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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
"어서오세요~아, 준이씨도 같이 오셨네요~ 어서와요, 요즘 너무 뜸하세요."
수정은 니비루로 들어오는 홍과준을 반갑게 맞이하며, 요즘 들어 니비루 출입이 뜸한 준에게 살며시 핀잔아닌, 핀잔을 준다.
"하하,집안일 하느라 바빴어요.홍은 어저럽히기 대마왕이거든요."
준은 한껏 불쌍한 표정을 짓고는 어깨를 축 늘어트린다. 홍은 멍한표정으로 준을 바라보다,
"야! 언니 진짜로 알겠다!"
홍은 주먹을 쥐고 준의 배로 펀치를 날린다. 184의 키가 무색할 만큼 불쌍한 표정을 한 준이 너무 귀여워, 홍은 힘을 살짝 뺀다.
"으윽~"
배를 붙잡고 쓰러지는 척을 하는 준을 보며 홍과 수정은 경쾌하게 웃는다.
"누가 왔길래 이렇게 요란한가 했더니 우리홍이 왔구나?"
"삼촌!"
홍이 뛰어가 승우의 목을 끌어 안는다. 승우는 그런 홍의 등을 토닥이며, 준과 눈인사를 한다.
"숙모는?"
"안에."
"하랑이는?"
"같이있어."
홍은 그대로 뛰어들어간다. 승우는 준에게 다가가 한 팔로 준과 포옹한다.
"임마,삼촌이랑 언제 한잔할꺼야?"
"오늘 할까요?"
"하하,그래 들어가서 앉자."
저녁 7시. 니비루 안에는 벌써부터 빈자리를 찾기가 힘들다. 홍은 하랑을 무릎에 앉히고는 연신 깔깔대며 웃는다.
"홍, 연주안해?"
"응? 할꺼야앙~"
"오늘 삼촌이랑 한잔할껀데,갈때 운전할래?"
"아니~나도 마실꺼야앙~대리부르자~"
홍은 기분이 좋은지 애교섞인 말투로 대답한다. 준의 입가엔 미소가 피어난다.
쉽게 기분이 좋아지고 또 쉽게 우울해지며 잘 울고 화내고 삐지고 소리치며 이내 또 잘 웃는 제멋대로의 홍이지만, 준은 홍의 그런 모든 모습들이 좋았다.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눈에,머리에,마음에 홍의 모든 모습을 새기고 싶었다.
가끔은 어린새같은 그녀를 안고싶다. 부서질 정도로 세게, 안고도 싶다. 하지만 이내 가슴 한켠에 그런마음을 접어둔다.
하루에도 수십번,수백번. 아니 헤아릴수 없을만큼 수없이 접어야하는 마음. 그래서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던 마음이었다.
홍이연주를 하러간후 승우는 헤네시를 내온다. 아무래도 승우는 홍을 생각해 홍이 좋아하는 헤네시를 준비한 듯 하다. 홍의 연주가 시작되고 승우는 혜진과 자신, 그리고 준의 잔에 차례대로 헤네시를 따르며 말한다.
"전부터 궁금한게 있는데,너희 식은 언제 올릴 생각이냐?"
"켁, 콜록콜록."
뜻밖의 질문에 준은 마시던 술이 목에 걸린다. 혜진은 안고있던 하랑을 내려놓고 준의 등을 토닥여준다. 오히려 이런 반응을 보이는 준이 당황스럽다는 듯 승우가 멋쩍어 하며 말한다.
"임마, 그럼 내 소중한 조카를 날로 먹으려 했단 말야?"
"콜록, 아니, 그런게 아니라."
"준아, 물 좀 마셔."
"네, 고맙습니다."
준은 혜진이 건낸 물을 마시며 승우를 바라본다.
"저...그러니까, 홍은 절 안좋아해서요..."
준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뭐라고?아하하하!"
승우는 배를 잡고 웃는다. 그러자 옆에 있던 혜진이 빙그레 웃으며 말한다.
"준아, 홍이는 너를 좋아해. 그걸 아직도 몰랐니?"
"네? 그게 무슨...?"
"얌마. 그럼 좋아하지도 않는데 여태 같이 살겠냐? 이녀석, 생각보다 둔하네~."
"그러게. 난 둘이 잘 되고 있는 줄 알았지."
"그게..."
준은 얼굴이 빨개진다. 서둘러 고개를 돌려 홍을 바라본다.
그때, 연주를 하던 홍과 눈이 마주친다. 홍은 준을 바라보며 살짝 미소짓는다.
"삼촌!"
준은 고개를 돌려 소리의 진원지를 바라본다.
은주다.
"어?은주 니가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찾기 쉽던데요? 아, 안녕하세요~숙모님~안녕하세요~준이씨. 우리 홍이는 연주하네요~?"
"이리와서 앉아."
은주는 방긋 웃으며 승우의 옆자리에 앉는다.
