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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어떻게 신이 되었나(2015) - 바트 어만 / 강창헌
How Jesus Became God : the Exaltation of a Jewish Preacher from Galilee(2014) - Bart D. Ehrman
그리스도교의 궁극적 질문에 대한 역사적 탐구
반역죄로 십자가에 처형된 벽촌 갈릴래아 출신의 가난한 유대인 예언자는 어떻게 인간에서 신으로 승격되었을까? 저자 바트 어만은 이러한 질문들에 신앙인이 아닌 역사가로 대답한다. 역사의 전개과정에서 이루어진 극적인 전환을 통해 제자들이 예수를 하느님이었다고 주장한 이유뿐 아니라, 그들이 이 주장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했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내준다. 이를 위해 무엇이 역사적 사실이고 그렇지 않은가를 규명한다.
신자가 아닌 일반 독자들은 신앙의 차원을 넘어서서 인류의 중요한 정신적 자산인 한 종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아주 드라마틱하고 수월하게 접할 수 있다. 아울러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 그리스도교의 기본원리가 성립해가는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서양의 문명과 역사 그리고 문화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기초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
New York Times bestselling author and Bible expert Bart Ehrman reveals how Jesus’s divinity became dogma in the first few centuries of the early church.
The claim at the heart of the Christian faith is that Jesus of Nazareth was, and is, God. But this is not what the original disciples believed during Jesus’s lifetime—and it is not what Jesus claimed about himself. How Jesus Became God tells the story of an idea that shaped Christianity, and of the evolution of a belief that looked very different in the fourth century than it did in the first.
A master explainer of Christian history, texts, and traditions, Ehrman reveals how an apocalyptic prophet from the backwaters of rural Galilee crucified for crimes against the state came to be thought of as equal with the one God Almighty, Creator of all things. But how did he move from being a Jewish prophet to being God? In a book that took eight years to research and write, Ehrman sketches Jesus’s transformation from a human prophet to the Son of God exalted to divine status at his resurrection. Only when some of Jesus’s followers had visions of him after his death—alive again—did anyone come to think that he, the prophet from Galilee, had become God. And what they meant by that was not at all what people mean today.
Written for secular historians of religion and believers alike, How Jesus Became God will engage anyone interested in the historical developments that led to the affirmation at the heart of Christianity: Jesus was, and is,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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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에서
현재 불가지론자인 나는 예수가 뛰어난 통찰을 지닌 진정한 종교적 천재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또한 많은 점에서 자기 시대의 인간이었다. 그의 시대에는 묵시론적 열정이 널리 펴져 있었다. 예수는 1세기 팔레스티나 유대교 환경에 참여했다. 그는 이 환경 안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으며, 공생활을 한 맥락도 바로 이 환경이었다. 예수는 악의 세력이 자신이 살던 시대를 통제하지만, 하느님이 자신에게 적대하는 모든 것과 모든 이를 파괴하기 위하여 곧 개입할 것이라고 가르쳤다. 하느님은 세상에 선하고 이상적인 나라를 가져올 것이고 그곳에는 더 이상 괴로움과 고통이 없을 것이다. 예수는 그를 섬기는 열두 제자와 함께 그 나라의 통치자가 될 것이다. 그는 이 모든 일이 신속히 자기 세대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보았다.
이 묵시론적 메시지는 나에게 꾸준히 공명을 일으키지만, 그것을 문자 그대로 믿지는 않는다. 나는 우리 정부를 통제하는 초자연적 악의 세력이나 우리 삶을 비참하게 만드는 악령들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하느님이 세상에 개입해서 모든 악의 세력을 영원히 파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예수와 그 제자들이 다스리는 이상적인 나라가 세상에 오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선과 악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모두가 선의 편에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모든 악에 반대해서 용감하게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특별히 예수의 윤리적 가르침에 감화를 받는다. 그는 하느님의 율법 중 많은 부분을 “너 자신처럼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 그는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우리도 다른 사람에게 해주라”고 가르쳤다. 그는 우리의 사랑과 관대함과 자비와 친절함이 “우리의 형제자매들 중에서 가장 작은이들”, 곧 비천한 사람, 버림받은 사람, 가난한 사람, 집 없는 사람에게까지 미쳐야 한다고 가르쳤다. 나는 이 모든 관점에 온 마음으로 동의하며 이 가르침에 따라 살아가려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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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러한 세계관을 갖고 있지 않다. 하느님이 하늘에서 악의 세력을 파괴하기 위하여 세상의 우주적 심판관을 곧 보낼 것이라고 나는 믿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묵시론적 맥락에서 예수가 선언한 윤리적 원칙들이 다른 맥락에서 살아가는 나에게도 여전히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예수를 이해하기 위해서 나는 그를 재맥락화했다recontextualized. 곧 내가 살아가는 새 시대를 위해서 그와 그의 메시지가 새 맥락에서도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연관시켰다.
