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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경제정보리뷰」 2023-4호 좌담은 ‘모빌리티 혁명, UAM’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정진혁 대한교통학회장(좌장)을 비롯해 김정일 SK텔레콤 Global Solution UAM사업추진 담당 부사장, 박진서 한국교통연구원 항공우주교통연구본부장, 이관중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최승욱 국토교통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장 등이 참여했다.
KDI 경제정보센터 자료연구팀
구분선일시: 2023년 11월 17일 14:00~16:00장소: 비즈허브 서울센터(서울) 참석자: 정진혁 대한교통학회장(좌장)
김정일 SK텔레콤 Global Solution UAM사업추진 담당 부사장
박진서 한국교통연구원 항공우주교통연구본부장
이관중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최승욱 국토교통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장 구분선
#1. Prologue: 정의와 특성
정진혁 오늘 좌담회는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모빌리티)을 주제로 산업·경제·사회적 이슈를 짚어보고자 마련된 자리입니다. 저는 교통 계획자로서, 새로운 수단이 교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데 관심이 큽니다. 특히, UAM은 연결성이 중요한 교통수단이기에 더욱 세심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지금부터 각 분야 전문가와 함께 UAM 개발 양상과 그 과정에서의 문제점 그리고 전망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먼저, 정의와 특성입니다. 일반적으로 교통 시스템에는 기체, 인프라, 정책, 소비자 등 다양한 요소가 있습니다. 관점에 따라 정의도 상이할 텐데요. 크게 기체(vehicle)와 서비스 관점으로 구분해 정의와 특성을 짚어주셨으면 합니다.
"UAM은 ‘연결성’이 중요한 교통수단"
이관중 혹자는 UAM의 ‘U’를 unmanned(무인)로 말하기도 하는데, urban(도심)을 의미합니다. 기본적으로 UAM은 도시 내 또는 도시 간 전기 추진 항공기(eVTOL주1))를 활용한 새로운 교통 서비스로 정의됩니다. 이는 기체뿐만 아니라 인프라와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최근에는 모빌리티 사업 범위가 확대되면서 개념적으로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AAM(Advanced Air Mobility)이라는 용어의 사용 빈도가 증가하고, 유럽에서는 IAM(Innovative Air Mobility)으로 일컫는 추세입니다.
주1)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의 약어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PAV(personal air vehicle)를 의미
<표 1>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관련 정의
기체 특징을 말씀드리면, 첫째 전기 동력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분산 추진입니다. 여러 개의 로터가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분산전기추진기술(Distribution Electric Propulsion, DEP)로, 한 로터가 멈추어도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보통 5인승 미만, 최대 거리는 100km, 고도는 1km 이내라는 특성을 가집니다. 서비스 관점에서는 도심과 주거 지역에서 주로 운용된다는 점이 일반 항공기와 다릅니다. 그렇기에 안전성 제고와 소음 저감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고요. 아울러 기존에는 다수의 항공기를 높은 빈도로 운행해 본 적이 없습니다. 새로운 시도인 만큼 항공 교통 관제와 버티포트(vertiport; 이착륙장) 같은 대규모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것도 큰 차이입니다.
"UAM 기체는 전기 동력 및 분산 추진, 5인승 미만, 단거리, 저고도 등의 특성을 지님"
정진혁 일반적으로 교통수단은 수용 인원(capacity)도 중요하지만, 운행 간격(headway)에도 좌우됩니다. 아시다시피 서울 지하철의 경우에도 안전성 때문에 2분 이내로는 못 들어가지요. 이러한 맥락에서 UAM이 상용화가 되면, 버티포트 시설이나 관제로 인해 제약받는 최소 시격주2)을 어느 정도로 보면 될까요?
주2) 선행 열차와 후속 열차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운전하도록 배차하는 시간의 간격
이관중 UAM 기체가 한 번 착륙하면 승객 하차, 청소, 충전으로 이어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대략적으로 계산하면 한 대당 최소 15분에서 20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버티포트 위치와 이착륙장 개수 등에 따라 차이는 있습니다.
