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서울시가 고지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구릉지 이동편의 개선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몇군데 보행 약자 및 주민들을 위한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주민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엘리베이터가 아니고 모노레일이 등장했다. 바로 중구 신당동과 ‘대현산 배수지공원(이하 ‘배수지공원’)’을 연결하는 경사지에 곡선형 모노레일이 설치된 것! 지난 2월 15일 개통식을 가졌다.
상대적으로 저지대인 다산로에서 배수지공원을 가려면 110m 정도의 190개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했고, 유모차·휠체어 등 이용자는 원거리로 돌아가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이제 모노레일을 이용하면 3~4분이면 공원에 닿을 수 있다. 이번 배수지공원 모노레일 개통 소식과 함께 서울시에 설치 운영 중인 경사형 엘리베이터에 대해 알아보았다.
중구 신당동과 ‘대현산 배수지공원’을 연결하는 경사지에 설치, 운영 중인 곡선형 모노레일 ⓒ조수봉
배수지공원에 오를 때는 모노레일을 타고!
모노레일 내부에는 모두 6개의 좌석이 마련돼 있으며, 승차 인원은 입석 인원 9명을 포함 최대 15명이다. 모노레일의 운행 시간은 매일 8시부터 18시까지며, 일반 엘리베이터 탑승 때와 같이 탑승자가 직접 가고자 하는 지점의 버튼을 누르면 되는 자동 무인 운전 제어시스템을 갖추었다. 승강장은 시점과 종점 그리고 중간의 신당현대아파트 승강장까지 모두 3곳이다. 소요시간은 왕복 6~7분, 탑승 요금은 무료이며 유모차나 휠체어 탑승도 가능하다. 특히, 이번 개통된 모노레일은 공원 내의 ‘금일경로당’을 비롯한 대현경로복지관을 찾는 어르신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대현산 배수지공원 모노레일 시발점 승강장 ⓒ조수봉
경사형 엘리베이터 '푸니쿨라'…이대 부근 명소로 각광
지하철 2호선 이대·아현역이 위치한 신촌로와 그 윗길인 대신초등학교 앞 이화여대2길은 높은 구릉으로 나뉘어져 있다. 소위 윗동네에서 전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이 있는 신촌로를 오갈 때에는 55개의 계단이나 비탈길을 이용해야 한다. 그간 이러한 지형적 어려움으로 지역 주민들이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던 중 작년 2월 14일 과거 구릉 위에 낡은 무허가 건물의 ‘동심경로당’이 있던 자리에 특이한 공법의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이제는 주민 편의시설을 넘어 이대역 주변의 명소가 된 곳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북아현 경사형 엘리베이터’다.
지금은 엘리베이터 설치와 함께 새로 건축한 ‘동심경로당’이 엘리베이터 상부 승강장에 자리하고 있다. 유럽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경사형 엘리베이터인 ‘푸니쿨라’와 흡사한 이 엘리베이터는 15인승으로 경사도 50°, 높이 20m 구릉에 비스듬히 걸친 모습으로 42m를 운행한다. 특히 이 엘리베이터 설치 사업은 ‘2023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에서 대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더불어 기하학적 모양의 외관과 야간 조명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하철 이대역 4번 출구에서 아현역 방향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북아현 경사형 엘리베이터’ ⓒ조수봉
‘북아현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면 동심경로당, 대신초등학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조수봉
성동구 옥수교회 옆 검은 기둥의 정체는?
성동구 독서당로(옥수동) 옥수교회 옆에 검은색의 옥외 수직형 엘리베이터가 우뚝 솟아 있다. 서울시의 ‘구릉지 이동편의 개선사업’으로 설치된 이 엘리베이터는 고지대 주민들의 보행 편의와 전망을 위해 2022년부터 설치 운행되고 있는 ‘옥수동 구릉지 엘리베이터’다. 높은 언덕으로 층이 진 독서당로와 매봉길을 이어주는 이 공용 엘리베이터는 연중무휴 24시간 운영한다.
