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칭구덜 일동아~~~!! 충성!!
얘들아 잘 지내곤 있냐?! 벌써 2월 말인데 새터도 이미 갔
다오구 이제 개강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지내고 있겠군..
아니다..뭐 개강 준비할 것두 없구 어디서 '짱'박혀서 술이
나 마시고 있겠궁. 쿠악~~~ 정말 민간인들이 부럽당~~~
내가 누군지 아나?!
난 47번 훈련병 곽진석이닷!!
벌써 이곳 훈련소 생활이 10일째로구나. 이곳 생활 정말 재
미 만땅없다. 뭐 이리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할 일이 많
은지.....정말 띨띨한 머리로 군대 생활하기 대빵 어렵다.
뭘 가쳐줘도 까먹구 또 까먹구. 글구 또 암기해야할 상황
은 왜 이리 잘 까먹는쥐....어케 시립대에 갔는쥐 의문이
당.아니여. 이건 분명히 시립대에서 넘 놀았기 땜이 아닐
까?! 구니깐 00동기들아 후배들에게 정말 잘 놀 수 있도록
확실히 지도하고 선배로서 충고의 한 마디도 꼬~옥 해주도
록...내가 해 줄수 있는 충고의 한마디는.....스타크 울트
라 전략과 포트 얍삽기 정도는 해 줄 수 있지... 암튼 난
대학 1년때 기냥 놀지만 하면서 암것두 해본 일이 없어서
허송세월 보낸것같아 후회되고 허무하다.
그니깐 이번 후배들은 뭔가 남는일이 하나정도는 있도록 니
들이 잘 지도혀라.대학때는 그렇게 시간이 많이 남더니 여
기서는 편지 쓸 시간조차 거의 없다. 실은 훈련 3주차 까
지 편지 보내는 일은 없다고 했지만 혹시나 저번 일요일 같
이 편지 작성 허가를 줄까봐서 미리 쓰는거당. 저번 일요일
에 편지쓸때는 넘 바뻐서 제대로 편지 써 보지도 못했기땜
에 이번엔 미리 써 놨다가 한꺼번에 보내야징. ㅋㅋㅋ. 미
리 써놓고 싶어도 군에선 정말 편지쓸 시간조차 주지 않는
다. 흑흑흑. 고럼 짐 어케 편지 쓰고 있는거냐고.....
구니깐 시간 날 때마다 틈틈히 써 놓고, 쉬는 시간에 몰래
쓰고, 밤에 자다가 몰래 쓰고....지금 이 편지도 3일 째 작
성중이다. 구래서 내용도 뒤죽박죽, 가끔은 하고싶은 말을
까먹어서 못 쓰고 ....암튼 편지 한번 쓰는게 엄청난 고생
을 필요로 하지만 너희, 친구덜이 넘넘 보고싶기 때문에 이
렇게 죽기 살기로 편지 쓰는 거시지룽
오늘은 벌써 3월 1일 3.1절 이로궁 구래서 여기 군대에선
훈련없이 쉬고 있지만!!!!! 아침 일찍부터 동내의 차림으
로 구보하구 하루종일 정신교육 암기, 암기 시험, 관물대
정리. 이발 (참고로 난 탁월한 이발솜씨로 깍끼병이 되었다
네 ㅋㅋㅋ),전투화 유화작업등 절대 쉴 시간을 주지 않는
다.흑흑흑..
구래도 짐 p.m 3:30 부터 서신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아 맘
대로 (1시간 정도) 편지쓰고 보낼 수 있다는것이 넘 행복해
서 배고픔마저 달아났다.
군데, 도대체 왜 군대 짬밥은 배가부르지 않을까??
