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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네드는 워커
출처 : 여성시대 네드는 워커 / 드라마 학교2
여시들 글이 무척 길어. 진짜 길어
한 회를 내가 하나의 글로 썼기 때문에
그래도 음... 들어온 김에
그냥 다 봐줬으면 좋겠어 ㅎㅎ
나의 작은 바람...
왜냐면 이건 1999년도
학생이자 여성이었던 정연이의 성장기거든
재밌을거야.
멋지고 귀여운 정연이
이 글의 주인공 정연이
공부를 무척 잘 하고
영화동아리인 채플린에서 작가로 활동중임
지하철에서 서서 공부하는 학생을 본 남자는
자리를 양보하려고 하는데
"가방 들어드릴까요?"
정연이 거절함
등교 하면서도 공부하는 정연이
같은 반이자 채플린인 애라가 정연이에게 아는척을 함
애라 너 그러다 언제 한번 교문이랑 헤딩하겠다.
정연아, 내 머리 이상하지 않니?
정연 아니 괜찮은데?
애라 아무래도 앞머리 너무 짧게 짜른거 같애.
꼭 간난이같어. 네 머리도 만만친 않다?
정연 공부하는데 답답하잖아. 짧게 짤라달라고 했어.
애라 못말려. 그래도 좀 심했다. 얘.
공부도 좋지만 웬만하면 남들 눈도 좀 생각해라. 응?
정연 뭐 어때.
애라 하여간.
사정상 음악쌤 자리가 비어 있었는데
그 자리를 메꿀 쌤이 찾아옴
그 사람이 민영훈쌤임 ㅇㅇ
중년 쌤들만 있는 학교에 젊은 쌤의 등장
애들은 당연히 관심을 가짐 ㅋㅋㅋㅋㅋ
특히 남자쌤이라 여자 칭구칭긔들이 ㅋㅋㅋㅋ 좋아함
대충 답 해주고 수업을 하는데
민쌤 무슨 곡인지 아는 사람?
정연 바하의 아리오소입니다.
민쌤 이것도 알까?
정연 베토벤의 로망스 같은데요?
민쌤 정연이 실력이 대단한데?
정연이가 다 대답함
엥 뭔데 내 이름 아냐? 싶은 정연이랑 애들
민쌤 지하철에서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하길래
어떤 학생인가 이름을 좀 봤지.
아까 지하철 그남임 ㅇㅇ
ㅋㅋㅋㅋㅋ지민이 표정 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때부터 정연이 심장 뜀 ㅠ
정연 난 신선해서 좋던데.
우리 학교에 워낙 젊은 선생님이 드물잖아.
성제 그래 얘기도 통할 것 같고.
지민 우리도 팍팍 물갈이 해야돼.
젊은 피 수혈해야 된다고.
애라 유머도 좀 있는 거 같고, 관심 간단 말야.
유미 니가 관심 안가는 남자가 있기나 해?
애들끼리 새로온 쌤에 대해 얘기하는 중
지민 근데, 정연이 너한테 관심있는 거 같더라?
유미 정연이 미워하는 선생님이 어딨냐. 우리반 보증수푠데.
불타는 정연이 마음에 장작 넣어주는 지민이
도란도란 얘기하는데 눈새 용구가 ㅡㅡ
용구 니들 다 냈냐? 냈어?
또 뭔 꿍꿍이를 꾸미는지 돌아다님
근데 시바 여자애들 가지고 인기투표를 한거였음
이때까진 걍 넘어갔던 정연
1위는 애라
그리고 선 넘는 남학생남들 ㅅㅂ
4가지로 나눠서 투표를 했다고 함
그 중에 가슴도 있었는데
유미 가슴은 누가 뽑혔는데?
용구 미스 가슴은 말이야 바로!
정연 이용구! 너 그렇게 할 일이 없어?
니들 눈엔 우리가 성적인 대상으로 보이니?
흥수 성적인 대상이라니, 우린 그냥 장난으로-
하... 박흥수사라져즘...
정연 친구라고 생각하면서 그런 인기투표를 해?
게다가 뭐 분야별?
정연 아예 정육점 고기처럼 부위별이라고 하지 왜?
