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想과 세상] 첫눈
출처 경향신문 :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212190300095
곡기를 끊고
누운 사람처럼
대지는 속을 비워가고
바람이
그 꺼칠한 얼굴을
쓸어본다
돌아누운 등 뒤에
오래 앉았는 이가 있었다
아― 해봐요 응?
마른 입술에
떠넣어주던
흰죽
세상에는 이런 것이 아직 있다
허은실(1975~)
겨울은 살아 있는 것들에겐 시련의 계절이다. 생존을 위해 활동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소모를 줄인다. 식물은 나뭇잎을 떨구거나 겨울눈으로, 동물은 잠을 자거나 알·애벌레·번데기 상태로 겨울을 난다. 생기를 잃은 대지는 “곡기를 끊고/ 누운 사람” 같다. 아니 스스로 곡기를 끊고 오래 돌아누운 사람. 죽을병에 걸려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무언가 많이 서운한 듯하다. 몸이 아프면 평소 아무렇지도 않던 말과 행동이 서운하다. 달래느라 진을 뺀다.
오랜 설득에 얼굴 꺼칠한 사람이 흰죽 한 숟가락을 받아먹는다. 한 번이 어렵지, 이후는 수월하다. 시인은 흰죽과 ‘첫눈’을 대비한다. 탁월한 감각이다. 첫눈은 서설, 즉 상서로운 눈이다. 흰죽을 받아먹은 환자가 금방 회복할 것임을 암시한다. 약속과 다짐도 오간다. 시인은 시 ‘반려’에서 “이제 우리는 서로의 눈빛에 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 책임감으로 병과 서운함으로 드러누운 사람을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곡진한 사랑에 병도, 서운함도 씻은 듯이 낫는다.
김정수 시인
빛명상
내면의 그릇에 ‘사랑의 꽃’을 꽂아라
못난 그릇이 있습니다.
그 그릇에 예쁜 꽃을 꽂았더니 예쁜 꽃병이 되었습니다.
예쁜 그릇이 있습니다.
그 그릇에 담배꽁초를 담았더니 쓰레기통이 되었습니다.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 그릇의 모습은 전혀 달라집니다.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우리들의 마음은 어떤 것을 담으면 좋을까요?
당신은 자신을 못난 그릇이라고 생각하는가? 예쁜 그릇이라고 생각하는가? 위의 학회장님의 메시지에 따르면 당신이라는 그릇 자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중요한 건 자신의 내면을 무엇으로 채우느냐 입니다. 증오와 시기와 이기심으로 채워진 사람의 일생은 악취가 나는 쓰레기통이나 다름없습니다. 반면에 사랑으로 채워진 사람의 일생은 주위의 향기를 퍼뜨리는 화분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에 인색하면 할수록 우리 생은 점점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통이 되고 맙니다. 때문에 우리 내면의 그릇에 매일 사랑의 꽃을 채워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당신은 이처럼 자신의 내면을 사랑의 꽃으로 채워야 ‘순수(純粹)’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 학회장님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자신에게서 초광력超光力을 받은 혜명 스님 일화를 통해 가르쳐준다.
혜명 스님은 청송 주왕산 백련암의 주지였다. 스님은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되어 일곱 살부터 행자생활을 했으며 열 두 살에 정식 비구니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일흔 살에 임종할 때까지 육십여 년의 시간을 불도를 닦으며 보냈다.
그런데, 이 스님에게는 ‘걸뱅이 왕초 스님’이라는 별칭이 따라붙었다. 안동, 청송, 영주 일대에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세상에 품위 있는 이름도 많은데 왜 하필 이런 별칭이 붙었을까?
그 이유는 스님이 주변에 어려운 이가 보이면 앞뒤 가리지 않고 가진 것을 다 내어주는 기이한 버릇 때문이었다. 절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어렵게 탁발하러 갔다가도 돌아오는 길에 저녁인데도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는 집을 발견하면 서슴없이 가진 것을 툭 털어주고 빈손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러면서 ‘아무개가 주는 것입네’하고 가타부타 말 한마디 하는 법이 없었다. 그저 필요한 사람에게 주어버리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때로는 절 주변에 참깨나 고추 같은 작물을 심어 판 돈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했다. 이런 스님의 행적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분을 존경하고 따르게 되었고, 사심도 욕심도 없는 이분을 ‘왕초’라는 애칭으로 부르곤 했다. 이처럼 혜명 스님은 평생을 무주상보시(無主相布施)로 일관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학회장님으로부터 초광력超光力을 받고 얼마 전 작고한 이태석 신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젊은 나이인 48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 마을에서 10여 년간 사랑의 씨앗을 뿌렸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지어 직접 가르쳤고, 마을에 우물을 만들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나환자들을 치료해주었다.
