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백을 바꾸고 자리를 바꿔 앉은 결승전의 둘째판에서는 신진서 9단(왼쪽)이 변상일 9단을 꺾고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만들었다.
제26기 GS칼텍스배 결승5번기 제2국
신진서, 변상일 상대로 174수 불계승
최강 신진서 9단을 상대로 변상일 9단이 선제점을 가져가면서 더욱 흥미진진해진 결승5번기다. 변상일 개인적으로도 상대전 첫 연승으로 기록됐다.
'신ㆍ변'이 벌이는 5판3선승제의 제26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전은 23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둘째판으로 이어졌다. 돌을 바꿔 변상일 9단의 흑번. 자리도 바꿔 앉았다.
▲ 신진서 9단은 GS칼텍스배 최초로 4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2국은 아주 중요하다. 연승의 기세를 타느냐, 자칫 연패에 빠지느냐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 1국에서 승부를 좌우했던 수읽기 싸움은 2국에서도 일찌감치 우상귀에서 수읽기로 붙었다. 그곳 1차 공방전은 변상일의 우세. 인공지능은 승률 83%를 가리켰다. 신진서의 수읽기가 다시 버그를 일으켰다.
97%까지 끌어올리면서 골인 지점으로 향하던 변상일은 2차 공방전에서 무리수를 두었다. 그 한수에 의해 흑의 88%가 백의 70%로 돌변했다. 상대보다 30여분 먼저 초읽기에 몰리면서 판단이 잘 안 섰던 것 같다.
▲ "신진서 9단의 이런 (초반) 그래프는 적응이 안 되네요"라는 바둑TV 중계석의 최유진 진행자이다.
중반 이후 주르르 밀리면서 첫 판을 허망하게 내주었던 신진서 9단이 2국에서 역전승으로 반격했다. 개시 2시간 42분, 218수 만의 불계승. 아래는 송태곤 해설자의 총평과 신진서 9단의 국후 감상이다. 변상일 9단은 상심이 가득한 얼굴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신진서 9단이 조금 편한 전투로 시작됐으나 시간사용을 하지 않고 의외의 실수를 하면서 변상일 9단이 너무 편해졌다. 그런데 중반에 변상일 9단이 너무 강하게 두면서 부러지는 상황이 나왔다." (송태곤)
▲ 변상일 9단은 정규 종합기전의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중반 전투에서 시간을 더 들였어야 했다. 실수하면서 생각보다 많이 안 좋아진 것 같다. 그렇게 큰 실수를 했나 싶었는데 둘 때에는 너무 나빴다. 나중에 하변을 끊어가면서 그나마 좀 풀렸다고 생각했고 그 후의 전투는 어떻게 되는지 잘 몰랐다." (신진서)
결승2국은 22번째 맞대결. 승리한 신진서 9단이 상대전적의 격차를 18승4패로 벌렸다(올해는 변상일이 2승1패). 두 기사 모두 일찍이 정상권에 올라서 만나는 횟수도 많고 고수들의 대결치고는 일방적인 스코어이기도 하다.
▲ 변상일 9단은 별다른 복기 없이 돌을 담았고, 힘 빠진 인터뷰는 들릴락 말락 했다.
5번기가 3번기로 좁혀진 결승전은 29일에 3국을 속행한다. 전기 GS칼텍스배에서 전인미답의 3연패를 달성했던 신진서 9단은 4연패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변상일 9단은 정규 종합기전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3국에서는 좋은 바둑을 둘 수 있도록 하겠다." (변상일)
"중반 전투에서 두 판 다 무기력하게 밀렸다. 3국에서는 밀리지 않도록 초반보다 중반에 더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 (신진서)
▲ 변상일 9단이 107수째에서 초읽기, 그때 31분 24초를 남겨두었던 신진서 9단은 190수째에서 초읽기.
▲ 올해 전적 42승10패로 80.8%의 승률. 다승과 승률 1위에 나섰다.
▲ 올해 전적 41승10패로 80.4%의 승률. 다승과 승률 2위에 자리해 있다.
▲ "시간안배는 결과적으로 성공하긴 했는데 중반에 실패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시간이 20분쯤 남아 있어도 되는데 너무 많이 남기려다 보니까 큰 실수가 나왔던 것 같다. 잠은 많이 자는 편이라 9시간 정도 자는 것 같다."
▲ "오늘도 준비한 것이 안 나왔다. 운동을 하긴 하는데 대충 한다."
▲ GS칼텍스배 결승5번기가 끝난 후에는 명인전 결승3번기에서 변상일 9단과 또다시 마주한다.
▲ 변상일 9단의 패착은 145로 끊어간 수. 첫 역전을 허용했고, 그 후 다시 우세한 상황은 오지 않았다.
▲ 실전진행은 신진서 9단이 뭔가를 꾀해야 하는 장면에서 변상일 9단이 자진해서 자리를 깔아준 격. 인공지능은 이 그림을 제시하면서 흑의 88%로 내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