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이날 오후,
무용선생과 함께 간단한 쇼핑을 하기로 하고 학교 앞을 벗어나 인도로 걸어가고 있는데,
못 보던 검은 색 승용차가 아까부터 천천히 뒤를 따르는 것을 그녀 깨닳았다, 벤스였다,
이곳에선 좀체 볼 수 없는 고급 승용차였다, 썬팅이 되어 있어, 속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운전석에
앉아 있는 원재를 보았다, 그녀 속으로 적이 놀랐다, 망설이던 명희는 무용선생에게 양해를 구했다,
“ 미안해. 최선생, 난 다음에 사야 되겠어, 친구가 또 왔어, 오지 말라고 했는데 의사 전달이 제대로
안 된 모양이야. 그럼 월요일 봐.”
“ 어머, 이 선생, 이 선생!. ”
영미가 놀라 나지막히 소리를 질렀다,
그런 무용선생을 남겨두고 원재의 차로 간 그녀, 그가 열어준 문으로 들어가 모습을 감췄다,
차는 재빨리 그곳을 떠났다,
“ 잠깐 바람만 쏘이고 올 거에요, ”
그가 말했고
“...”
명희는 아무 말이 없었다,
풍기를 지나 죽령 고개를 타고 매표에 들렀다가 다시 소백산 공원을 거니는 등 잠깐도 아니였지만 ..
“...”
“...”
두 사람 시종 입을 닫고 있었다,
그렇다고 불편하게 지낸 것은 아니였다, 음식을 먹을 때든 공원을 거닐 때든 그가 할일은 다 했고
그녀는 또한 말없이 그것을 받았다, 그가 윗도리를 덮어주면 받아 걸쳤고, 어깨를 감사 안으면 그렇게
하도록 가만히 있었고, 먹을 것을 챙겨주면 받아서 먹었다,
오지 말라고 말한 그녀나, 그걸 무시하고 나타난 원재, 들 다 속상하고 서운한 감정은 별개였다,
돌아오는 길이였다, 소백산 자락이 끝나고 풍기 벌판이 보이는 지점에 왔을 때, 그녀 비로소 한 말은
“ 차를 바꿨나요?” 하는 것이였다,
“ 아니 빌렸어요, 포니 웨건도 친구 차인데 검사소에 들어가서..”
“...”
영주가 가까워 오고 있었다, 잠시 후, 소나무 숲이 있는 둔덕에 차를 세운 원재, 전조등을 꺼고
핸들에 상체를 얹었다,
“...”
“...”
이따금 지나가는 차를 바라보며 있던 두 사람,
원재가 먼저 웃으며 천천히 명희를 돌아다 보았다, 명희 그런 그를 흘기며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
곧이어 그의 얼굴이 다가왔다, 그녀 입술을 살짝 벌리고 그의 입술을 받았다, 그가 차안의 라이트를
꺼고 그녀의 안전벨트를 풀어버렸다, 그의 목을 껴안으며 키스에 몰입하고 있는데 의자 시트가 움직
이며 등받이가 갑자기 확 제껴 지는 게 아닌가, 그녀 당황해 했으나 표현은 되지 못했다,
입맞춤이 계속 되었기 때문이다. 원재 신음소리까지 내며 키스에 몰입했다, 명희의 머릿속을 헤집던
그의 손이 천천히 이동하며 그녀의 젖가슴을 움켜잡았다, ..음! ,,그녀 가늘게 신음하며 그 손을 잡았다,
하지만 원재, 멈추지 않았다, 완강한 힘으로 내리뻗고 있었다, 아랫배를 누르며 내려 간 손은 그녀의
허벅지로 가 쓸었다, 움켜잡 듯 하다가 스커트를 걷어 올리며 천천히 오르기 시작했다,
..아.. 그녀 떠거워지는 몸을 느끼며 당황한다, 그의 어깨를 밀어보다가 얼굴을 잡고 고개를 돌려
가까스로 입술에서 벗어났다,
“ 안돼요, 원재씨!”
