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내한공연 사실도 모르고 있었는데, 어느날 집 사람이 오랜만에
문화생활 좀 해보자고 공연에 가자고 제의하더군요.
저야 원래 오아시스를 좋아하는 편이었고, (최근 앨범 빼고는 정규 앨범도
다 있고, 싱글 박스 세트도 있으니까..) 공연 본 지도 꽤 오래되어서
오케이 했었죠.
(더불어 집사람이 보너스 탔다고 티켓비용도 모두 지불~ ㅡㅡv)
그러고 보니 Helloween, Rhapsody, Gamma ray (Gate in Seoul) 공연에 이어
빅공연 구경은 네번째 쯤 되는 듯 한 데 암튼 꽤 오래간만이었습니다.
1. 오프닝_뷰렛
오프닝으로는 국내 인디 밴드 쯤 되어 보이는 뷰렛이라는 여성 보컬 밴드가
몇 곡을 불렀는데.. 좀 아쉬움이 남았음.
첫 곡은 모던 락 풍이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말끔한 팝이었는데,
보컬이 꽤나 유니크하면서도 성량이 풍부해서 눈이 똥그래졌다.
근데 두번째, 세번째 곡으로 가면서 얼터너티브에 하드 코어에 이상한 기타
디스토션에 보컬은 개성없는 데쓰수준의 샤우팅 창법에 온갖 잡탕식의 곡들을
뒤섞어 부르는 것이 영 아니올시다 로 기울었음.
아직 자기 개성을 확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느낌이었는데,
첫 곡과 같은 분위기로 밴드 정체성을 확립하고 기회를 잘 타면 꽤나 괜챦을 듯..
(특히 보컬언니가 짙은 색의 긴 플레어 치마를 휘날리면서 탬버린도 치고
기타를 쳐대는 모습은 쿨하다 못해 섹시하기까지 했음. 정말 눈이 휘둥그래졌음.
어설픈 코어 흉내나 종종 엿보이는 김윤아식 창법에서 벗어나서 자기 개성만
잘 찾으면 지존의 가능성이 엿보임.)
2. 중간휴식_얼레..?
8시부터 30분간 오프닝이 끝나자 장내 멘트가 울려 퍼진다.
"중간 세팅시간이 9시까지 30분간 있을 예정이오니 어디 가서 놀다 오든지
하십시오~"
"잉??"
이런 변이 있나.. 세상에 이런 식으로도 공연을 하나? 참 나..
암튼 쉬는 김에 밖에 나가 생수 한병 사왔다..
3. 공연장_만땅 차다.
올림픽 공원내 올림픽 홀이 꽉 찼다.
스탠딩 쪽도 바글바글 했고, 좌석도 역시 꽉 차 있었다. 이미 한참 전에 표는
매진이 됐었으니 당연하겠지..
외국인들도 꽤 많이 보였고, (내 좌석 옆에도 민폐스러운 덩치의 외국인
청년 둘이 앉았었다.) 재밌는 건 다른 공연에 비해 밴드의 성격 때문인지
커플들이 유난히 많았다는 점
다른 공연은 대게 혼자 온 (년)놈, 끼리끼리 동아리로 온 무리들, 동성끼리 온
아그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엔 유난히 짝짝이가 많았다.
물론 본인도 집사람과 함께 그 트렌드에 동참.
4. 공연_>
역시 오아시스답다. 공연 내내 곡 제목 외에 그들이 던진 말은 서너마디에
불과할 거다.
리암의 스테이지 매너는 슈 게이징 수준까지야 아니지만, 역시 소문대로였다.
마이크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는 몸을 불편하게 옆으로 기울인 체 노래만 불렀고
( ">" ← 이 모양이었음. 공연마다 매번 저러면 관절이나 척추가 나갈 텐데,
하는 우려가 진심으로 들었음) 연주가 나올 땐 그냥 부산스럽게 왔다갔다만 했음.
이게 바로 > 포즈
메틀 공연에 비해 정말 좋은 건 일단 사운드가 명징하다는 것이다.
물론 내 자리가 이전과는 달리 무대에서 좀 멀리 떨어진 좌석이었다는 점도
있겠지만, 암튼 지금까지의 메틀 밴드 공연은 소리가 모조리 뒤섞이고 다 깨져
버려서 그냥 멤버들 얼굴 보고 흔들며 노는 재미로 보다 왔다면 이번 공연은
듣는 재미도 있었다는 것.
허나 중반 이후로 가면서 리암의 목이 가버리고 (너무 쉽게 쉬어 버렸다.
성대가 약한 편인가? 나이 탓일까, 아니면 걔네 이미지대로 게으름의 소치일까? )
사운드도 뭉개지는 것이 많이 아쉬웠다.
리암이 목이 가서 좀 쉬어야한다 싶으면 다음 곡은 노엘이 노래를 부르곤 했는데,
오히려 리암보다 훨씬 파워풀하고 또렷한 목소리를 들려줬다.
근데 이게 또 꽤 매력적이었음. 리암보다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을 정도
선곡은 신곡 위주로 많이 골라졌지만, 예전 히트곡들도 몇 개 불렀다.
그 중 가장 미친듯한 반응을 일으킨 건 역시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와
앵콜곡으로 나온 Don't look back in anger
관중들이 대신 불러줬다 싶을 정도로 열광의 온탕이었다.
관중들 호응도도 꽤나 높았고 전체적으로 멋진 공연이었는데, 이 친구들 1차로
끝내고 들어가서 불 꺼진 다음에, 앵콜을 외쳐야 나와서 뽀대 나게 다시 연주를
할텐데, 사람들이 도무지 앵콜 할 생각을 한다.
그냥 소리를 지르거나, "오아시스"를 외치는 사람들은 있는데, 앵콜~이라는
소리는 끝까지 들리질 않는다.
뻘쭘한 오아시스는(아마 그랬을 것이다.) 그냥 적당히 나와서 앵콜곡들을 부르기
시작했다. 머 어차피 의례적인 거 아니겠어 하는 분위기로..
나름대로 드럼 솔로 멋졌던 스타키
5. 이런저런
우리 부부 오른쪽에는 또 다른 커플이 앉아있었는데..
이 친구들이 어디서 초대권을 얻어서 온 것인지 첨에는 공연을 좀 보는 듯 싶더니
나중에는 공연이 지루해졌는지 둘이 폰카로 사진찍고 따로 놀더라.
막판까지 티켓 못 구해서 안타까와 하는 사람들이 꽤 많던데, 된장할~
문득 예전에 Children of bodo과 Rage의 공연에 못 간 게 아쉬워졌다.
글래스고 공연에서의 셋 리스트를 구해다 컴필레이션으로 만들어 놓고
공연을 대비했는데, 대충 거기서 다 나와서 즐기기에 좋았다.
아무래도 메틀 공연에 비해 관절 등에 무리가 가는 격렬한 동작을 덜 취하게 되어
끝나고도 큰 부작용이 없는 것 같아 다행이다.
이 것도 메틀 공연에 비해 나은 점일세.. 흠
(이상 사진은 오아시스 팬 카페의 iwannarunaway님이 공연 때 찍으신 걸
빌려 왔습니다.)
첫댓글 공연 관람 후 큰 부작용이 없다...^^ 저두 함 느껴보고 싶어지네요
뷰렛도 왔었나요 와우
뷰렛이야 그때 게이트인서울에서도 인기 좋았죠 ㅎ
코스에 얼굴 비친것도 꽤 오래됐는데...........................
쫗겠수... 얼굴 좀 비추셈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