이것도 일종의 성상품화야.
용구 야, 니가 무슨 여권운동가라도 되냐?
뭘 그렇게까지 흥분하고 그래?
같은 반 친구끼리 애교로 넘길 수 있는 문제 가지고.
정연 그런 애교라면 하나도 고맙지 않으니까
다시는 이런 유치한 짓 할 생각 마!
정연이는 평소에도 여권 신장에 관심이 많음
1999년 작품인데 작가님 리스펙
준경이가 정연이 말 끝나자 마자
투표 결과지를 찢어버림
준경 우리가 뭐 물건이냐?
유미 야... 애들 장난가지구...
정연 장난? 배유미 너도 남자애들이랑 똑같애.
뭐? 가슴은 누가 뽑혔냐고?
유미 난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지.
정연 그게 왜 궁금하니, 화가 나야지.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구니까
남자애들이 우습게 보는거야.
애라 그래, 아무도 넌 우습게 안볼거야. 무섭게 보지.
그리고 그런거 할 수도 있는거지 뭘 그러냐.
선생님 인기투표하고 연예인 인기투표 하는데 여자애들 놓고 하면 뭐가 어때서?
너 혹시 니 이름 한개도 안 나왔을까봐 그러지?
요번 화에 애라가 좀 빌런임 ㅠㅠ
애라야 그만해...
정연 뭐어? 정말 유치하다.
넌 남자한테 잘 보이는 게 그렇게 중요하니?
정연 너 그 정도 수준 가지고 제대로 된 배우 되겠어?
애라 여기서 배우 얘기가 왜 나와?
정연 조디포스터같은 배우 되겠다며?
아는지 모르겠는데 조디포스터는 예일대 출신이야.
4년제라도 가려면 너 공부 좀 해야 되겠다.
애라 뭐? 야, 김정연!
애라야... (환장)
무튼 둘은 싸움
공부하러 온 정연이랑
논문 쓰러 온 민쌤
아니 논문 쓰러 왔음 논문이나 쓸것이지
정연이한테 친한척 중임 ㅋ
정연이도 클래식 좋아해서 둘이 같이 음악 들음
무튼 존나 과함 저 남선생남
(나 정찬 젊을 때 좋아했는데 그럼에도 ㅠ 넘 애매하게 굴어서 짜증남)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형주 계속 자습이나 했으면 좋았을걸.
그럼 모의고사 준비하는데 요긴하게 썼을텐데.
태훈 그래도 여자애들은 꺼벅 죽잖아. 멋있다고.
형주 여자란 족속들 한심해, 하여간.
형주 너 쌉소리!
지민 야!! 그런 족속한테서 태어난 게 누구지?
지민 사랑에 빠지면 한심하다고 하고
공부에 빠지면 독하다고 하고,
니네같은 아들들 낳아서 키워놓으면
이런 한심한 소리나 하고 여자들 정말 힘들어, 알아?
ㅇㄱㄹㅇ 어케 예나 지금이나 남자란 족속들은 변화가 없냐고.
한편 정연이가 놓은 캔커피를 치우고
끓여온 커피를 올려두는 애라
정연이가 놓은건진 모름
이렇게 정성 들일 필요가 없는데...
민쌤도 좋다고 마시고선
애라가 가져왔다니까 애라를 위한 곡으로
수업을 시작해야겠다 웅앵 이럼
애라 니들 아무도 넘보지마. 내가 찍었어.
흥수 우성이 오빤 어떡하구?
애라 우성이 오빤 스크린의 애인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쪼꼼 웃겼다 애라야
지민 안재욱은 브라운관의 애인이고?
애인 졸라 많은 애라
애라 전공은 피아논데 악기는 이것저것 조금씩 하나봐.
집이 청주라서 서울에서 혼자 자취한대.
아침도 못 먹고 다니고 너무 불쌍해.
남자 혼자 사는게 오죽하겠니.
그리구 집안에서 아들만 삼형젠대 그중 막내래.
확실히 은근히 막내티가 나는거 같지 않니?
쫌 귀여운데도 있고.
흥수 아주 호구조사 다 했구나.
왜, 시어머님한테 인사도 드리지?
