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봉선동 치과를 들러 화순의 윤헤어에 데려다 달라한다.
치과에서는 얼른 끝나고 화순읍에 내려주니 3시간 후쯤에 데리러 오란다.
백수는 운전도 일이다.
비가 내린다.
한해 지나다녔던 광덕지구 주택가를 지나 큰재를 넘는다.
시무지기 폭포가는 길을 찾는다.
북산 쪽에서 몇 번 내려갔고, 무돌길 걷다가 용강마을에서 상상수목우너 쪽으로
내려온 적도 있는데 그 때 걸었던 길은 생각나지 않는다.
용강마을로 들어가 무돌길 이정표를 보고 운전하다가 시무지기 이정표를 못 찾고
이서분교장으로 간다.
상상수목원 빈 터에 차가 몇 대 서 있다.
비옷을 입고 우산을 들고 안내문을 지난다.
오른쪽으로 시무지기폭포 안내판이 있으니 오르면서 계속 오른쪽을 본다.
길은 왼쪽으로 계속 구부러진다.
규봉암 오르는 길이다. 어디면 어떠랴.
안만한 등로를 따라 오르니 도우너에서 올라오는 계단 끝을 만난다.
돌계단과 나무 계단이 이어지는 길이 생각보다 힘들다.
나무 계단 중간의 와상에 앉아 배낭을 푼다.
비는 여전히 쏟아진다. 과자를 먹으며 숨을 고른다.
반바지를 입은 사나이가 비를 다 맞으며 내려간다.
일어나 돌계단을 오르니 규봉암 옆 삼ㅁ거리다.
무등산규봉암 하나자 현판은 사라졌다.
양쪽 기둥의 주련만 보고 그 옆에 바위에 낀 둥근 돌을 본다.
둥근 철문을 지나 마다에 들어서니 공사자재가 가득이다.
스님 두분이 등산객인지 일꾼인지와 대화 중이다.
석조에서 물을 마시는데 사나이가 물을 받아 마시라 한다.
작은 석조의 물이 깨끗하지 않은가?
우리는 작은 차이를 구별하려 한다고 생각하며 감사하다고 한다.
뒷쪽을 돌아 용왕각을 보고 흐릿한 광석대 바위들을 본다.
남녀 둘씩이 올라와 사진을 찍어 방해 않으려 또 뒤로 돈다.
빗물이 흐르는 등산로가 미끄럽다.
오르기보다 내려올 때 더 위험하다.
몇번 미끌리지만 넘어지지는 않았다.
상상수목원 작업장 끝에 들어가 건너편 산을 보고 나온다.
12시 반이 지나고 있다.
푹 젖은 몸을 싣고 화순읍으로 부지런히 빗속을 운전한다.
미용실 앞에서 조금 기다리니 바보가 나온다.
점심시간이 지났다. 배가 고프다. 약산 흑염소에 삼주가 생각나는데
바보는 생선찜을 찾는다.
빙 돌아서 자반집을 찾아 가 갈치찜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