박진서 교통서비스 관점에서 말씀드리면, 최근 3년 동안 ‘모빌리티(mobility)’라는 키워드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는 이동에 필요한 수단과 관련 기반시설, 소비자 관점에서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를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우리가 다루는 UAM도 항공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모빌리티의 일부에 해당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교통수단이 점진적으로 발전하면서 인프라도 변화해 온 것인데요. 운하와 철도, 도로, 하늘길(air way)이 그 예입니다. 하늘길은 비행기와 같이 등장한 개념인데, UAM도 초기에는 이 정해진 노선대로 운항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여러 항법 기술, 예컨대 자율비행이나 충돌 회피 같은 기술이 발전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영화 속 세상처럼 유연한 운항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UAM에 플라잉카(flying car)의 개념이 들어왔듯이 도로와 항공이 접목되고, 실제 도로에서 운행이 일부 실현된 것을 보면 모빌리티가 충분히 이러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서비스 또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내가 어느 지점에서 다른 어디를 가더라도 자유롭게 UAM을 부를 수 있는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가 UAM에서 실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초기엔 노선대로 운행, 항법기술 발전하면 UAM 유연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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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상 배경과 역할
정진혁 다음은 부상 배경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UAM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시장에서 UAM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UAM이 이렇게 급부상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기존의 교통 시스템 안에서 어떤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지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승욱 가장 큰 이유로는 도심 속 환경 및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로와 철도와 같은 메인 인프라는 네트워크 투자와 운영 관리를 지속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 반면 항공 분야는 도로 같은 물리적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다 보니 확장성이 횡과 종으로 모두 높습니다. 입체 도로나 지하 시설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던 상황에서 UAM이 일종의 돌파구가 된 셈입니다. 그 다음 이유는 최근 10년간 부상한 다양한 요소들이 결국 UAM에서 결합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전기·수소차 시장에서 비롯된 전기 동력원, 5G 및 6G 상용 통신망, 인공지능뿐 아니라 앞서 말씀 주신 온디맨드 서비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물동량과 여객 수송 분담률을 도로, 철도 수준으로 높이기에는 시간이 걸릴 테지만, 그 부분은 민간의 힘을 믿습니다. 국토부에서는 현재 UAM 사업이 초기에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UAM은 도심 교통·환경 문제의 해결책이자 신기술의 결합체"
김정일 거시적 관점과 미시적 관점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거시적 관점에서는 앞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UAM이 메가시티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도시화, 교통 혼잡·안전, 환경 오염 등의 문제가 크게 대두되는 한편, 도로와 철도 같은 지상 교통 인프라 건설은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결국은 eVTOL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각종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써 여겨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미시적 관점에서는 UAM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현재 지자체들은 사회·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UAM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일례로, 제주도는 UAM을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제주도는 해마다 1,400만~1,500만의 입도객이 들어오지만, 즐길 수 있는 관광 자원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인데요. 여기서 UAM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버드 아이 뷰(bird eye view)로 섬을 바라볼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관광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한편, 충청권 지역에서는 남북에 비해 동서를 잇는 교통 인프라가 열악하다 보니 동서를 연결해 주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써 UAM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정리하면 UAM은 크게는 메가시티의 문제를 해결하는 첨단 기술, 작게는 지역의 특성과 요구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는 수단으로 급부상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UAM 거시적으론 교통수단, 미시적으론 관광수단 역할"
