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편 묵상
2024년 10월 18일 금요일 (연중 28주간)
제 이 권
시편 제69편
(지휘자를 따라 '백합' 가락에 맞추어 부르는 다윗의 노래)
1 나를 구하소서, 하느님. 목에까지 물이 올라왔사옵니다.
2 깊은 수렁에 빠졌습니다. 발붙일 것 하나도 없사옵니다. 물 속 깊은 곳에 빠져 물결에 휩쓸렸습니다.
3 나의 하느님, 눈이 빠지도록 당신을 기다리다가 목 쉬도록 부르짖다가 지쳐버렸습니다.
4 까닭 없이 나를 해치려는 자, 머리털 수보다 많사옵니다. 거짓 증언하는 원수들의 무리 또한 이 머리채보다 많사옵니다. 훔치지도 않은 것을 내놓으라고 생떼를 씁니다.
5 하느님, 나의 어리석음을 당신은 아시오니 내 죄를 당신께 숨길 수가 없사옵니다.
6 그러나 만군의 주 야훼여, 하느님을 믿고 바라는 자들이 나로 인하여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소서. 이스라엘의 하느님, 당신을 찾는 자들이 나로 인하여 욕보지 않게 하소서.
7 이 몸은 하느님을 위하여 욕을 당했고 온갖 모욕을 다 받았습니다.
8 동기간에게는 따돌림을 받았고 내 어머니 소생에게는 남과 같은 취급을 받았습니다.
9 당신 집을 향한 내 열정이 나를 불사릅니다. 당신 향한 욕설이 이 몸 위에 쏟아져,
10 내가 단식하며 목메어 울었더니, 그것이 도리어 놀림거리가 되었습니다.
11 베옷을 걸치고 슬퍼했더니 도리어 남의 말거리가 되었습니다.
12 성문께 모여 서서 내 이야기로 입방아를 찧고 술에 취하면 나를 빈정거려 노래합니다.
13 야훼여, 당신께서 반기시는 이 때에 나는 당신께 기도 드립니다. 하느님, 당신 사랑 그지없으시오니 당신 구원의 진실됨을 나에게 들려주소서.
14 내가 빠져 드는 이 수렁에서 건져주시고 원수들의 손아귀에서 이 깊은 물 속에서 나를 건지소서.
15 풍랑 속에 파묻히지 않게 하시고 소용돌이 깊은 구렁에 말려들지 말게 하시며 구덩이가 입을 벌려 삼키지 못하게 하소서.
16 야훼여, 당신 사랑 어지시오니, 들어주소서. 당신의 인자하심 넓고 넓으시오니 나를 바라보소서.
17 당신의 종을 외면하지 마옵시고, 빨리 한 말씀 하소서, 괴롭습니다.
18 가까이 오셔서 이 목숨 건져주시고, 원수들에게서 이 몸을 속량하소서.
19 이 몸이 받는 수치를 주께서 아십니다. 창피와 모욕당한 것 주께서 아십니다.
20 수치에 수치를 당하니 심장이 터지려고 합니다. 이 기막힌 쓰라림, 가실 길이 없사옵니다. 동정을 바랐으나 허사였고, 위로해 줄 이를 찾았으나 아무도 없었습니다.
21 죽을 달라 하면 독을 타서 주고 목마르다 하면 초를 주는 자들,
22 잔치를 차려 먹다가 그 음식에 걸리고, 친교제물을 나누어 먹다가 망하게 하소서.
23 그들의 눈이 어두워져 보지 못하고 그 허리는 영원히 가누지 못하게 하소서.
24 당신의 진노를 그들 위에 쏟으시며 열화 같으신 당신의 분노로 그들을 덮치소서.
25 그들이 사는 부락을 돌밭으로 만드시고 천막에는 아무도 없게 하소서.
26 그들은 당신께 맞은 자를 새삼 괴롭히며 당신께서 주신 상처를 덧쑤십니다.
