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서로 다른 우리들
방금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종주를 마친
어느 젊은 여행 유튜버 부부의 영상을 보았다
순례길의 마지막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앞에서
두 손으로 무릎을 끼고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여자애가 먼저 환한 웃음으로 기쁨을 말한다
무려 33일이나 걸려서 도착한 순례길 종착역
얼굴에도 그 기쁨이 한 가득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당황해서 말한다
"어! 자기 왜 울어?"
바로 옆에 앉아있던 남자애가 눈물을 흘리며 울고있다
입술이 바들바들 떨리는 모습을 마지막에 여자애가 올렸다
둘이는 이 순례길에서 만나 결혼한 사이이고
신혼여행 때도 갔었고 이번이 세번째 순례였다고 한다
이번에 유럽을 여행하던 중 갑자기 오고 싶어서 왔다는...
무려 90일간 유럽을 여행 중이라는 커플이다
숙소에 가기 전, 한국식품점에 들러서 쇼핑을 한다
그리고 조촐하지만 풍성한 한식 저녁상을 차린다
계란말이, 김자반, 삼겹살구이, 김치찌개
거기에다 각 1병의 소주도 곁들인다
그렇게 이 젊은 부부의 산티아고 순례길이 끝났다
얼마 전에 봤던 또 다른 순례길 이야기
여행유튜버 남자애와 두 여성 순례객 이야기다
순례 시작 3일 후에 마주쳐 동행을 하게 된 그룹이다
서로 다른 나이와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세 사람
걷기 능력도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그래도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800km를 함께 걸었다
마지막에 한 최연장자 여성은 미국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두 젊은이는 서쪽 끝 스페인 땅끝마을까지
100km를 더 걷고 나서야 순례를 끝낸다
이 그룹은 걷기로만 25일을 걸었다
하루에 걷는 거리도 부부 순례객보다 훨씬 길었다
한 여성은 진통제까지 먹어가며 절뚝거리며 걸었다
주로 걷는데 촛점이 맞춰진 순례길이었다
목표를 맞추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늦게까지 걷는다
부부순례객들은 조금 달랐다
조금 여유있게 순례일정을 짜고
피로하거나 힘이 들면 버스도 타고 택시도 탔다
중간중간 일정도 융통성있게 조절했다
계절도 더운 여름철이라 3인조보다 아주 힘들었다
성수기라서 세계 각국 순례객들이 바글바글
반면에 3인조는 10월중순이라서 비수기였다
묵는 숙소도 덜 붐비고 일반관광객도 적었다
성수기의 순례객들 중에는 단체객들이 많았다
숙소가 온통 단체객들 예약으로 꽉 차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한적한 앞마을로 택시를 타고 갔다
그게 억울해서 여자애가 울기도 했다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해 보인 반응도 전혀 달랐다
여자애는 기쁨에 겨워 환한 웃음을 웃었고
사내애는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다른 순례객들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배낭을 베고 누워서 쭉 뻗은 사람
두 손으로 무릎을 끼고 앉아 성당을 응시하는 사람
선 채로 서로 포옹을 하고 있는 사람
단체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찍어올린 영상도 전혀 다르다
3인조의 영상은 주로 걷는데 집중되고 풍경 위주다
젊은 부부의 영상은 굉장히 감성적이다
곳곳의 특산음식도 즐기며 낭만적인 여행을 한다
영상 가운데 자신들의 느낌도 요약해서 적어 넣었다
시처럼 아름다운 글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아마도 여행기를 묶어서 책도 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게 당연한 것이고 자연스러운 일인데
새삼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생긴 외모만큼이나 생각도 마음도 모두 다르다
그런데 가끔씩 우리는 그걸 잊고 산다
상대방이 또는 다른 사람들이 나와 같기를 바란다
조금 적극적인 사람들은 설득하고 선동한다
더 나아가서는 상대방을 원망하고 비난한다
심한 이들은 지적질도 하고 고치라고 강요도 한다
이 곳 카페에 오는 이 들도 모두 다를 것이다
오는 목적도, 와서 노는 방식도 모두 다를 것이다
올리는 글 소재도 전혀 다르고 글 쓰는 방식도 아주 다르다
같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남의 글을 베끼기 전에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가끔씩 다른 이들이 나와 같기를 바라는 사람들 있다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삶방이 되기를 바란다
나의 생각이 옳은 만큼 다른 이들의 생각도 옳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가 아니라 서로 다를 뿐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사이좋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
올 한 해 2025년 을사년에도 더욱 사이좋게 오손도손
다툼없이 화목하고 화기애애한 우리 삶방이 되기를 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의 너무나 다른 모습을 보며
새삼스럽게 우리 삶방을 돌아보는 이 아침이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의 종착역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앞에 도착한 순례객들
도착 후의 모습이 각양각색이다.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도 있다
첫댓글 공감하는글
잘 읽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인정하고 긍정적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인성이 최고라 생각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들이 걷다가 서로 감격했을 모습을 떠올리니 코가 찡합니다.
삶이란 그런 감격 감동의 순간을 일부러라도 만들어가는거지요.