“ 그래, 그냥 만져 보기만 할 거야.”
“ 제발,,:”
그녀 강하게 저항했다,
허벅지 사이에서 머뭇거리던 손을 빼 내어 그녀 엉덩이를 자신의 배 밑으로 밀어 넣어 눌러며 원재
신음처럼 토해낸다,
“ 아, 명희, .. 널 어떡할까.”
“...”
그녀 약해지려는 마음을 입술을 물며 다 잡는다,
떨리는 그의 숨결에 허물어지려는 육신을 옭아매었다, 고통 이였다, ,
생각은 자유로웠으나 행동은 그렇게 하지 못함을 비로소 깨닳고 안타까워했다,
ㅁ...러브 웨이
하지만 오월 두 번째 주에도 그가 왔을 때 그녀 반가워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랐다,
한낮은 떠거웠다, 초여름의 기세를 보이며 더웠다, 연 보라색 바지에 하얀 면 부라우스를 받쳐 입은
명희는 청순하고 부시도록 예뻣으며 그윽했다, 원재 그런 그녀를 깨물어 주고 싶었다,
그녀가 옆에 와 앉았는데도 운전할 것을 잠시 잊은 듯 했다, 원재 역시 미색 면 티를 입은 모습이
싱그러웠다, 보기 좋게 썬텐을 한 것 같은 피부가 단단해 보였고 탄력이 있었으며 섹시했다,
한번 씩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휘바람을 불고 있는 그를 바라보며 명희 웃었다,
“ 서울에서 영주까지 몇 시간만에 와요?”
“ 2시간.”
“ 어머 난폭 운전 아닌가요?”
“ 맞아 난 폭주족이에요.”
“ 차암- 교통순경은 낮잠 자고 있나?.”
“ 아무도 날 말릴 수 없을 거야.”
가로수와 산들은 푸르렀다, 진환 연두색과 초록을 띠었다, 고사리를 뜯는 아낙네를 볼 수 있었다,
산철쭉에 하얀 싸리꽃이 시선을 놓아 주질 않더니 연 푸르름을 띤 가로수가 터널을 이루는 곳이 있었다,
명희 어린아이처럼 목을 빼 보며 좋아했다.
“ 환상적인 길로 만들어 놨군요.”
“ 오늘부터 러브 웨이가 될 거요.”
“ 정말 우리나라 오월은 최고에요. 영국도 이런 계절이 있나요?”
“ 런던의 날씨는 크레이지 온 이라고 해서 웃었다가 울었다가 화냈다가 ..”
“ 무슨 말이에요?”
“ 아침에 맑았다가 점심땐 흐려지고 햇볕이 났다가는 비가 오고 추워지는 등 하루 동안에 사계가
펼쳐져요. 그래서 사람들은 반팔위에 긴 옷을 입고, 그 기에다 두꺼운 옷까지 준비해서 다녀요,
겨울 동안에는 거의 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여름동안에 햇볕을 쪼여 두려고 기를 쓰죠, 해변까지
안 가도 공원이나 집 안뜰, 혹은 옥상에서 일광욕을 하고 있는 비키니 차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 남자들의 눈이 즐겁겠네요.”
길섶을 보며 가던 원재, 잠시 후 한쪽 켠에다 차를 세웠다,
“ 찔래 순 먹어 봣어요?”
“ 찔래 순이요? 찔래가 어떻게 생겼는데요?”
“순 촌 여자군 그래, ”
원재 빙글거리고 웃으며 차에서 내렸다, 뒷좌석에 던져 둔 모자를 집어 쓰며 명희도 내렸다,
그녀는 양산 대신 모자를 즐겨 쓴다, 그래서 가끔 남편으로부터 모자 선물을 받는다,
인삼밭을 지나 조금 더 오르자 찔래 나무가 무성했다,
“ 이게 찔래에요.”
원재 말하고 그 가운데 통통하게 물이 오른 연해 보이는 새순 줄기를 찾아 명희에게 주었다,
“ 껍질을 벗기고 먹어봐요.”
