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 도중 조우한 외계 함선에서는 일순간적으로 평문으로 암호화되지 않은 메세지가 흘러나왔고, 언어학자들은
이를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바이론은 산업시대가 시작되기 직전에 언어가 통합되었기 때문에, 그동안의 언어학자들은
사라진 바이론들의 언어를 연구하는 것 밖에 할 수 없었고, 이는 한동안 언어학자가 푸대접을 받았다는 증거이기도하다.
(정확힌, 바이론은 현지어를 배우면서 공용어를 배우지만 인간과의 차이점은 유아기때부터 부모로부터 현지어처럼 배우기 때문에 더 쉽다.)
(주로 가족과 이웃간에 대화할때는 현지어를 사용하고 쇼핑이나 업무, 공공기관에서는 공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들도 접근이 쉬웠다.)
마침내 그 평문의 메세지가 해독되었지만, 내용은 그리 신통치 않았다. 온갖 도발적인 언사와 오만에 가득찬 표현이
언어학자들의 얼굴을 한마디로 죽 쒀버리게 만들었다. 역사학자들은 이들의 언사와 태도가 '230년 전쟁' 직전 국가간에
외교전에서 사용된 표현들과 거의 비슷하다고 걱정을 하였다. 분명한건 그들은 지금은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럴려고 외계어를 번역했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다르머그의 집무실]
(다르머그는 외계인 첫 접촉 환영식에 참가한 뒤, 하루 전 약속된 군수회자 CEO와의 만남을 가지고 있었다.)
다르머그 : 그거 제정신으로 하는 소립니까, CEO 카리오씨?
카리오 : 물론입니다. 저희 엘카스 군수회사는 샤브타크 군주국과의 군수품 무역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다르머그 : 확실히 외계인한테 무기를 팔면 우리에게도 돌아오는 이득은 확실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가
아닙니다. 분명 저들도 무기에 환장한 종족이란건 저도 인정하지요. 하지만 그들은 보세요.
그들은 외계인, 즉 우리에 대해서 어떠한 태도를 보이고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까?
카리오 : 그러니 제가 당신을 찾아온게 아니겠습니까? 제가 그들을 상업적으로 꽉 붙잡아보일테니 염려마시고
저에게 무역권을 주시지 않겠습니까?
다르머그 : 우린 우주 무역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가 샤브타크 군주국이 어떠한 종족인지도 잘 모르는데
이 상황에서 무역을 하자고 하는건 230년 전쟁때 일어난 '알리오의 배신'이라는 사건에 대한
책에서 나오는 내용하고 아주 유사합니다만? 결론적으로, 그 결말은 어떻게 됬지요?
카리오 : ...
다르머그 : 내가 그 책을 제대로 읽은게 맞다면 그 결말은 상호확증파괴였죠? 그걸 원하십니까? 도대체
군수회사라는 사람들이 지금이나 그때나 해가 되었으면 해가 되었지 득이 된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한데 제가 당신을 어떻게 믿고 무역권을 넘겨준단 말입니까?
카리오 : (당황하며) 그.. 저 그러니깐..
다르머그 : 논의할 가치도 없습니다. 우리가 우주에서의 강대국이라면 모를까, 지금 강대국인지 아닌지도
마당에, 그런 중요한 물자를 교역하자는거 자체가 아이러니하군요. 당장 돌아가세요.
카리오 : 그.. 다시한번 고려를..
다르머그 : 무슨 고려요? 230년 전쟁을 질질끌고 지원한 전쟁범죄 혐의에 대한 체포 명령이요?
군수회사 관계자들이 체포되지 않은 이유는 당신들이 싹싹 빌면서 전쟁 피해 복구를 지원했기
때문이라는걸 잊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이만 나가주세요. 안그러면 당장 내 손으로 체포할테니.
(다르머그가 수갑을 꺼내고 죽일듯이 일어서자 카리오는 겁에 질린채 집무실 밖으로 허겁지겁 뛰쳐나갔다.)
(법적으로 집행관은 체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갑을 가지고 다니며 직권 체포 혹은 현행범, 그리고 수배범을 체포할 수 있다.)
(다만 직권 체포의 경우는 체포 뒤, 의회 동의를 받아야만 구금이 가능하다. 부결될 경우, 부결된 시간을 기준으로 24시간 이내로 석방해야한다.)
(또한, 직권 체포는 표결을 받지 못하거나 하지 않은 경우에도 체포된 시간을 기준으로 72시간 이내로 석방해야한다.)
(다만, 의회에서 일부러 표결을 늦추거나 거부할 경우 집행관은 의회 해산에 대한 정당한 명분을 가진다, 따라서 거의 대부분 표결을 하게된다.)
(민주적 정부임에도 이러한 제도가 존재하는 이유는 '230년 전쟁' 동안 발생한 심각한 치안 문제 때문에 이러한 관습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를 폐지하기도 상당히 힘들다. 헌법이기 때문에 개헌을 해야하는데, 개헌 조건과 과정이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이다.)
