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54. 점안(點眼)
불상 등에 생명 불어넣는 의식
절에서 불상 등을 봉안하는 법회를 할 때, 스님이 붓을 들고 점을 찍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불상이나 불화, 불탑, 불단 등을 새로 마련해 봉안하면서 행하는 점안(點眼) 의식이다. 개안(開眼), 개광명(開光明)이라고도 한다.
불상이나 불탑, 불화 등은 원래 종이나 돌, 나무, 천 등 천연물에 불과하다. 하지만 조각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면 예술품이 된다. 여기에 불보살의 영감과 위신을 불어넣으면 신통력이 들어가 신앙의 대상이 된다. 점안은 이처럼 불상과 불구(佛具)에 부처님의 영험과 생명력을 불어넣는 의식이다.
《석문의범(釋門儀範)》 〈점안편〉에 불상점안ㆍ나한점안ㆍ천왕점안ㆍ조탑점안ㆍ가사점안 등 여러 가지의 점안 종류가 나온다. 《설법명안론(說法明眼論)》 〈개안품〉에는 불보살과 천부중상(天部衆像) 점안에서 거쳐야 할 5가지 개안 의식과 의의가 설명되고 있다.
불상점안식의 경우 부처님께서 지닌 32상과 80종호의 장엄을 나타나게 해 달라는 서원을 담는다. 불상점안식은 점안의식을 행하는 도량을 정화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새로 조성한 불상이 32상 80종호의 특징을 지니고 여래 10호의 특징을 지닌 원만구족한 모습으로 신앙의 대상이 돼 줄 것을 발원한 뒤 권공(勸供)을 하고 예배를 올린다. 이후 점안 의식을 하는데, 불상의 눈을 붓으로 그림으로써 살아계시는 부처님으로 모신다.
점안을 하기 전에는 불상의 눈이 육안(肉眼), 천안(天眼), 혜안(慧眼), 법안(法眼), 불안(佛眼), 십안(十眼), 천안(千眼), 무진안(無盡眼)을 성취하고 청정하고 원만하기를 기원한다. 다음으로 개안광명진언(開眼光明眞言), 시수진언(施水眞言), 안상진언(安相眞言) 등을 외워서 불상이 신비력을 갖게 한다.
이에 비해 봉불식(奉佛式)은 부처님을 새로 모셨을 때 삼신불에 생명력을 갖춘 불상으로서 증명을 받아 귀의의 대상으로 모시는 것을 말한다.
출처 : 금강신문(https://www.ggbn.co.kr)
[출처] 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54. 점안(點眼)|작성자 안동처사 택전 윤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