 어리지만 연륜이 묻어나는 글쓰기를 논하는 김혜진 작가를 보면서 생각도 정리되었다.

3시간, 4시간을 이야기 했을까? 아무리 말을 많이 하고 들어도 지루하지 않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결국 최윤정 대표님께서 마무리를 하고야 일어선 그 자리의 이야기를 [책 밖의 자가]라는 멋진 책으로 만났다. 지금도 동그랗게 마주 앉아 얼굴을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순간이 머리에 선하다. 모두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새삼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책 밖의 작가> 이메일 대담을 마치고

                                                                 -이경혜

<바람의아이들> 창립 11주년을 기념한 작가 대담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나는 기쁘면서도 당황했다. <바람의아이들>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켜보고, 지금까지 함께 해온 나로서는 마땅히 그 일을 축하해주고 싶었지만 서로 잘 모르는 사람끼리 직접 만나 이야기 한다는 게 몹시 힘들게만 여겨졌다. 거기다 서로의 질문에 대해 조리 있게 대답하려면 말보다는 글이 낫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이메일 대담을 제안했다. 그러나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했던 것과는 달리 이 작업은 대단히 많은 시간과 고민을 요구했다. 여러 가지 나의 개인적 사정으로 ‘24시간 이내 답장하기’란 애초의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는 일이 잦아져 나는 함께 대담을 나눈 김하은 작가에게 얼굴을 들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말이 아닌 글로 만난 덕분인지, 한 번도 보지 못한 두 사람이 서로의 속살을 보이고, 같은 길을 가는 동료로서의 깊은 이해와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었던 점은 뜻밖의 흡족한 성과였다. 생각을 나누는 작업으로 여기고 임했는데, 마음을 더 많이 나눈 결과를 얻은 것이다!

또한 나는 10년 전에 첫 청소년 소설을 바로 <바람의아이들>에서 낸 터라 청소년 소설 작가로 살아온 나의 10년도 함께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여러 모로 귀한 기회를 준 <바람의아이들>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책 밖의 작가> 참여 후기글

                                                      - 김하은

『얼음붕대 스타킹』 원고를 ‘바람의 아이들’에 넘기고 출간을 기다리던 때, 『책 밖의 작가』에 참여하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단순히 글을 쓰거나 어떤 사람과 만나서 벌이는 대담이 아니라, 생경한 방식인 이메일 대담이라는 말에 잠시 망설였다. 한 번 이메일을 쓰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써야 하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만나지 않은 작가와 이야기를 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더군다나 첫 청소년소설을 낸 작가가 덤벼들기에는 무모한 도전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뿌리칠 수 없는 유혹, 상대편이 이경혜 작가라기에 선뜻 하겠다고 덤볐다.

이메일을 주고받기 전까지, 이경혜 선생님과 만난 적도 없었다. 그러나 몇 번 이메일을 주고받는 사이에 동료 의식을 느끼게 되었다. 고독한 글쓰기를 하는 작가들에게 내 옆에도 그런 사람이 있음을 느끼게 하고, 같은 생각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는 반가움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손글씨로 편지를 써서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던 연애 시절처럼 이메일을 기다렸다. 답장이 오면 혼자 소리 지르고 뛸 듯이 기뻐하며 밤늦게까지 또 답장을 썼다. 어떤 날은 금세 답장을 썼고, 어떤 날은 이경혜 선생님이 보낸 글을 곱씹으며 어떤 글을 써야 할까 고민했다. 그러면서 좀더 가까워졌고, 대담을 마치고 이경혜 선생님을 만났을 때 우리는 두 손을 꼭 잡고 제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글은 그 사람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물론 책에 실리는 과정에서 빠진 부분도 있고 고친 곳도 있다. 하지만 오가던 이메일을 읽을 때 느꼈던 희열은 책에도 남아 있다.

다시 기회가 온다면 또 하겠느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물론! 기꺼이 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람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또 묻는다.

해봐요, 정말 신 나요! 이렇게 알려주고 싶다.

더운 여름에 오갔던 이메일 대담은 나를 흥분시키고 일으켜세웠다. 요즘도 그 때를 떠올린다. 행복하고 즐거운 대담이었다.

미카엘 올리비에 행사 후기

독자를 만난다는 일에 나는 좀처럼 익숙해지지를 않는다. 글을 쓰고 있을 때는 내가 쓴 이 말들이 언젠가, 그게 누구건 어떤 사람에게 가 닿을 수 있을지 너무나 의심스러운 지라 실제로 독자를 만나면 언제나 놀랍다. 그러니 프랑스에서 비행기를 열 시간이나 타고 간다는 생각을 해보시라! 그런데, 거기서, 충격, 선물, 감탄..... 서울의 학교, 문화원, 서점, 강연장에 ‘독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 독자들은 이제까지 내가 만났던 독자들 중에서 가장 주의 깊고, 호의적이었고 똑똑했다. 이런 낱말들을 선택하고 있는 것은 내가 착하거나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게 아니고 진짜로 현장에서 그렇게 느꼈기 때문이다. 감동이 가슴까지 차올랐던 어떤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실제로 나는 내 편집자에게 이렇게 말하기도 했었다. 내 작업에 대해서 아직 아무도 내게 한 적이 없는 가장 정확한 질문들을 받아보기 위해서 내가 9천 킬로미터를 날아와야했나보다고! 너무 짧았던 서울체류에 대해서 수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 중에서 으뜸은, 한국 독자들이 내게 전해주었던 에너지를 의식하는 것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새록새록 솟아나서 마음이 급했다. /  2014년 12월 파리에서, 미카엘 올리비에

수지 모건스턴 방한 후기

아시아에 가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에 파리발 서울행 비행기 속에서 나는 무슨 기대를 해야할지 몰랐다. 그래도 무섭지는 않았다. 나한테는 친구 최윤정이 있으므로 다 알아서 해줄 거니까. 도착하자마자 무척 놀랐다. 사람들이 나를 곧장 힐튼 호텔로 데리고 가서 기자들을 포함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강연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비행기에서 편안하게’ 다시 말해서 ‘아무렇게나’ 입고 있었는데 파파라치들에게 둘러싸여 진짜 스타가 된 거 같았다!

호텔은 호화스러웠다. 방이 두 개나 되었고, 텔레비전과 욕실, 엉덩이가 따뜻해지는 화장실도 있었다! 한국어로 출판된 내 책이 쌓여있는 박스도 있어서 밤에 꽤 많은 시간을 일해야 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게 너무 좋았다. 아이들은 진지하고 주의 깊었지만 장난 칠 줄도 알았다. 어떤 학교에서는 70명의 아이들이 바닥에 앉아 있었는데 움직이는 아이가 한 명도 없었다. 아이들은 내 책에 대해서 똑똑한 질문들을 했다. 글쓰기 교실도 좋았고, 강연이랑 사인회도 좋았다. 아이들 하나하나 이름을 물을 때마다 아이들은 내가 받아쓸 수 없는 말을 해서 아이들에게 자기 이름을 써보라고 하고 나는 그 기호를 베껴 썼다.

한국에 가서 본 건 별로 없지만 남대문 시장에 가서 이것저것 엄청나게 많이 샀다. XXL 원피스도 사왔지만 한 번도 입지는 않았다. 출판사들은 내게 맛있는 음식을 사주었다. 가장 놀라운 건 머리를 감았더니 컬이 매끄러워졌다는 사실이다. 내가 한국여자가 되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