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원삼면 소재 용담호수(용담저수지)는 오늘도 북적거린다. 이곳은 과거 용인8경에 속했을 만큼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낚시꾼들이나 동네 주민들이 주로 찾을 뿐 일반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는 아니었다. 그런 용담호수가 여행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을까?
용담호수에서 열리는 수공예 장터, 뚝마켓
뚝마켓이 열리는 날이면 용담호수가 북적거린다
문화를 통한 균형 있는 지역 발전을 꿈꾸며
용인은 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다. 아파트가 밀집한 도시 풍경과 평화로운 시골 풍경이 공존한다. 특히 원삼면은 산과 저수지, 논밭이 어우러지는 고즈넉한 자연환경을 간직해 귀농·귀촌인, 전원생활자는 물론 많은 예술인이 터를 잡고 거주한다.
평화로운 자연환경을 간직한 원삼면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으로 대규모 개발 국면을 맞았다.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몇몇 문화예술인들은 로컬 문화 및 공동체성 파괴, 자연환경 훼손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문화를 통한 균형 있는 지역 발전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들은 원삼면이 삭막한 산업 기지가 아닌, 첨단과 전통, 문화, 예술이 조화로운 지역으로 발전하길 희망했다. 그에 따른 실천 방향으로 2020년 문화누리원삼이라는 민간단체를 결성하고 관광두레 사업에 참여했다.
용담호수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관광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1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뚝마켓
문화누리원삼은 숲과 습지를 품은 용담호수를 중심으로 문화를 관광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렇게 2021년 4월, 용담호수에 ‘뚝마켓’이 등장했다. 2021년에는 문화예술인뿐 아니라 지역활동가, 생태환경 전문가, 농업인, 일반 주민 등 다양한 지역민의 참여를 이끌어, 문화누리원삼을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문화와함께로 확대 발전시켰다. 협동조합 결성 후 활동은 더 활발해졌다. 뚝마켓은 단순한 수공예 마켓 형태를 넘어 친환경, 캠핑, 로컬, 쪽빛 등의 ‘테마 뚝마켓’으로 발전했고, 용인시 각종 축제 및 행사와 연계한 ‘찾아가는 뚝마켓’으로도 확대됐다. 용담호수를 중심으로 환경과 생태의 가치를 공유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일련의 성공적인 사례를 만든 결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한 ‘2022년 관광두레 스토리 공모전’에서 ESG 부문 우수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김진봉 협동조합문화와함께 대표(맨 왼쪽)와 조합원, 그리고 도금숙 용인 관광두레 PD(아랫줄 맨 오른쪽)
뚝심 있는 문화예술가들이 만든 수공예 장터, 뚝마켓
“뚝마켓의 ‘뚝’은 무슨 뜻일까요?” 뚝마켓을 찾은 날, 때마침 이런 퀴즈가 나왔다. 여기저기서 저마다의 답이 이어졌다. 정답은 ‘뚝딱뚝딱’, ‘뚝방’, ‘뚝심’. 풀어서 설명하자면 ‘뚝딱뚝딱 수공예 마켓’, ‘우리 뚝방에서 만날까요?’, ‘우리 동네 예술가들 뚝심으로 뭉쳤다.’ 등을 의미한다.
의미를 알고 나면 더 기억에 남는 이름, 뚝마켓
뚝심 있는 지역 문화예술가들이 기획한 수공예 장터답게 규모는 크지 않아도 내실 있는 콘텐츠와 품격이 강점이다. 용인의 마지막 대장장이인 김영환 장인이나 용인시 1호 공예 명장인 마순관 도예가 같은 명인들이 적극 참여하는 동시에 이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나 농민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해 볼거리, 즐길 거리의 폭이 넓다.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알찬 뚝마켓
김영환 장인의 수제 제작 칼
오래된 한옥이나 옛집에서 뜯어낸 고재를 활용한 소품, 고급 옻칠 작품, 전통 발효 쪽 염색 제품 등 품격 있는 품목이 가득하다. 지역에서 생산된 제철 농산물부터 캐나다인이 만들어 오는 현지식 디저트까지 먹거리 또한 다채롭다.
