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의 사념[언어적 생각]을 내려놓는 수행을 말하려고 합니다.
사실 수행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태도나 습관입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유익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상당한 노력"이라는 표현은,
개인적인 수행에서 시간과 노력이 가장 많이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거친 언어적 사념이 적어진 후에는 어지간한 기법들은 비교적 손쉽게 성취되었습니다.
언어적 사고를 내려놓는 데는 다양한 접근과 방법론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생각의 원인과 그 무익함을 철저히 고찰하고, 이를 내려놓는 것도 있을 것이구요.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불안, 현재에 대한 판단]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언어적 사고를 내려놓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전제 하에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습관만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언어적 사고를 없애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생각을 그치면 됩니다.
이 과정은 세 단계로 나뉩니다.
1. 생각하고 있음을 발견하기
이때 생각을 관찰한다는 명분으로 주시를 분리시키는 행위를 하면 안됩니다.
그냥 발견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됩니다.
2. 생각을 그치기
생각을 그치는 것은 다른 대상을 잡는 것입니다.
놓는 것은 곧 잡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3. 다른 대상을 잡기
여기서 중요한 갈림길은 어떤 대상을 잡을 것인가입니다.
일부 수행법에서는 침묵을 대상으로 삼습니다.
침묵은 식(識)이 소멸한 상태(멸진정)와는 다릅니다.
침묵은 일종의 '배경'으로 작용하는 [없음이라는] 대상입니다.
공무변처의 '공'의 개념에 가깝습니다. 공간, 배경의 공..
통칭 K선의 메이저 두 라인
01) 있음에서, 있음의 속성이 있는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닌 묘용이라는 '인상'파..
02) 식은 알려지지 않으나 모든 것 뒤에 있는 식과 계합 또는 식이 알려진다(?)는 '계합'파..
중 후자에서 주로 보여집니다. 그 이유는 나중에...
방문객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일상에서 침묵에 집중하는 것은 두 가지 대상[침묵과 일상 행위]을 동시에 삼는 것으로 분열과 산란을 야기합니다.
침묵이라는 것 자체가 거칠고 애매한 대상이기도 하니까요..과보도 애매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 침묵에 집중 하는 것을 대충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보면..
'대체로' 정신병에 걸린다는 것입니다. ^^;;
권장하는 방법은 현재 하던 행위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는 화엄의 가르침과도 일맥상통합니다.
"하나의 행위를 할 때, 하나의 행위에만 집중한다."
처음에는 구체적으로 나누어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1. 생각하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 대기하는 게 아니고 우연히 발견하면 다음 단계로 가는 것입니다.
2. 숨을 크게 쉬고 긴장을 풉니다.
→ 몸의 긴장, 머리의 긴장을 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몸, 육체 감각에 집중합니다.
4. 하던 행위에 다시 집중합니다.
이 단순한 네 가지 동작을 반복하면, 약 한두 달 내에 언어적 사고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다보면, 보통 다음의 부작용들이 일어납니다.
첫째로, 생각이 너무 하고 싶습니다.
하던 생각만 마저 끝내고 다음부턴 안하겠다거나
이 생각은 진짜 중요하다거나
온갖 변명으로 생각을 지속하려 합니다.
→ 생각은 너무나도 즐거운 '단물'이라는 것을 발견합니다.
둘째로, 생각을 안하면 고통스럽습니다.
사실 생각은 고통을 덮기 위한 봉팔이 왼팔보기와 같은 무의식적 행위입니다.
목말라서 소금물을 마시는 행위와 같습니다.
과거의 상처를 개작하거나 미래의 불안을 상상으로 덮거나..
저는 이 상태를 '스트라이크'라고 명명했습니다.
생각을 안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곧 '스트라이크'가 옵니다.
'스트라이크'가 오면 '스트라이크'라고 이름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1. 생각하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2. 숨을 크게 쉬고 긴장을 풉니다.
3. 스트라이크가 옵니다.
4. 스트라이크라고 이름합니다.
5. 숨을 크게 쉬고 긴장을 풉니다.
6. 몸, 육체 감각에 집중합니다.
7. 하던 행위에 다시 집중합니다.
스트라이크가 와도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면 다음의 부작용이 옵니다.
또랑또랑하고 선명한 '좋은 생각'이 올라옵니다.
이것은 기존의 생각과 다른 무언가 통찰에 가깝습니다.
사념이 분열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명한 생각이 올라오는 것입니다.
이런 통찰은 매혹적이고 소중한 무언가처럼 느껴지지만, 예외없이 내려놓아야 합니다.
이것을 저는 '딥 스트라이크'라고 이름했습니다.
이렇게 '딥 스트라이크'도 내려놓고 생활하다보면..
언어적 사고의 충동성이나 추동력이 언어적 사고 외의 것으로 드러날 때도 있습니다.
일상에서 빛이 보인다던지..
무엇이 되었든 예외없이 내려놓아야합니다.
제가 오지랖퍼여서 주변인들을 두고 많이 테스트(?) 실험(?) 해봤는데요.