정진혁 제주도에서의 활용성은 이해합니다. 다만, 교통 시스템에서 주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려면 관광보다는 교통 서비스가 핵심이 됩니다. 메가시티(megacity)주3)의 교통 질서 문제를 풀기 위해선 통행이 중심이 돼야 하고, 거기서 UAM의 역할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 같아요. 그런데, 기존의 GTX 같은 광역 교통수단과의 경쟁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주3) 인구가 1000만 명이 넘는 도시
"메가시티 교통 문제 풀기 위해선 통행이 중심"
김정일 저희도 UAM의 주력 사업 분야는 교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말씀 주신 바와 같이 기존 교통수단의 대체제보다는 보완재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완재라는 성격으로 인해 대중의 수용성을 확보하기에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그래서 초기에 그 간극을 좁히는 방법 중 하나로 관광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대중의 경험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UAM을 하나의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광에서의 활용은 초기 대중 수용성 확보에 도움"
이관중 사회적 수용성 측면에서 관건은 수요이고, 수요가 늘어나려면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껴야 합니다. 그만큼 안전성이 UAM의 성공을 좌우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도시에서의 운용보다 제주도같이 밀집도가 낮은 지역이나 민간보다 수용성이 높은 군에서의 활용이 선호될 것 같고요. 아울러 다른 교통수단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UAM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국의 교통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돼 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차량 운행이 일반적인 미국에선 UAM이 승용차와 경쟁하지만 한국에서는 대중교통과 경쟁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나라에선 초기에 관광 수단으로 수용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UAM 인증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 기준이 전반적인 UAM 산업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초기에는 안전성 문제로 밀집도가 낮은 지역에서 관광수단으로 수용"
정진혁 핵심을 짚어주셨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교통수단은 도시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교통 시스템에서 UAM의 역할을 규정하기 위해선 각 국가, 지역, 도시별 인프라 밀도, 인구 분포와 활동 양상, 교통 서비스 제공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UAM의 역할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최승욱 정부에서 추구하는 UAM의 1차 목표는 5~6인승 택시 수준입니다. 주 서비스 모델은 공항 셔틀 노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몇몇 제약은 있겠지만 김포·인천공항과 도심지를 오고 가는 노선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주목하는 것 중 하나는 공공 서비스, 대표적으로 앰뷸런스의 역할입니다. 의료 헬기가 소음 민원 때문에 실현이 어려웠다면 전기 추진 기반의 UAM은 저소음이라는 큰 강점이 있습니다. 또한, 섬 주민을 위한 병원선 같은 국가 PSO(Public Service Obligation; 공공 서비스 의무) 예산 사업에도 UAM이 일정 부분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상용화 전이라 역할을 세부적으로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교통형은 저희가 지속적인 개발 및 실증을 통해 최초로 상용화할 예정이고, 그 밖의 것들은 민간에서 자유롭게 제안해 주시면 안전과 지역 주민의 수용성에 문제가 없는 한 최대한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끌고 갈 계획입니다.
"UAM의 1차 목표는 택시, 향후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의 활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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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UAM 현주소 점검