고재로 만든 소품
다양한 나무 도마도 인기
지역에 사는 캐나다인 셀러도 참여해 먹거리를 선보인다
캐나다식 수제 디저트
알찬 체험도 뚝마켓의 자랑이다. 대장간 체험, 물레 체험, 자개 체험, 쪽 염색 체험 등 한자리에 모으기 힘든 귀한 체험 거리가 가득하다. 여기에 시기별 테마에 맞춘 무료 체험이 더해진다. 이번 마켓에서는 협동조합문화와함께 대표이자 캘리그래퍼인 김진봉 작가가 예쁜 글씨를 적은 용돈 봉투를 만들어 주는가 하면 달고나, 짚공예 같은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했다.
쪽 염색 체험으로 완성한 스카프
시기별로 각종 무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뚝마켓의 상설 공간이자 체험 카페, 뚝플레이스
협동조합문화와함께는 2022년 11월 뚝마켓의 상설 공간인 뚝플레이스를 개장했다. 용담호수를 끼고 위치한 뚝플레이스는 굿즈 숍 겸 체험 카페이자 지역 커뮤니티 공간이다.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동시에 각종 수공예 클래스를 운영한다. 여행 기념품으로 챙겨 가기 좋은 굿즈와 DIY 체험 키트도 준비돼 있다. 뚝마켓 참여 작가들이 공급하는 원두와 수제 청, 꽃차를 이용한 질 좋은 음료가 만족도를 높이며 시원한 호수 전망은 덤이다.
2022년 11월 개장한 뚝플레이스
상설 전시 중인 뚝마켓 작가들의 작품들
제작 판매 중인 수공예 굿즈
뚝플레이스의 인기 프로그램인 용담호수 생태 미션 투어를 놓치지 말자. 기존 생태 투어 프로그램들과 달리 스마트폰을 이용해 각종 미션을 수행하며 빙고를 완성하는 구성이 흥미롭다. 용담호수와 관련된 생태 퀴즈를 발로 뛰며 맞히는 미션, 자개로 나만의 그립톡을 만드는 미션, 딱따구리 소리 장난감을 완성하는 미션 등으로 이뤄진다.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즐기기 좋은 체험으로, 빙고를 완성하면 선물도 제공한다. 생태 미션 투어는 토요일과 일요일 이용 가능하다.
용담호수 생태 미션 투어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진행된다
모두에게 흥미로운 나만의 작품 만들기 체험
미션을 수행하며 빙고를 채워가는 재미를 느껴보자
경기투어패스를 활용하면 용담호수 생태 미션 투어를 더 알뜰하게 즐길 수 있다. 경기도 내 인기 관광지, 체험, 액티비티 등 총 80여 곳을 48시간 내 무제한 이용하는 경기투어패스에는 뚝플레이스의 생태 미션 투어와 함께 용인의 또 다른 관광두레 주민사업체인 장촌마을의 고추장 만들기, 떡 만들기 체험도 포함된다. 경기투어패스 관련 자세한 내용은 사전 확인할 것.
경기투어패스로도 생태 미션 투어를 이용할 수 있다
여행정보
- 장소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원양로 364
- 문의 : 031-339-3079
- 이용시간 : 용담호수 뚝마켓 마지막 주 토요일 10:00~18:00, 시기별로 변동 가능하며 자세한 일정은 인스타그램 사전 공지
- 이용요금 : 용담호수 상태 미션 투어 10,000원
- 인스타그램 : www.instagram.com/ddookmarket
숙박정보
- 숲속에안뜰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원양로 250-23 / 031-339-1599 / http://yongincamp.com
- 양지파인리조트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남평로 112 / 031-338-2001 / www.pineresort.com
- 용인자연휴양림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초부로 220 / 031-336-0040 / https://yonginforest.foresttrip.go.kr
식당정보
- 백년황태 : 황태구이정식·황태만두전골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좌전로 40 / 031-332-5537
- 좌전식당 : 백반·제육볶음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좌찬로 84 / 031-332-9595
- 화루중화요리 : 짜장·짬뽕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원양로 352 / 031-338-5003
(글/사진) 김수진 여행작가
※위 정보는 2023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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