일상에서 생각을 내려놓는 것은
처음에는 위와 같이 일종의 절차를 정해놓고 연습해야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전거를 배우듯, 글씨 연습을 하듯, 자동으로 될 때까지 연습하는 것입니다.
그치고 쉬고 몸을 느끼고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치고 쉬고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치고 집중하는 것입니다.
집중하는 것입니다.
꾸준히 행하다 보면 안정적인 사이클이 형성되어 언어적 사고 없는 일상이 드러납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잡 생각이라는 거친 언어적 사고로 인해 고통 받습니다.
고통 받는 줄도 모르고 고통 받습니다.
하지만 언어적 사고가 줄어들면,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잡념과 망상에 사로잡혔는지 알게 됩니다.
언어적 사고가 줄어들면,
일상에서도 또랑또랑하고 성성하고 적적합니다.
또 가벼운 수행 기법들은 비교적 쉽게 성취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됩니다.
물론 편차가 있겠지만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신은 조용한 곳에 있지 않다.
신은 마음의 소음이 그치고 물리적 소음만이 들리는 곳에 있다."
첫댓글 위와 같은 글을 올릴 때는 어떤 생각 또는 마음으로 올립니까?
언어적 생각이 그 자체로 별 힘이 없지만서도..
보통사람들의 괴로움의 원천이기도 하죠.
한생각 일어나면 올라타서 끄달려가니깐여.
연습을 통해 힘이 좀 생기면
갈등ㅡ불만상황, 불안ㅡ고민상황 등을 접할 때,
'(스트레스 증폭기인)언어적 생각을 지양하는 힘'은 '그냥 할 일을 하는 힘' 과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작동하는 듯 합니다.
암튼..본글의 테크를 포함한 어떤 경로를 통하든지,
언어적 생각에 대한 통제력을 기르는건 유익한 것 같슴다
갑) 암검진 결과가 10일 뒤에 나오는데,
오만가지 생각이 휘몰아치면서
걱정과 불안이 멈추질 않아요
을) 언어적 생각들이 불쏘시개가 되는,
그런 걱정과 불안이
암검진 결과를 좋게 하는 데 영향을 미칩니까?
갑) 아니죠
을) 아무짝에도 쓸데 없는 쌩쑈군요.
그럼, 멈추면 되죠.
갑) 아니, 그게 안되요. (너 T지 ㄷㄷ)
자꾸 생각이 나는 걸 어떡해요.
을) 생각이 올라오는 건 어쩔 수 없다쳐도,
거기 올라타서 동네한바퀴 하지 마시고
그냥 가게(스러지게) 냅두세요
갑) 그게 안.된.다.고. ㅠ ㅠ
사람은 AI가 아니라고요..
을) 그라믄 보자..퇴근 때 제출할 보고서나
만들어요
갑) 일하면서도, 자꾸 생각이 나서..
삼천포, 영등포, 낙동강..쏘다니게 되요
을) .... -()-
<내려놓음> 이라는 단어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
스스로 <내려놓는 연습>을 한다고 여겼고
<내려놓는 힘>이 길러져 간다고 여겼던 적이 있습니다.
어느 시점에 방님 말씀들을 듣고, 내 마음의 작동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실재로 작동하는 것은 '붙잡음'이고,
'내려놓음'이라는 것은 붙잡음의 파생물(b를 붙잡음으로써 a가 놓아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판 뉴비들이 '내려놓는 게 대체 먼가요, 어떻게 내려놓나요'라는 질문을 하면
선배들은 '그냥 내려놓는다'고 합니다. ㅎㅎㅎ
"본래상태는 아무 일이 없는 평안한 상태다. 손에 쥔 걸 내려놓기만 하면 바로 본래상태다"
선배들은 <b를 붙잡음으로써 a가 내려놓음>이란 구조에서
'b를 붙잡음' 이라는 것에 익숙해지고, 나아가 b를 <본래상태>로 취하고 있는데,
스스로는 그 구조를 간과합니다.
늘상 우울한 느낌-처지고 힘없는 상태와 함께하는 갑돌이에게
갑자기 화가 났다고 합시다.
갑돌이는 선배의 가이드에 따라 화를 내려놓는데 성공했습니다.
그 결과, 갑돌이는 우울하고 힘없는 '본래 상태'를 되찾았습니다.
갑돌이는 궁금합니다.
"손에 쥐고 있는 걸 다 놨는데, 선배님 얘기와 다르게 우울하고 힘이 없는데여"
선배는 말합니다.
"우울과 무력함을 쥐고 있지 않니, 그것마저 내려놓아야지"
갑돌이는 답답합니다.
"이게 나인걸...."
갑돌아..나는 니 마음을 잘 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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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치 않는 내적 조건들이 발생할 때 초장에 집어던지는 게 나름대로 능숙한데요
(a라는 평정상태에 있다가)짜증 등이 발생할 초기에는 요리하는 게 쉬워요.
a라는 평정상태를 붙잡고, 짜증 등에 관심을 끄는 거죠.
(소위 '짜증 등을 내려놓는다' 고 일컬어지는 과정..)
