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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당신만 바라보다가 죽겠습니다
( 대단한 아이들 ver.1 )
[ 쿵쿵쿵쿵- ]
"잠깐만!!!! 스탑!!!! 스탑!!!"
"왜 그래, 미인아?"
"야, 깡찐따!!! 누가 너혼자 고속도로 타래!! 앙? 내가 이부분은 조금만 슬로우하게 가랬자너!"
"즐."
"우씨!!!!"
툭- 치면 쿵- 하고 쓰러질 것만 같은 허름한 창고 안을 조심히 들여다보면 정말 미치도록 아름다운 아이들이 숨쉬고 있어요.
참 신기하게도 미칠만큼 허름한 겉모양과는 달리 제법 잘 꾸민 내부는 연습하기 딱 좋네요.
날씨가 더워서인지 볼이 빨갛게 물들어져 상큼한 딸기와도 같은 우리의 미인양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악바리를 쓰고 있네요.
여름방학이라고 빈둥빈둥 놀다가 오랜만에 모인 아이들이 정말 오랜만에 맞춰본 연습인가봐요.
말을 듣지도 않고 혼자서 빠른 비트로 연주해버리는 진다가 얄미워 악바리를 쓰고 있나봐요, 우리 미인양이.
"짜증나, 깡찐따!!!"
"야, 너 내가 쎈발음 넣지 말랬지."
"흥!! 찐따보구 찐따라는데 누가 뭐래?"
"내가 뭐라한다, 이놈아!"
어머, 악바리쓰는 미인의 말이 신경쓰이는 지 진다가 드럼채를 들고 미인양을 쫓아와요.
어쩌죠? 저 가늘면서도 단단한 드럼채로 맞으면 미인양 머리가 갈라질텐데요. 어서 도망가요, 미인양!
"꺄아~~ 울새야!!! 찐따가 나 죽일라한다!! 살려줘~"
"누가 찐따냐고!!"
"너너너너너너너너너너너!!!!!!!!"
"아씨, 죽을래?"
"너가 그걸로 나 때리면 나 골나가서 죽거든!!!"
우리 귀여운 미인양은 가장 듬직하고 믿을만한 울새 뒤로 쏙- 숨어버려요. 어머, 울새가 미인양을 가려주네요.
진다는 울새 뒤에서 귀엽게 메롱질하는 미인양때문에 약이 올라 얼굴이 울그락붉으락하네요?
이런, 화가 많이 났나봐요. 우리 미인양이 그만 나불대야할텐데.
"그만 하고 나와라?"
"어머머~? 나오면 나 골때리려구?? 노노~"
참으로 발랄한 아이들이죠?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연습이잖아요. 울새가 얼른 두사람을 진정시켜요.
진다는 겨우겨우 화를 참아내고 다시 드럼의자에 앉아요. 하지만 미인양이 그냥 넘어가겠어요?
이번엔 혼자서 잘 연습하고 있는 란애 옆으로 가서 그 좋은 목청으로 다 들리게 진다를 까대네요.
"란애야~ 있지, 있지!! 깡찐따가 나나 죽일라구 막 드럼채갖고 고릴라흉내냈어!!!"
"응?"
"나 무서워~ 흐엉.. 찐따가 막 나 노려보는데... 으아!! 레이져빔!!!!"
혼자서 울트라 생쇼를 떠는 우리의 미인양을 한심하다는 눈으로 란애가 쳐다봐요.
그 눈빛을 보고 자신을 이해하고 있다고 느꼈는지 미인양이 해맑게 웃어요.
어머, 미인양 볼에 보조개가 참으로 예쁘네요. 우리 미인양의 매력포인트인가봐요.
이래서는 연습이 제대로 될 것 같지 않아 울새가 미인양을 이끌고 제자리에 세워요.
어머, 이렇게 보니까 우리 울새군이 마치 리더같죠? 그러나 어쩌죠? 리더는 우리 미인양인데.
"자자!!! 레츠 코우!!!"
"으, 발음구려."
"깡찐따는 그만 깝치시고~"
"누가 깝친다는거야!!"
이런... 또시작이네요. 정말 저 두사람은 어찌나 우정이 깊은지 모르겠어요.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지만 상황이 상황인만큼 얼른 연습해야겠지요?
초미인, 강진다, 연울새, 파란애. 이 네사람은 '대단한아이들' 멤버랍니다.
대단한 아이들이 뭐냐구요? 어머, 여태 모르고 계셨어요? 우리 자랑스런 밴드명이잖아요~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대단하냐면요, 한달에 잡힌 무대만 해도 10군데가 넘어요!!
그 중에 고르고 골라 3군데에서만 공연을 한답니다. 왜냐구요? 힘들잖아요~ 너무 당연한건데!
"아아~ 원투원투!!"
"요새 누가 고따구로 발음하냐?"
"훗! 이게 바로 앞서나간다는 거다, 찐따야!! 아무도 하지 않는 걸 내가 개척해나가는거!!"
"개척 좋아하시네. 그거랑 이거랑 전~혀 상관없거든?"