정진혁 지금부터는 우리나라 산업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여기 모인 분들의 전문 분야에 따라 크게 ①기체·차체, ②정책 현안, ③사업성, ④신기술 R&D로 나눠보려고 합니다. 먼저 UAM의 기체 eVTOL의 경우, 이륙 후 추진 방식에 따라 멀티로터(Multirotor), 리프트앤크루즈형(Lift+Cruise), 틸트형(Vectored Thrust)으로 분류됩니다. 이 중에서도 기술적 난도는 높지만 더 멀고 더 빨리 날 수 있는 틸트형이 UAM으로 가장 많이 개발되는 추세입니다. 먼저 이교수님께서 UAM 기체 측면에서 현주소를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표 2> 추진기술에 따른 eVTOL 종류
출처: Porsche Consulting, NASA(2018), 한국무역협회(2021)
"eVTOL 중에서도 ‘틸트형’이 우세"
이관중 기체 관점에서는 수용 인원, 안전성, 그리고 배터리를 짚어볼 수 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체들은 대부분 최대 4~5인승에 해당되는데, 초기 서비스로 예정된 공항 셔틀 노선은 쉽지 않을 겁니다. 공항을 오고 갈 때 사람뿐만 아니라 짐도 운반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이를 고려하면 10인승 정도는 돼야 실효성이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 또한, 비행기는 10의 9승, 약 10억 시간의 비행 동안 한 번의 사고(fatal accident)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항공기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수십 년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 간 것을 고려했을 때, UAM은 시간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배터리 기술의 제약도 큰 부분입니다. 현재 배터리 기술로는 1회 충전 시 30~40분간 비행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다시 말해 도심 내에서 한두 번 왕복하면 충전이 필요한 것이죠. 배터리, 전기 추진 자체가 항공에서는 다뤄본 적이 없는 시스템이기에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사실 기체도 기체지만 전체 시스템 측면에서는 ‘어떻게 서비스하고, 관제할 것인가?’ 같은 교통 관리와 인프라가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기체 개발 위해선 ‘안전성’과 ‘배터리 기술’ 뒷받침 돼야"
정진혁 기체 개발은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이관중 UAM 기체의 개발 난도는 기존 대형항공기나 전투기에 비해서 높다고 볼 수 없습니다. 우리 기술력으로 전투기도 자체 개발하는 만큼 국내 역량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형태가 기존의 항공기와 다르기에 도심 운용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버티포트가 도심 속 빌딩보다 낮게 위치할 경우, 빌딩을 피해서 다녀야 하다 보니 일반적인 헬리콥터에 비해 조종성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버티포트 위에 기체가 여러 대 있는 경우, 프로펠러 밑에서 나오는 후류 현상이 보고 됐습니다. 성인이 서 있을 수 있는 최대 풍속이 15m/s 정도인데, 후류 속도를 계산하면 20m/s 이상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운용방식과 기체 형태에 따라서는 이는 버티포트의 규격을 바꿔야 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 서비스를 구현하는 단계가 점차 가까워지면서 세부적인 이슈들이 나오고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여러 이슈가 도출되고 있지만, 가장 큰 기술적 문제는 전기 추진 분야입니다. 이 분야에 집중적인 기초 연구 및 투자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전기 추진 분야에 집중적인 연구 및 투자 필요"
최승욱 정책에서의 현주소는 전 세계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수준입니다. KPMG 보고서 ‘Air Taxi Readiness Index 2023(에어택시 준비도 지표)’에서는 우리나라를 세계 5위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UAM 사업과 직접 연관이 없는 간접 지표(안보, 헬리콥터 시장 등)로 추정하는 부분이 있어 과소 평가된 면도 있어 보입니다. 2023년 10월 통과된 국내 UAM 법은 확정할 수 있는 부분은 결정짓고, 나머지 부분은 실증과 협의를 통해 유연하게 법을 수정해 나간다는 취지입니다. 기본적으로 안전 사항은 적용하되 시범 사업과 기술 발달 상황에 맞춰서 기준을 바꿔 가는 방식으로 제도적 유연성을 갖고 있고, 이 부분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표 3> Air Taxi Readiness Index 2023(Overall rankings)
출처: KPMG(2023)
2023년 5월에는‘UAM 팀 코리아(UTK)주4)’ 민관 협의체를 상용화 준비 체계로 전환하고, 2023년 8월에 한국형 UAM 운항 기준 마련을 위한 실증사업인 ‘K-UAM 그랜드 챌린지 실증사업(K-UAM Grand Challenge)’을 착수한 바 있습니다. 그랜드 챌린지(GC)를 말씀드리면, 민간 기업과 공공 기업에서 연구개발 중인 기술을 시험·검증해 보는 프로젝트입니다. 비도심(전남 고흥)에서의 1단계와 도심(수도권)에서의 2단계로 나눠지며, 1단계 실증은 2023년 8월부터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를 통과한 컨소시엄은 2024년 3분기에 아라뱃길·한강·탄천을 연결하는 2단계 실증에 참여하게 됩니다. 대개 실증은 목표 달성 여부로 적격을 판단하곤 하지만, 그랜드 챌린지는 먼저 시험부터 치르고, 시험 과정에서 합격 점수를 만들어간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대기업 중심의 컨소시엄이 참여하는 2024년부터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민간 컨소시엄이 제안한 기술들과 정부 표준안 사이에서 유연한 기준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4) 5개 분과와 14개의 워킹그룹으로 구성된 산·학·연·관 정책협의체
