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어느 회사에서 언젠가 '사발면'이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사발 모양의 플라스틱 그릇에 라면을 담고, 물만 부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이죠.
사발면이 등장한 뒤, 기존의 라면은 '봉지라면'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라면이라고 하면, 사발면과 같은 라면과 봉지라면을 모두 부르게 되었으므로 사발면과 구별하여 냄비에 끓여야만 하는 라면을 '봉지에 든 라면'의 의미로 '봉지라면'이라고 구별했던 것이죠.
이후에 많은 종류의 라면이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컵라면이죠. 컵라면은 컵과 같은 형태의 용기에 라면을 담은 것으로 기존의 사발면보다 적은 분량의 라면이 들어 있습니다.
사발면, 컵라면 등의 말은 처음에 상표명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봉지라면은 아닙니다만...
즉석라면이 여러가지로 등장함에 따라 이들을 통칭하는 '용기라면'이라는 말도 등장했습니다. 이제 라면에 대한 용어가 좀 정리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즉, 최상위어에 '라면'이 있고, 그 하위부류로 '봉지라면', '용기라면'이 있습니다. '봉지라면'의 아래에는 각 상표의 라면이 존재하고, '용기라면' 아래에는 '컵라면'과 '사발면'이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후에도 또 새로운 용기라면이 나오게 됩니다.
'도시락'이라는 상표로 출시된 '사각용기라면'(제가 임의로 붙인 것입니다.)
소위 큰사발면이라 불리는 어정쩡한 크기의 용기라면...
사실, 큰사발면의 그릇은 '사발'이라고 하기에는 '컵'에 가깝고, '컵'이라고 하기에는 좀 큽니다. 농심에서는 자신들이 처음에 내놓았던 '사발면'보다 크기가 크다는 의미로 '큰사발'이라 부르고,
매운콩라면을 만든 오뚜기인가요? 거기에서는 같은 크기의 그릇을 종이로 만들었는데, 이를 '종이컵'이라 부릅니다.
역시 '사발'과 '컵'의 중간정도의 크기라서 '사발'로 부르기도 하고, '컵'이라 부르기도 하는군요.
제 생각에는 '사발컵'이나 '컵사발'로 부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만...
봉지라면의 상대어로 '용기라면'을 얘기했습니다만, 사실 '용기라면'보다는 '컵라면'을 쓰는 것 같습니다. 이렇다면, 아래와 같은 관계가 형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