한편 과학선은 이상한 정체 불명의 스테이션에 대해서 보고를 해왔다. 처음에는 샤브타크 군주국 소유의 스테이션으로
보았으나 샤브타크 국경과는 정 반대에서의 위치였고, 샤브타크 군주국 또한 소유권을 부정했기 때문에 제 3의 종족의
것이란 결론이 나왔다. 연구원들은 자기소개가 담긴 평문 메세지를 스테이션을 향해 송신하였다. 그러나 그 어떠한
즉각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한편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우주에서 들려오는 많고 다양한 소식은 바이론들을 열광적인 모험심에 고취시켰다.
이는 우주 식민지를 건설하려는 정부의 정책과 맞물려 식민지 건설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왔고, 마침내 첫번째
개척선이 건조되기 시작하였다. 이 개척선 건조 소식에 많은 사람들은 탑승을 하기 원하였다. 수많은 지원자들이 몰려
수십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개척선은 순식간에 만원이 되었다. 개척자들에 대한 심사가 상당히 엄격했음에도 말이다.
그리고 마침내 첫번째 개척선이 진수식을 열었고, 바이론 시민들은 바이나르의 하늘 위에서 날아가는 개척선을 보며
환호와 응원의 메세지를 보냈다.
첫번째 개척선의 목표는 됨가르 항성계였는데, 이 곳은 샤브타크 국경과 접경지역이라서 분쟁의 가능성이 다분하나,
이 곳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앞으로 영원히 둘러싸인채로 고립될 가능성이 높았기에 과감히 국경지대
근처를 개척하기로 결정하였던 것이었다. 샤브타크 군주국의 반발이 예상되었으나, 그들의 항성계는 성운지대에
숨겨져 있었고, 이 성운지대 바로 코 앞에 개척지를 짓는다는 것에는 불쾌해하였으나, 그렇게 민감하게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이러한 예상 밖의 무신경한 반응에 외교관들은 무슨 꿍꿍이가 있는게 분명하다며 의심을 하였다.
마침내 순조로운 항해 끝에 개척선은 됨가르 항성계 있는 행성에 안착하였고, 이 행성의 이름을 '비 발람가르'로
재명명되었다. 이 이름은 230년 전쟁을 종결시킨 100인 중 한명인 발람가르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었다.
한편, 다르머그 집행관의 임기는 끝을 향해 달리고 있었으며, 선거 운동의 바람이 바이나르 행성에서 불어오기
시작하였다. 집행관의 임기는 10년이었고, 다르머그는 그 10년을 훌륭하게 보냈다고 시민들은 평가하였다.
이러한 긍정적 평가 때문에 많은 시민들은 다르머그가 재선되길 원하였지만, 정작 다르머그는 자신의 승리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으로 내다봤으며, 자신 또한 지난 20년 간의 통치 기간동안 정치에 대해 이골이 나있던 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은 다르머그가 재선에 성공할 것 같다는 낙관적인 예측을 하였다.
마침내 선거가 끝났고, 4월의 여름을 알리면서 개표가 시작되었다. 많은 시민들은 다르머그의 당선을 당연시했으나,
정치학자들은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며 신중한 반응을 내놨다. 정치적으로 누가 당선될지 정말로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이러한 견해가 나왔던 것이었다.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모르는 선거였었다.
마침내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시민들은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바이론 헌법에 대한 개헌을 단행하려면 5 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제 1 단계 : 시민들이 선출한 인원으로 구성된 의회에서 표결을 하여 가결 될 것.
(재적 의원 500명 중 400명이 표결에 참가해야 표결이 가능하며, 만장일치로 가결되어야 한다.)
제 2 단계 : 시민들과 의회, 집행관이 임명한 군인, 장교들로 구성된 군 의회에서 표결로 가결 될 것.
(재적 의원 전원이 참석해야 표결이 가능하며, 과반 수가 아닌 '2배 차이'로 가결되어야 한다.)
(단, 기권표가 참석 의원의 과반을 넘길 경우, 자동 부결되며 이는 논의 후 즉각 재표결이 가능하다.)
(가결 예시 : 재적 300, 찬성 100, 반대 50, 기권 150)
(부결 예시 : 재적 300, 찬성 100, 반대 49 기권 151)
(부결 예시 : 재적 300, 찬성 100, 반대 51, 기권 149)
(2배 차이 표결 방식으로 인한 수학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모든 표를 반올림 한 뒤 재산정한다.)
제 3 단계 : 헌법재판소에서 개헌안에 대한 재판을 할 것.
(재판관들이 해당 개헌안에 대한 당위성을 심사한다. 재판관 만장일치로 통과되어야한다.)
제 4 단계 : 투표권이 있는 모든 시민들이 선거인단을 뽑아서 선거인단의 투표에서 가결 될 것.
(선거인단 투표는 지역 별로 나뉘어 배분하며, 과반 수 투표로 진행한다.)
제 5 단계 : 투표권이 있는 모든 시민들이 참석하는 국민투표에서 가결 될 것.
(투표율이 75% 이상이어야 하며, 무효표나 기권표는 반대표로 간주한다. 과반수로 통과되야한다.)
(평론가 바르그네, 자서전 '헌법에 대한 고찰' 中)
첫댓글 저거 보이 생각난게 처음부터 민주정으로 시작하면 충성파에서도 후보 여럿 나오는데 제가 과두정하다가 민주정으로 바꿔보니까 후보가 하나씩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버그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