나는 다른 시대 다른 장소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항상 예수를 재맥락화해왔다고 주장하는 바다. 예수의 첫 추종자들은 예수가 죽음에서 일으켜졌고 하늘로 고양되었다고 믿게 된 이후에 예수를 재맥락화했다. 그들의 예수는 이전의 예수가 아니었으며, 그들은 자기들이 마주친 새로운 상황에서 예수를 이해했다. 후대의 신약성서 저자들도 자신의 상황에서 예수를 재맥락화하고 이해했다. 예수를 묵시론적 예언자라기보다는 인간이 된 신성한 존재로 이해했던 2~3세기 그리스도인들도 마찬가지다. 예수가 항상 존재했으며 지위와 권위와 능력에서 하느님과 항상 동등했다는 입장을 견지한 4세기 그리스도인들도 그렇게 했다. 그리고 자기들이 믿고 고백하는 그리스도가, 갈릴래아 시골길을 걸어 다니며 다가올 파국에 대해 묵시론 메시지를 설교하던 인물과 모든 면에서 동일하다고 믿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대다수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예수를 재맥락화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들은 그렇게 했다. 예수 부활을 처음 믿었던 가장 초기 신앙인들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를 믿거나 그의 가르침을 받아들인 모든 사람이 예수를 재맥락화했다. 앞으로도 영원히 그렇게 할 것이다.
우리가 이 책에서 고찰한 시기들에도 재맥락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분명하고 명백한 사실이다. 니케아는 그리스도가 특별한 의미에서 하느님이었다고 결정했다. 그는 영원히 하느님과 함께 있는 선재하는 신성한 존재이며, 하느님은 그를 통해 만물을 창조하였다. 니케아 공의회의 결정으로 그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볼 때 드러나겠지만, 재맥락화는 이후 시대에도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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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의 결론
맺음말에서 논의한 어떤 논쟁도 예수가 하느님이라는 것을 문제 삼지는 않았다. 예수는 사실상 하느님이다. 논쟁에 참여한 모든 이가 그리스도에 대한 ‘니케아적’ 이해를 갖고 있었다. 그리스도는 영원에서부터 하느님이다. 그가 존재하지 않던 시간은 없었다. 하느님은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늘과 세상의 만물을 창조하였다. 그는 하느님 아버지와 동일본질이다. 그는 지위와 권위와 능력에서 하느님과 사실상 동등했다. 이 모든 진술이, 국가에 반대한 죄 때문에 십자가형을 받은 갈릴래아 출신 묵시론적 설교가에 대한 상당히 고양된 표현이다. 예수 사후 300년 동안 이에 대해 많은 발전이 있었다.
그러나 예수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견해는 예수 사후 20년 사이에 엄청나게 발전했다고 주장할 수 있고, 또 주장해야 할 것이다. 예수 사후 20년이나 그 이전 시기에 이미 필립비서의 그리스도 시가 지어졌다. 여기서 예수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녔던 선재하는 신성한 존재이고, 인간이 되었으며,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였기 때문에 신성한 지위로 고양되고 하느님과 동등하게 되었으며, 세상 모든 사람이 무릎 꿇고 주님이라 고백하는 분으로 묘사된다. 독일 신약학자 마르틴 헹엘Martin Hengel은 “모든 초기 교회 그리스도론의 발전과 관련해서 …… 수 세기에 걸쳐 교리가 발전된 후대의 전체 시기보다, 처음 20년 안에 더욱 중요한 일이 일어났다”는 유명한 주장을 했다.6
이 주장에는 확실히 어떤 진실이 있다. 물론 첫 20년 이후에도 엄청나게 많은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주요 도약은 첫 20년 사이에 이루어졌다. 예수의 공생활 중에 직제자들은 도래할 파국과 관련된 묵시론적 메시지를 지닌 유대인으로 예수를 보았지만, 사후에는 우주의 주님이 되기 전에 잠시 인간이 된, 훨씬 위대한 선재하던 신성한 존재로 여겼다. 이러한 인식은 예수가 창조 때 하느님과 함께 존재했던 육이 된 하느님의 말씀이며, 하느님이 예수를 통해 만물을 창조하였다는 선언 이후 오래지 않은 시기에 생긴 것이다. 결국 예수는 모든 면에서 하느님으로 인식된다. 그는 아버지와 영원히 공존하고, 아버지와 동일본질이며, 한 분이지만 세 위격인 삼위일체 안에서 아버지와 동등하다.