27 그들의 죄 하나하나 모두 벌하시고 그들을 당신의 올바른 자비에서 제외하소서.
28 그들의 이름을 생명의 책에서 지워버리시고 의인들의 명부에 올리지 마소서.
29 나는 상처받고 쓰러진 몸 하느님, 당신 그 구원의 손길로 나를 일으키소서.
30 나 찬미가로 하느님의 이름을 기리리라. 나 감사의 찬송으로 하느님을 높이리라.
31 소를 바치는 것보다, 뿔 달리고 굽 달린 황소를 바치는 것보다 야훼께서는 더 기뻐하시리라.
32 비천한 사람들아, 보고 즐거워하여라. 하느님을 찾는 자들아, 너희 마음 부풀게 하여라.
33 야훼께서는 가난한 자들의 소청을 들으시고 갇혀 있는 당신의 백성을 잊지 아니하신다.
34 하늘아, 땅아, 그를 찬양하여라. 바다와 그 속의 모든 생물들아, 그를 찬양하여라.
35 하느님께서 시온을 구원하시고 유다 마을들을 다시 세우시리니 당신의 백성이 그 땅을 차지하고 살리라.
36 그 종들의 후손이 그 땅을 이어받고, 그의 이름을 사랑하는 자들이 거기에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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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매우 긴 분량의 시편을 읽고 묵상합니다. 개인 탄원 시편입니다. 시편 69편의 주제는 이유 없이 겪는 고난과 고통에 관한 탄원입니다. 오늘 시인은 까닭 없이 당하는 많은 고통 특별히 다른 이들에게서 받는 시기와 미움, 누명과 친지들에게서 받는 배척의 고통을 호소합니다. 그 이유는 오직 주님의 집을 행한 열정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당신 집을 향한 내 열정이 나를 불사릅니다.” (9절) 신앙을 위해 하느님을 위해 헌신하고 몸을 던졌는데 오히려 그것이 모욕과 조롱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위로하고 격려해도 모자라 판에 음식에 독을 타서 곤경에 빠지도록 배신합니다. 시인은 그런 그들의 눈을 가려 달라고 탄원합니다. 자기 자신을 당신의 종이라 고백하며 열정적인 신앙을 하던 그를 다른 이들은 잘난 체한다고 온갖 모략과 시기로 그를 괴롭힌 것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죄 없는 사람들의 고난과 고통, 우리 주 예수님의 고난을 떠올리게 합니다. ‘까닭 없이 나를 해치려는 자들’(5절)은 요한 15:25에 인용됩니다. 그리고 ‘하느님 집을 향한 열정’(9절)도 요한 2:17에 인용됩니다. 이 구절은 많은 이들이 자신의 주제 성구로 삼거나 고백하는 구절이기도 합니다. 진리를 행한 열정과 하느님 나라를 위한 헌신이 모든 사람에게 귀감이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이러한 열정을 시기하고, 저만 잘난 체한다는 악담도 들었습니다.
그럴 때 예수님께서 당하신 그 고난과 모욕을 생각합니다. 선한 사람의 이유 없는 고통을 머리로 이해하려 하지 말고, 온몸과 맘으로 깊이 묵상해 봅니다.
예수님의 열정과 그로 인한 고난이 결국 우리에게 구원과 영광이 되었듯,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의 열정과 헌신 그리고 그로 인한 어려움조차도 결국 눈 밝은 다른 이들에게 귀한 울림이 될 것입니다. 열정과 헌신으로 주님만을 바라보는 삶이기를 소망합니다.
첫댓글 하느님에 의한, 하느님을 위한 하느님과의 전적인 삶.
예수님의 열정과 그로 인한 고난이 결국 우리에게 구원과 영광이 되었듯,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의 열정과 헌신 그리고 그로 인한 어려움조차도 결국 눈 밝은 다른 이들에게 귀한 울림이 될 것.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