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뭐가 달라지는 것이 많이 있을까?' 그저 마음속으로 기대 아닌 기대를 갖고있던 것은 아닐까? 글쎄다. 딱히 하는 일도 없으면서 기대는 무슨 기대인가 말이다. 백수가 꿈도 참 야무지다. 그렇게 시작한 새해가 사흘이 지나고 나흘째이다. 무슨 변화를 꾀하기는 해야겠는데 나흘이 지나는 지금껏 마음을 갖고 생각만 하고있을 뿐이니 원... 농한기라 먹고 노는데 재미를 붙여 그렇겠지 싶다. 많이 놀았으니 이제 생각을 돌려 좀 바꿔봐야겠다.
어제는 종일 우중하다가 오후와 저녁에 잠시 눈발 흩날린 날씨였다. 오늘은 어제에 비해 이른 아침이 제법 차갑다. 하긴 기온이 무려 4도가 곤두박질을 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영하 7도, 꽤 추운 날씨가 분명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다지 대수롭지가 않다. 이 정도 갖고 추위라 할 수 없으며 명함도 못내미는 것일 테니까. 어찌되었거나 크게 춥지않아 다행...
지난 연말 두어 차례 폭설이 내린 이후 거의 매일 눈발이 흩날렸다. 그야말로 설국이라는 말이 틀림 없다. 여기 이곳 골짜기 지명을 왜 雪多目이라고 했는지를 충분히 알고도 남을 것 같다. 그 옛날에 눈이 얼마나 자주 많이 내렸으면 이렇게 지명을 지어서 불렀는지 그 이유를 잘 알겠다. 이 산골의 모습은 사방을 둘러봐도 하얀 설원이 펼쳐져 있다. 순백의 색상은 그 옛날 우리 선조들이 좋아했으며 우리민족의 표상이기도 했다. 하얀 옷을 좋아하여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고 일컬었으니 말이다.
"이게 뭐야? 어서 이리 좀 와 봐!" 2층에서 환기 시킨다며 뒷쪽 창문을 열던 아내가 다급하게 불렀다. 무슨일이 있는가 싶어 부랴부랴 올라갔더니 잔뜩 쌓인 눈이 지붕에서 미끄러져서 특이하게 얼어있는 모습이 신기하다고 그랬던 것, 정말 신기하다. 눈이 녹으면서 처마끝에 어는 것이 고드름인데 강판 지붕에서 내린 폭설이 한꺼번에 밀려내려오며 처마끝에서 휘어지듯이 얼어버렸다. 그 끝에는 옆으로 향해 고드름이 맺혀있어 재밌다. 이런 신기한 모습은 산골이 아니면 못보는 진풍경, 이렇게 산골의 자연현상은 볼거리를 만들어 준다.
겨울 찬바람에 데크 처마에 매달린 풍경(風磬)이 울고있다. '뎅그랑~ 뎅그랑~' 그 소리는 참 좋다. 사찰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風磬)이고 들을 수가 있는 그 풍경 소리를 우리는 집에서 시도때도없이 보고 듣는다. 지난 늦가을인가? 느닷없이 아내가 풍경을 떼어놓으라고 했고 잘 보관해 두라고 했다. 그런데 새해 첫날 다시 풍경을 달아놓으라고 했다. 떼었다, 달았다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른다. 갑작스런 아내 말에 풍경을 떼어다 어디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를 않았다. 틀림없이 잘 두었을 텐데... 순간 그렇게 총명했던 내 기억도 이제는 가물가물 하니 늙어가는 것인가 싶어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불과 한달전에 건강검진을 하며 치매검사를 했을 때 아무 이상없다고 했는데 말이다. 어디 뒀을까? 촌부의 성격상 잘 두었을 텐데... 현관 공구함에다 고이 모셔놓고 그게 생각이 안나서 새해 벽두부터 온집안을 뒤졌다. 그 바람에 수납공간의 정리는 잘 했으나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좀 찜찜하다.
어제 국가보훈부 공훈심사과에서 보낸 우편물을 받았다. 아침에 아내가 그랬듯이 오후에는 촌부가 "이게 뭐야?"라고 했다. 작고하신지 벌써 15년이 지난 아버님을 6.25 참전 유공자로 등록을 했으며 대통령 명의 국가 유공자 증서 수여를 할 것이라고 서류신청을 하라는 안내공문이었다. 또한 이후로는 언제라도 아버님과 어머님 유골을 국립호국원으로 이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버님 살아생전에 유공자로 선정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작고하신 장인어르신께서 6.25 참전으로 부상을 입으셔셔 국가유공자가 되셨고 평생 보훈가족으로 혜택을 받으셨다. 작고 이후 배우자이신 장모님도 보훈혜택을 받았으며 장모님 작고 이후 아내에게 국가유공자 유족증이 발급되었다. 갖가지 혜택이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껏 특별하게 받는 것은 없다. 어찌되었거나 너무 늦기는 하지만 아버님이 6.25 참전 유공자로 등록이 되었다니 다행이기는 하다. 다만 선정 등록의 목적이 순수한 것이어야지 혹시 라도 정치적인 목적으로 고인의 명예를 실추하는 가식적인 선정 등록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양가 어르신들께서 나라를 위해 헌신을 하셨다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첫댓글 추위가 느껴져요
그러신가요?
저희는 이 정도쯤이야 합니다.ㅎㅎ
촌부님
추위에 건강 조심 하시며
오늘도 유쾌한 하루 사랑으로 엮으세요
우리 함께 모두 다
건강 잘 챙기자구요.
유쾌함으로, 사랑으로...
늦게라도 되었음을 축하 드립니다
추운날 조심 하세요^^
전혀 생각을 못했는지라
"이게 뭐야?"라고 했지요.
감사합니다.^^
유공자 가족께
자치센타및 기타
공공기관에서
혜택을 많이 주는듯 합니다.
꼼꼼히 체크해서
많은 혜택 보시길요~~
서울은 봄이 오려는지 꼭 꽃샘추위 같으네요. ㅋㅋ
생각도 못했는데
이런 기쁜 소식이 전해왔네요.
아내는 이미 유공자 유족증을
받아 이런저런 혜택을 받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