환장할 애라 발언 ㅠㅠ
난 아침 못 먹고 등교하는 너네가 더 불쌍해...
성인이 알아서 쳐먹고 댕기겠쥬...
애라 나 머리 자르면 어떨까?
커트머리를 좋아한다는데.
흥수 야야 가자 가.
애라 어때, 응? 머리 자르면 이상할까?
아무래도 볼 살 좀 빼야 머릴 자를 수 있겠지?
정연 정애라! 남자 하나 때문에 그렇게 호들갑을 떨어야겠니?
애라 야, 너 왜 사랑을 빠진다고 표현하는지 알아?
함정에 빠지듯 뻘밭에 빠지듯 자기도 모르게 무너져내리는 거
그런게 바로 사랑이야.
정연 글쎄 과연 그런 모습이 옳은건지 잘 모르겠다.
정연인 가버리고
애라 아유 잘났어, 정말. 누가 범생이 아니랄까봐.
쟨 왜 저렇게 꽉 막히고 답답 한거니?
지민 틀린말은 아닌데 뭘.
그러곤 채플린 애들 영화보러 가는데
가다 민쌤 만나서 같이가자고 함
애라...당신 제발 그만... 그만!!
영화관에서도 저렇게
근데 정연이는 기분이 좋지 않음
무튼 지금 복잡 미묘한 감정에 휘둘리는 중임
민쌤이 수저를 놓으려고 하는데
애라 어머 선생님 이런건 여자가 해야죠.
제가 해드릴게요.
여시들 1999년이야 ^^
여전히 기분 안 좋고
애라의 여자가 웅앵에 더 표정 굳는 정연이
민쌤 정연이 불편한 데 있니?
애라 정연인 원래 잘 안웃어요. 특히 남자 앞에서는요.
민쌤 그래?
흥수 정연인 영화반의 이성이에요.
언제나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이성.
소시의 자존심 이런..너낌?
정연이가 영화반의 지성과 이성임 애들 다잡는 ㅇㅇ
정연이 남자한테 이정도 미소면 박장대소라고...ㅠ
너가 마지막 주자(멀리산다 대충 이런 의미일듯)니까
바래다 주겠다면서 같이 음악듣고, 추워하니까 겉옷 줌.
이건 진짜 민영훈씨가 졸라 잘못함
정연이는 바래다 줘서 고맙다며 씨디를 선물하는데
저 교탁에 있는거 애라가 싸다준 김밥임 ㅋ...ㅠ
지민 오늘 애라 차례던가?
애라 뭐가?
지민 영화평말이야.
애라 아, 그거...
지민 왜? 준비안했어?
애라 했지!!
신화 오늘 공부하기로 한 영화는 델마와 루이스야.
우선 감상평 써 오기로 한 사람.
지민 너 안 해왔구나?
애라 얘기할게. 뭐 꼭 써와야 되니? 말로 하면 되지.
내가 이 영화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브래드피트야.
애라 모자를 쓱 치켜 올리면서 씨익 웃을 때랑
지나데이비스를 쳐다볼 때의 그 그윽한 눈빛...
애라 어쩜 그렇게 상큼하게 섹시할 수가 있을까.
조연인데도 화면에 꽉 차잖아. 그때부터
브래드피트는 이미 그때 나의 연인이 되었어.
정연 그게 영화평이야?
애라 그럼 아냐? 야 꼭 어려운 말 써야만 평이 되는거야?
정연 다른 시간 조금만 투자하면 그거보단 나을텐데.
애라 뭐?
정연 적어도 그런 평을 원한건 아니었어.
애라 그래 너야 여렵고 복잡하게 얘기하겠지.
근데 그것도 일종의 허위의식인거 같다?
그냥 느낀대로 솔직하게 편안하게 얘기하면 되는거지.
정연 그렇다고 해서 남자배우 멋있다 죽인다,
그런 말이 영화평은 아냐.
남자배우 하나 보려구 영화보는건 아니니까.
애라 아니? 맞어. 남자배우 하나 보려고 보기도 해.
넌 못 그러지? 야 너 무슨 결벽증 있는거 아니냐?
남자니 사랑이니 연애니 그런 말만 나오면 왜 그렇게 흥분하냐?
