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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의 역습 그리드락
마이클 헬러 지음|윤미나 옮김|웅진지식하우스|352쪽|1만3800원
유산으로 집 한 채를 함께 물려받은 형제자매가 있다고 하자. 그중에는 그 집을 임대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팔아서 자기 몫을 챙기고 싶은 사람도 있다. 그들이 합의하지 못하면 결국 집은 텅 빈 채 덩그렇게 남아 있을 것이다. 집의 소유자가 100명, 200명으로 늘어나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핵심 원리는 '사적(私的) 소유권'이다. 사적 소유권은 대개 복지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소유권이 지나치게 많아져도 또 다른 비극이 싹튼다. 수많은 생명을 살릴지도 모를 신약(新藥) 연구가 수많은 특허 소유자 때문에 좌초된다. 중세 라인강의 귀족들이 저마다 통행료를 징수하자 선박 통행이 줄어들고 무역이 쇠퇴했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반(反)공유재의 비극' 혹은 '그리드락'(gridlock·교착 혹은 정체 상태)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지루할 정도로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한다. 그중 가장 독자에게 와 닿는 것은 서문에 나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사례이다. 예전에 은행은 주택 소유자에게 직접 대출을 해주었다. 즉, 대출 채권의 소유자는 은행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금융공학의 발달과 함께 여러 대출 채권들은 한데 모아진 뒤 다시 여러 개로 쪼개져 수많은 투자자에게 팔려나갔다. 대출 채권의 소유자가 너무 많아지자 돈을 빌리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 간의 연결 고리가 끊어지고 위험 관리는 실종됐다.
그러나 저자는 그리드락을 현명하게 피할 수 있는 여러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그리드락의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모니터링해 차단하는 한편, 기존 법률을 정비하고 콘도미니엄과 같은 소유 형태를 개발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부 지원을 받아 진행한 신약 연구에는 특허 권리를 몰수하는 등 때로는 강제적 조치도 필요하다. 이 책은 용산 참사와 같은 권리 분쟁의 합리적 해결을 모색하는 정책 당국자나 그리드락에서 오히려 사업 기회를 찾아보려는 기업가들에게 좋은 참고가 될 것 같다.
데이비드 스믹 지음|이영준 옮김|비즈니스맵|408쪽|1만8000원
제목에서 짐작되듯, 이 책은 토머스 프리드먼의 2006년 역작 《세계는 평평하다》를 비틀고 있다. 다만 정면 반박은 아니다. 정확히 말해 이 책은 "지구가 꽤 평평해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세계에는 굽어있거나(책의 원제는 'The World Is Curved'이다) 둥근 부분이 많다"고 말한다.
프리드먼이 말하는 '평평함(flat)'이란, 정보 공유와 시장(市場) 시스템이 국가를 넘어 지구 전체를 다림질하듯 흐르면서 행복한 균형을 이뤄간다는 기대와 그 목격담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주장에 고개를 젓는다. 상품·서비스 시장은 몰라도 금융시장은 특히 위험할 만큼 굽어 있다고 강조한다. 금융 시장은 '지구가 둥근 탓에 보이지 않는 수평선 너머'처럼 불확실하고 부정확한 정보가 득실거리는 '불투명 권역'이라는 진단이다. 지축(地軸)을 흔들고 있는 글로벌 경제 위기의 발화점(發火點)이 금융 위기였던 데서 알 수 있듯 말이다.
'굽어있는 지구'의 대표적 사례로 저자는 중국을 꼽는다. 민주화와 투명성이 없는 중국이 가까운 장래에 금융 거품 폭발의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이 책은 더 큰 경제 재앙을 막으려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할 특단의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충고한다.
저자는 미국 워싱턴의 대표적인 금융 자문 전문가이자 국제경제 저널의 편집·발행인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전 세계 정책·금융 최고책임자들이나 헤지펀드 관계자들과의 비화(��話) 같은 생생한 현장이 넘쳐난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미국 언론과 조지 소로스가 이 책의 '통찰력'을 칭찬했고,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은 "금융 위기에 꼭 읽을 책"으로 꼽았다. CNN은 저자를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제사상가"라고 평했다.
인적 네트워크와 정보 소통의 허브가 때로는 상아탑을 능가하는 통섭(統攝)과 저술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저자와 책은 웅변한다.
앨빈 토플러 지음|김원호 옮김|청림출판|256쪽|1만4800원
1조4890억달러(미국·2084조원), 64조엔(일본·995조원), 4조위안(중국·820조원), 2000억유로(EU·361조원)…. 이들 4개 지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 경기 부양과 구제 금융 등에 투입하기로 한 총액은 이달 현재 4조4477억달러(6093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이런 방식으로는 지금의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공적자금을 활용한 기업구제와 대규모 사회기반 시설 프로젝트 등은 규모와 형식만 다를 뿐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추진됐던 것과 같다"는 이유에서다.
부인 하이디 토플러와의 최신 공동저작인 《불황을 넘어서(Beyond Depression)》에서 그의 출발점은 색다르다. "지금의 위기는 금융기관 등 투자자와 금융재벌이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데 이를 규제해야 할 공공부문은 거북이 걸음으로 걸었고, 그 속도의 충돌에 따른 '탈(脫)동시화 현상(de-synchronization)' 때문에 일어났다".
이에 따라 산업화 시대의 경제모델은 유효성을 상실했으며, 경제와 사회가 움직이는 속도가 날로 가속화되고 금융·법률·의학·과학·제조 부문의 복잡성 증대로 탈동시화의 위험성은 더 증폭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가 그리는 전망도 암울하다. 각국 정부의 무분별한 화폐 찍기로 통화가치가 급락해 수퍼인플레이션이 생기고 금융자산 가치 하락으로 화폐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실업 사태와 경기침체로 개인파산이 폭증하고, 식량난에다 자국산업 보호주의가 극성을 부려 일부 지중해 국가에서는 마르크스주의가 다시 세력을 확장할지 모른다."
그럼 대안은 무엇인가? 글로벌 경제 통제를 위한 국제기구 설립 같은 방식으로 경제 주체의 통제력 찾기, 새로운 자원·식량 비축 시스템 도입, 지역 제안 프로그램 같은 신(新)고용정책 수립이 대표적이다. 토플러는 궁극적으로 각 분야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을 적극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입력 : 2009.02.13 22:08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2/13/20090213013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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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작년에 고공행진하던 유가(油價)에 현혹돼, 원유회사 코노코필립스의 주식에 대거 투자했다가 '상투'를 잡았다. 이 회사 주식을 기존의 1750만주에서 8490만주로 늘려 투자했지만, 이후 유가 폭락으로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봤다. 그는 "에너지 가격이 하반기에 극적으로 하락할 줄은 전혀 예상 못했다"고 고백했다.
또 주가가 싸 보였던 아일랜드의 은행 2곳에 2억4400만달러를 투자했다가, 은행의 거대 손실이 드러나면서 시장가치는 2700만달러로 줄었다. 그는 "테니스 용어로 따지면, '어이없는 실수(unforced error)'였다"고 밝혔다. 해서웨이 사의 순이익은 작년에 49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2007년의 132억1000만 달러에서 62% 하락했다.
하지만 버핏은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미국 경제를 낙관했다. 그는 "2009년 내내 경제가 비틀거릴 것이지만, S&P 500 지수는 경기침체와 각종 위기가 얼룩졌던 지난 44년간의 75%에 해당하는 기간에 상승했고, 앞으로 44년간도 이 비율대로 증시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버핏은 우리나라 포스코의 지분을 4.5%에서, 작년에 5.2%로 확대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3/02/20090302000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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