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일본의 심장 도쿄(東京)
아침 7시 04분, 후쿠오카 역을 출발한 신칸센(新幹線)은 9시 45분에 오사카(大阪)에 도착, 10시 13분 기차로 갈아타고 도쿄에 도착하니 오후 1시 10분이다. 후쿠오카에서 도쿄까지 신칸센으로 5시간 40분 정도 걸리는 모양이다.
신주쿠(新宿)에 짐을 풀고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황거어원(皇居御園)과 요요기(代代木) 공원 등을 둘러보았다. 치요다(千代田)에서 시부야(淽谷)까지는 이른바 도쿄의 심장부로 니주바시(二重橋), 니혼바시(日本橋)를 비롯한 숱한 다리와 어원(御苑:황실정원), 히비야(日比谷) 공원, 요요기(代代木) 공원 등 시민들의 휴식처로 조성되어 있다. 엄청나게 넓은 면적에 울창한 수림이 우거져 있고 티끌하나 없이 깨끗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요요기 공원 안에는 메이지 천왕(明治天王)을 모신 메이지진구(明治神宮)가 있다.
히비야(日比谷) 공원 / 어원공원(御苑公園) 천수각 터 / 명치신궁(明治神宮)
다음날은 후지산(富士山) 등산이 계획되어 있어 호텔에서 교통편도 확인하고 등산루트도 다시 확인하고 있는데 TV에서 후지산 등산객의 조난(遭難) 장면을 방송한다.
화면에 보니 뿌옇게 안개가 끼었는데 20대 중반의 두 젊은이가 7부 능선 부근에서 강풍에 휘말려 추락하였는데 수색하느라 헬기가 뜨고 난리다.
해발 3.776m... 갑자기 모두 자신이 없어졌다. 등산객 6~70%가 고산병에 시달린다 하고, 현재 비도 올뿐더러 정상부근은 몹시 춥고 위험하여 7~8월만 일반에 개방하고 나머지 달은 엄격한 심사를 받아야 등산 허가가 난다고 한다.
결국, 후쿠오카에서 이틀을 까먹은 것을 핑계로 후지산 등산은 포기하기로 결정하였다.
다음날 오전에 명치신궁과 근처를 더 돌아보고 오후에 나고야로 향하였다.
3. 항구도시 나고야(名古屋)와 기후(岐阜)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나고야(名古屋)는 일본 3대 무역항 중의 하나라고 한다.
아침을 먹은 후 기후(岐阜)에 있는 전통마을 구조하치만(郡上八幡)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구조하치만은 물의 마을(水の里)이라고도 불리는데 옛 에도(江戶)시대의 전통이 살아있는 곳으로 일본의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하여 내가 적극 관광을 주장하였던 곳이다.
젊은이들은 잘 몰라서 노인들한테 물어물어 기차를 탔는데 예상보다 훨씬 멀었고,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하는 곳이었다. 기후(岐阜)는 산악지대로 기차가 꼬불꼬불 산속으로 한도 끝도 없이 들어간다. 갈아타는 역에 내려 물어보았더니 이곳부터는 JR패스로 안되고 Local 표를 사야 하며, 또 2시간 이상이나 더 가서 다시 버스를 타야 한단다.
결국, 일본 전통초가집인 갓쇼우조(合掌造)와 전통 생활모습 관광을 포기하고 그냥 돌아오기도 서운하여 역 부근의 관광지를 알아보았더니 일본 소화촌(日本昭和村)이 있다.
택시를 탔는데 제법 멀어서 택시비가 2.000엔(47.000원)이나 나왔다. 기본료가 620엔(8.500원)이니....
일본 소화촌은 우리나라 민속촌 비슷하게 꾸며놓았는데 성인대상이 아니라 학생들 교육실습용 비슷하여 실망하였지만, 손님도 별로 없어 전통 차도 마시며 그런대로 여유 있게 시간을 보냈다.
일본 후지산(富士山) / 전통초가집 갓쇼쯔꾸리(合掌造り) / 찻집 시라카와고(白川鄕)
구경하다 보니 시라가와고(白川鄕)라는 간판의 찻집이 보이는데 근처에 시라가와(白川)라는 성씨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있었던가 보다.
일제(日帝)시기, 우리나라에 일본인들이 창씨개명(創氏改名)을 강요했는데 사촌 형님의 이름이 白川吉野(시라가와 요시노), 즉 우리 백가는 시라가와(白川)로 성씨를 바꾸었었다.
내가 찻집의 50대 여인에게,
‘내 성씨가 백(白)씨인데 대한민국 일제(日帝)때 창씨개명으로 시라가와(白川)로....’ 서툰 내 일본어를 알아들었는지 일본 아줌마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나한테 허리를 구부리고 수도 없이 연달아 절을 해댄다.
그런데 문제는 나오는 교통편이 전혀 없는 것이었다. 길거리 사람에 물었더니 안내소의 직원을 통하여 콜택시를 부르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부탁하여 콜택시를 부르고 왕복요금까지 택시비 걱정을 하였는데 10분쯤 후 나타난 택시는 기차역까지 미터요금만 받는 것이 아닌가?
일본은 거의 여행객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일은 없는 것 같고 특히 길이라도 물어보면 너무도 친절하여 미안할 정도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 동상 / 나고야(名古屋)성 천수각(天守閣)
이튿날 나고야(名古屋)성을 보러 갔다. 길 하나를 두고 성 건너편에는 이 성을 축조하였다는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동상이 있고, 일본의 전통극인 노(能) 공연장이 있다.
성(城)은 그다지 크지는 않았으나 해자(垓字)로 둘러싸인 오래된 성곽이 잘 보존되어 있다.
특히 용마루에 얹혔었다는 엄청나게 큰 황금 물고기가 있었는데 잉어인 듯... 절마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