어젠 훈련을 받으니깐 배고팠다 치더라도 오늘은 훈련도 받
지 않구 짐은 밥먹은지 3 시간 정도 됐는데 전혀, 아니 엄
청 속이 쓰릴 정도로 배가 고프당. 밥량도 사회 생활 할때
보단 3~4배 많이 먹는데 도대체 배가 빨리 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어젠 아니 오늘 새벽 2시에 불침번을 스면서 전
우가 준 건빵 단 한개에 그렇게 고마우면서도 내 신세가 처
량해보여 눈물이 다 나오려고 하더궁. ㅠ.ㅠ 정말 초코파
이 하나에 전우도 버린다는말이 거짓이 아님을 절실히 느꼈
다.정말 설에 올라가면 영주집에 가서 돈까스 2인분 아니 3
인분을 후딱 먹어 치워버리고 싶당. 정말 배고파앙~~!!
여기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고생을 하다보니 정말 민간
생활을 했을때에대한 후회감이 자꾸든다. 내나이 벌써 21살
인데 아무것도 해 놓은것이 없이...군에 온 것이 너무 후회
스럽다. 하다못해 운동이라도 열심히 하고 왔다면...아니
운동보다는 뭔가 심적으로 깨우치고 왔다면 하는 생각이 든
당.왜 내가 사회에서 지낼때는 마냥 놀 줄밖에 몰랐을까??
항상 철없이 부모님께 도움같은거 줄 생각 못하구 편안하
고 안일하게만 지내려고 했을까? 왜 내게 주어진 자유만
생각하고 책임을 방관하여 왔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든당.
구래서 부모님도 눈물겹도록 보고싶은가 부다ㅠ.ㅠ정말 군
복무를 마치고도 이 때의 마음으로 생활해야 할텐데.. 그렇
다면 정말 보람된 삶을 살 수 있을텐데...정말 지금 이 순
간 만큼은 사회 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거 같은 느낌이 든다...
앗! 여기서 잠깐!!
한참 맘속에 있는 복잡한 생각을 글로 쓰다보니 나도 무슨
말일지는 모르겠다만 지금 너희들이 주어진 상황은 정말 자
유롭고 풍족한 행복한 생활이니깐 이럴때일 수록 안일하게
만 지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보람찬 생활을 하
란말이다. 아~~역시 어려운 말이 되어부러따. 적어도 내 칭
구들이라면 자기 할 일을 하고 살 테니깐 그냥 건강하게만 지내라.
괜히 엉뚱한 말을 해서 15분이나 날렸다ㅠ.ㅠ
암튼 이제 곧 군대갈 나의 칭구덜아!(혹시 여군도 있지 않
을까!?왠지 있을거 같은뎅^^;) 군대 가기전에 '정말 잘 해
낼 수 있다"라는 정신적 무장만 하고 가면 여기 생활 별로
힘든것도 없지. 육체적 피로도 정신적으로 충분히 극복이
되는 곳이다. 정말 맘속으로 어려운 시련도 가볍게 여기려
는 철의 마음가짐과 열심인 척 적당히마 하는 요령만 있다
면 그다지 함들지 않게도 지낼 수 있당. 그리고 마지막으
로 군대간 친구들에게 위로나 격려의 또는 심심하지않게 편
지를 써 주는 친구들만 있다면 가끔씩 즐거울 수도 있을 것
이당.구니깐 나한테 꼭 편지해줘. 아찌~~ 고마워~~^^
*여기서 잠깐 군대갈 칭구덜 이것 가지고 가라 : 상처에 바
르는 연고, 반창고, 그리고 약간의 현금(훈련때도 혹은 자대 배치때 쓸 수 있으니깐 약간 필요하당),그리고 칭구덜 주소 적어가지구 가라. 정말 칭구덜의 편지 큰 도움이 될 것이당!
난 여기서 건강하게 잘 지낼테니깐 너희들도 건강하니...그
리고 제발 공부도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으로 만나장.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짐 밥먹느라고(이제 5:00인데도) 준비
하느라 바쁘니깐 또 담에 쓸께! 잘 지내 Bye~!
2001 . 3 . 1
훈련병 곽 진 석 충성!!
p.s 아, 미안하지만 나 우표 없으니깐 답장 할때 한개만 넣
어줘. 답장 부탁해. 안해주면 업그레드 근육 펀치를 날려주
마.ㅋㅎㅎ
카페 게시글
공공 나눔터^^*
헉헉~~~
200015601 곽진석에게 편지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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