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상 2:1]
다윗이 죽을 날이 임박하매 그 아들 솔로몬에게 명하여 가로되....:"
다윗이 죽을 날이 임박하매 - 다윗이 솔로몬을 왕으로 임명한 때로부터 그에게 최종 유언을 하는 현 시점에 이르기까지가 어느 만큼의 기간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상당 기간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역대기에서는 솔로몬 즉위 후 다윗이 다시 건강을 회복하여 성전 예배의 새로운 규례 제정, 제물 봉헌,
그리고 솔로몬의 왕위 계승을 공포하는 의식을 성대히 행하는 등 여러가지 활동을 한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명하여 가로되 - 다윗이 공식적으로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남기는 명령은 대상 28- 29장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본절 이하의 내용은 다윗이 왕위 계승자인 아들 솔로몬에게 사적 유언의 형태로 은밀히 당부하는 말이다.
한편 본서가 솔로몬 즉위 이후의 다윗의 활동을 생략하고 있는 것은 역대기와 달리 열왕기는 솔로몬의 통치에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왕상 2:2]
내가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의 가는 길로 가게 되었노니 너는 힘써 대장부가 되고..."
내가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의 가는 길로 가게 되었노니 - 직역하면 "나는 모든 땅에 속한 자들의 길로 가고 있노니"란 의미로서, 곧 임종이 가까왔음을 나타내는 성경적 표현이다. 일찍이 여호수아도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서 '나는 오늘날 온 세상이 가는 길로 가려니와'(수 23:14)라고 말한 바 있다.
너는 힘써 대장부가 되고 - 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웨하자크타 웨하이타 레이쉬'를 직역하면 '너는 강하게 되어라! 그리고 남자가 되어라'란 의미이다. 이러한 다윗의 권면은 모세 사후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가나안 정복 전쟁을 수행해야만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맡은 여호수아에게 하나님께서 권면해 주신 말씀과 동일하다...
한편 혹자는 다윗의 이 말을 통해 당시 솔로몬의 나이가 매우 어렷을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실 즉위식 이후에도 다윗은 솔로몬을 '어리고 약한 아들'로 말하기도 한다..이런 맥락에서 유대 사가 요세푸스는 당시의 전통으로 미루어 즉위시 솔로몬의 나이를 14세 정도로 보았다. 혹자는 12세로 보기도 한다. 아무튼 20세가 채 안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그러나 여기서 대장부가 되라는 다윗의 말이 결코 나이의 문제만은 아니다(삼상 4:9). 오히려 이 말은 여호와의 율법 준수의 임무를 행함에 있어 담대하라는 뜻으로 보아야 한다(Keil, B hr). 왜냐하면 모세의 뒤를 잇는 여호수아에게서도 '담대한 것'과 '율법 준수'는 상호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다윗은 무엇보다 하나님의 계명을 힘써 지키도록 아들 솔로몬에게 당부한 것이다. 따라서데니우스의 견해처럼, 다윗의 이 말을 부친의 죽음을 남자답게 용감히 견디도록 위로하는 말로 해석하는 것은 문맥상 타당치 않다.
[왕상 2:3]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을 지켜 그 길로 행하여 그 법률과 계명과 율례와 증거를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대로 지키라 그리하면 네가 무릇 무엇을 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형통할찌라...'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을 지켜 - 여기서 '지키라'는 '파수꾼이 되라'는 뜻을 갖고있다. 즉 하나님의 말씀의 파수꾼이 되라는 말이다. 이 같은 용어는 특별히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의 직무 수행을 표현하는 데 주로 사용되었다(레 8:35;18:30;민 1:53;3:7 ). 그런데 이스라엘의 왕도 이들처럼 신적 직무를 위임받은 여호와의 통치 대리자로서,
여호와를 위하여 여호와의 율법의 파수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길로 행하여 - 여기서 '길은 여호와께서 명하신 말씀의 도이다. 구체적인 일례로, 신 32:4에 의하면 하나님의 길은 공평의 길이다. 따라서 솔로몬은 통치할 때 '공평'을 기본 강령으로 삼아 선민 이스라엘을 여호와의 도로 다스려야 했다.
그 법률과 계명과 율례와 증거를 - 여기서 '법률'과 '계명'과 '율례'와 '증거'를 각각 개별적으로 다른 대상들을 지시하는 것으로 보고 그것들을 구별하여 설명하려는 시도들이 있어 왔으나, 불가능하고 또한 불필요했다. 오히려 이러한 표현은 모세 율법 그 전체를 강조하여 제시하려는 중언법적인 표현인 것이다.
성경 다른 곳에서도 이처럼 비슷한 어휘가 반복되어 나란히 등장하는 예를 종종 찾아 볼 수 있다.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대로 지켜라 - 신정 왕국 이스라엘의 면모가 잘 드러나 있다. 즉 솔로몬은 하나님의 율법을 근간으로 하여 백성을 다스려야 했던 것이다. 인간이 세운 법과 제도는 불완전할 뿐만 아니라 자칫 소수의 집권층만을 위한 악법이 될 우려를 안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은 거룩하고 선하므로, 그 법대로 통치하는 자나 통치를 받는 자들은 거룩하고 의롭고 선한 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란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나님께서 친히 통치하시는 공의와 평강의 나라인 것이다. 형통할지라 - 사전적 의미에서의 형통은 '모든 일이 뜻과 같이 잘됨'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서 '형통할지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원어 '타스킬'은 '지혜롭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는 하나님의 계명을 잘 지키는 사람은 지혜롭게 되는 것이고 또한 지혜로운 그가 행하는 것은 무엇이든 형통하게 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므로 '형통'이란 말 속에서 뜻한 바대로 잘되는 그 뜻은 바로 '하나님의 뜻'이다. 그리고 '지혜'란 하나님의 뜻과 나의 뜻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왕상 2:4]
여호와께서 내 일에 대하여 말씀하시기를 만일 네 자손이 그 길을 삼가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여 진실히 내 앞에서 행하면 이스라엘 왕위에 오를 사람이 네게서 끊어지지 아니하리라 하신 말씀을 확실히 이루게 하시리라..."
일찍이 나단을 통해 주신 하나님의 약속을 이제 죽음을 앞둔 다윗이 솔로몬에게 전해주고 있다. 만일 네 자손이...행하면 - 이 조건절은 원래 나단의 메시지 속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다. 그러나 이후로는 계속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애초 이 내용은 신명기에 기록된 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전체 백성들에게 위탁한 교육적 책임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왕도 이러한 의무에서 면제되고 있지 않다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