그런데 가끔씩 짜증등에 먹힐 때가 있습니다. 이미 그 상태를 '나'로서 충분히 취한 거죠.
그 때는 내려놓음이고 뭐고 작동하지를 않습니다.
'내려놓아야지' 라는 마음을 일으켜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제행무상의 가피?로 인한 스러짐, 무의식적으로 다른 상태를 취함 등의 변수는 차치하고요)
여기서는 적극적으로 다른 상태를 붙잡음으로서, 짜증 등을 바로 떨칠 수 있는데,
이거를 몰라서.. 끙끙 앓던 순간들이 생각납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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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본글에서 언급된 경로 등에 따라, 허공 등을 자신으로 삼는 힘이 강화되어
그것이 위 댓글과 같은 맥락에서의 <본래상태>가 될 정도가 되면
우울-낙담 같은 <기존의 본래상태>를 여읠 수 있겠죠.
<내려놓고 본성으로 돌아옴> 이 아닌, <더 행복한 상태를 자신으로 취함으로서> ..
- 도배 후의 민망함.. _()_
네, 본 글에 적었듯이 놓는다는 것은 곧 잡는 것이니까요.
말씀하신 것처처럼
결과적으로 생각뿐 아니라 감정을 대하는 태도로 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보통 감정이 일어나면,
그 원인을 파악해서 불을 끄려고 하는데요.
그냥 불난 집에서 일단 나오는거죠.
대게의 경우,
슬픔에 젖어있고 싶어하거든요.
누구나 그럴 때가 있으니까,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닌데요.
'슬픔에 젖어있고 싶어한다.'를 이해하고 있으면
오래 머물기가 어렵거든요.
작정하고 슬픔에 젖어있기로 한 경우가 아니라,
일상에서의 얕은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통 내려놓는다는 분들을 보면요,
진짜로 무언가 물리적인 것을 내려놓듯이 몸과 머리의 힘을 빼고 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내려놓는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몸을 잡는 거죠.
암 검진의 사례와 같은 대화법으로 여자친구에게 말하면 개털립니다.
그렇게 개털림으로써 불안을 분노로 바꿔주는 효과는 있겠네요.
그러고보니, '이완되고 편안한 몸의 상태'는 내려놓음이라는 기전(착각)을 일으키는 주요한 거점?이 되는 것 같네요
예전에 어떤 분이 요가를 하고 누워서 편안하게 쉬는 경험을 하고
"내 인생에 그런 순간은 처음이었다.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경험이었다"
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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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흑역사
직원 : 저번 회식 후 노래방 같을 때 팀장이 엉덩이를 슬쩍 만져서 아직도 불쾌하고 화가 안 풀린다.
황벽 : 실제 일어난 일은 '엉덩이의 감촉이 발생한 것'일 뿐이다.
길 가다가 나무열매가 떨어져서 엉덩이에 부딪친 것과 같은 경험이다.
팀장에게 화를 내면서 계속 자신을 괴롭히려면 계속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되새김질 할 이유가 없다.
지금은 흔적도 없는데, 왜 애써 기억을 반복재생하며 자신을 괴롭히나.
지금은 적당히 정상적인 사람이 되서, 같이 팀장 욕을 합니다만..
제정신이 아닌 시절이 있었네요 ㄷㄷ
ㅡ
10년전 일입니다..
지금은 새사람 되쓰요.. -()-
두 분을 보면 환상적인 듀엣으로서, 개털린 발광 여성 전용 치유센터를 차리시면 대박 예감이 듭니다 ㅡ,.ㅡ
" 신은 조용한 곳에(만) 있지 않다.신은 마음의 소음이 그치면...
물리적 소음이 들리건,안 들리건...모든 곳에 임한다 "
내적인 몸에 있어 슬픔이나 기쁨 분노(화) 같은 느낌들은 각각 분산되어 솟아 오르다...
총체적으로 심장으로 수렴 되는것 같고...
언어적 생각은 그게 어떤 생각이건...그것이 떠오를 때에는
두 눈썹 사이를 동심원으로 하는 내적 공간에서 흘러 가는듯이 느껴 집니다
생각을 많이 해 혹사하면 명치 부위가 막힌 듯 느껴지기도 하구요
언어적 생각은 거칠기에 그 틈을 포착 하는 것은 용이한것 같습니다
그래서 언어적 생각을 할수도 있고,안 할수도 있는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 되네요
언어적 생각을 다루는 것에 대해 저는 이렇게 느꼈습니다.
- 마이너리그 : 와!! 가즈아!! 쿵짝쿵짝~ 유레카! 해냈다! 우리 좀 킹왕짱인듯~
- 메이저리그 : 저거 머야.. 무서워..쟤들 머햐니.. ㅡ..ㅡ;;;
(도마위에 올려놔본 적도 없음 ㄷㄷ)
===
- 메이저리거의 반응을 본 마이너리거
갑돌이 : 메이저리거 마즘? 어걸 몰라?
을순이 : 크...부끄럽다... 메쟈리거는 급이 다르구나 ㄷㄷ
저도 사념을 좀 내려놓을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말을 너무 많이 듣고 하고, 글에도 많이 노출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