이 하느님인 그리스도는 역사상 예수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정통 그리스도교 교리의 그리스도이며, 몇 세기에 걸쳐서 믿음과 경배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오늘날 그리스도인들도 세계 전역에서 그를 여전히 하느님으로 경배하고 공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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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 역사적으로 “재맥락화”된 예수 / 오강남
미국 채플힐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종교학부 바트 D. 어만(1955~)의 책이 또 하나 한국어로 번역된다니 기쁜 일이다. 어만 교수는 학문적으로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말로도 번역된 『성경 왜곡의 역사』 등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5권의 책을 비롯해 30권 가까운 책을 저술했으며, 그의 책은 27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흥미롭게도 그는 극보수주의 무디성서학교를 거쳐 휘튼칼리지를 졸업하면서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는 열렬한 그리스도교 근본주의자였지만,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자신의 생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고백한다. 15년간 자유주의적 그리스도인으로 살다가 결국 악과 고통이라는 문제를 붙들고 씨름하던 끝에 지금은 불가지론적 무신론이 되었다고 한다.
그의 전문 연구 분야는 신약성서 문헌비판, 역사적 예수, 초기 그리스도교 성립사 등인데, 이런 분야에서 극히 진보주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최근에 나온 자신의 책에서 예수가 신화적 존재였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의 이론만은 통렬히 반박하면서 예수가 실제 역사적 존재였다고 역설한다.1 이 책 『예수는 어떻게 신이 되었나?』는 이처럼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예수가 어떻게 그리스도교에서 일반적으로 믿는 대로 신의 위치로 격상되었는지를 역사적으로 고찰한다.
예수는 누구였던가? 이른바 ‘그리스도론’ 흔히 말하는 ‘기독론’의 문제는 신학이나 종교학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문제 중 하나다. 예수가 누구였던가 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그만큼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심지어 지금의 네 복음서마저도 예수가 누구였던가 하는 데 대해 동일한 대답을 주고 있지 않다.
네 복음은 모두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네 복음서 중 서기 65~70년경 제일 먼저 쓰였다고 하는 마르코복음에서는 예수의 하느님 아들 됨이 그가 세례를 받을 때라 하고 있다. 그러다가 그 후 15~20년이 지나 쓰여진 마태오복음과 루가복음에서는 예수의 하느님 아들 됨이 그의 출생 시로 당겨진다. 그러다가 다시 10~15년이 지나 90~95년경에 쓰여진 요한복음에서는 예수가 태초부터 하느님의 ‘말씀’으로 하느님과 함께하면서 창조에 참여하고, 그 후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르코복음에서는 인간 예수가 신이 되었다고 하고, 요한복음에서는 신이 인간이 되었다고 주장한 셈이다. 이처럼 성서 네 복음서에서마저 예수를 보는 시각이 각각 달랐다는 뜻이다.2
그 외에도 2,3세기에는 예수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가졌던 복음서들이 여럿 있었다. 그러다가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사태가 발생했다. 그는 그리스도교를 로마 제국을 통치하는 종교적 이데올로기로 삼으려고 하는 데, 예수에 대한 견해가 분분한 것이 못마땅했다. 그래서 325년 그 당시 그리스도교 학자들을 지금의 터키에 있던 니케아에 모이게 하여 예수에 대한 교리를 하나로 통일하라고 명령했다. 이때 채택된 그리스도론이 이른바 ‘호모우시오스’ 곧 예수는 하느님과 ‘동일본질’이라는 교리였다. 후에 이런 기본적인 그리스도론과 배치되지 않는 네 복음서들만 정경으로 채택되고 예수에 대해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는 복음서들은 폐기처분되었다.
이렇게 폐기처분 대상이 되었던 복음서들 더러가 1,600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1945년 이집트 나그함마디에서 발견되었다. 그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토마복음으로 이 복음서는 예수를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보고 있다. 공관복음서에서는 예수가 “나를 따르라” “나의 제자가 되라” “나를 배우라”고 하고, 요한복음에서는 주로 “나를 믿으라”고 하지만, 토마복음에 나오는 예수는 오로지 “깨달음gnosis”의 경험을 하라고 강조한다. 토마복음은 “또 다른 예수”를 보여주는 셈이다.3
한편 예수를 어떻게 이해할까 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정통 교리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교리 중 한 가지 예가 아우구스티누스(354~430)에 의해서 그리스도교 중심 교리가 된 예수의 동정녀 탄생설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성性을 죄악시하여 성욕이 인간이 짊어진 원죄原罪라고 보았다. 아담의 죄가 그의 정액을 통해 모든 남성에게 내려와 모든 남성은 원죄를 이어받았기에 이런 죄된 남자가 예수의 아버지일 수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예수는 아버지 없이 어머니만으로 태어나야 했다는 동정녀 탄생설을 강력히 주장하게 된 것이다. 그 외에도 신이 인간이 되고 우리 죄인을 위해 피를 흘리셨다는 등 예수에 대한 교회의 공식적인 교리들이 확정되었다.