"UAM 법 제정한 韓, 실증사업 추진 등 제도적 속도 측면에서 앞선 상황"
정진혁 정부가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지원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시도로 보입니다. 2022년 12월에 국토부에 모빌리티 자동차국과 도심항공교통정책과(UAM)가 신설된 후, 2023년 10월에 모빌리티 혁신법과 UAM 법이 통과되었죠. 과거에는 대부분 시장에서 요구가 있을 때 행정부가 대응하는 방식이었지만,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정부가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이를 어떻게 보시는지, 다른 국가와 비교해 걸림돌이 되는 규제가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부 주도로 UAM 산업 육성 추진"
김정일 다른 국가에서도 UAM에 대한 규제를 이제 막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법을 만든 상황이고요. 법의 핵심은 규제 특례입니다.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걸림돌을 과감히 빼 나가는 방식인 거죠. 이렇듯 제도를 만들어 가는 속도나 유연성 측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앞서 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UAM이 특정 하나의 단면적인 규제만 적용받진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존재하는 규제들이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버티포트를 공항시설로 규정하는 순간 공항시설법 같은 각종 규제가 따라옵니다. 비슷한 예로 우버도 플랫폼 법만 적용받는 게 아니라 여러 인프라 규제가 따라붙습니다. 또한, 최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에어택시 시범 상용화를 선언한 바 있죠. 그 일환으로 센 강에 플로팅(floating) 버티포트를 지으려고 하는데, 미관상의 이유, 환경오염 등을 문제 삼아 파리 시청이 제동을 걸고 있어요. 이처럼 다른 나라에서도 규제기관은 UAM을 민감하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UAM을 기존 규제로 적용할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규제로 적용할 것이냐’를 각국 정부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UAM 기존 규제가 걸림돌 될 수 있어, 세밀한 규제 설계가 관건"
박진서 KPMG(2023)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기술 개발과 혁신(Technology and Innovation) 수준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제도 개선과 협의체(UTK)를 꾸려 나가고 있기 때문에 민간에서도 결집력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그간 상업용 항공기 시장은 보잉(Boeing), 에어버스(Airbus), 엠브레어(Embraer) 등의 글로벌 기업이 선점해 왔습니다. 우리나라는 KC-100이나 T-50, 수리온 같은 군용 항공기를 개발한 게 전부죠. 공항 및 운영 측면에서는 최고 수준에 있지만, 기체 개발 시장에선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해 왔습니다. 하지만 UAM 분야는 다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차전지 분야에서의 강점과 군용 항공기 개발에서 얻은 항공기 기체개발 역량을 효과적으로 결합한다면, UAM 기체 시장에서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UAM이 5~10년 이내에 우리의 일상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 대수가 2,500만 대를 넘어섰죠. 50년 후에 그 자동차가 여전히 도로에 다닐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차전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기술이 융합된 세상이 앞으로의 우리가 살아갈 길입니다. 다시 말해, UAM 시장은 20~30년을 내다보면서 준비해야 할 시장이라는 겁니다.
"이차전지 분야 강점과 군용 항공기 개발 역량 결합하면 UAM 기체 시장에서 기회 확보 가능"
구분선
#4. UAM의 경제성
정진혁 국토교통부(2021) 자료에 따르면 UAM 상용화 초기에는 적자가 불가피하며, 성장기(’30년~’34년) 동안 흑자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UAM 초기 운임의 경우 1km당 3,000원, 자율비행 시에는 1,300원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수익 실현을 위해선 자율화가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도 여러 의견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UAM의 경제성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시는지요?
출처: 국토교통부(2021)
박진서 국가 차원에서 인프라 투자로 봤을 때는 경제성이고, 민간 운항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수익성입니다. 단기적으로 관광이든 교통이든 수요 기반이기에 요금 지불 의향(willingness to pay)의 개념이 적용됩니다. 즉, 수요와 지불 비용이 적어도 맞아야 한다는 거죠. 현재 대표적으로 조비(Joby Aviation)의 eVTOL 가격이 대량생산이 안되기 때문에 약 20~30억 원 정도 합니다. 이 기체로 사업을 한다면 운임도 높게 책정될 텐데요. 그래서 초기에는 특정 수요층 또는 관광 목적으로, 지불 비용과 지불 의사가 일치했을 때 이뤄질 것 같습니다. 향후 10~20년 동안 기술이 성숙하면서 기체 비용이 낮아지고, 대중의 수용성이 높아진다면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이 있다고 봅니다.
