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22-야간응급실이 없어요> - 1 - 내가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는 세상이 살벌해 보인다. "이럴 수가 있나? 세계최고 의료시스템을 자랑하는 나라에서 야간 응급 환자 받을 곳이 없다니!" 울분했다. 119가 와서 응급환자를 앞에두고 환자 받을 병원을 찾아도 아예 전화 응답이 없다. 기막혔다. 큰 병원 응급실은 심정지등 긴급 중환자만 받고있고, 동네병의원은 야간진료가 없다. 딱했다. 흐르는 피를 구급대원이 거즈로 꽉 누르고 차안에서 멈추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 2 - 전립선수술을 받고 집에 돌아와 한숨 잠자고 일어나 식탁에서 물을 마시는 순간... 좌르륵 물이 다리를 타고 흐르는 듯하여 내려다보니 선홍빛 피가 흥건하다. 여전히 흘러내려 수술부위를 손으로 꽉 움켜 쥐고 아내를 불렀다. "앗! 피가..." 바닥에 흘러있는 피를 닦으면서 아내가 "119, 119 불러요!" 연신 소리친다. "나 환자야!" 버럭 화를 낸다, 아내가 119를 부르고 가까이 있는 아들에게 전화한다. 5분도 안되어 구급차가 오고 구급 침대에 누워 '앵앵' 소리를 내며 달리는 줄 알았다. 10분이 되어 아들이 왔는데도 집앞에서 구급대원이 전화만 하고있어 다른 문제가 있는 줄 알았다. "왜 안 가냐?"고 보호자들이 성화를 부릴 사이도 없이 계속 전화만 하고 있더니 이윽고 '응급환자를 받아줄 병원이 있는지 미리 확인해 봐야 환자 싣고 뺑뺑이 돌지 않는다'는 응답이다. 다시 10분정도 전화를 거는 사이 거즈를 대고 압박했던 수술부위 피가 멎었다. 다행이다. 이제 출혈이 멈추었으니 5분후에 집에서 편히 누웠다가 내일 수술병원을 가자는 의견에 동의한다. - 3 - 어! 내가 조금만 참으면 될것을 119를 부르고 소란을 피웠나싶어 참으로 민망했지만. '글쎄다!?' 119 구급대원도 다행이다 싶기는 했어도 의료파업 대란으로 인한 응급의료시스템 붕괴에 대한 안타까움을 위로로 대신했지만. "글쎄다?!"...환자인 나도 구급대원도 자꾸만 아프다. 미래촌(美來村)-품마을 | <개.똥.철학22-야간응급실이 없다> - Daum 카페 |
첫댓글 해결된줄 알았더니 아직 여파가 있군요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