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확히 10년전, 충무공 탄신 460주년인 2005년 4월에 썼던 글이 있어 東溪님이 올린 동영상의 답글로 올립니다. 연속 답글이네요.2004~5년 두해동안 특별히 글을 많이 썼던 것 같은데 그 무렵에, 기막히게도 박정희 대통령 친필의 여러 편액도 좌파들에 의해 논란거리가 됐었지요.그런데 그때 우리 나이는 팔팔한 ㅋㅋ60대 중반이었던가?^^
--------------------------------
“찢긴 하늘을 꿰매고...“
-남해 忠烈祠 현판 앞에서 박정희를 생각하다
(전략)4월 28일은 충무공 탄생 460주년이 되는 날이다. 때마침 KBS의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데다 드라마의 원작 소설 '칼의 노래'를 읽고 받았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해 그의 출생일을 앞둔 주말의 남도(南道) 여행길에 남해의 노량포를 찾아 갔다.
관음포(觀音浦)라고도 불리는 그 노량포의 앞바다는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이 이순신의 순국현장 아닌가. 그 해안 언덕에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충렬사에도 박정희 친필의 편액이 걸려 있음을 처음 알았다. 사당안의 ‘충무공 문비(文碑)’ 처마 아래에 쓰인 네 글자- '補天浴日'(보천욕일)‘이 바로 그것이다.
"(찢긴) 하늘을 꿰매고 (더렵혀진) 해(태양)를 씻어내다"쯤 될 글 뜻은 지금 읽어도 의미가 심장하다. 임진왜란이라는, 하늘이 찢기고 해가 더렵혀진 거나 다름없는 오욕의 시대-치욕의 나라를 구한 충무공의 업적이 넉자로 압축되어 더욱 명료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충무공과 함께 마지막 해전에 참가하여 충무공의 활약상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이순신의 높은 인격과 비범함에 감동한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陳璘)이 임진왜란 마지막 해인 1598년에 선조임금에게 올린 글-경천위지지재 보천욕일지공(經天緯地之才 補天浴日之功)'에서 발췌한 문구라는데 '하늘과 땅을 경영할만한 능력으로 나라를 바로 세운 공이 있는 분'이라는 뜻이다.
현판의 사연을 알려주는 안내문을 읽으면서 우선 16세기의 구국 위인을 숭모(崇慕)한 20세기 '개발 독재자'의 정성이 어지간 하구나라는 생각이 거듭 들었다. 그렇지 않은가. 아산 현충사를 성역화 한 것도, 서울 세종로 한복판에 ‘충무공 이순신 동상’을 세운 것도 모두 박정희의 뜻이고 그의 시대 일이다.
현충사- 충렬사-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상(像)’등을 붓으로 힘주어 휘호하면서 박정희는 무엇을 생각했을까. 역사 속에서 충무공으로서 누리는 이순신의 영광이었을까.아니면 당쟁(黨爭)의 시대에 벼랑에 선 나라의 운명을 한 몸으로 떠맡아야 했던 무장(武將)으로서의 고뇌였을까.
작가가 '난중일기'를 바탕으로 썼다는 소설 '칼의 노래'에서 드러나는 이순신의 내면은 고민하고 괴로워하며 망설이는…그리고 가혹한 개인적 운명 때문에 자주 비탄에 젖기도 하는 인간의 모습 그대로다. 독자에게는 그의 이와 같은 인간적 면모가 감동으로 전해 온다.
절대빈곤의 탈출, 말하자면 ‘잘 살아 보세’라는 그 속되나 절실한 구호로 상징되는 조국 근대화의 실현을 위해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고 했다던 '죄 많은 혁명가' 박정희의 내면은 어떠했을까. 그의 충무공에 대한 흠모를 통해 그 내면 풍경을 짐작할 수 있을 법 하다.
현충사는 이순신을 위한 성역이라기보다 박정희 기념관의 성격이 짙다는 문화재청장의 발언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어느 시사 잡지의 인터넷 판에는 현충사에 박정희의 '박(朴)'자 한자도 없었다는 독자의 현장 답사기가 올라 있는 걸 보았다.
그렇다. 박정희의 충무공에 대한 숭모에 어떤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현충사에 '박' 글자가 한자도 없다는 사실은 박정희가 충무공을 매개로 자기 치적을 들어내 보이려고 시도하지 않았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박정희는 다만 충무공을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삼으려 했던 게 아니겠는가.
역사는 가정하는 것이 아니라지만 충무공이 없었다면 조선은 존립하지 못 했을 것이다. 박정희의 개발독재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오늘은 어떠했을까. 지금에 와서 '박정희 지우기'에 앞장서고 싶은 개인이나 집단-세력은 겸허하게 성찰해야한다. 박정희도, 국권상실과 분단과 전쟁과 가난으로 점철된 조국의 20세기를 ‘하늘이 찢기고 해가 더렵혀진 시대’라고 인식하고 그 오욕-치욕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독재를 스스로의 '죄업'(罪業)으로 선택했던 건 아닌지를 말이다.
동북아 정세가 하루가 다르게 긴박해 지고 있는 지금 우리의 정권 핵심에서는 한가하기 그지없는 '동북아 균형자론'이나 흘러나오고 있을 뿐이니...논자에 따라서는 오늘의 우리 상황을 '백척간두'라는 말로 개탄과 우려를 표명한다. 위기의 시대라는 경종이겠다. 따라서 시대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극복해 갈수 있는 리더십이 참으로 아쉽다. 충렬사의 현판-그 ‘보천욕일(補天浴日)’의 지혜와 의지를 보여주는 국정 리더십 말이다.
첫댓글 충무공 이순신은 좀 뭣한 얘기 입니다만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나긴 역사의 철길에 가끔은 비슷한 사람이라도 나와야 하는데 공의 이래 나라를 위하여
자신을 불태운 진정한 애국자가 너무나 적어서입니다. 조선의 다윗으로 일본이라는 골리앗을 전멸시킨 불멸의 전신 ...지금 해군 사관학교는 좀 이상한 것 같슴니다. 거기 나와 별 둘 달고 자살하고
별 넷 달고 뇌물먹고 통영함에 레이다를 해 먹고 어군 탐지기를 장착한 오늘의 해군 불안합니다.
장군이 보시면 얼마나 통탄하실가요?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