"왜, 내가 너무 고급스러운 영어발음을 하니까 배아퍼?"
참 사오정같이 말귀를 못알아먹는 미인양이죠? 하지만 미인양도 나름 매력적인 구석이 있어요.
엉뚱하면서도 귀엽잖아요? 진다가 말을 말자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네요.
자자, 이제 어디 한번 제대로 아이들의 실력을 봐볼까요? 와, 우리 미인양이 노래를 하네요!
[ 나는 꿈이 있었죠~ 아름다운 나의 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를테야~ 꼬꼬댁~ 꼬끼오~ 아냐, 이건 너무 흔하잖아?
난 특별한 걸 원해. 좀더 색다른 걸 내게 알려줘요~ 나의 이 옥구슬 넘어가듯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어울리는 그런 노래.
하지만 어쩌죠. 넌 결국 백숙이 되고 말꺼야. 닭 숨넘어가는 소리 좀 그만 질러주겠니. 어머, 우리 엄마가 나보고 욕하시네요.
아아, 나는 백숙이 싫어요. 백옥같은 나의 이 바디를 남들에게 보여줄 순 없는거죠~ 차라리 나는 치킨이 될래.]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어요. 와, 단지 연습일 뿐인데 너무 열기가 뜨거운걸요?
참 인상적인 가사죠? 이쯤되면 다들 짐작하셨을거라 믿겠지만... 네~ 그렇죠! 바로 우리의 브레인, 울새가 지었답니다.
[ 꼬끼오~ 노릇노릇 예쁘게 물들인 튀김옷을 입고 나는 노래를 할테야. 기름 속에 풍덩~ 아아, 인당수가 그립지 않아.
나는 백숙이 싫어요~ 내 뱃속에 집어넣지 말아줄래요. 이래뵈도 난 수줍음이 많은걸요? 아이, 부끄러버라~ ]
벌써 연습이 끝났어요. 이런, 너무 아쉬운걸요? 오랜만에 맞춰보는 거지만 꽤 만족스러운가봐요.
미인양이 활짝- 웃으며 울새의 등을 퍽퍽- 치네요. 아, 울새군.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란애는 애지중지하는 베이스를 잘 닦아 얼른 케이스에 넣어두네요. 네, 언제 미인양이 기타 위에 앉을지 모르니까요.
자신의 드럼연주에 심취해있던 진다는 아직도 흥이 사라지지 않았는지 빠른 비트를 연주하네요.
이런, 미인양이 또 한소리 할텐데 말이죠. 왜냐고요? 함꼐 어울리지 않는 독주는 자기 취향이 아니라나, 뭐라나.
"깡찐따!!! 그만해!!!"
[ 쿵쿵쿵-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둥!!!!! ]
괴성을 지르며 우월한 목청을 자랑하는 미인양에게 도전이라도 하는 지 더욱 빠르게 연주하네요.
이런. 진다군은 참 단순하죠? 우리 미인양의 주 무기는 우월한 목청이 아니라는 걸 왜 인지못하는 걸까요?
"아, 쫌 닥치라고!!!!!!!!!"
[ 탁탁탁- ]
역시나 이런 꼴이 되어버렸어요. 미인양이 짧은 다리로 성큼성큼 뛰어가 여분의 드럼채로 진다군의 뒷통수를 사정없이 내리쳐요.
마치 드럼비트에 맞춰 난타하듯이 말이죠. 이런, 이러다가 진다의 머리가 갈라지겠어요.
어찌나 세게 때리던지 결국 참지못하고 진다가 손을 들고야 말죠. 자신이 이겼다며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드는 미인양.
"자!! 다들 모여봐!"
네. 드디어 우리 미인양이 제대로 된 리더역을 하려나봐요. 진지하게 다들 한 곳으로 모이게 하네요.
연습실 한 쪽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다들 눈 앞에 있는 과자를 먹으며 미인양에게 귀를 열어요.
그러면 미인양은 안그래도 우월한 목청을 다시 가다듬고 진지하게 말을 해요.
"이번주에 있을 우리 공연은 단 한사람을 위한거야."
"한사람? 누구?"
"노래의 주인공."
"응? 울새야, 너 누구 좋아하는 사람있냐? 고백하게?"
어쩜.. 진다는 꼭 자기같은 생각만 할까요. 치킨노래의 주인공은 당연히 병아리겠죠!
정말 당연한 상식조차도 까먹어버리는 단순한 진다군. 너무 귀엽죠?
울새군이 아니라고 말을 해요. 하지만 진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답니다. 참, 집요하기는.
"아, 내가 저번에 말 안했나? 얼마전에 우리 학교에서 일어났던 소동의 뒷이야기."
"지금이 방학인데 학교에서 소동이 왜 일어나냐? 초미인, 바보됐냐?"
"아놔... 야, 깡찐따! 넌 좀 닥치고 있어봐!!"
미인양이 오랜만에 진지하게 말을 하려는데 자꾸만 딴지를 거는 진다군. 쯧쯧, 저러다 한대 맞죠.
짜증난다는 듯 고함을 지른 미인양이 진다를 째려보며 말을 이어가요.
