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지금까지 불법적 보충수업, 0교시수업, 자율학습 등을 계속 강요당해왔습니다. 한번도 그것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특기적성'의 이름으로, `학부모 요청'의 이름으로 학생들의 권리는 번번이 무시당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교육부는 또 하나의 `개혁'안을 내놓았습니다. 공교육정상화를 위해 체벌도, 보충수업도 부활하겠다는 것입니다. 과연 이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보충수업까지 해가면서 학생을 지도해야겠다는 것은 그만큼 현 정규교육이 무능력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무능력한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무능력한 교육을 뜯어고치는 것이 우선입니다. 아직 6차교육과정을 고1 신입생들에게 적용시키는 학교, `명문'을 강조하면서 “대입 제단에 3년을 바쳐라!”라고 말하는 교사가 있는 현실, 이런 곳에서 과연 공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을까요?
물론 우리는 “사설학원의 오후 10시 이후 수업금지”에 대해서는 환영합니다. 하지만, 이런 정책 이전에 학교를 고칠 생각은 왜 하지 않는 것입니까? 지금 죽어가는 것은 학교이며, 공교육인데 사교육을 규제하겠다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는 일입니다. 먼저 학교의 0교시수업을 폐지하고, 단속한 뒤에 그런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순리 아닐까요?
이번 교육부의 결정은 우리들에게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 주었습니다. 학생이 주인되어야 할 학교교육이건만 이번 `개혁'도 예나 다름없이 오로지 학부모와 교사의 의견만 반영되었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학교는 학부모, 교사와 일부 엘리트들의 것”이라는 점을 다시 증명해 주었을 뿐입니다.
교육부 관계자 여러분들은 우리 `엘리트 아닌 학생'들이 지금 절망과 실의에 빠져있다는 것을 알고나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엘리트가 아닌', 즉 여러분에 의해 `학교의 주인이 되지 못하는' 우리들은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 따라 움직여질 뿐입니다. 우리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습니다. 위에서 “학교의 주인은 너희들이야!”라고 말할 때는 우리에게 책임을 요구할 때 뿐입니다. 정작 우리가 권리를 찾으면 “교육의 주체는 교사와 학부모”라고 망언하는 교장이 있는 대한민국에서 `공부 못하는, 혹은 잘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소외되고 있습니다.
결국, 이 문제의 당사자인 `공부 잘하지 못하는', `학교의 주인 노릇 못하는' 학생들이 나서서 이 압제에 대항해 싸워야합니다. 압제를 당하는 피해자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지 않으면 계속 억압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불법적 보충수업, 0교시수업, 자율학습 거부운동에 우리 중고등학생들이 나서야 합니다. 우리는 교육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입니다. 주체가 나서서 투쟁하지 않으면 이 운동은 호응을 얻을 수 없습니다. 나는 이 자리에서 말하고 싶습니다. “학생들의 참여를 바랍니다”라고. 나는 간절히 이 구호를 외칩니다. 학생이 아닌 아웃사이더들만의 참여로는 이 운동을 성공으로 이끌 수 없습니다. 학생들이 진정으로 동감하고 행동해야만 학생에게 가해지는 불합리한 조건은 완화될 것입니다.
자유는 우리의 손으로 찾아야 합니다. 자유와 권리가 남의 손에 의해 찾아진다면, 그것은 진정한 자유나 권리가 아닙니다. 자유를 위한 노력을 모르는 우리는 그 자유를 뒤엎었습니다. 1982년 교복자율화의 악몽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우리 스스로 우리 일을 해결해가야할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청소년 당신을 `불법적 보충수업, 0교시수업, 자율학습 거부운동'의 주체로 초대합니다.
이 글은 한겨례 - '왜냐면'에 실려진 글입니다.
이태우 기자는 대전만년고등학교 1학년이며, `우리스쿨(www.urischool.org)'대표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