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쥬리 일부 제품 25% 인상, 멜라니 올드 "파인 귀금속 축소"
"금 공급 정점 지났다" 가격 하락 어려워, 대중 시장 '한숨'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한 불안감으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리면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 여파로 캐나다의 일부 인기 귀금속 브랜드들이 원자재 비용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줄줄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자, 더 많은 투자자가 돈을 보관할 안전한 곳을 찾아 금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이로 인해 귀금속 제조업체들이 사용하는 금 시장 가격이 급등했고, 추가 비용이 최종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토론토 기반의 유명 귀금속 브랜드 메쥬리는 최근 금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메쥬리는 지난달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금과 은 가격 급등으로 "원가가 상승했다"고 공지하며, "공급망 효율화와 가격을 염두에 둔 디자인"을 예고했다.
이 회사는 9월 29일부터 여러 베스트셀러 제품을 포함해 가격을 인상했다. 8월 3일 348달러였던 레터 목걸이는 10월 17일 기준 368달러로 올랐다. 14캐럿 옐로우 골드 미니 후프 귀걸이 등 일부 제품은 기존 78달러에서 98달러로 약 25%나 급등했다.
밴쿠버에 본사를 둔 멜라니 올드 역시 "이미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해야 했다"고 밝혔다. 금 도금 귀금속를 주로 제작하는 이 회사는 금값이 최근 몇 주 동안 트로이 온스당 4,300달러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특히 금뿐만 아니라 은 가격까지 동반 급등하면서 사업 지속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멜라니 올드 측은 고객들이 높은 비용 때문에 기피하는 파인 귀금속 비중을 줄이고, 대신 나무, 가죽, 돌과 같이 가격대가 적당한 재료를 활용해 최근 유행하는 디자인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물론 모든 브랜드가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아니다. 토론토 기반의 제니 버드는 당분간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공급업체 할인과 전략적인 배송 시기 조절을 통해 상승한 원가를 내부적으로 흡수하며, 제품 소재를 바꾸기보다 공급망의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시장의 반응은 양극화하고 있다. 하이엔드 럭셔리 귀금속 시장은 가격 인상을 흡수할 여력이 있지만, 대중 시장과 도매업자들이 가장 큰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디자이너들은 더 가벼운 중량의 금을 사용하거나 유색 보석으로 디자인을 강조하는 등 비용 관리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금은 전통적으로 경제 불안정기에 '보험'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왔다. 기관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금 선물 시장이 실제 금의 현재 가격에 영향을 미쳐 귀금속 업체들의 구매 비용을 높이는 구조다. 공장의 매입 원가가 오르면 기업에 비용이 전가되고, 결국 최종 소비자 가격이 오르게 된다.
공급 문제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금은 유한한 금속이며, 최근 몇 년간 각국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양을 매입해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흡수했다. 여기에 귀금속 시장과 상장지수펀드를 통한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까지 겹쳤다.
일부에서는 금 생산량이 이미 2년 전에 정점을 찍었다고 분석하며, 당분간 금값이 하락하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