"왜, 샘들이 보충하라고 나오라했을때 우리 억지로 나갔었잖아. 그때 바보놈이 나한테 고백했다가 차였었잖아?"
"뭐??? 너한테 왜 고백을 해? 그 놈 눈깔비었냐?"
"미친. 이 아리따운 초미인님을 사모하는 건 당연지사아니겠어? 하긴... 너같이 혀빠진 놈은 모를만도 하지."
"뭐래. 울새야, 저거 왜 저러냐."
"아씨!! 깡찐따, 너때문에 자꾸 이야기가 삼천포로 떨어지잖아!!"
어머머, 이러다가 미인양의 눈에서 레이져빔이라도 뿜어나오겠어요. 란애가 진정하라는 듯 미인양에게 과자를 먹여주어요.
참 먹는거라면 사족을 못쓰는 아이라니까요, 우리 미인양은. 금새 기분이 풀어져 다시 말을 이어가요.
"그 멍청한 바보가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옥상에서 뛰어내리셨다, 이 말씀!"
"응, 그건 우리도 다 아는 사건이고... 그 뒷이야기가 뭔데?"
"그때 다행히 우리가 참새잡을라고 쳐논 그물에 걸려서 살았잖아, 바보놈. 부상을 좀 당하긴 했지만."
"응, 그랬지."
"아씨, 자꾸... 그 누구냐. 바보놈이 있는 반년놈들이 나한테 위로공연해달라고 아우성이잖아!!"
그나마 미인양의 말에 진지하게 대답해주는 사람은 란애뿐이네요. 울새는 그새 또 작사의 유혹에 빠져들었어요.
진다군은 미인양의 말을 안듣는 척 과자를 먹지만 귀는 쫑긋- 열려있답니다.
자, 간단하게 정리 좀 해볼까요? 그러니까 지금 미인양이 뻥- 하고 차버린 바보녀석을 위해 위로공연을 해야한다는 거로군요.
아이러니하죠? 이건 뭐.. 병주고 약주는 건가요? 보란듯이 차놓고 이제와서 위로해준다라...
"알았지? 그러니까 이 노래는 그 바보노무시키를 위한 거라고!!"
그렇게 연습에 또 연습을 하다보니 어느새 일주일이 지났어요. 그리고 오늘은 바로바로 그 바보녀석을 위한 공연날.
옥상에서 떨어져 그물에 건져졌지만 그래도 부상이 꽤 커서 입원중인 바보놈의 병원 앞이예요.
점심이 지난 이 태양이 사정없이 쏘아대는 대낮에 병원에 오다니. 참 감회가 새로운 아이들이예요.
진다군은 신기하다는 듯 빈 휠체어에 앉아보아요. 어린이마냥 신이 난 표정이 참 개구지네요.
나머지 아이들은 장비점검을 하고 무대설치를 시작해요. 특별히 옥상의 정원을 빌렸어요.
어떻게요? 바보놈의 부모님께서 병원에 사정사정 통사정을 하셨다고 합니다.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더라구요.
"아아, 마이크테스트!! 원투쓰리포퐈이브!!!!"
"악 좀 지르지마라."
"모모~ 시비걸지마, 찐따놈아."
"이게 시비냐?"
"깐죽대지마, 찐따놈아."
"이게?"
그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것뿐인데 미인양이 매정하게 거부하니 진다군이 많이 상처받았어요.
정말 시끄러워서 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인데 왜 미인양은 몰라주는걸까요?
울새군이 해맑게 웃으며 장비설치를 끝내고 기계를 다시한번 손질해요.
혹시라도 태양빛에 열받지 않도록 그늘도 만들어줘요. 와, 지극정성이네요.
무대는 크지 않아요. 어색한 천막이 간신히 그늘을 만들어줘서 좀 많이 더워요.
하지만 대단한 아이들은 더위에 투정부리지도 않고 짜증내지도 않아요. 왜냐구요?
당연하잖아요.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거,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데요.
"근데 그 바보는 아직 모른데?"
"알면 재미없잖아~ 내가 그냥 산책이나 할겸 데리고 오라고 했지!"
"그러다 너무 놀라서 심장마비로 기절하면 어쩌지?"
"아후, 찐따놈아! 누가 깡찐따아니랄까봐... 심장마비로 기절하냐? 뇌진탕으로 기절하지!!"
어쩜 저렇게 다정할수가. 서로 모르는 부분을 채워주는 저 아이들은 참으로 아름다운 우정을 지니고 있네요.
모든 준비가 다 끝이 났어요. 이제 끝내주게 멋진 공연만 하면 돼요. 앞으로 남은 건... 무대를 즐기는 것뿐이예요.
이렇게 다함께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그래서 미인양은 힘차게 소리지릅니다.
"으하하하~ 우리는 무적의 아이들!! 위대하고 고귀한 초미인양과 그 똘마니들이시다!!!"
"미친."
"또 시작이다."
"이번엔 똘마니야?"
네, 매번 겪는 일이 아닌가봐요. 또 시작이라는 듯 세사람이 고래를 절레절레 흔들어요.