"초기에는 특정 수요층 또는 관광 목적으로 시작, 장기적으로 경제성 확보 가능"
정진혁 말씀하신 대로 지금은 지불 비용이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택시처럼 요금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드는 경우가 있는 반면 KTX같이 고급 서비스와 운용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수요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도심 교통 시스템에서 주목해야 하는 수단은 GTX라고 생각합니다. 2024년 GTX-A가 개통된 후 사람들이 속도와 비용, 환승 시간, 퍼스트·라스트 마일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 연구해 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일 민간사업자 입장에서 가장 큰 고민은 수익성인데, 초기에는 공공사업이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UAM을 활용하거나 UAM으로 대체될 수 있는 공공 분야를 발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도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행정·재정적 지원은 사업 추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핵심 요소는 버티포트입니다. 기체가 아무리 많더라도 기체가 뜨고 내리는 버티포트가 부족하다는 말은 노선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결국은 수요가 부족하다는 것과 상통합니다. 문제는 신도시를 만드는 경우를 제외하고, 서울 시내를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현실적으로 버티포트를 건설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현재 이 문제에 대해 민간, 중앙정부, 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슈는 신속히 해결하고, 제도는 서둘러 만드는 식으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버티포트는 수요 및 경제성과 직결, 도심 내 버티포트 확충을 위한 민관학 협력체계 절실"
이관중 SKT, 현대 같은 민간 기업에서 UAM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장기적인 수익과 사업 기회를 포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항공 분야의 경우, 대체로 국내 기술 수준과 자본력이 부족해 정부의 선투자로 견인해 왔습니다. 그러나 UAM 산업은 민간 기업이 직접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말씀 주신 운임 측면에선 km당 3,000원으로 계산하면 잠실에서 김포공항까지의 운임은 10~12만 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물론 수요는 없진 않겠지만 실제로 이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사람은 연예인이나 기업 임원과 같은 특정 수요층에 한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엔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이나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수요 창출이 필요해 보입니다.
"초기 수요 창출 위해선 정부의 재정 지원과 세제 혜택 필요"
김정일 저희도 즉시 영업이익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공공 사업을 시작으로 그 이후에는 관광 부문, 대중의 수용성 증가에 따라 교통 부문으로 순차적 확대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선 상용화 이후 10년이 지나면, 교통 부문 UAM 매출 점유율이 약 60~70%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핵심적인 문제는 운임 수준입니다. 기술 로드맵에서는 km당 3,000원으로 추산하지만, 기체 가격, 조종사 운임, 정비사 관련 직접비, 버티포트 이용료 등 여러 변수로 인해 정확한 금액을 산출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 비용을 얼마나 빠르게 낮출 수 있느냐가 운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초기 수요는 말씀하신 내용이 정확합니다. 고객 조사를 진행해 보니 연예 기획사나 기업인, 주말 골퍼, 특급 호텔의 VIP 고객의 경우 충분히 이용할 의향이 있고, 심지어는 구매 의사도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운임 수준은 기체 가격, 조종사 및 정비사 직접비, 버티포트 이용료 등에 의해 결정"
최승욱 UAM 기체는 전통적 항공기와 달리 양산 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하고 유지보수가 간편하다 보니 기체 가격을 낮추는 데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고요. 실제로 수많은 자동차 회사에서 UAM 제작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말씀 주신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와 배터리 교체 문제는 자동화와 기술 진보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빌리티가 전체적인 전기화(electrification) 흐름에서 시작됐듯이 실제로 배터리는 최근 모든 동력원의 기본 요소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더욱이 규제와 법률적인 측면에서도 유연성이 있기에 여기서 오는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아이디어 차원에서 말씀드리면, 버티포트와 +α를 결합하면 흥미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대도시로 오는 차량 유입을 제어하기 위해 주요국들은 혼잡 통행세를 도입하고, 우리나라도 역을 증설하거나 목적 지향적으로 IC를 구축하는 시도들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만약 만남의 광장에 대형 버티포트를 세우고 UAM을 활용하면, 차를 몰고 서울 안까지 들어 올 필요가 없어질 겁니다. 바로 서울의 주요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어 도심 내 차량 진입 대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버티포트 설치를 위해선 건물의 모양도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초기 단계이지만 UAM, 자율주행차, 로봇 등을 수용할 수 있는 건물에 대한 고민을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운임 문제는 기술 진보로 해결, ‘버티포트+α’ 비즈니스 기회 있어"
정진혁 의사결정 체계에서 경제성분석(B/C)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개인적으로 UAM은 철도, 도로, 항공과는 다른 개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교통 수단들이 계속 생겨날 텐데, 그때마다 기존의 분석과 의사결정 방식을 적용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해답을 찾아가고는 있지만 문제는 이런 변화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대중교통 중에서 보조금을 받지 않는 건 없고, 수익성이 있는 노선은 KTX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현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말과 같은데요. 과연 어떤 논리로 시장을 선점하고 확보해야 하는가가 관건입니다.
