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편 묵상
2024년 10월 22일 화요일 (연중 29주간)
제 이 권
시편 제71편
1 야훼여, 당신께 피신합니다. 다시는 욕보는 일 없게 하소서.
2 당신의 정의로 나를 보호하시고 구해 주소서. 귀를 기울여 들으시고 구해 주소서.
3 이 몸 의지할 바위 되시고 내 목숨 구원하는 성채 되소서. 나의 바위, 나의 성채는 당신이십니다.
4 나의 하느님, 악인의 손에서 나를 구해 주시고, 흉악하고 포악한 자의 손에서 나를 구하소서.
5 주여, 바라느니 당신뿐이요, 어려서부터 믿느니 야훼 당신입니다.
6 모태에서부터 나는 당신께 의지하였고,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당신은 나의 힘이었으니, 나는 언제나 당신을 찬양합니다.
7 사람들은 나를 보고 이상히 여겼지만 당신만은 나의 든든한 의지였습니다.
8 나의 입은 당신께 향한 찬양을 가득 담았고, 날마다 당신의 영광을 찬양합니다.
9 늙었다고 이 몸을 버리지 마옵시고 기력이 다하였다고 내치지 마옵소서.
10 원수들이 나를 두고 수군대며 이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공모합니다.
11 "하느님도 버린 자, 쫓아가서 붙들어라, 구해 줄 자 없으니 잡아다가 족치자."
12 하느님, 멀리 서 계시지 마시고 빨리 오시어 도와주소서, 나의 하느님.
13 내 목숨을 노리는 자들, 망신에 망신을 당하게 하시고 나를 해치려는 자들, 모욕과 창피를 당하게 하소서.
14 나는 언제나 당신께 희망을 두고 더욱더 당신을 찬미하리이다.
15 나 비록 글은 몰라도 정의를 떨치시어 약자를 구하신 일들, 매일매일 내 입으로 이야기하리이다.
16 야훼, 나의 주여, 그 크신 힘으로 이룩하신 일들, 당신 홀로 떨치시던 그 정의를 생각합니다.
17 하느님, 나는 어려서부터 당신께 배웠으며 당신의 놀라운 일들을 지금까지 알렸습니다.
18 이제 이 몸은 나이 먹어 늙었습니다. 하느님, 버리지 마옵소서. 당신께서 팔을 펴사 이루신 일, 그 힘을 오고오는 세대에 전하게 하소서.
19 하느님, 하늘까지 떨치신 당신의 정의를 전하게 하소서. 이다지도 크신 일 이룩하신 하느님, 뉘 있어 당신과 견주리이까?
20 그 많은 고생과 불행을 나에게 지워주셨어도 당신은 나를 되살려주시고 땅 속 깊은 곳에서 끌어내시리이다.
21 나를 장하게 키우시고, 돌이켜 나를 위로하소서.
22 성실하신 나의 하느님, 거문고를 뜯으며 감사 노래 부르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하느님께 수금을 타며 노래불러 올리리이다.
23 당신께 찬양 드릴 때 내 입술 흥겹고 속량하신 이 목숨은 한량없이 기쁘옵니다.
24 나의 혀가 종일토록 당신의 정의를 이야기하리이다. 나를 모함하던 자들, 수치와 망신을 당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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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71편의 구조를 보면 하느님께 청하는 간구와 하느님에 대한 신뢰 그리고 탄원, 찬양과 서원의 기도가 모두 들어 있습니다. 시인이 아기였을 때부터 중년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까지 하느님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하느님의 정의에 대한 고백이 다섯 번이나 나올 정도로 그분의 의로우심에 기대어 자신의 구원을 탄원합니다.
세상의 모든 풍파를 견디어 내고 이제는 늙고 쇠약해졌을 때,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매 순간마다 함께 계시는 하느님의 올바르심에 기대어 살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시편 71편은 노년의 신앙을 잘 표현하여 ‘노인의 노래’라는 별칭이 있는 시편입니다.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나이가 들어서까지 자신의 생애를 드러낸 후, 자기 인생을 회고하며 성찰합니다.
시인의 적대자들은 그의 목숨을 노리며(10절), 모함하고 수치와 망신을 주려고 하는 이들(24절)입니다. 그런 그들로 인해 시인은 고단한 인생을 살아왔음을 회상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 기력은 쇠할지 모르나, 자신의 풍부한 삶의 경험과 지혜가 있습니다. 노년에 무엇보다 기도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심에 감사하며 살기를 청합니다. 시인은 나이가 들어 하느님께서 자신을 버리지 말아 달라고 간청하며 기도합니다. 이는 곧 더욱 기도에 힘쓰며, 하느님 곁에 살게 해 달라는 간청입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며 하느님과 아름다운 동행을 하는 노년의 삶은 행복합니다. 질병과 고독을 이길 힘은 이제까지 동행해 주신 하느님, 항상 함께 해 주시기를 간청하는 기도입니다. 이 아침, 나이가 들수록 시간도 많고 기도할 것도 더 많아진다고 하신 어머니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자녀와 가족을 위하여, 교회를 위하여 기도할 수 있는 총기를 여전히 허락하셨고, 인생을 돌아보는 진심 어린 마음도 여전히 가지고 있으니 기도할 수 있음은 하느님의 귀한 선물입니다. 특별히 나이 드신 교우님들을 기억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