그치만 금새 또 다함께 한바탕 웃어재낍니다. 뭐가 그리 재밌냐구요? 에이, 뭐가 있겠어요. 그냥 웃는거지.
세상에, 웃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데요. 설마... 아직도 그걸 모르고 계시나요?
"어? 좀 있으면 올시간이네. 다들 준비하자."
란애가 문득 시간을 확인하더니 아이들을 재촉해요. 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지금부터 단 한사람만을 위한 공연이 시작되어요. 이 공연이 끝나기전까지는 바보놈과 그의 가족을 제외하고는 통제금지.
세상에서 가장 보기 힘들고 값이 비싼 대단한 아이들의 공연이 지금 시작됩니다.
"어머니, 갑자기 산책은 왜요?"
"으,응? 아...."
"오늘은....."
"괜찮아, 욱아. 오늘은.... 산책하자."
저기봐요. 입구에서 휠체어를 탄 바보놈과 부모님이 오세요. 아직 이쪽을 보지 못했나봐요.
어머니와 이야기하던 바보놈이 드디어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네요. 그리고 놀란 눈으로 미인양을 쳐다봐요.
어머, 멀리서도 잘 보이나봐요. 그와 동시에 우리 '위대한 아이들'의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 나는 꿈이 있었죠~ 아름다운 나의 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를테야~ 꼬꼬댁~ 꼬끼오~ 아냐, 이건 너무 흔하잖아?
난 특별한 걸 원해. 좀더 색다른 걸 내게 알려줘요~ 나의 이 옥구슬 넘어가듯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어울리는 그런 노래.
하지만 어쩌죠. 넌 결국 백숙이 되고 말꺼야. 닭 숨넘어가는 소리 좀 그만 질러주겠니. 어머, 우리 엄마가 나보고 욕하시네요.
아아, 나는 백숙이 싫어요. 백옥같은 나의 이 바디를 남들에게 보여줄 순 없는거죠~ 차라리 나는 치킨이 될래.
꼬끼오~ 노릇노릇 예쁘게 물들인 튀김옷을 입고 나는 노래를 할테야. 기름 속에 풍덩~ 아아, 인당수가 그립지 않아.
나는 백숙이 싫어요~ 내 뱃속에 집어넣지 말아줄래요. 이래뵈도 난 수줍음이 많은걸요? 아이, 부끄러버라~
튀김옷으로 무장을 하고 나는 떠나요. 어디로든 노래를 부를만한 곳으로. 하지만 어쩌죠? 모두가 내 튀김옷을 잡고 뜯어먹네요.
아아, 돌려줘요~ 나의 사랑스러운 튀김옷. 결국 난 백숙이 되고야 말았지요. 아아, 백숙. 그래요. 내 배는 갈리고야 만거죠.
내 꿈은 어디로 간것일까요. 돌려줘요, 나의 꿈. 나의 노래. 나의 튀김옷. 영원히 나는 백숙, 백숙, 백숙. 결국 나는 백숙. ]
아아, 너무 슬픈 노래예요. 이걸 우리 울새가 썼다니, 정말 천재로군요!! 첫곡이 무사히 끝났어요.
바보놈은 놀란 눈으로 미인양을 응시하네요. 역시 또다시 한번 반해버린걸까요? 눈을 떼지 못하네요.
선곡을 끝낸 뒤 미인양이 마이크에 대고 맑고 청량한 목소리를 내네요. 이걸보고 목소리를 깐다고 하나요?
"세상에 어떤 놈이 한번 인생의 쓴맛을 봤다고 죽어? 그래가지고 군대는 어떻게 갈건데?"
"미..미인아?"
"그래, 내가 아무리 아리땁고 또 감히 엄두도 못낼 초미인님이시라고하나... 그렇기에 각오했던거 아니었어?"
"...................."
어머머, 지금 우리 미인양이 훈계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너무 기특한데요?
바보놈은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미인양을 바라보기만 해요. 무대 바로 앞에서 휥체어에 앉은 체.
축- 쳐져있는 그 모습이 너무 가여워보여 미인양은 용기를 돋우기 위해 우월한 목청으로 악을 질러요.
"바보놈아!!! 이거나 듣고 정신차려!!!"
미인양이 진다에게 눈짓하자 진다가 드럼채를 세번 맞부딪혀 시작을 알려요.
울새의 부드러운 키보드와 란애의 무게감있는 베이스, 그리고 진다의 리듬감있는 드럼. 이 세 악기의 아름다운 조화.
스탠드 마이크를 두 손으로 잡아 한껏 분위기를 살려 발라드를 부른 미인양.
나지막히 속삭이듯 발라드를 부르던 미인양이 내리깔았던 눈을 크게 뜨고 뒤로 한걸음 물러나요.
그리고 세 악기의 아름다운 조화에 자신의 성깔있는 일렉을 얹어 화려한 조화를 이끌어내요.
위대한 아이들. 이들만의 열정으로도 열기가 더해지는데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네요.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는데도 병원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결국 인산인해를 만들었어요. 와우, 대단하죠?
