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최 병 창
<그런 일은 없다고>
<그럴 일은 없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이따금씩 그럴 일은 터지고 있었네
멀쩡한 대낮인데 눈뜨고도 넘어진 일
찾는 물건을 손에 들고도
한참 동안 여기저기 찾아 헤맨 일
오랫동안 가까웠던
문우의 이름이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 일
잠을 잘못 잔 탓이라 선잠을 보채다가
그도 분이 풀리지 않아 전문의를 찾았지만
아직은 쓸만하다며 조심 또 조심하라는 편견
주먹을 쥐고도 손바닥을 펼쳤다며
끝까지 우겨본들 천만에 만만에
약도 없는 처방은 이미 물 건너갔다지만
정비례란 나잇살만큼 반비례해야 할 일이라며
절대적으로 비상계단은 오르지 말라나 뭐라나
예상보다 빠르거나 예상보다 늦거나
하지만 약화될 수밖에 없다면
<그런 일은 없다고,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삿대질이나 큰소리는 앞세우지 말아야 하는 것을
언제 어디서든
기온이 오르내린다고
삭막한 시나리오에
절대 말려서는 안 되는 일이었지.
< 2022. 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