18세기 말 이후 현대 예수 연구자들은 교회의 이런 공식적 교리에서 주장하는 그리스도, ‘the Christ of the Church’가 아니라 예수가 역사적으로 누구였던가 하는 역사적 예수, ‘historical Jesus/Jesus of Nazareth’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는데, 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4 성서 신학자 다니엘 해링턴Daniel J. Harrington의 보고에 의하면 예수에 대한 대표적인 의견으로, 예수가 1) 성전과 유대인의 생활방식을 개혁하려고 한 종말론적 예언자, 2) 열심당에 속하는 혁명가, 3) 기성종교를 방해한 마술가, 4) 삼마이 파 바리세인에 대항하던 힐렐 파 바리에인, 5) 갈릴리 지방의 카리스마적 지도자, 6) 토라를 가르치던 랍비 등이라는 것이 있다.5 그 외에도 예수를 보는 시각은 귀신을 쫓아내는 퇴마사로서의 능력을 하느님 나라의 실현을 위한 증거로 믿고 활동하다가 그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자 폭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열성파 게릴라로 보는 시각까지 있다.6
어만 교수가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것은 예수에 대한 여러 가지 설들 중 인간 예수를 신으로 보는 믿음이 어떻게 생겼는가에 대한 역사적 과정을 살펴보려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바의 요점은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고대 그리스나 로마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심지어 유대인들에게까지도, 현재 우리처럼 어떤 인물이 신이냐 인간이냐를 흑백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생각하지 않고, 인간이 신이 되기도 하고 신이 인간이 되기도 하여, 위대한 인물은 신이면서 동시에 인간이라 보는 시각이 보편적이었다.
2) 예수는 스스로를 메시아로 생각했을지는 모르지만 자기가 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이 예수라는 인물을 신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4)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예수가 죽음에서 부활했다’고 믿은 제자들의 부활신앙 때문이었다.
5) 이렇게 부활했다고 믿은 예수가 더 이상 자기들과 함께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하늘로 올라갔을 것으로 믿게 되었다.
6) 하늘로 올라간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로 격상되고 그 결과 예배의 대상이 되었다.
7) 공관복음서에서는 초기 제자들의 예수 신앙과 달리 예수가 세례나 출생에 의해서 하느님의 아들로 ‘고양’되었다고 믿었다.
8) 바울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겸손한 마음으로 세상에 온 하느님의 천사로 보고 그의 선재성을 강조했다.
9) 요한복음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수가 선재하는 하느님의 육화肉化라 보았는데, 기본적으로 육화 그리스도론이 결국 대세를 이루게 되었다.
이런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친 다음 초기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예수에 관한 논쟁 중 이긴 편이 된 정통설들과 진 편이 된 이단설들을 소상하게 소개하고 있다.7
어만 교수는 예수의 신격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면서 자기 개인의 정신적, 영적 여정이 어떠했는가를 연관시키면서 이야기해가고 있다. 진솔한 자기 고백이 아름답다. 특히 마지막 장에서 자신이 비록 불가지론적 무신론자로서 예수를 인간으로 보게 되었다고 하면서도 예수가 선언한 윤리적 원칙들을 “재맥락화recontextualization”하므로 그 원칙들을 자기의 삶 속에 체화하고 있다는 고백은 우리가 귀담아들어야 할 메시지가 아닌가 여겨진다. 예수의 가르침은 시대를 통해 언제나 재맥락화되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리라는 그의 통찰은 역사가로서 그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만 교수가 쓴 다른 여러 가지 책과 마찬가지로, 상당수 한국 그리스도인들에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를 보는 시각이 오로지 교회에서 가르쳐주는 정통 시각 한 가지만이라는 믿음을 강요받으면서도 거기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던 많은 분들에게는 이처럼 역사적 접근에 의한 성찰을 제시하는 이 책이 또 다른 대안으로 읽혀지리라 믿는다. 많은 분들의 숙독을 권하고 싶다.
2015년 12월
오강남(리자이나대학교 종교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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