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5.20. 전남 신안군.
섬에 난초 찍으러 갔다가 데크 길을 따라 힘겹게 올라가는데 마삭줄 잎에 앉아 있는 녀석을 발견한 지인이 이쁜 벌레 있다고 해서 헐레벌떡 달려갔더니 생전 처음 보는 이쁘고 반짝거리는 잎벌레 한 마리가 있어서 부랴부랴 똑딱이와 DSLR 내장 플래시 동원해서 후다닥 찍었습니다. 처음 따라가는 곳인데 다른 분들이 벌거지에 정신 팔린 제 산행 속도에 맞춰 줄 리 없으니 제가 바삐 서두를 수밖에요. 이래서 단체 산행은 어렵고 힘든 거.... ㅠㅠ
산행 짬짬이 이름을 검색해 보니 2018년에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2023년에 국명이 정해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제주도에선 주로 모람 잎에서 발견된 모양인데 제가 본 녀석은 마삭줄(맞나? 너무 힘들고 더워서 대충 봐서리...)에 있었습니다. 다른 데 있다가 날아왔을 수도 있고... 하여간 제주도에 있던 녀석이 신안군의 섬에서 발견되었다는 것만으로 흥분되는 발견이니 산행 내내 그 생각으로 별로 힘든 줄 몰랐답니다. 심지어 다른 분들이 물병 두 병을 비우는 사이에 저는 단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 하산까지 할 정도로. ^^;;
근데 이름이 왜 가시다리수염잎벌레지? 수염잎벌레라면 더듬이가 다른 종보다 조금 길다는 의미일 테니까 그건 그렇다 치고, 접사로 찍은 인터넷 상의 다른 분들 사진을 봐도 딱히 다리에 가시 같은 게 보이지도 않는데 도대체 왜? 에잇, 또 이름 외우기 귀찮게 됐네. 도대체 이름 붙이는 센스들이 다들 왜 그 모양이냐구? 일반인들도 접근하기 쉽게 걍 가슴에 네 점이 있으니까 '네점가슴수염잎벌레'(또는 걍 네점가슴잎벌레)라고 불렀으면 좋았을 거잖아.
위 두 장은 똑딱이, 아래는 D300S+내장 플래시로 촬영하였습니다. 워낙 윤기가 반지르르해서 내장 플래시 사진보다 오히려 똑딱이 사진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