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노인을 가리키는 법적 연령이 만65세인데, 평균 수명이 이미 80세를 넘고 있는 시대적인 형편에 따라서 그 연령을 만75세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는듯 하다.
나는 올해로 만76세가 되니까 법령을 개정한다고 해도 이미 법적인 노인의 자격과 권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대한민국에서는 적법한 노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
내 인생의 어느 때인가는 나이든 노인들이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이제 조금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까 늙는다는 것이 서글프다는 느낌이 스며들기도 한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체취, 즉 몸 냄새이다. 어느 때부터 아내와 아들이 내가 머문 곳에 노인 냄새가 난다고 했었는데, 그래서 무슨 소리냐고 역정을 내기도 했었는데, 그게 맞는 말이었다. 내 몸에서 결코 젊은이의 냄새라고 할 수 없는, 아니 평균적으로 장년인 사람의 냄새라 할 수 없는 특유한 쩌린 냄새가 나고 있었던 것이다. 스스로 확인이 되었다. 애닯으다라고 하는 표현이 적절할까, '헛되고 헛되도다'하고 인생의 말년을 탄식했던 솔로몬의 전도서가 생각나는 내 몸의 현실이다.
"늙어도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청하여"(시편92:14)
'의인은 종려나무 같다''고 한 이 시편에서 의인, 즉 하나님의 사람인 노인은 그 건강 상태가 진액이 풍족할 정도로 왕성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자녀인 나 역시 그래야 마땅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노인의 체취라니..노인 냄새가 나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일 것이다. 체내의 노폐물로 인하여 몸 밖으로 냄새가 새어나오게 될 것이다. 젊은이나 장년의 때처럼, 활동이 할발하여 노폐물이 쌓일 겨를이 없어야 하는데, 노령의 사람들에게는 활동량이 적어서 노폐물이 쌓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운동을 많이하고 걷기도많이 해야 하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나의 아내는 내가 볼일이 있어서 외출을 하게될 때, 향수를 뿌리고 다니라고 한다. 그게 사람들에게 일종의 에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남편의 체면을 지켜주려고 하는 아내의 속 깊은 마음일 수도 있다. 잔소리가 고맙기도 하다.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구원을 받은 그리스도인은 특별한 향기를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향기를 세상에 나타내야 한다고 한다.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 우리는 구원얻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고린도후서2:14,15)
그리스도의 향기가 무엇을 의미할까? 구원 받은 확증일 것이다. 그리스도 예수를 믿으므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의롭다고 인정을 받게 되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그 구원의 확신, 그 확신을 사람들에게 증거하고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그 모습이 바로 그리스도의 향기일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를 본받는 모습이다. 성령으로 거듭난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하나님의 성품, 곧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서 말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이 세상 사람들과는 구별이 되는 것, 이런 삶의 변화된 모습이 바로 그리스도의 향기일 것이다. 의롭고, 거룩하고, 온유하고, 겸손한 모습이 그럴 것이다.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하여 속죄의 희생 제물이 되신 예수님은 그 자체가 하나님의 향기이시다. 세상의 어떤 향기와 비교될 수 없는 천상의 향기이시다. 구약 시대에는 사람들의 죄를 속하기 위하여 속죄 제사를 여호와 하나님께 드릴 때에, 소나 양을 잡아서 제단에 피를 뿌리고 그 몸은 태워서 향내를 하나님께 올려드렸다.
"그 예물이 소의 번제이면 흠 없는 수컷으로 회막 문에서 여호와 앞에 열납하시도록 드릴지니라 그가 번제물의 머리에 안수할지니 그리하면 열납되어 그를 위하여 속죄가 될 것이라"(레위기1:3,4)
"그 내장과 정갱이를 물로 씻을 것이요 제사장은 그 전부를 단 위에 불살라 번제를 삼을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레위기1:9)
예수님은 인류의 죄를 한 몸에 다 받으시고, 그러니까, 인류의 모든 죄가 그 몸에 전가된 것처럼, 그 죄값을 죽음으로 대신 갚으시는 속량의 은혜를 주시기 위하여 한 마리의 흠없는 숫소처럼 십자가에 못박히셔서 피를 흘리시고, 그러니까 하나님의 제단에 피뿌림을 당하시고, 그 몸은 죽임을 당하셨다. 그러니까, 희생 제물이 된 소의 몸을 불로 태운 것처럼, 상징적으로는 예수님의 몸이 불에 태워져서 그 향기로운 냄새를 하나님께 올려드린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사랑하신 것같이 너희도 사랑 가운데서 행하라 그는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사 향기로운 제물과 생축으로 하나님께 드리셨느니라"(에베소서5:2)
그리스도의 최상의 향기는 사랑이다. 그 사랑은 곧 하나님의 사랑이시다. 그러므로 노인이 되어서 체취가 난다고 낙심할 것도, 서러워할 것도 아니다. 내 몸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면 된다. 그 향기가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다. 그 사랑은 우선적으로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을 향한 사랑이다.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같은 하나님의 자녀가 된 믿음의 형제들에게다. 끝까지 사랑으로 참고 인내해 주며 위하여 기도하고 축복해주는 형제의 사랑이다.
그것이 세상에 천상의 향내를 나타내는 것이다. 몸의 체취도 신경써야 하지만, 그 보다도 내 몸에서, 즉 나의 삶 가운데서 그리스도 예수의 향기가 세상에 나타나도록 마음을 써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행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