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교회 라디오 방송국, 면허갱신 지연돼 운영 차질 교회의 정부 비판 태도에 대한 필리핀 의회의 정치적 압력 논란
발행일2017-10-29 [제3067호, 7면]
필리핀 의회가 필리핀주교회의의 라디오 방송국 운영 면허를 갱신해 주지 않아 최소 54개 라디오 방송국이 방송에 차질을 빚게 됐다.
필리핀주교회의는 지난 1월 라디오 방송 면허갱신을 신청했지만, 여전히 하원 방송심의위원회는 신청서를 심사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필리핀주교회의의 라디오 방송 면허는 지난 8월 7일 소멸됐다. 현재 면허는 소멸됐지만 주교회의 소속 몇몇 방송국들은 계속해서 라디오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필리핀의 모든 라디오와 TV 방송국은 법에 따라 방송심의위원회에서 운영 면허를 받아야 한다. 면허는 25년 마다 갱신해야 한다.
필리핀주교회의는 산하단체인 가톨릭 미디어 네트워크를 통해 필리핀의 11개 지역, 35개 주에서 라디오 방송국을 운영하며, 방송국 수와 방송국 당 송출전력 면에서 필리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마닐라대교구가 운영하는 라디오 베리타스는 별도 면허를 가지고 있다.
필리핀주교회의 홍보위원회 총무 제롬 세실라노 신부는 정치적인 이유로 면허갱신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톨릭교회 지도자들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실라노 신부는 “정치가 민주적인 절차에 끼어들어 망치고 있다”면서 “의회가 면허를 갱신해 주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정치적 압력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두테르테 대통령의 최측근인 판탈레온 알바레스 필리핀 하원의장은 필리핀 주교회의를 향해 “낯 두껍게도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란스 알바레스 하원의원은 필리핀주교회의의 라디오 방송국 면허갱신이 늦어지는 이유는 심의위원회가 심사해야 할 신청서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주교회의의 라디오 방송국 면허갱신 신청서도 심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UCA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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