왜, 그는 안정된 직장인 의사의 길을 버리고 아프리카로 떠났을까? 그가 선교사의 삶을 걸어가게 된 것은 『마태복음』 25장 4절의 말씀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분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두 분이 실천한 사랑의 삶은 우리를 숙연하게 만든다. 그토록 성스러운 삶을 살던 분들이 병에 걸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게 됐다는 사실에 우리는 눈물을 감추지 못한다. 비록 두 분의 삶처럼 사랑을 나누기에는 부족하지만 아직도 우리 내면에는 희미하게나마 사랑의 촛불이 타고 있다.
당신은 ‘마더 테레사 효과‘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테레사 수녀처럼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거나, 남을 위한 선행을 보기만 해도 인체의 면역 기능이 향상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1998년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에서 실험을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일례로 마더 테레사 일대기를 보는 사람들은 침 속의 면역 항체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한, 실제로 남을 돕는 봉사와 사랑을 하면 심리적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혈압과 콜레스태롤 수치가 현격히 낮아질 뿐만 아니라 엔도르핀이 3배 이상 분비가 된다고 한다.
이 같은 ‘마더 테레사 효과’를 보면 남을 위한 봉사와 헌신 즉 사랑을 실천하는 당사자는 물론 사랑을 간접적으로 책이나 다큐를 통해 접하는 사람에게도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사랑은 삶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강력한 향수임에 틀림없다.
당신은 삶이 공허하고 삭막하다고 느껴본 적이 있는가? 만약 그랬다면, 실제 삶이 그렇기 때문이 아니다. 당신의 몸에서 사랑의 향기를 뿜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사랑의 향기를 뿜어낼 수 있는 기회는 널려 있다. 당신은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아 먼지가 묻은 사랑의 향수병을 닦고, 사랑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 어디든지 뿌려보라.
꼭 거창한 일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우선, 사랑을 실천한 분들의 삶에 진솔하게 감동을 받길 권한다. 그리고 나서 아주 작고 사소한 배려, 관심에서 출발해 할 수 있는 만큼의 봉사와 기부를 시작해서 자신 속에 감추어진 사라의 촛불을 더 크고 환하게 키우길 바란다. 사랑의 촛불이 더욱 환하게 타면서 사랑의 향이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 퍼져나갈 때 우리들은 비로소 하나가 될 것이다.
『목적이 이끄는 삶』의 저자이자 새들백 밸리 커뮤니티 교회의 담임 목사인 릭 워렌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사랑을 강조한다. 그는 당신에게 지금 당장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삶이 지속되는 한 다른 사람 사랑하기를 절대로 멈추지 말 것을 권한다. 또한,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일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오늘이 이 땅에서 나의 마지막 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릭 워렌은 『더불어 삶』에서 다음처럼 당신에게 ‘진정한 사랑’을 권한다. 이기심, 물욕이라는 악취가 풍기는 내면을 씻어내고 향기로운 사랑의 꽃으로 장식해보길 바란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보다 먼저 다른 사람의 필요를 생각한다.
진정한 사랑은 다른 사람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여긴다.
진정한 사랑은 다시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아무런 보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베풀고 나누어준다.
진정한 사랑은 받을 만한 아무런 자격이 없는 이들에게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준다.
이렇듯 사랑은 열정을 불러일으키기만 하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사랑은 선택이고 실천이며, 행동이고 헌신이다.
사랑은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을 감수한다.
출처 : 해독제 2012년 7월 7일 초판 1쇄 P. 167~172
어떻게생겼느냐가 중요하지 않고
무었을 담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마음에 새깁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내면의마음가짐이중해요글귀,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귀한 빛의 글볼수있게해주셔서진심으로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내면의 그릇에 '사랑의 꽃'을 꽃아라.
빛안에서 감사합니다.
귀한 빛말씀 마음에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