신나게 몸을 흔들어가며 연주를 하던 미인양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요. 아름다운 선율이 만들어져요.
"잘 들었지?"
"............"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위로야."
"미인아...."
"너는 내가 좋다하지만.. 나는 널 내 똘마니로만 볼 뿐이거덩?"
"................."
가차없이 차놓고선 뒤늦게야 그 이유를 말해주네요. 바보놈은 참고 또 참아왔던 눈물을 떨구기 시작해요.
안 울려고 했는데 자꾸만 눈물이 말도 안듣고 넘쳐흐르네요. 이런... 미인양이 또 남자를 울리고야 말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인양이 일렉기타를 울새에게 맡기고 무대에서 내려와요.
초라하게 휠체어에 앉아 눈물을 떨구고 있는 바보놈을 말없이 내려다보던 미인양이 손을 뻗어요.
그리고 조심스레 바보놈의 머리를 쓰다듬어줘요. 울고있는 바보놈에게 말없이 온기를 전해주어요.
"..............."
"왜 우냐? 사람들이 쳐다보는데.."
"고...고마....워서...."
"뭐가."
"내가 마지막으로 보는...사람이....."
"뭐?"
"너라서."
아니, 이게 무슨 말인거죠? 바보놈이 지금 하는 말이 무슨 말인가요? 마지막이라뇨?
미인양이 깜짝 놀란 눈으로 바보놈을 내려다봐요. 이건 어디서도 듣지 못했던 말인데.
"그게 무슨 말이야? 마지막? 마지막이라니? 너 어디로 떠나?"
".........응...."
"어디? 너.. 나한테 차였다고 유학이라도 가는거야? 도망치는거지?"
"하...도망...이려나?"
뭐죠? 현실도피인가요? 떠난다는 바보놈의 말에 당황스러워하는 미인양. 왜냐고요? 당연하잖아요.
당연히 퇴원하면 학교로 나올 줄 알았던 바보놈이 마지막이래요. 떠난데요.
바보놈의 부모님도 그런 말씀 하시지 않았던지라 미인양이 의아한 눈으로 바보놈의 부모님을 쳐다보아요.
하지만.... 왜죠? 왜일까요? 바보놈의 부모님이 미인양의 눈을 피하시네요.
"어디로?"
"................"
"내가... 갈 수 있는 곳?"
"..........응...."
"언제쯤? 나 돈 많이 벌어서 비행기타야하나? 일본으로 가는거야? 아, 거긴 좀 불안한데. 언제 가라앉을지 모르잖아."
"........푸훗... 아냐... 넌... 나중에 오면 돼. 나중..에...."
울다가 미인양의 말에 짧게 웃고마는 바보놈. 정말 바보같네요. 울다가 웃으면 어디가 어떻게 된다던데.
무대에 있던 아이들이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다가와요. 바보놈의 부모님이 울고계시거든요.
이상하죠? 간다면 부모님도 함께 가실텐데 왜 우시는 걸까요?
하지만 미인양은 아직 모르겠다는 듯 바보놈에게 말을 해요. 정말 모르는 걸까요?
"너 나 좋아한다면서 한번 차였다고 토끼는거야? 와, 완전 소심하다. 왕소심쟁이."
".......미안..."
"나중에 존나 멋있어져서 짜잔! 하고 나타나면 내가 받아줄거라 생각하는거야?"
"................."
"그렇게 날 쉽게 봐서는 안돼지~ 그땐 내가 더더더더더 예뻐져서 넌 또 금새 기죽을껄?"
".....응...그러겠다.."
벌써 상상을 한건지 에쁘게 웃는 미인양. 우리의 브레인, 울새군이 미인양의 어깨를 토닥거려요.
왜 그러냐는 미인양의 표정에 어설프게 웃어보인 울새군이 바보놈에게 다가가요.
그리고는 바보놈의 손을 잡고 난데없는 악수를 해요. 갑자기 왜 악수는 하는 걸까요? 그렇게 바보놈의 손이 잡고 싶었던걸까요?
"안녕."
"....아.........."
".......행복해라."
갑자기 인사라니. 울새가 뒤로 물러서자 란애도 울새따라 바보놈에게 악수를 해요. 왜죠? 왜 하는 걸까요?
"그동안... 우리 즐거웠었지? 좋은...친구였지?"
".........응....."
"울지말고 웃어, 욱아."
울지말라면서요. 그런데 왜 란애가 더 울것 같죠? 왜 아픈 표정을 짓고 있는 걸까요?
미인양은 모르겠어요. 하나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바보놈 앞으로 간 진다군의 팔을 잡아요.
"갑자기 왠 인사야?"
"바보냐."
어머, 단순하기 그지 없는 진다마저도 미인양을 이상하게 쳐다봐요. 그리고는 바보놈에게 악수를 해요.
괴로운 표정으로 바보놈과 악수하던 진다가... 진다가.....울어요.
"어떻게....안되는거냐.."
".......진다야...."
"선택의 여지가.....없는거냐..."
".....응.....그렇다네..."
"하.... 소원은... 풀었냐.."
