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꽃 트림 / 이현경
꽃망울이 가득한 골짜기에
순백의 향기를 터트리면
법당 처마에 매달린
청동 물고기도 혼절하는 계절
초록 속에서 만개한 꽃송이들이
갓 나온 벌의 마음을 흔들어
작은 파문이 오월의 허공에 번지면
꽃잎마다 고인 향기에 날갯짓이 줄지어온다
산사의 풍경소리가 꽃가지에 내려앉아
하얗게 소름이 돋는 0시
새벽이슬이 내리고
속세의 정적이 흐르는 시간
내게로 스며드는 그 사람의 내음처럼
야생의 향기가 더 농밀하게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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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꽃트림
이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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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4 22:1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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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금이 바로 아카시아가 꽃 트림을 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를 읽으며 독일 시인 Heinlich Heine의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에'가 떠오릅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에
모든 꽃봉오리 피어날 때,
나의 가슴 속에도
사랑이 싹텄네
........
'시인님의 꽃 트림과 Heine의 사랑이 싹 텄다'가
서로 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꽃 트림은 그 사람의 내음이라는 데서
기승전결을 마무리 하네요.
눈의 띄는 시적 표현을 보면,
혼절하는 계절, 오월의 허공, 산사의 풍경소리,
속세의 정적, 그 사람의 내음 등이 보입니다.
오월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아카시아가꽃 트림을
하는 계절입니다.
계절의 왕인 오월에 짝하는 눈부신 시입니다.
회장님께서는
참 박학다식하십니다ㆍ
늘 아낌없는 응원에 힘이 나네요ㆍ
감사드립니다ᆞ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