애라 존나 말넘심 ㅠ
냄져 싫어하는게 뭐가 어때서
보기만 해도 더러울 수 있지...
정연 난 저급하고 유치한 방식의 관심이 없을 뿐이야.
애라 남자, 사랑, 연애. 그런건 다 저급한거야?
내가 대배우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너도 좋은 시나리오 작가가 되기 힘들것 같다.
그렇게 꽉 막히고 답답하고 결벽스러워서
어떻게 인생을 이해하고 좋은 작품을 쓰겠어.
정연 뭐?
애라 너 평생 연애도 못할거다.
너같은 여자애를 어떤 남자가 좋아하겠냐.
아마 평생 짝사랑이나 하면서 노처녀로 늙어 죽을걸?
지민 정애라!
정연 너같은 애하고 정말 스터디 같이 못하겠다.
성제 애라야 너무 심하잖아.
애라 내가 뭘 나도 당했는데.
흥수 그렇다구 그렇게 유치찬란하게 나와야겠냐?
정연이 얼굴 질리는 거 못봤어?
지는 뭘 잘했다구
애라 니들 왜 나만 갖고 그래?
여자애들은 정연이를 찾으러 가고
신화 스터디 첫날부터 이런 모습 보여서 미안하다.
동일 괜찮아.
흥수 에이 기집애들때문에 스터디도 못하고 영화반 망신살만 뻗치고.
동일 논쟁 치열하던데? 솔직히 좀 재밌기도 했어.
흥수 재밌긴 야~ 난 무섭다. 솔직히 정연이 무서워.
무슨 말만 하면 따따따 따지고 정색하고 덤비고 어휴!
뭐냐 그 쭉정이 이론 이때부터 시작된거라고 생각함
성제 그게 정연이 매력이기도 하잖아.
흥수 그럼 너 정연이 같은 애랑 사귀라고 하면 사귈래?
남자 맘 다 똑같다고. 솔직히 정연이 같은 애 피곤하지.
무슨 말만 하며 따지고 남자 이기려 들고,
야들야들 부드러운 구석이라곤 눈꼽만큼도 없고
게다가 잘 웃지도 않잖냐. 걔랑 살다간 아마 제 명에 못 죽을걸.
뭔 시발 친구인거랑 사귀는거랑 뭔 상관이라고
참고로 성제는 지민이 좋아함
신화 그런 스타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 왜.
흥수 그건 특이 취향이지. 모름지기 여자친구란
친구들 만나는 데서 얘가 내 여자친구야.
그렇게 말할 때 부끄럽지 않은 애였음 싶잖아.
그런 기준으로 봤을 때 정연인 아니지.
애라 말이 다 틀린건 아니라고.
흥수 정연인 공부 계속 열심히 하는게 좋을거야.
그래야 나중에 혼자 살아도 폼나게 돈벌고 살지.
솔직히 정연이 같은 애 누가 데려가냐.
아주 그냥 정연이 비혼 계획까지 새워줌
그걸 다 들은 정연이
지민 정연아!! 야 김정연!!
놀라는 흥수
정연이 마음을 유일하게 눈치챈 유미는 재하쌤에게 SOS를 침
유미가 안 이유 = 정연이가 쌤 커피 챙기는거 보고, 이런저런거 합쳐서 알게 됨
근데 재하쌤도 정연이가 교무실로 민쌤 찾아온 거 보고 대충 짐작하고 있었음
애라에게 악담을 듣고 집에 가다가 화장품 가게가 눈에 들어온 정연이
쇼윈도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돌아섰다가...
화장을 짙게 한 모델의 얼굴을 보는데...
가치관 적립되기 전 우리 아니냐고...
외모지적 당하고 여성스럽지 못하다 웅앵 듣고
내가 그런가... 싶어서 화장품 사고
자꾸 눈에 들어오는 립스틱을 바른 입술
한편 재하쌤은 민쌤을 불러다가 면담을 함
재하쌤 저기... 뭐 다른 뜻에서 하는 말은 아니니까. 오해는 하지 마세요.
(안보현 보이지 않아?)
민쌤 무슨 말씀이신지...?
재하쌤 여학생들 대할땐 좀 조심하는게 좋을거에요.