"...고마워...진다야....."
바보놈이... 참 바보같이 웃어보이네요. 이미 눈물범벅이라 웃으니 더 괴롭게 찡그리는 것처럼 보여요.
이상하죠? 다들 울어요. 다들.... 슬퍼해요. 미인양은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다들 왜 우는걸까요?
란애가 울새품에 안겨 한없이 서럽게 울어요. 무슨 일이 있는걸까요? 진다도 울고... 란애도 울고...
바보놈도 울고...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울어요. 아는 사람들은 다 우는데... 미인양만 몰라요.
그래서... 미인양만 울지 못해요. 미인양만... 웃어요. 모르겠다는 듯이 웃어요. 뭘까요?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데."
"미인아.."
"울새야. 말 좀 해줘. 왜 이러는 건지... 왜 우는 지 설명 좀 해봐."
"......미인아...."
"왜, 바보놈아."
"..울지마."
참 바보같네요. 자신은 울면서 미인양에겐 울지마래요. 어쩜 이렇게 이기적일 수가 있죠?
다들 울고 있잖아요. 다들 아픈 눈물을 토해내는데 어째서 미인양만 울지 말라는거죠? 왜요?
"........미안해.... 내가...고백해서....그래서...."
"바보놈아, 뭐가 미안해? 원래 사람은 표현을 해야 사는거야."
"..이렇게...번거롭게 오게..해서... 정말.. 미안..."
"알면 나중에 치킨한마리 콜?"
미인양이 씨익- 웃어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그렇게 웃어보여요.
하지만... 하지만... 왜일까요? 분명 모를텐데.. 다들 왜 울고 있는지 모를 미인양인데...
이상하죠? 입가에 짠맛이 맴도네요. 예쁘게 웃었는데... 왜 그 미소가 일그러지는걸까요..?
"미친."
"...미인아..."
"너 떠나면 치킨 못사잖아. 아깝다."
".......미안....."
바보놈이 괴로움을 삼키며 사과를 해요. 뭐가 미안하다는 걸까요? 치킨을 사주지 못해서? 아니면.. 떠나게 되어서?
그런데 자꾸만 미인양이 말을 못해요. 이상해요. 미인양이 말을 하려고 할때마다 자꾸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요.
흐릿하게 눈물이 앞을 가려서 바보놈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아요. 입을 꾹- 다물고 울음소리를 참아내봐요.
싫은걸요. 지금 우는 게... 이게... 인정하기 싫은걸요. 그냥... 그냥 유학간다고 생각하고 싶은데...
"짜증..나.."
"미안..."
"...뭔데.....뭐가....문젠데..."
"아...."
바보놈이 당황스러워해요. 눈물을 그치지 않으면서 미인양의 시선을 피해요.
하지만... 하지만 이제야 할겠는걸요. 왜 다들 울고 있는건지. 어째서 미인양의 시선을 피하는 것인지.
재폭하는 듯 바보놈을 쳐다보는 미인양이 안쓰러워서.. 믿기싫어하는 미인양에게 진다가 알려줘요.
왜 다들 울고 있는 건지.. 어째서 다들.... 웃지 못하고 있는 건지.
"......꽤 오래됬어."
"뭐가?"
"................쿵쿵..쿵... 쿵쿵...쿵.. 우리가.. 두번 뛸때... 이놈은 한번 뛰어."
"...알아듣기...쉽게...."
",...,,,,,,,,,,,,,"
하지만... 진다는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못해요. 바보놈이... 바보놈이... 호흡곤란을 일으키기 시작했거든요.
바보놈의 부모님은 오열을 하시고 지켜보던 의사진들이 달려와 바보놈을 데려가요.
왜요. 왜 갑자기... 왜 갑자기 저러는건데요. 미인양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근데 어째서...
"알고 있었지."
".............."
"알면서도.... 말을 안한이유는....."
"....................."
"바보놈이.....부탁한건가?"
쓰러질것만 같아요. 눈을 깜빡이지도 않았는데 쉴새없이 흘러나와요. 살아서 이렇게까지 울어본적은 없을거예요.
미인양이 무너질 듯 서있어요. 금새라도 주저앉아 오열할 것 같은데... 서있어요. 이를 악 물고 버텨요.
여기서 주저앉아버리면... 그렇게 되면... 바보놈에게 못달려가잖아요. 놓쳐버릴까봐... 주저앉지 못해요.
"왜......"
"미인아."
"....나도......친군데.... 왜..난....."
"미인아.."
"난 웃었어. 근데.. 다들 울어. 난 모르는데.. 다들 알아. 나만... 나만....바보같이 웃어."
"..............."
"왜....속여.. 왜... 나한테...왜...."
눈물이 쉴새없이 흐르고 심장이 먹먹해져와요. 머릿속이 텅- 비어버린 듯 새하얗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그저.. 그저... 미인양이 비틀거리면서 걸어가요. 아무말 못하고 울고있는 아이들을 뒤로한채.
그러다 주저앉아 오열을 하고 계시는 바보놈의 부모님을 지나치고... 눈물을 훔치고 있는 사람들을 지나치고...