여자애가 온통 발에 물집이 잡혀서
남자애 신발을 벗어 주기도 하고
살이 하도 타서 흰색 긴 블라우스를 사기도 하고
중간중간 힘이 들어 버스도 타고
택시도 부르면서 울기도 하구요
그래도 감성적인 여행을 합니다
잘 먹고, 영상도 멋지게 찍고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정말 어렵게 무더운 한여름 순례를 합니다
동갑내기 부부인데 보기 좋습니다
유튜브 이름이 "산타네 SANTANE" 입니다
시간 나시면 한번 들러 보십시오 ^^*
만약 에 또 다른 삶 의 기회 가 내게 주어 진다면 전 세계를 순례 하며 살아보고 싶네요
우리 삶방은 서로 다른 듯 해도 보이지 않은 누울 이 있어 잘 어울려 간다는 생각 입니다
저도 다시 젊어진다면 좀더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하도 출장을 많이 다녀서 여행이 지겨웠거든요
동감입니다
몇 년 전 한 때 시끄러웠던 적 있지요
지금은 그 때와 비교하면 아주 조용합니다 ^^*
감사합니다
선배님의 글에 공감하며 추천합니다
순례길 솔직히 저는 엄두도 안낸답니다
그렇기에 제 리스트에는 올리지도 안했습니다. ㅎㅎㅎㅎㅎ
선배님의 글을 다시 찬찬히 읽으며 글안에 담긴
교훈적인 말씀을 숙지하고 갑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순례길 정말 힘든 길인 거 같습니다
말이 800km지 한 달을 꼬박 걸어야 합니다
그 것도 하루에 50리 이상씩
교훈적이라기 보다 사람사는 이치가
그냥 그렇다는 거지요
수많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모자이크처럼 아름답게 서로 어울리는 모습
그런 삶방이 되기를 바랍니다 ^^*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책도 읽었고 동경만 하다가
세월 다 흘러가버렸네요.
제주 살면서도 올레길도 제대로
걸어본 적 없으니
이거 차~암.
책도 읽으셨군요
요즘은 유튜브에 좋은 영상들이
아주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제주올레길 다녀온 친구들 많습니다
저도 아직입니다
제주 한달살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서귀포 쪽
동쪽
서쪽
제주시 쪽의 해안길,
바다와 산과 한라산 중턱을
걸어 보는 것도 즐거울 듯 합니다.
제주 좋은 곳입니다
다만 생활비가 많이 오른 듯합니다
관광지의 바가지도 심하구요
주민들이 사는 마을이랑
차이가 많아 보입니다
저도 겪은 일입니다
물 건너 오는 물건은 비싸겠지만
제주 땅에서 나는 채소는
저렴합니다.
어디나 관광지는 바가지라는 인상이 있지요.
도민들은 별로 못 느끼는데.
시내에 있는 식당과 관광지 식당은
차이가 나겠지요.
과수원에 밀감이 수두룩 떨어져 있어도
누가 안 주워 갑니다. ㅎ~
며칠 전에 바가지관광으로 폐허가 된 곳
설악동의 모습을 유튜브로 보았습니다
유튜버가 찾아 가서 찍어 왔는데
참 비참하더라구요
요즘 제주도로가야할 사람들이
일본이나 동남아로 간다고 합니다
일본관광이 제주관광보다 싸다고 합니다
제주도 관광업계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티비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청솔님이 말한것처럼 각자의 개성이 다른 사람들의 집합체이다보니
각각의 글도 색다른게 당연하죠
저는 솔직히 글을 쓰기는 좋아하지만 잘 쓰지는못해서 이 방에 글 올리기가 망설여질때가 많습니다
여기 글 올리시는 분들은 작가급의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내 글이 초라해 보일때가 많고, 늘 느낍니다만
어느날 "내글은 내 방식대로"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못쓰는 글이나마 내 방식대로 쓰자고 생각하니 맘이 좀 편안해 지긴 하지만
그래도 조심스럽더군요
에구, 글, 이 뭔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오개님의 글에는 진실성이 있습니다
자신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글
우리들의 사는 이야기
너무 잘 쓰십니다
글은 쓰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속에 있는 마음과 느낌 그리고 생각을
풀어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저 제가 겪은 일을 덤덤하게 씁니다
달아 주시는 댓글이 너무 고맙습니다
오개님의 댓글엔 사랑이 넘치지요
진심과 사랑 그거면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그냥 씁니다 ^^*
예전부터 산티아고 순례길을 알고 있었지만
저는 쓸데없이 왜 개고생을 하느냐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여행의 목적이 다 다를것입니다만
저는 찍기 여행에 포커스를 둔것 같습니다.
유명한 곳을 직접 눈으로 보고 오는것이지요.
이러하듯 모든 일에서도 개인마다 생각이 다르니
타인의 의견을 공감은 못하더라도
의견을 존중하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고행길이지요
무려 800km나 된다고 합니다
네 여행가시는 분들마다
나름대로 다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 곳에 오시는 분들의 모습도
모두 다 다를 것입니다
상호존중과 배려가 절실합니다
그래야 서로 다르더라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