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참새의 임종을 지키다
눈 맑은 아이가
늙고 병든 참새를 손 포개어 들고 와서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간경화 걸린 아버지의 긴 병상처럼
숨 할딱이는 늙고 지친 참새는
동그란 눈을 쉬이 감지 않는다
자식이며 아내며 생각하는 듯
발목을 가지런히 가슴에 묻는다
어․떻․하․지․요
어떻게 하지 마라
착한 아이야
살리려고 애써 슬퍼하지 마라
공중이 집인 족속은 죽음도 高高한 법
活活 타오르는 네 작은 마음의 물집으로
태양을 품고 살던 날개를 펴려고 하지 마라
날마다 사라지는 목숨의 끝을 보았니
나의 들숨 날숨이 다 그들의 눈빛이라서
언젠가는 너도 그들의 숨으로 진다
흰 천이라도 덮어 슬픔을 지우고 싶지만
맨몸으로 살다가는 그의 마지막을
하마 간섭할 수 없다
새들의 무덤은 그들이 태어난 곳에 짓느니
내 차가운 손으로 더운 너를 어떻게 위로하랴
까닥이던 숨이 얼음처럼 쩍 금이 가며 꺼진다
이제 새의 발톱이나 깎으며 어스름 장례를 지킨다
검은 새떼가 빙빙 돌다가 내려와 늦은 초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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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따뜻해지는이야기
늙은 참새의 임종을 지키다
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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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16 09:09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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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웬 일이람. 간밤 꿈에 새가 노닐더니, 아침에 늙은 참새의 임종이라니... 거 참 재미있군.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