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동지를 지났습니다.
동짓달 초하루와 겹쳤는데... 점점 밤이 짧아진다니 기분이 묘해지네요.
오늘은 송춘종 님이 보내주신 편지를 두 차례에 나누어서 소개합니다.
관용어처럼 쓰이는 우리말의 유래(제1회: 1~5 가지)
1. 가차없다
사정을 봐 주거나, 용서가 없다는 뜻이다.
가차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으나, 그 중 하나는 한자를 만드는 방법인 육서(六書)의 한 가지를 뜻하기도 한다.
이 때의 가차는 적당한 글자가 없을 때, 뜻은 다르나 음이 같은 글자를 빌어서 대신 쓰는 방법을 말한다.
이를테면 예전에 보리를 뜻하는<來(래)>자를 빌어 <오다>를 뜻하는 글자로 쓰던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가차없다>고 하면 임시로 빌어 오는 것도 안 된다는 것이니,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 한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보기 : 가차없이 그를 처벌해야 한다.
2. 감쪽같다
꾸민 일이나 고친 물건이 조금도 흠집이 없다. 는 뜻이다.
원래 곶감의 쪽을 먹는 것과 같이 날쌔게 한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곶감의 쪽은 달고 맛이 있기 때문에 누가 와서 빼앗아 먹거나 나누어 달라고 할까봐 빨리 먹을 뿐만 아니라 말끔히 흔적도 없이 다 먹어 치운다.
이런 뜻이 번져서 현대의 뜻처럼 일을 빨리 하거나 흔적을 남기지 않고 처리할 때 감쪽같다는 말이 쓰이게 된 것이다.
보기 : 기사님이 망가진 선풍기를 감쪽같이 고쳐 놓았다.
3. 개떡같다
매우 보잘 것 없다. 의 뜻이다.
밀가루나 보릿가루 또는 노깨(밀가루를 곱게 치고 난 찌끼), 메밀 속껍질 등을 반죽하여 둥글넓적한 모양으로 아무렇게나 반대기를 지어 찐 떡을 <개떡>이라고 한다.
농촌 생활이 궁핍할 때에 흔히 해 먹던 떡으로, 맛이 거칠고 형편없었다.
이러한 개떡에 빗대어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이나 일을 가리키는 말로 쓰게 되었다.
처음에는 겨로 만든 떡이라고 해서 <겨떡>이라고 하던 것이 점차 <개떡>으로 변해서 된 말이다.
보기 : 개떡같은 소리를 하다.
4. 거덜이 나다
살림이나 무슨 일이 흔들려 결단이 나다. 라는 뜻이다.
조선시대 때 궁중의 말과 마굿간을 관리하던 사복시라는 관청이 있었다.
거덜은 사복시의 하인을 말하는데, 궁중에서 높은 사람이 행차할 때 큰소리로 길을 비키라고 사람들을 몰아세우다 보니
자연히 우쭐거리며 몸을 흔들고 다니게 되었다. 그래서 잘난 체 거드름 피우는 것을 <거덜거리다>라고 하게 되었고,
이렇게 <흔들흔들>한다는 뜻이 더욱 발전하여 살림이 흔들흔들거리고
밑천을 홀랑 들어 먹는 것을 <거덜이 나다>라고 하게 되었다.
보기 : 노름으로 살림이 거덜 났다.
5. 고뿔
지금은 감기라고 하지만, 옛날에는 모두 <고뿔>이라고 했다.
이 <고뿔>은 마치 <코>에 <뿔>이 난 것처럼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이것은 <코>에 <불>이 난 것이다.
즉 <코>에 열이 난다는 뜻이다. 예전엔<곳블>이었다.
즉 <코>를 뜻하던 옛날 말인 <고>에 <블>이 원순모음화와 된소리가 되어(블―뿔) <고뿔>이 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한자어인 <감기>가 이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보기 : 마을에서 제일 고령인 복동 할멈까지도 고뿔 한 번 앓지 않으며 겨울을 보냈다.
성탄절도 코앞이네요.
고뿔 들지 마시고 따듯한 마음으로 이웃을 배려하며 지내세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