쓸데없는 오해 피하려면요.
민쌤 글쎄요. 전 순수한 마음으로 애들을 대하면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되는데요.
애들 어린애 아니잖아요. 사리판단 다 할만큼 컸고,
제 의도가 순수하면 애들도 그렇게 받아들이겠죠.
지민이를 찾아온 정연이
둘이 좀 더 친해
정연 내가 그렇게 꽉 막히고 답답하고 결벽스럽니?
지민 아깐 애라가 막말한거지 워낙 화가 났었잖아.
정연 솔직히 말해줘. 니가 보기에 나 어때?
지민 뭐 좀 깔끔하고 논리적이긴 하지. 가끔은 좀 지나친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그게 니 매력이야. 너야말로 우리 영화 반의 이성이요 지성 아니냐.
너까지 우리처럼 헤벌레하면 영화반 잘 굴러가겠냐?
정연 그러니까 친구로서의 편안함이나
여자다운 매력은 없다는거네?
지민 여자다운 매력?
정연이는 평소에 이런 말을 안 하는 애였음
오히려 이렇게 나누는 걸 싫어하는 친구였지
그런 정연이를 잘 아니까 놀라는 지민이
정연 그래... 내가 생각해도 그런건 없어.
지민 야 그런게 뭐 필요하냐.
나 봐봐 그런거 없어도 난 잘만 살잖아.
정연 넌 성격이 좋잖아. 다들 널 편하게 생각하고 좋아하고.
생각해보니까 아무도 난 편하게 대하질 않는거 같애. 내 탓이겠지?
지민 정연아 너 갑자기 이상하다?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
정연 글쎄.
흥수 정연아 어제 내가 한 말은 말야..
정연 됐어. 너때문에 그런거 아냐.
흥수 거봐, 내가 사과 안받을거라고 했지?
난 정연이 무섭단말야. 괜히 사과하라구 그래가지고..
신화 이상하다. 정연이답지 않은데?
전 같으면 그런말쯤 신경도 안 썼을텐데.
유미 어떻게 그런말에 신경을 안써.
평생 연애도 못한다는데.
지민 이게 다 애라 때문이야.
성제 애란 뭐래?
지민 걘 또 걔대로 화났지 뭐. 절대 먼저 사과 안 한대.
흥수 하여간 여자애들 때문에 시끄러워요, 시끄러워.
지민 야! 거기서 여자가 왜 나오냐?
남자가 싸우면 괜찮고 여자가 싸우면 시끄러운거야?
유미 그럼!!
흥수 너까지 왜 그러냐. 제2의 김정연같다, 야.
복도에서 생각 중이던 정연이는 웃으며 인사하는 애라를 보게 되고
자신과 다르게 살갑게 인사를 건네는 남선생들의 모습에
생전 하지도 않던 웃는 연습을 함
예전에도 지금도 웃지 않는 여자에게
참 남자들은 개소리를 해댔구나 싶음
그리곤 결국 립스틱을 사는 정연이
웬지 스스로 자존감이 올라간듯 한 느낌을 받음
한편 유미랑 지민이는 정연이 책상에서 노트를 꺼내다 포장된 물건을 보게 되고
그건 정연이가 민쌤에게 준 선물!
둘은 교무실에 왔다가 그걸 보게 됨.
이제 정연이가 민쌤 좋아하는걸 애들이 알게 됐음
민쌤 정연아, 선물 고맙다.
정연 네.
민쌤 저기 말이야. 아, 아니다.
참 혹시 정연이 연주회같은거 관심 있니?
정연 네?
둘은 민쌤의 선배들이 하는 연주회에 가게 됨
보조개 나왔다고...
채플린 애들이랑 있는거 아닌 이상 저정도 미소는 잘 안 나온다고...
시벌탱 대학 졸업반이 고딩이랑 얽히는게 말이나 되냐...
하이힐, 치마
화장까지 한 정연이
민쌤도 놀라고 (사랑에 빠지고 이런 의미로 놀란거X)
연주회 내내 민쌤을 힐긋거리는 정연이
민쌤도 그걸 느낌
정연이는 식사를 하러 가서 화장을 고치고...
