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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세월호 합동 분향소 앞에서 2월 25일 열린 생명 평화 고운 울림 기도 순례. 사진 제공 밝은누리 |
생명 평화 고운 울림 기도 순례에 함께한 기도 순례자들. 사진 제공 밝은누리 |
2월 세월호 분향소 |
홍천 밝은누리움터에서 진행한 2월 16~18일 성경 통독 침묵 기도를 시작으로, 2월 25일 안산 세월호 합동 분향소와 3월 18~19일 제주 한라산과 4·3평화공원에서 기도 순례를 했다. 4월 14~15일에는 부산 해운대와 유엔평화공원에 모여서 기도 순례를 할 예정이다.
5월에는 광주 5·18 민주 묘지와 지리산, 6월에는 금강과 독립기념관, 7월에는 태백산 삼수령, 8월에는 백두산, 명동마을, 요하 문명 유적지, 연해주 고려인 마을, 독립운동 유적지, 시베리아 횡단 열차, 바이칼호, 10월에는 평양, 개성, 금강산, 평양봉수교회, 11월에는 북한산, 4·19 민주 묘지, 12월 김포 평화누리 한강 철책길과 애기봉 통일전망대, 판문점을 차례로 찾는다.
순례지 가운데 부산 유엔평화공원도 있다. 이곳은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된 한반도에서 벌어진 폭력과 분단, 구조적 모순으로 인한 죽음과 원통함을 풀고 이 땅 생명들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다. 생명 평화의 땅을 한반도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 겨레와 동북아 시원 문명의 얼과 역사가 서려 있는 동북아 곳곳(백두산, 연해주, 요하 문명 유적지, 연해주 고려인 마을)을 순례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3월 17일, 생명 평화를 구하며 한라산 정상에 오른 기도 순례자들. 사진 제공 밝은누리 |
3월 18일, 제주 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표석 앞에서 열린 기도 순례. 사진 제공 밝은누리 |
신앙인들의 자발적 참여와 연대로 이뤄지는 |
생명 평화 고운 울림 기도 순례가 첫발을 내딛은 건, 2017년 10월 6일 홍천에서 열린 밝은누리 한마당 잔치에서였다. 이 자리에서 밝은누리 최철호 대표는 "주님께서 민족들 사이 분쟁을 판결하시고, 뭇 백성 사이 갈등을 해결하실 것이니, 그들이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 훈련도 하지 않을 것이다"(사 2:4, 미 4:3)라는 성경 구절을 들어 이야기했다.
"강력한 군사력을 통해 평화와 안보를 지키겠다는 '제국 평화'는, 한반도가 직면한 위기에서만 아니라, 인류가 경험한 모든 집단 갈등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지금껏 이어져 온 관념입니다. 예수는 세상이 주는 이 거짓 평화와 다른 하나님 평화를 가르쳤습니다. 강력한 군사력과 자본력으로만 유지되는 '제국 평화'라는 거짓 평화를 거부하고, 참된 ‘하나님 평화’를 세상에 증언하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생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거부할 수 없는 소명이라 믿습니다."
또한 "남북이 함께 군대를 축소 폐지하는 비무장 비핵 영세중립을 선언하는 통일 방안이 적극 추진되어야 합니다"라고 제안하며, "사람의 능력이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으로 이뤄진다는 믿음을 삶으로 증언하는 이들은, 참으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몸 되는 삶을 삽니다. 세상 정사와 권세에 사로잡혀 신음하는 모든 생명들이 거짓 평화와 번영 이데올로기에서 해방되어 자생하는 생활양식을 회복하고, 고유한 문화를 보존하고 소통하는 것을 통해 하나님나라는 더욱 아름답게 피어날 것입니다"고 했다.
3월 18일, 제주 4·3평화센터에서 기도 순례와 아울러 연구 모임을 했다. 사진 제공 밝은누리 |
이후 기도 순례와 병행하는 다양한 연구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대한 조선 비무장 영세중립 생명 평화의 땅 운동 △생명 평화와 생활 영성: 생태+마을+교육 운동, 노동과 기도, 영성 수련과 문명 전환 △흩어진 겨레(조선족 재일 교포 고려인 새터민)와 함께하는 동북아 생명 평화 운동 △국가와 정치권력 구조와 평화, △세계 역사 속 생명 평화와 영세중립 운동 등 다양한 주제를 연구할 뿐 아니라, 일제와 분단 이전에 우리 겨레가 공유하는 우리 얼의 뿌리를 살펴보고, 이 땅에서 새롭게 일어났던 창조적 신앙 운동과 문명 전환 운동들도 살펴본다.
기도 순례에는 체제나 종파, 지역, 세대 차이를 넘어 다양한 개인들과 공동체 교회, 학교, 기독 청년 단체, 사회 선교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연대한다. 전국 곳곳에서 크든 작든 여러 형태로 하늘-땅-사람의 생명 평화, 몸-마음의 생명 평화, 농촌-도시의 생명 평화를 구현하며 더불어 사는 마을을 일구어 온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한라에서 백두 넘어 동북아 생명 평화의 씨를 뿌리는 실천이자 기도 운동이다.
공식 일정 외에도 순례 지역에서 저마다의 관심과 호흡에 맞게 자발적으로 기도 순례를 꾸려간다. 제주 기도 순례에는 3월 15일부터 20일까지 5박 6일간 150여 명이 동광리 큰넓궤 학살터 동굴, 너븐숭이4·3기념관, 해군기지 강정마을, 제2공항 부지, 떨기나무공동체 등 85여 곳에 흩어져 기도했다.
생명 평화 고운 울림 기도 순례자들은, 직장인, 육아 주체, 청소년, 청년, 교사, 활동가, 목회자, 신학생, 선교사 등의 다양한 이들이다. 저마다 평소에는 자기 일상에서 생활하다가 기도 순례가 있는 주에 함께한다. 달마다 꾸준히 참가하는 이도 있고, 원하는 달에만 참가할 수도 있다.
'생명 평화 고운 울림 기도 순례' 길벗은 개인, 단체, 교회, 공동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또 직접 가지 않아도 일상에서 '생명 평화를 구하는 기도문'으로 언제 어디서나 생명 평화 순례에 함께할 수 있다. 자세한 안내 사항은, 밝은누리 누리집과 생명 평화 고운 울림 기도 순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생명 평화를 구하는 기도 하늘 땅 온 생명을 만드신 하나님!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일구는 바람으로 불어오소서 사랑으로 온 생명을 돌보시는 하나님! 우리를 긍휼히 여기소서 고난받는 종을 통해 인류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기억합니다 하나 된 대한민국과 조선이 영세중립 생명 평화의 땅이 되게 하소서 핵무기와 모든 전쟁무기를 폐기하고, 하늘에 영광과 땅에 평화가 넘쳐나게 하소서 아멘! |
기도 순례에 함께하는 길벗 | 밝은누리, 공동체지도력훈련원, 삼일학림, 소통과대안, 한국공동체교회협의회, 풀꽃강물교회, 라파공동체, 민들레공동체, 영국브루더호프공동체, 떼제공동체,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오두막공동체, 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KAC), 희년함께, 한신대신학대학원 학생회, 지구마을평화센터, 하늘길수도원, 사랑방공동체, 아.이.교회, 쌍샘자연교회, 생명평화마을교회, 희년마을교회, 농생활연구소&하늘땅살이움터, 사랑마을공동체, 믿음교회, 헤세드공동체, 없이있는마을, 그루터기공동체, 예수원 등(4월 9일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