먹어 본 명희
“ 음-.. 괜찮아요, 달작지근 하네요, 약간 떫은맛도 있으면서 ..”
“ 무공해 맛일 거에요, 소나무 순, 칡뿌리, 도토리, 산나물 등 우리나라엔 휼륭한 식품이 많아요,
그래서 어쩜 ..우리 어머니들이 건강하고 장수 하는지도 모를 거에요, 보릿고개나 서민들의 구황
식품으로 그런 것들을 먹었지만 휼륭한 자연 식이였거든, 그런데 우리세대나 차세대들도 과연
어머니 세대 들 만큼 건강하고 장수 할련지는 모를 일이에요.
“ 인스탄트 식품을 염려 하는군요, 하지만 평균 수명은 자꾸만 길어지고 있는 추세잖아요,”
“그게 바로 무공해 자연식을 하며 살아온 구세대라는 거에요, 우리세대까지도 모르겟어요, 하지만
지금 자라고 있는 신세대도 과연 그럴까요? 공해 문제도 있고 .... 지금, 파괴 되가는 자연 등 각종
공해로 세계가 심각한 우려에 빠져 있어요,”
“ 모르죠, 과학이나 의학의 발전이 어떤 변수를 가져다줄지.”
“흠, 그 기에다 의존하는 수밖에 없겠군요, 과학자들은 또한 짓굳기도 해서 별걸 다 생각해 내지
않습니까, 제발 여자들의 얼굴에 수염이나 안 나게 했으면 좋겠는데,”
개구쟁이 웃음을 짓는 그를 흘겼다, 배 밭이 있었다, 한 3천여 평은 됨직했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배꽃이 군데군데 하늘거리고 있었다, 배꽃을 들여다보며 명희 웃는다,
“ 차암 예쁘죠? 하얀 얼굴에 주근깨가 몇 점 난 아가씨 얼굴이에요,”
원제가 싱그레 웃으며 배 밭을 둘러보고 꽃을 보고 나더니 그녀의 모자를 치켜 올리고 나서
“ 당신이 더 아름다워요.”
하고는 입술을 대고 그녀의 입술을 살짝 빨았다,
“ 배 밭주인이 보면 욕을 하겠어요, 부정 탔다고.”
“ 아니 더 좋아할 거에요, 열매가 더 열리테니까. 남녀의 교합은 곧 열매거든 , 우리가 여기서 섹스를
한다면 아마 더 좋아할 거야.”
“!..”
명희 그런 그를 흘겼다,
차로 돌아 온 두 사람은 곧 그곳을 떠났다, 명희는 그가 꺽어 준 찔래 순을 벗겨 먹으며 영국이나
유럽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있었다, 그들의 차 문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들은 주로 중국이나 그들의 식민지에서 수입한 녹차나 홍차를 즐겨 마시는데 우리처럼 아무
때나 마시는 게 아니라 절도 있게 마셔요. 하루에 세 차례 시간을 정해놓고 있는데 철저하게 지켜요,
모든 일에 브레이크를 걸고 자신의 차 마시는 시간을 즐기는 거죠, 그야말로 러브차를 마시 듯 하지, "
" 멋지네요. 자신만을 위한 소중한 시간을 갖는 거.."
" 오후 다섯 시경의 티타임에는 방문도 사절되는 시간이에요, 그런 그들의 개인 생활의 소중함에
경건을 표시하다가도 때론 답답할 때가 있어요, 시간이 급한 일이 있을 때, 종종 부딪히게 되는데,..
지금은 그 흐름을 파악하고 그들의 문화에 다소 순화 되었지만 처음엔 당황했어요, 개인주의의
개성이나 정확성, 합리성을 예찬 했던 터였지만..."
"..후훗. 답답했겠네요."
