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논설위원 / 최기복
동. 서양을 통틀어 효(孝)라고 부르고 우리말로도 효라고 소리 내어 읽히는 것이 “효(Hyo)”라는 단어입니다. 태권도가 태권도이고 색동옷이 색동옷이라고 불리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듯이 효는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것도 아니고 봉건사회의 잔재물도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고유정신문화이며 생명윤리입니다. 고유의 정신문화가 바이러스의 침투로 인하여 피멍이 들고 발가벗긴 나신이 되어 거리의 쓰레기로 둔갑된다면 대한민국은 야만의 나라가 되어 기본적인 정체성이 상실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바이러스란 내로남불과 극한의 이기주의에 의하여 공통분모가 없는 보편적 가치의 상실입니다.
지나온 세월 동안 우리는 단일 민족과 통일국가를 지향해 왔고 우리 모두의 로망이었습니다. 오늘날 민족은 이념의 잣대로 재단되어 낡은 세리프가 되었고 국가는 분단의 벽이 두터워지면서 공통분모를 잃어버린 적대국가가 되어 버렸습니다. 정치권은 그 책임에서 모면하려고 서로가 삿대질을 하면서 제 눈에 대들보는 보지 않으려 하고 상대 눈의 티끌만을 탓하는 세태를 만들고 나라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도탄에 빠져있는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추석 보너스를 꿀꺽 삼키며 미안해하는 사람 하나 없는 대한민국 여의도 1번지가 대표 진지가 되었음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문화란 집단의 정신세계를 통하여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선양. 발전시키며 삶의 지표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효 문화란 나를 낳아준 부모와 가르쳐 주신 스승과 나를 나이게 하여 주는 아내와 보람과 긍지를 안겨주는 자식과 소속감을 고취하여 주는 집단에 대하여 은혜를 알고 이를 보답하여야 하는 생명윤리의 근간입니다.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효를 배우고 효를 행하고 효를 가르치기 위하여 산다고 대답하여야 할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컴퓨터의 노예가 되어 지식이거나 상식이 기계 속에 함몰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빅데이터의 불이 꺼지면 인류의 암흑이 온다는 것도 사실이요. 지구의 온난화가 재앙으로 지구의 종말을 몰고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와 생로병사의 틀인 효가 메인 화두가 되지 못하는 현재와 미래입니다. 인간의 사악함으로 연결되어 하등동물들보다 못한 1차원 세계를 헤맬 수도 있습니다. 더하여 지금도 범람하는 패륜 패역의 왕국이 되어 함께 살아야 하는 행복한 세상을 가장 가까운 천륜 관계인 부모자식 간에도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기게 되고 경계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극한의 혼동이 초래될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효가 대한민국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되어 그 정신을 추앙하게 될 때 한국은 효 문화를 통하여 인류 앞에 우뚝 서게 될 것입니다. 효가 유네스코에 등재되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10월은 효의 달입니다. 효단체에서는 10월 2일을 효의 날이라고 부릅니다. 대통령께서는 효의 날 포상받은 전국의 효행자들을 격려하고 그들에게 복음 같은 효행의 뒤 이야기라도 경청해 주심은 어떨까요. “효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를 마음속에 되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