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김포에 있는 언니네 들렀다가 "주세요닷컴"이란 반려동물 사이트를 통해서 러시안블루 고양이를 책임분양 받았습니다.
원래 고양이 키우고자 했어서 서치도 많이 하고 정보도 얻고, 또 언니네에 이미 고양이 두마리가 함께있었던 터라 고양이 키우는 요령, 책임감, 마음가짐 등 나름의 준비를 하고 있다가, 운이 좋아 토요일 밤에 인천 사시는분이 올리신 글을 보고 연락해서 만났어요.
글에는 책임비 5만원으로 올리셨지만, 업자들이 연락이 많이온다, 그전에 다른 고양이를 책임비 안받고 보냈더니 다른사이트에 그 아이가 올라오더라 그러면서 책임비 10만원을 요구하시길래 일단 분양받을 아이를 먼저 보고 결정하겠다해서 인천 간석역 1번 출구 근처로 갔습니다.
20대 중반정도의 여성분이 고양이와 함께 오셨고, 그날 비가 와서 (토요일 밤 9시 40분)일단 제 차에 같이 타고 아이를 봤어요. 사료냄새인지 응가 냄새인지가 좀 나서 강아지처럼 냄새가 좀 나네요 했더니 이주에 한번씩 목욕시킨다길래 그러려니 했어요.
아이 이름은 시루.
남아고, 1년 2개월 됐고, 중성화 완료, 예방접종 완료 했고, 아픈데 없는 건강한 아이라고 했습니다.
시루를 보는순간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더라구요. 계좌이체를 해드리겠다 하니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체받을 계좌가 없다하시며 현금 요구 하셨어요.
여성분이 인상도 좋아보이고 많이 아끼신듯 한 느낌도 받아 의심 안했습니다.
책임비로 드리는 10만원은 간간히 시루 사진보내주면서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면 2달 후에 고양이 용품으로 사서 보내준다고 했고, 따로 계약서를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곤 어떤 남성분이 약간의 사료와 쓰던 밥그릇 물그릇 장난감 하나 챙겨주셔서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시루는 저에게와서 심바가 되었습니다.
언니네가서 다른고양이와 격리된 하룻밤을 보내는 중에도 낯선곳에 대한 경계가 많이 없는 편인지 이동장에서 나와서 물도 마시고 사료도 조금 먹고 그날 밤을보내고, 어제(일요일) 저와 함께 집에 왔어요. 처음 기르는 거라 새 화장실도 꾸며주고, 사료며 물이며 다 세팅해놓고 나니 이녀석 책장뒤에 숨어 있더라고요.
잘 도착했는지 확인샷찍어서 보낸다고 몇장찍고, 사진을 보내드리면서 이아이가 원래 쓰던 샴푸가뭔지, 양치는 했는지, 기타 등등 카톡으로 물었는데 글 확인을 오늘 아침까지 안하시더라고요.
밤새 심바는 집안 구석구석을 탐방하고 물도 먹고 밥도 먹고 쉬야도 하면서 적응 중이었고요. 한가지 신경쓰이는건 치아에 치석이 좀낀거 같아서 거기서 입냄새가 나는지도 모르겠다 싶어 오전에 심바와 동물병원을 갔습니다.
저의 입양 상황을 의사선생님께 말씀드리고, 분양자가 연락을 안받고 답도 없는것이 좀 불안하긴 한데, 상태가 어떤지 봐달라하니 앞니가 흔들리고 있고, 어금니치석도 많고 전체적으로 구강상태가 엄청 나빴어요. 마취후에 스케일링이 가능하다고 하시면서 스케일링 하려면 마취전 피검사하는데 간단한 질환같은건 알 수 있다하셔서 해달라하고 맡겨놓고 집에 오는데 바로 전화가 왔어요.
병원에서.
심바가 심부전수치가 엄청 높게 나왔고, 그래서 오늘 스케일링 못한다며 알려주시더라고요. 지금 상태는 내과적인 질병이 먼저 치료되어야한다는 그 말에 심장이 쿵.
의사 선생님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시는데, 분양한 사람이 연락이안되는 이유가 이래서 였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순간 심바가 엄청 불쌍했고, 심바를 분양한 사람은 원망스럽더라고요.
그리고 병원비는 또 어떡할꺼며,,,,,
링거 맞으면서 요독이 빠지는지 확인해야 하니 입원을 권하셔서 그렇게 해달라고 하고 의사 선생님과의 전화를 끊고(요독이 안빠져서 수치가 안내려가면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할수도 있다고 합니다.ㅠㅠ) 심바를 분양 받을때 연락한 카톡으로 심바의 상황을 남기고, 전화를 했습니다.
두어번 안받다가 받는 사람은 목소리가 남자였어요.
사료와 쓰던 밥그릇물그릇 챙겨주던 그 분이시라네요.
병원가서 들은 증상에 대해서 말을하니 이동해서 그런거 아니냐고, 자기는 하악질도 당하고 긁혔다고 말을하길래 나한테는 그런것도 없고 집에와서도 적응도 빠르고 밥도 물도 다 잘먹었다 하면서 내가 만난 그 여자분이랑 통화하고싶다 하니 하는말이
원래 키우던 친구가 있는데 자기들이 키우려고 보니 긁고 하악질하고 그래서 못키울것같아서 그럼 분양보내자 해서 글 올렸다고.
그래서 아픈것도 모른다. 신부전인지가 이동하면서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거 아니냐고 저한테 묻더라고요..
신부전이 스트레스로 왔다갔다 하는 질병이 아니예요 했더니 내 의견인지 의사 의견인지 묻고..아무튼 말이 잘 안통했습니다.
제가 계속해서 구강 건강도 하루이틀로 관리못한게 아닌 증상이다 이야기 하니 그럼 원래 키우던 친구 부모님 한테 연락을 해보겠다. (왜 친구 부모님한테 연락을 하는지는 이해가 안갔으나..)
하곤 제가 말안끝났는데 전화는 끊겼어요.
빠른 연락 부탁드린다고 톡으로도 보내고 문자로도 보냈는데
기분이 쎄 합니다.
후..
반려동물 매매 계약서도 없고, 계좌이체 내역없고, 애는 아프고 너무 가엽고
그리고 저는 병원비 부담이 생각보다 너무 클것같고.
생명가지고 장난칠꺼라고 생각못했고, 제가 그 피해자가될 지도 몰랐어요.
저처럼 이런 경우에 제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알려주세요.
이왕 이렇게된거 심바를 다시 보내는건 아닌것같아요. 그러나 이 사람들 책임감없이 행동하고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는 체로 둘 수가 없어요. 가능하다면 책임분양비도 돌려받고싶고..혼내주고싶고...
지금 머리가 너무 복잡합니다.
조언을 구하고싶습니다.
이게 법률적으로 가능한지. 이름과 핸드폰번호, 그리고 카톡내역은 안지우고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