" 그랬어요, 나보다 우리라는 개념에 길들여진 사고방식에서 오는 문화충돌인 셈이엿지,"
“ 융통성이 통하지 않는 사회, 재미없을 거에요, 물건 값을 깍아 주고, 그 기에다 덤 까지 주는 우리
한국 사람들만큼 인정 있고 재미 있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
“ 그런데 그들에게도 융통성을 부여하는 광경 하나가 있어요, ”
“ 어머, 그게 뭔데요?”
“ 이층버스인데. 영화에서 가끔 본 일이 있을 거에요, 빨간색의 이층버스.”
“ 네 봤어요, 빨간색버스요. 그런데 그 버스가 어떤 융통성을 가지는데요?”
“ 뒷문이 하나 있을 뿐인데 그 문이 열린 상태에요, 정류장이 있지만 정류장이 아닌 데서도 교통
혼잡으로 천천히 운행하거나 신호 대기 중에 정지 해 있으면 사람들이 열린 문으로 서슴없이 타거나
내리는 거에요, 차장이 있지만 상관도 안 해요, ”
“ 어머, 그러다 다치면 어떻게요?”
“ 책임은 본인들에게 있다는 겁니다, 개인주의의 발로에서 온 개인우선의 융통성 이랄 수 있는데
제도나 환경보다 개인의 책임을 더 묻는 거죠.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은 말리지 않지만 그기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한다는 겁니다,.”
“ 민주주의의 정석 아닌가요? 개인을 존중하지만 그 와 비례해서 책임도 그만큼 중하게 물린다는 것.”
“ 맞아요, 자기가 결정한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도 따라야 한다는 것이죠, 옛것에 대한 향수 때문에
새롭고 현대적인 버스가 나왔지만 영국 사람들은 그 이층버스를 없애지 않고 있어요, ”
“그 이층버스를 한번 타 보고 싶네요.”
원재 갑자기 속도를 늦추더니 한쪽 켠에다 차를 멈추었다, 그러더니 상체를 비틀고 그녀를 보며
은근한 눈빛이 된다,
“ 명희, 이번에 같이 가는 거야 응? 나와 함께.”
“ 빨간 이층버스를 타 볼 수 있다면 갈게요,”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중얼거리고 난 그녀, 다가오는 그의 얼굴을 보고 눈을 감는다, 턱까지 쳐들었다,
지나가는 차가 없었기에 망정이지, 입맞춤을 끝낸 그녀 문득 입을 가리고 부끄러워한다,
원재가 싱긋 웃으며 다시 차를 몰았다,
하얀 구름이 둥실 떠 있다, 파란 하늘이다, 멀리는 양떼구름이고 가까이 있는 것은 목화솜을 모아
덩어리를 만들어 띄워 놓은 듯 소담했고, 곧 손에 잡힐 듯 했다, 그걸 보고 명희가 말한다.
“ 저 구름을 걷어다가 요를 만들면 둥실 뜰까요?”
“ 당신과 나를 태우고 미국까지 실어다 줄 거요.”
“....”
명희 웃는다,
그러다가 그녀 은행나무 가로수를 보았다, 좁은 이차선 도로변 양쪽으로 모두 은행나무였다,
새순이 제법 푸르렀다, 명희 , 짐짓 놀라는 얼굴을 하며
“ 어머 원재씨, 은행나무에요! 어머나 정말 파랗네, 세상에!.... 파란 은행나무를 처음보네요.
처음부터 노란 색인 줄 알았는데..”
그러자 원재, 늬물거리고 웃었다, 그런 그를 훔쳐보며 명희도 웃었다,
사람들은 파란 은행잎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 그의 11년 전 말에 대한 놀림이였다.
11년 전 가을, 경복궁에서의 은행나무 아래로 두 사람 유턴 되어 있었다,
아,, 그때 그 노란색은 너무도 화려했다,
쭉 뻗은 은행나무 길은 한 4키로는 됨직했다, 끝나는 지점에 <신대 마을 > 이라는 팻말이 언뜻 보였다,
가을이 되면 노란색으로 또 한번 아름다운 길이 될 것이다,
.계속
첫댓글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감사 합니다. 즐건 나날 되시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