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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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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10,22-30
웃어라 동해야 때문에
‘웃어라 동해야’라는 방송극이 끝났습니다. 27년간 아버지를 그리워했고, 아버지를 만나고도 ‘아버지!’라고 불러볼 수 없었던 동해라는 청년의 얘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가지고 방영되었습니다. 어머니는 하루 종일 그 방송 얘기만 하십니다. 어머니는 주인공이나 조연들 모두 ‘바보’라고 단언하십니다. 종영이 되었는데도 나보고 매일 그 ‘바보’들의 뒷얘기를 궁금해 하시고 물으십니다. ‘동해가 홍 사장에게 다시 사장 자리를 주었을까?’ ‘도진이는 무얼 시켰을까?’ ‘총지배인은 어떤 자리이냐?’ ‘어떻게 그렇게 많은 금을 숨겨 둘 수가 있나?’ ‘형이 그렇게 좋은 것을’ ‘얼마나 아버지가 그리웠으면 한이 되었을까?’ ‘애비는 저런 경우 어떻게 할껴?’ ‘핏줄이니까 땡기는 게 있지?’ 등등. 그래서 ‘웃어라 동해’야 때문에 나도 바보들의 행진에 동참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종영 된 후로 어머니가 심심해 하셔서 큰일입니다.
자기 자식과 함께 살며, 놀아주고, 친해지고 싶지 않은 아버지가 세상에 어디에 있겠습니까? 아버지는 자식이 자신을 꼭 빼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눈, 코, 귀, 입, 심지어는 눈 섶까지도 아버지를 닮았다고 하고 전혀 닮지 않았으면 ‘엄지발가락이 닮았다.’라고 하고 싶은 것입니다. 무조건 자식을 보고 ‘나 닮아라.’하면서 고사를 지내지 않아도 자식은 아버지를 꼭 닮는 법입니다. 그래서 붕어빵처럼 부모를 닮아서 자식은 언제나 봐도 그렇게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입니다. 미운 짓을 해서 몽둥이로 개 패듯 패줘도, 돌아서서 통곡을 하면서도 걱정되는 것이 자식이고, ‘내 자식이 아니다.’라고 길길이 뛰다가도 봄눈 녹듯 사라지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스러운 것이 자식입니다.
그러면서도 아버지들은 자식들에게 ‘제발, 나를 닮지 말아야 한다.’라고 기도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부족함, 결점, 우유부단함,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명예나 힘도 없고, 어딘지 모르는 초라함을 닮지 말라고 사정하고 싶은 것입니다. 인생을 돌아보면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면보다는 부끄러운 면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고, 자식들에게 잘못 해준 부분이 더 커 보이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 가족들에게 잘못한 부분들이 눈덩이 불어나듯 나날이 늘어나고, 아이들에게 잘못한 부분이 또한 홍수에 개울물 불어나듯 늘어납니다. 그래서 얼굴을 들 수조차 없이 미안하고, 속이 쓰릴 정도로 반성도 하고, 위축된 마음을 추스를 수도 없는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다른 아이들의 아버지들처럼 잘 먹이지도 못하고, 입히지도 못하고, 과외 한 번 제대로 보내준 적도 없고, 놀러 간 적도 없고, 대화를 많이 한 적도 없으니 정말 고개를 들 수도 없습니다. 요즘 가정의 달이라고 사람들은 가정의 화목을 위해서 많은 말들을 하고, 언론에서도 매일 보도하고 있는데 화제는 주로 못난 아버지에 맞춰져 있습니다. ‘아버지와 자녀들과의 대화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대화뿐만 아니라 같이 있는 시간도 너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녀와의 대화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버지를 꼭 이방인처럼 느끼고 있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자식들은 이미 세대 차이를 너무 심하게 느끼고 있고, 어른들은 급변하는 세상의 변화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입니다. 자식들을 ‘자신의 분신’으로 이 세상의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식들은 얼마나 아버지를 완전히 자신과 하나로 생각할까요? 아버지를 가장 존경하고, 아버지의 자식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다시 태어나도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나고 싶은 자식이 과연 얼마나 많을까요?
성경에서 예수님은 “내 아버지께서는 누구보다도 위대하시어, 아무도 그들을 내 아버지의 손에서 빼앗아 갈 수 없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요한 10, 29-30)라고 하느님 아버지를 정말 흠숭하며 ‘아버지와 완전히 하나’라고 말씀하십니다. 얼마나 행복하신 아버지이고, 또한 아들인가! 아버지는 얼마나 자랑스러우시고, 아들도 또한 얼마나 아버지가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고, 기쁨과 환희에 가득 차서 하시는 말씀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완벽한 부자관계를 갖고 싶은 것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의 소망일 것입니다. 비록 돈은 없고, 힘도 없고, 몸에 병을 갖고 있어서 매일 골골하면서도 자식들에게는 절대로 골골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아버지가 되고 싶은 것입니다. “부모 안에 아이들이 있고, 아이들 안에 부모님이 계셔서 부모 자식 간이 완전히 하나가 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세상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 우리의 일입니다.
야고보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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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 둘째 아들은 초딩 2학년인데 키가 6학년인 지 형하고 비슷합니다. 어제 명동성당 임선혜 나눔콘서트를 버스를 타고-성당가는길 맛난거 사준다고 끼시고 데려갔읍니다. - 성당 2층 파이프오르겐의 장엄은 저의 마음은 흔들었으나 초딩2년의 귀엔 안들어오죠. 그런데 해금과 피아오와 맞춘 임선혜의 You raise me up을 듣자 "아빠, 저거 저번에 노래방서 부른거아냐" 그러면서 따라 부르고 쏫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는 시늉을,..." 아들과 자녀와 함께 할수 있는 시간은 많이 있답니다. 아들과 손을 잡고 내려가는 길은 너무나도 행복했읍니다. 화살기도를 하게 됩니다. 당신께서 주신 이 선물을 잘 키워내겠노라고 제 소명임을,...
예수님 아버지가 제 아버지라서 저는 신납니다..
저는 어떤 어미일까..
부끄럽지만 다시 허리춤 치켜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