안타깝게 바라보시는 사람들도 지나쳐 옥상을 내려와요. 미인양이 향하는 곳이 어디일까요?
[ 툭- ]
"맥박수가 점점 내려갑니다!!"
바쁘게 움직이며 어깨를 툭툭- 치고 가는 의사들과 간호사들. 미인양이 어쩌다 그들을 따라가면...
어느새 많은 의사진에게 둘러싸여있는 바보놈이 눈에 들어와요.
- 우리가 두번 뛸때 이놈은 한번 뛰어.
웃기죠? 바보놈이 달리기를 못하고 쉽게 숨을 헐떡이는 게 단지 체력이 약하다고만 여겼으니까...
밖에서 노는 것보다 집에 틀혀박혀 사는 걸 더 좋아한다고 생각했으니까...
놀릴 때마다 얼굴이 빨게지고 당황하면 숨이 막힌다는 걸 그냥 넘겼으니까....
모를 수 밖에요. 그렇게 잘 숨기며 살아온 바보놈인데.. 미인양이 알 수 있었을까요.
미인양이 한걸음 한걸음.. 바보놈에게 다가가요. 숨을 헐떡이며 산소호흡기를 쓰고 있는 바보놈에게 다가가요.
한 간호사가 미인양을 막아요. 지금가면 안된다고 붙잡아요. 하지만... 그러다 늦으면 어떻게 해요.
"죄송합니다. 위급상황이니 잠시 뒤로 물러나주세요."
"어떻게 해요..."
"네?"
"....나... 되게 나쁘네..."
주저앉아요. 결국... 바보놈을 바로 앞에두고 주저앉고 말아요, 미인양이. 너무 아파서.. 견디지 못해요.
저렇게 힘겨워하다가 떠날 것같아서.. 아파만 하다가 떠나면... 너무 슬픈거잖아요.
아닐거예요. 분명 바보놈은 깨어날거예요.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바보놈을 위해 힘쓰잖아요.
다시 몸을 일으켜보려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아요.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려서 지쳐버렸어요.
숨이 가빠오고 눈동자는 빨갛게 충혈되었지만... 눈물은 끊임없이 흘러요. 미친듯이 흘러요.
"....한번만요..."
"네?"
"나....한번만요....한번만...."
한번만...이라도.... 손 좀 잡아보게... 늦었다는 거 아는데요.. 손이라도 잡아주고 싶은데...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는데... 힘이 되어주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온기라도 나눠주고 싶은데...
왜 다들 막는걸까요. 왜 가지 못하게 미인양을 붙잡고 놔주질 않는거죠.
"....심장병이야.."
"...한번만....요.....나....."
"저렇게 조금씩 심장이 느리게 뛰다가...."
"제발...한번..만요.... 한번만...."
"결국엔....."
"부탁...할게요... 나.. 한번만....."
"멈춰."
진다가 왔어요. 그리고 아까 하지 못했던 말을 미인양에게 해줘요. 듣고 있지 않은 것 같았는데...
진다의 마지막 말에 미인양이 굳어버려요. 애원하던 목소리도 더는 나오지 않아요.
그런건가요. 결국에는... 미인양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것일까요.
"서간호사."
의사진들이 허망하게 미인양을 붙잡고 있던 간호사를 불러요.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든 미인양은...
기어가요.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결국 기어서 바보놈이 누워있는 침대 곁으로 가요.
그리고... 차갑게 식어있는 바보놈의 손을 잡아주어요. 따뜻한 손으로 온기를 나눠주려해요.
알아요. 미인양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래도... 기적이란 게 있잖아요. 세상엔... 기적이란게... 있으니까... 어쩌면...
"가지마."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하지 못하고.. 미안하다고 해야하는데... 다른 말이 튀어나와버렸어요.
안돼요. 그러지 마세요. 어떤 의사선생님께서 바보놈의 죽음을... 알리는 말을 해요.
이럴수가. 그게 무슨 말이예요. 그럴리가 없잖아요. 미인양이 필사적으로 막아요.
하얀천이 바보놈을 덮는 것을 온몸으로 막아내요. 아직... 안되는걸요. 벌써 이렇게 가려버리면 안돼요.
아직... 아직.... 바보놈을 보낼 수가 없는 걸요. 아니, 보내면 안되는걸요.
"욱아!!!!"
소식을 듣고 내려오신 바보놈의 부모님. 두분이 오셔서 욱이를 부르며 바보놈에게로 다가가셔요.
미인양은 간신히 힘을 내어 두분께 자리를 비켜드려요. 바닥에 쓰러지려는 미인양을 진다가 안아주어요.
그렇게 바보놈은 세상을 등지고 떠나버렸어요.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고... 떠나버렸어요.
위로해주려고 했던 공연은 결국.... 이별을 위한 공연이 되어버렸어요. 미인양만이 모르던 공연.
그날 미인양은 결국 정신을 잃고 말았어요. 견디기 힘들었겠죠. 그렇게 해맑게 웃던 바보놈이...
"미인아."