"홍이 보고싶어서 물어물어 찾아왔어요~"
"잘했어, 한잔 할래?"
"주시면 마시죠~"
승우는 잔 하나를 가져와 은주에게 따라준다. 그 사이 홍은 은주를 발견하고는 잠시 연주를 멈추고 테이블로 온다.
"야~서은주! 어떻게 왔어?"
"여기 찾기 쉽더라~? 어떻게 오긴! 너 보고싶어서 왔지!"
"야, 너 리베르탱고! 칠 줄 알지?"
"당연하지!"
"마지막 곡인데 같이 해볼래?"
"진짜? 그래도 돼?"
은주는 신이 나서 묻는다.
"삼촌, 해도 되지?"
"우선 진우씨한테 양해를 구해봐."
"알겠어."
홍은 진우에게 다가가 속삭이고 이내 활짝 웃는다. 그리고는 은주에게 오라고 손짓을 한다.
은주가 피아노의자에 앉고, 홍은 첼로를 잡는다.
"아, 오늘은 저의 아주 소중한 친구가 니비루에 방문해준 정말 뜻깊은 날입니다. 그래서 저와 제친구 서은주양이 듀엣을 준비했습니다.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 를 마지막 곡으로 인사 드릴께요. 여기 계신 분들도 오늘 저처럼 특별한 밤을 보내시길 바라며, 시작하겠습니다."
은주의 피아노로 먼저 먼저 시작된 탱고는 홍의 합세로 둘의 열정이 빛을 발한다. 호흡은 생각이상으로 잘 맞았다. 영혼의 울림이 니비루를 가득 메우고, 모든 이들이 음악에 흠취한다. 곡이 끝나고 박수가 쏟아져 나온다. 홍은 은주와 인사를 마치고 승우의 테이블로 돌아온다.
승우는 둘에게 박수를 보낸다.
"정말 훌륭한 연주였어. 둘이 언제 호흡 맞춰본적 있었어?"
"아니~"
홍은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그리곤 준의 팔을 잡으며,
"준, 나 멋있었어?"
"응. 최고였어."
"하하하, 은주야 오늘 정말 너무 좋다! 그치?"
"응! 막~!가슴이 막, 두근 거리는거 있지!"
"키키키."
둘은 마냥 신이 난듯, 마치 고등학교, 그 시절로 돌아간 듯 킥킥댄다.
"은주야 우리 한잔해~"
"니비루 포에버~"
"푸하하하, 웃겨, 지가 언제부터 니비루 사람이었다고?"
"그러게, 저 녀석 저러다 월급달라고 하는거 아냐~?"
"에이~삼촌, 설마 제가 그러겠어요?"
"여보, 왠지 그럴것 같지 않아?"
"홍이랑 계속 같이 연주하면 줘야지 별 수 있어요?"
"준아, 나 이거 까줘~"
"이거?잠깐만."
"야, 주 홍! 넌 손없어? 가뜩이나 외로운데 왜이래!"
"응~난 손없고 우리준만 손이 있어."
"준이씨, 싫다고 해요!"
"전 홍, 귤까주는거 좋아해요."
"앗 너무해!"
"임마, 부러우면 어서 애인 만들어."
"삼촌까지 너무해욧!"
모두들 웃고, 즐기며, 니비루에 행복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안녕하세요~호강입니다. 너무 늦은감이 있네요. 바쁘기도 했고, 컴퓨터에 문제도 있었고, 흑흑.ㅠㅠ 사실은 게을러서...ㅠㅠ 앞으론 속도를 조금 내도록 하겠습니다.
아잉밥호님~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 정말 감사드려용.
옆구리가 너무 시립니다ㅠㅠ 감기 조심하시고~편안한 밤 되세요!
참, 리베르탱고의 모든 배경음악이 판매중지여서.ㅠㅠ 들어질수 있을래나 모르겠어요. 음악은 일주일뒤에 사라집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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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상 보고 와서 놀랬어요. 아 바로 밑에 난 언제 남자가 저런거 까서 줄까요. 행복하면 좋겠군요.
가상 완전 멋있던데요? 그런거 있는거 첨 알았어요. 첫번째로 봤다는.ㅋㅋ 완전 멋있어요. 부러워요..ㅠㅠ댓글 감사해요^-^
꺅ㅎㅎ 날이갈수록 점점 더 흥미로워져요ㅠㅠ 왜 홍이랑 준이 보면서 부러운건지...ㅠㅠㅠ 흑.... 흐흐 ㅎ담편두 기대하구잇을게요^^업쪽주세용!!!ㅋㅋㅋ 그리고.. 준이가 홍이귤을 까줬다면...제가 작가님 귤을 까드리겟어염ㅋㅋㅋ어떠세요?ㅋㅋㅋㅋ
아잉님이 귤까주면 어디 아까워서 그 귤 먹겠어요?ㅋㅋ 저 역시 쓰면서도 부럽다는;; 아잉님 항상 고마워하는 내맘알져?-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