"UAM은 철도, 도로, 항공과는 다른 개념으로 접근해야"
최승욱 2022년 10월 UAM 버티포트 사업성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분석(B/C)이 ‘0’이라는 문제가 기사화됐습니다. 전통적인 도로, 철도 등 기반 시설(SOC) 의 경우 여러 함수와 데이터가 존재하지만, UAM에 대한 평가 요소와 모델은 아직 정답이 없습니다. 이제는 모빌리티를 평가 요소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평가 기준과 방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신설은 쉽지만 확장은 어려운 문제나, 상당량을 차지하는 주말 수요와 온디맨드(On-Demand) 요소들에 대한 실질적 편익을 수요 추정 방식에 반영해야 합니다. 물론 기준과 항목을 찾아나가는 것은 한 기관이 단독으로 할 순 없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야 합니다.
"경제성 분석(B/C)에새로운 평가 기준과 방식 필요한 시점"
구분선
#5. Epilogue: 인력 양성과 미래
정진혁 이제 마지막 논의로 넘어가겠습니다. 모빌리티 혁신법과 UAM 법에서는 공통으로 ‘인력 양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는 인적 자원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새로운 교통수단이 도입될 때 이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도 좋습니다.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 혹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항들을 각자 정리 발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진서 최근 항공대에 스마트항공모빌리티과가 등장하고, 자동차학과에서도 모빌리티라는 용어가 일반화되면서 기계와 전자가 융합하고 있습니다. 그간 항공 조종사, 물류 인재, 항공 우주 분야의 인재 양성 등이 활발히 이뤄져 왔지만, 앞으로는 인력 양성이 특정 분야나 기술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UAM의 배터리는 기존의 왕복 엔진(reciprocating engine)이나 항공기의 터보팬(turbofan)같이 기계공학적 엔진과는 다른 화학적 특성을 갖습니다. 더욱이 AI 자율주행은 기존의 제어 수준을 넘어가고, 사고 예방 차원에서 기체 간의 간격을 유지하는 통신 기술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한 분야만 파고들기보다는 다양한 관점에서 여러 지식을 통합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한 사람이 다 소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분야 간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즉,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거죠. 2023년 국토부에서 주최한 두 번째 UAM 올림피아드에서 우리 대학생들이 수준 높은 아이디어들을 많이 제시해서 놀랐습니다. 전공이 다르더라도 협력과 소통을 통해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는 접근 방식이 미래 인재 양성의 핵심이 될 것으로 봅니다.
"협력, 소통으로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는 접근 방식 중요"
이관중 본부장님 의견에 동의하지만, 실제 대학 교육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여전히 기체를 개발할 때 항공 분야의 인력은 전기에 대한 지식이 없고, 전기 분야 인력은 항공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소통 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 결국에는 항공에서도 전기를 다뤄야 하는 겁니다. 지금 과도기인 시점에 UAM에 대한 논의를 진전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장거리 운행은 전기 추진으로 어렵다고 보고요. 지역 간 운항 거리 정도까지만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A와 B를 모두 할 수 있는 양손잡이 인재가 핵심"
김정일 리서치 연구 기관의 예측치 편차는 있으나 현재 약 700조 원에서 2040년 1,400조 원에 가까운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 관점으로 접근하는 산업이다 보니 인력시장에서도 상당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적인 예로, 조종사와 정비사 같은 유관 종사자의 경우 현 업계에서도 수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UAM 산업이 태동하면 이에 종사하는 조종사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텐데, UAM과 항공기 조종사가 별도로 분리될 거냐 하면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서로 각 영역에서 경험을 쌓아 넘나드는 형태로 변화할 것 같습니다. 정비사 역시 전기 동력 체계를 정비할 수 있는 또 다른 시장이 생겨날 것이고요. 그 외에 직접적인 종사자로 운항 관리사가 있습니다. 기존의 운항 관리사는 A 지점에서 B 지점까지 비행기 이동의 관점에서 가장 최적인 경로를 설정하고 운항을 관리하는 역할을 했지만, UAM은 거기에 국한되지는 않아요. 결국은 새로운 교통수단 및 서비스 다양화로 등장한 MaaS(Mobility as a Service)주5)와 UAM이 통합 운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상의 교통수단과 원활한 서비스 연계가 이뤄지지 않으면 UAM이 대중적으로 수용성을 높이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UAM 산업이 성숙할수록 기존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시장들이 새롭게 생겨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5) 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를 의미, 개인 소유의 운송 수단에서 벗어나 서비스로 제공되는 형태
"UAM 산업 태동하면 UAM 조종사, 정비사, 운항 관리사 시장 새롭게 형성될 것"
정진혁 저도 port to port 이동보다는 하위에서의 연결을 계획하고 설계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입니다. 새로운 교통수단이 적용될 때 연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UAM 트렁크 라인(trunk line) 서비스가 방향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연결성은 UAM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큰 핵심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현재 밑단의 시설이 유연하지 않다는 겁니다. 신도시처럼 초기 단계부터 설계하면 어느 정도 여유가 있지만, 교통 문제를 갖는 곳은 대부분 구도심이기 때문에 서비스 혁신이 쉽지 않습니다.