많은 구릉지로 이루어진 성동구 옥수동 일대 ⓒ조수봉
구릉지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옥수교회 옆에 공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조수봉
이미 소문난 해방촌 ‘108하늘계단’ 경사형 엘리베이터
2018년 11월, 용산구의 속칭 해방촌 ‘108하늘계단’에 서울시 최초로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운영을 시작했다. 용산중학교 동쪽의 후암동과 용산동2가를 잇는 폭 6m, 길이 53m의 돌계단 중앙에 폭 2m의 길을 내고 15인승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것이다. 지금은 주민들의 편의 뿐만 아니라 이색적 풍경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내·외국들이 있을 정도로 소문난 명소가 됐다.
원래 ‘108하늘계단’은 1943년 일제가 남산 기슭에 ‘경성호국신사’를 지으면서 참배길로 만든 계단이다. 현재는 주민들의 등·하교, 버스 정류장 이용 및 각종 용도의 통행로로 이용되고 있는 엘리베이터와 더불어 양쪽으로는 기존의 돌계단이 그대로 존치돼 있어 도보 이용도 가능하다. 1층부터 4층까지 타고 내릴 수 있는 4곳의 승강장도 설치돼 있다.
주민들의 편의뿐만 아니라 관광 명소가 된 해방촌 ‘108계단 경사형 승강기’ ⓒ조수봉
‘108계단 경사형 승강기’는 기존의 돌계단 중앙에 길을 내고 설치했다. ⓒ조수봉
승강기는 양쪽 모두 승·하차 문을 설치해 이용이 편리하다. ⓒ조수봉
안전한 등·하교길은 물론 어르신들도 편리하게!
금천구 시흥동 금동초등학교와 인근의 벽산5·6단지아파트를 이어주는 15인승 옥외 수직형 엘리베이터와 길이 56m의 보행교가 2022년 2월 27일 개통을 하고 현재 운영 중이다.
산비탈이 많은 지역의 특성상 주거지와 근린 시설 간 이동에 먼 길을 돌아 다녀야 했던 주거 환경에 안전성과 편의성이 조성됐다. 고지대 거주 학생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바로 학교 정문과 연결이 되고 주민들은 주민센터, 도서관, 복지관 등 근린 시설 이용이 한결 편해졌다.
금천구 시흥동 벽산5단지아파트에서 금동초등학교 방향으로 가기 위해 설치한 보행교 입구 ⓒ조수봉
아파트 단지와 금동초등학교를 이어주는 옥외 수직형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설치된 길이 56m의 보행교 ⓒ조수봉
금동초등학교 옥외 수직형 엘리베이터 상층부 승강장 ⓒ조수봉
금동초등학교 옥외 수직형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학교 정문과 연결 되고, 주민들은 주민센터·도서관·복지관 등 근린 시설 이용이 편하다. ⓒ조수봉
외국인들이 더 잘 아는 '남산오르미'
서울시 중구 회현동2가 남산3호터널 좌측(남산3호터널 준공기념탑 앞)에 경사형 엘리베이터 ‘남산오르미’가 운행 중이다.
‘남산오르미’는 인근 주민들은 물론 남산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2009년 6월 30일에 개통한 국내 최초의 옥외 경사형 엘리베이터다. 상부 승강장은 바로 남산 케이블카 매표소와 연결돼 있다. 운행 총 길이는 140m, 탑승 인원은 20명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운행 시간은 9시부터 23시까지이며, 월요일의 경우 점검 관계로 13시부터 23시까지 운행한다.
‘남산오르미’는 남산3호터널 준공기념탑 앞에서 탑승하며 남산케이블카 매표소에 바로 도착할 수 있다. ⓒ조수봉
매일 09:00~23:00까지 운행하는 ‘남산오르미’는 월요일의 경우 점검 관계로 13:00~23:00까지 운행한다. ⓒ조수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