민쌤 오늘 재미있었니?
정연 네, 아주 좋았아요.
민쌤 다행이네... 정연아,
내가 정연이 참 좋아하는 거 알지?
정연 네?
민쌤 정연아.
정연 네...
민쌤 이런 말 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오늘 솔직히 정연이한테 좀 실망했어.
정연이가 어떤 생각에 그렇게 꾸미고 나왔는진
모르겠지만 선생님은 좀 서운하고 그러네.
민쌤 정연아, 어찌됐든 난
열심히 공부하고 음악에 관심있는
그런 학생으로서의 정연일 좋아했던거고
민쌤 그러니까 내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는
정연이 모습은 교복을 입은 모습이라는거지
지금 같은 어른스러운 정장보다는 말야.
정연인 요즘 보기 드물게 똑똑하고 야무지거든.
근데 오늘은 보통 때 그 똑 부러지는 모습은 없고
너무 낯설어 마치... 딴사람 흉내낸거 같고.
민쌤 난 내가 자랑스럽게 기억할 첫 제자로
정연이를 꼽고 있거든.
내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연인 현명하니까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정연 ...네.
민쌤 늦었는데 데려다줄게.
정연 오늘은 저 혼자 갈께요 선생님. 안녕히 가세요.
줄기차게 내리는 비
뛰어서 도착한 곳은 지민이네 집이었음
지민이를 기다리다 유리창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는데
자기가 봐도 너무 낯선 모습이 보임
화장을 하고 잔뜩 꾸민 모습
지민 정연아 너 옷이 왜 이래? 머리는 또?
정연 지민아, 나 오늘 내 생애 첫 데이트 했다.
아니 첫 데이튼줄 알았어.
그런줄 알고 나갔는데... 아니더라고
애라한테 뭐라고 할 자격 나 없어.
남자한테 잘 보이겠다고
머리하고, 옷 사입고, 높은 구두 신고... 나 우습지?
지민 정연아...
정연 나 일부러 너한테 왔어.
내 한심한 꼴 좀 보여주려고...
내가 얼마나 한심한지 딱 한사람한테만 보여주려고.
그래야 다신 한심한 짓 안할거 아냐.
마음을 다잡는 정연이
묵묵히 들어주는 지민이
애라는 싸워서 걍 지나칠까 고민하는데
정연이가 불러세움 ㅋㅋㅋㅋ 귀여워
정연이가 그동안 너무 날카롭게 굴었다며 사과함
민쌤 선배님 말씀이 옳았습니다.
재하쌤 뭐가요?
민쌤 제 생각이 짧았어요.
민쌤도 자기가 잘못했다고 말함
지민 정연이 우울증이 오래 가네.
흥수 원래 사랑의 아픔이란게 그렇게 쓰디쓴 거란다.
유미 선생님도 너무해. 그냥 이쁘다고 하지
왜 쓸데없는 말을 해서 애를 기죽이냐구.
신화 내 생각엔 정연이 요즘 생각 많은게
꼭 선생님 때문만은 아닌거 같아.
유미 그럼?
신화 글쎄 잘은 모르겠지만
정체성의 문제 뭐 그런거 아닐까.
원래 자기 자신에 대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인거 같애.
유미 아우 머리 아파
애라 야야 이 남자애 너무 멋있지 않니?
새로 나온 모델인가봐. 키도 대빵 크다.
유미 또 새남자 찾냐? 민선생님은 어떡하고?
애라 별로 매력이 없드라고.
요즘 보니까 똥배도 나온거 같고.
난 원래 배 나온 남자는 1미리도 용서할 수 없어.
민쌤 슈만과 클라라는 9살이라는 나이차와
주변의 반대를 극복하고 뜨거운 사랑을 했어.
많은 예술가들이 그렇듯이 슈만의 음악 또한
클라라로부터 영감을 얻은바 많았지.
민쌤 클라라... 이름이 참 낭만적이지 않니?
그 이름이 더욱 아름답게 생각되는건
아마도 슈만의 음악때문이 아닐까.
민쌤 나로 인해 한 남자가 세기에 남는 음악을 만들고
그래서 내 이름이 영원히 그 음악과 함께 한다, 멋지지 않아?