"새로운 교통수단 도입될 때 연결성 확보가 관건"
박진서 공감합니다. 연계 교통 서비스(seamless travel)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특히, UAM이 도심에 들어올 때의 시간 및 영향에 대한 고려와 버티포트 안에서의 항공보안 문제도 신중히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뮬레이션을 충분히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분석하여, 보안 요소나 이동 시간과 같은 변수가 수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해 보는 건데요. 이러한 기초 연구는 앞서 말씀주신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편익을 산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연계 교통 서비스 위해선 시나리오 분석 및 시뮬레이션 필요"
최승욱 오늘 말씀해주신 사항들은 전부 의미 있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인력은 산업의 전망과 기업이 원하는 인재 채용과도 직결됩니다. 국토교통부에서 인력 양성, UAM의 의미, 다른 교통 체계와의 상호작용 등에 대한 연구는 차차 진행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업무를 하면서 만큼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단시간에 많이 만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인력양성, 수익성, 안전, 소음, 보안, 자격 기준, 시설 평가 기준, 예산, 법 등의 문제를 정부 부처와 민간 기업, 공공기관, 학계의 협력을 통해 해결해 나갔으면 합니다.
정진혁 UAM 시장의 활성화는 정부의 노력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GTX와 같은 다양한 교통 시스템이 존재하지만, UAM이 큰 역할을 하고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포지셔닝인 것 같아요. 대중교통은 ‘public transportation’과 ‘mass transmission’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전자는 대중적인 PSO((Public service obligation) 관점에서의 서비스, 후자는 대규모 교통수단의 의미를 가지는데, UAM은 두 범주에 완벽하게 들어맞지 않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규정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 점이 명확해져야 시스템 내에서 연계가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오늘 장시간 동안 소중한 의견을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로써 좌담회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공공교통’과 ‘대중교통’ 이라는 두 범주에서 UAM의 포지셔닝에 대한 논의 지속"
* 전문가 좌담회의 내용은 참석자 개인의 의견으로, KDI 및 각 참석자 소속기관의 공식 견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 내용을 보도하거나 인용할 경우에는 참석자명을 반드시 표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참고: 전문가 약력 ♦
정 진 혁(좌장)
• 2023 ~ 현재 제 21대 대한교통학회 회장
• 2007 ~ 현재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 1997 ~ 2007 중앙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 (현) 국토교통부 모빌리티혁신포럼 위원
• (현)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 광역버스 노선선정위원회 위원장
김 정 일
• 2023.12 ~ SK텔레콤 Global Solution UAM사업추진 담당 부사장
• 2022.2 ~ SK텔레콤 UAM실증사업팀 팀장
• 2019.1 ~ SK텔레콤 5GX Cloud사업본부 팀 리더
• 2017.12 ~ SK텔레콤 통합온라인채널그룹 팀 리더
박 진 서
• 2021 ~ 현재 한국교통연구원 항공우주교통연구본부장
• 2021 ~ 현재 국토교통부 UTK 위원
• 2021 ~ 현재 국가항행계획 추진협의체 위원
• 2019 ~ 2021 월드뱅크(World Bank) 항공정책자문관 파견
• 2016 ~ 2019 항공정책·산업연구센터장, 한국교통연구원
이 관 중
• 2014. 3 ~ 현재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 2023. 1 ~ 현재 한국항공우주학회 부회장
• 2023. 5 ~ 현재 국방 수직이착륙기 특화연구센터 센터장
• 2023. 2 ~ 현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공공우주전문위 항공우주 소위원장
• 2023. 2 ~ 현재 국토부 모빌리티혁신포럼 UAM 분과 위원장
최 승 욱
• 2022.12 ~ 현재 국토교통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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