바보놈의 장례식이 끝나고 가을이 찾아왔을 때.. 그제서야 미인양이 기운을 차렸어요.
처음으로 맞이한 친구의 죽음은... 미인양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고... 겨우 지금에 와서야 미인양이 생기를 띄어요.
참 힘들었죠, 그동안... 곁에 친구들이 아니었으면 견뎌내지 못했을거예요. 서로 아픔을 위로해주었던 대단한 아이들.
미인양이 조금씩 웃기 시작했을때에야 바보놈의 누나가 미인양을 찾아와 무언가를 건네주어요.
"이게...뭐예요? 어머, 누가 또 내 러브레터를?"
".....욱이가....너한테 쓴 편지야."
"그...바보놈이요?"
"응. 그동안 너가 너무 힘들어하길래.... 좀... 나아지면 주려고 가지고 있었어."
"고마워요..언니...."
바보놈의 언니에게 받은 편지를 품에 소중히 안고 미인양이 향한 곳은 바로 아름답게 반짝이는 호수예요.
바로 이곳에서 바보놈이 뿌려졌거든요. 몇달전에.. 근처 벤치에 앉아 조심스레 편지를 꺼내요.
떨리는 손으로 미인양이 편지를 펴서 읽어봐요. 편지를 그리 길지 않았어요. 단 한문장.
- 당신만 바라보다가 죽겠습니다.
늘 변함없이 지켜만보다 죽기전 자신의 마음을 알리고 싶어서 했던 고백. 그리고 소원을 성취한 그는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지요.
소원이었거든요. 미인양에게 단 한번이라도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보는거요.
아파하는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님이 더이상 힘드시지 않게 빨리 죽으려했어요. 그런데 그물에 걸려 살고 말았죠.
그러나 어차피 자신은 죽을 거예요. 그걸 안 바보는 간절히 친구들에게 한가지 부탁을 합니다.
제발 마지막으로 한번만 그녀의 공연을 보게 해달라고. 시한부인생이던 자신에게 한가닥 빛이 되어주었던 그녀, 초미인.
바보는 행복했어요. 사랑하는 여자를 눈에 담을 수 있었으니까요.
마지막 날에 그녀가 곁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행복하니까요. 그래서 웃을 수 있었어요.
첫눈에 반해 죽는 날까지 사랑했던 여자, 초미인. 나는 그래서 행복합니다. 초미인만 바라보던 바보였으니까요.
바보, 당신만 바라보다가 죽겠습니다.
대단한 아이들 ver.1
꼬리아 :) 어머머, 단편은 처음 써보는데... 줄이고 줄여서 완결!! 최,최대한 줄인거랍니다..(응?)
이건 '대단한 아이들'의 한 속편이랄까요? 가끔 들어와서 이 아이들의 이야기들을 들려드릴까 해요.
처음인데 좀 슬프네요. 흐엉- 이럴 생각이었지만요(응?). 헤헷...
참 서투른 솜씨지만 써놓고보니 뿌듯하네요_<!! 어색한 마무리지만 다음에 또 뵈,뵐까요?(응?)
첫댓글 와, 단편도 썼었어?? 그럼 말을 했어야지!! 난 여기 잘 안들어온단말이야~ 우씨 , 나쁘다. 이렇게 재밌는 걸 써놓고선 안쓴척 하다니!! 대단한 아이들? 와 , 소재 좋다. 근데 왜 새드인거야!! 욱이.ㅠㅠㅠㅠㅠ 그냥 아프지 않게 해주면 되는거잖아! 왜 죽여어...ㅠㅠㅠㅠㅠ 슬프다.. 또 언제 올릴거야? 또 읽고 싶어. 이번엔 좀 더 밝은걸로!!! 서툴기는.. 잘만 썼네 , 뭘. 미인이 너무 귀여운데.. 충격받았을때 너무 안타까웠어. 주인공 좀 그만 괴롭히래두!! ㅋㅋㅋㅋㅋㅋㅋ 담소설에도 주인공 괴롭히면 내가 가만안둘테야!!! 뿅♥
어머, 어떻게 알고 왔어? 헤헷.. 그냥 한번 써보고 싶었거든. 어엇, 삐..진건 아니지? 헤헷.. 안쓴척이라니~ 그냥 말을 안했을뿐이라구. 왠지 좀 쑥스럽달까(응?)?? 부끄럽소~ 아하핫... 내가 좀 새드를 좋아하다보니까.. 나도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 설정상 죽어야할 캐릭..(응?) 아, 말이 너무 잔인해잉ㅠㅠㅠ 암튼암튼!! 나 내일부터 3박4일로 여행고고싱~~~ 하기때문에 담주쯤에나 활동할것같애. 음.. 이 담소설은... 잘 모르겠어. 그냥 슬럼프가 노크할때쯤?? 에헷.. 내가 주인공 괴롭히는 재미로 쓰자너~ 나에게 이런 재미를 빼앗아가지말아줘ㅠㅠ 담소설에는... 음... 글쎄? 남주나 괴롭해볼까나?ㅋㅋㅋㅋㅋㅋㅋ 으힛, 무섭다아-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