민쌤 클라라는 그것만으로도
이 세상을 살다간 의미가 있을거야
정연 아뇨, 그건 아닌거 같아요.
정연 그건 슈만의 입장일 뿐이죠.
클라라도 천재적인 피아노 연주소질을 갖고 있었어요.
정연 클라라는 어쩌면 자기 이름으로
더 유명한 음악가가 되고 싶었을 지도 몰라요.
정연 슈만의 연인으로서가 아니라
음악가 클라라로 기억되도록 말이죠.
애라 정연이 또 따지기 시작이다.
유미 가만 있어봐.
정연 물론 클라라는 슈만과의 사랑 속에
충분히 행복했을지도 몰라요.
정연 하지만 음악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면
슈만의 그늘 속에 누구보다 불행했을지도 모르죠.
정연 선생님이라면 저희들한테
클라라의 입장에서 보는 법을 가르치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연 왜냐하면 저희들 중 절반은 클라라이기 때문이죠.
쓰면서 가슴이 웅장해졌다...
정연이 멋있다 ㅠㅠ
드디어 자기 안의 진짜 자기를 찾은 정연이
이쯤에서 밝히는 이번편의 제목은
<클라라를 위하여>
지민 무슨 생각해?
정연 난 언제나 역사속의 인물들을 보면서 불만이었어.
니체를 얘기할 땐 루 살로메, 로댕은 까미유 끌로델,
슈만을 얘기할 땐 클라라, 늘 그런식이잖아.
정연 왜 살로메에 니체, 클라라에 슈만,
이렇게 여자가 주인공이 되는 경운 없는 거지?
난 클라라가 아니라 슈만이 되고 싶었어.
근데 잠시 클라라가 될뻔했어.
그것도 슈만한데 잘 보이려고 목매다는 클라라.
정연 그날 있잖아 지민아,
내가 왜 그렇게 비참했는지 생각해봤어.
정말 비참한 건... 그게 내가 선택한 내 모습이 아니었단거야.
지민 그럼 이젠 니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모습 찾았어?
정연 아직 잘은 모르겠는데 여기 앉아있는게
그중 제일 예쁘지 않을까 싶어. 나답고.
지민 야, 내가 멋진 충고라도 해주려고 찾아왔는데
니가 그렇게 스스로 정리를 다 해버리면 난 어떡하냐?
정연 정리 잘하는거 그것도 나다운 거잖아.
지민 어유 잘난체.
여자들 우정이 제일 멋있어ㅠㅠ
나머지 다 개쓰레기야...
민쌤은 대학교로 돌아가고
배웅을 하는 채플린 아이들
그 뒤로 선 정연이
정연 애라는 아마 또다른 사랑을 시작할 것이다.
정연 나?
정연 난 아마도 나 자신을 좀 더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이렇게 끝난 정연이의 자아성립기
너무너무 길었지...
그래도 끝까지 봐줘서 고마워
1999년, 21년 전인 그때에도
이런 내용의 드라마가 나왔다는게 참 좋아서
같이 보고싶었어.
본편이 보고싶다면
웨이브에서 학교2 20화를 보면 돼.
시리즈온에서 550원에 다운받아 볼 수도 있어.
+ 여시들이 작가님 얘기를 하는 김에 써보자면
작가진이 지금 보면 되게 화려해
대표작을 써보자면
<옥탑방 고양이> 구선경 작가님
<킬미 힐미> 진수완 작가님,
<마왕> 김지우 작가님.
<쩐의 전쟁>이향희 작가님,
<반올림> 김윤영 작가님
이렇게 다섯 분이 돌아가면서 대본을 쓰셨어.
21년 전 드라마라 아무래도 좀 그런 부분들이 있긴 한데
그래도 되게 심도깊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재밌으니까
여유가 된다면 1화부터 보는거 추천해.
(출연진에 함정 있음 주의)
우왕 나 쩌리 300플 첨 넘어봐 여시들 재밌게 봐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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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네드는 워커
와 이게 99년대작품이라니....... 너무 멋있다
와.... 진짜 멋있다
긴글인데 집중해서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글올려준 여새 감사합니다
남자들이고뭐고 주인공되자
와 너무 좋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