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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축구는 고급 스포츠다. 돈 없고 가난한 사람은 못하고(안하고) 주로 돈 있고 여유 있는 사람들이 즐기는 고급 스포츠가 바로 축구다. 웬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하겠다.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아니 달랑 공 하나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축구인데 무슨 이 축구가 돈 있고 여유 있는 사람들만이 즐기는 고급 스포츠라니..." 하지만 적어도 미국에선 그렇다. 미국에서 축구는 주로 돈 많고 여유 있는 백인 중산층이 하는 스포츠다. 축구를 즐기는 흑인들은 찾기 쉽지 않다. 16 살의 흑인 축구신동이라는 프레디 아두(DC 유나이티드)도 사실 미국 토종이 아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건너온 이민자다. 지난시즌 박지성-이영표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함께 뛴 미국대표 비즐리도 흑인이지만 그렇게 흔하지는 않다. 2002월드컵때 한국과 경기를 했던 미국대표팀 선수들의 면면을 떠올려보면 대부분 백인이라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보통 운동이라면 흑인들이 잘 하는데, 실제 NBA나 NFL(미국프로풋볼리그) 등을 보면 흑인 선수들이 거의 주름을 잡고 있는데 왜 축구엔 흑인선수들이 없는 것일까. 유일하게 백인들이 기를 펴고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포츠 종목인 축구, 그것은 축구가 '고급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축구를 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 야구같이 많은 장비를 사야하는 것도 아닌데 왜 돈이 많이 드느냐고 하겠다. 이유인 즉슨, 축구장은 농구 코트처럼 아무 곳에나 있는 것이 아니어서 경기장을 가려면 반드시 차를 타고 가야하고, 또 축구 프로그램은 흔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에 참가하려면 손수 찾아다녀야 할 뿐더러 유니폼, 축구화도 사야하고 꼬박꼬박 참가비도 내야한다. 즉, 어릴 적에 축구를 즐기려면 반드시 부모가 차로 경기장까지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등 어느 정도 도와줘야 가능하다. 이러니 미국에선 좀 집안이 여유 있는 학생들만이 축구를 즐길 수 있고, 차도 없고 부모 뒷바라지도 기대할 수 없는 아이들은 축구를 즐길 수도 없다. 그런데 미국에선 누가 잘 살고, 누가 못 사는가. 그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듯 백인들이 사회의 지배계층으로 중상류층을 이루고 대다수 흑인들은 여전히 사회 밑바닥의 빈곤층을 이룬다. 이러다보니 고급 스포츠인 축구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백인 자녀들이고 흑인 자녀들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더 큰 이유는 사실 흑인들이 축구를 기피한다. 왜냐하면 축구를 평생의 업(業)으로 생각하고 달려 들어봤자 별다른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축구선수로 대성한다고 해도 연봉은 다른 종목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에 재능 있는 흑인 선수들이 축구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은 성공하면 명예와 부가 보장되는 농구나 미식축구, 혹은 야구를 하려한다. 장래 마이클 조던을 꿈꾸며 말이다.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찢어지게 가난한 부모들은 자식이 프로농구선수나 프로미식축구선수가 돼서 가족을 먹여 살리길 바라며 자기 자식만큼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믿는다. 그러니 자기 자식들이 '한가롭게' 축구나 하는 것을 마땅치 않게 여기고 대신 '돈이 되는' 농구나 미식축구를 하길 원한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미국에서 2005년 현재 축구선수로서 최고액 연봉자는 LA 갤럭시의 랜던 도노반인데 그의 연봉은 90만달러(약 9억원)이다. 그 다음이 FC 댈러스의 에디 존슨으로 87만5,000달러(약 8억7,500만원)이고, 파격적인 대우로 화제가 됐던 프레디 아두도 연봉은 55만달러(약 5억5,000만원)으로 전체 MLS(미국프로축구리그) 연봉 랭킹 3위권이다. 물론 이 정도 대우는 다른 프로스포츠에 비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다. NBA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NBA의 톱스타의 경우는 일년 연봉은 무려 300억원을 넘는다. 샤킬 오닐, 케빈 가넷, 코비 브라이언트 등 NBA의 내로라하는 스타들의 연봉은 300억원은 기본이고, 톱 30위 안에만 들어도 연봉 100억원 돌파는 우습다. 지난해 말 한국선수로 최초로 NBA 입성에 성공한 하승진(포틀랜드)의 연봉은 당시 NBA 최저수준이라고 했는데 그 규모는 약 5억원이었다. 즉, NBA 최저 연봉 수준이 MLS에선 최고 수준의 연봉이란 얘기다. NBA 평균연봉은 약 492만달러(약 49억원). 또 올 초 조사된 NFL의 경우만 해도 평균 연봉은 약 125만달러(약 12억5,000만원)으로 축구선수 최고몸값을 간단히 넘어서고 있다. 물론 미식축구에서도 스타급 선수는 연봉규모가 100억원이 훌쩍 넘는다. 인디애나 폴리스의 쿼터백인 피튼 매닝의 경우 지난시즌 연봉은 무려 1,780만달러(약 178억원)이다. 야구로 성공해도 엄청난 대박이 기다린다. 지난해 미국 스포츠스타 가운데 샤킬 오닐(마이애미)에 이어 연봉 2위를 기록했던 매니 라미레스(보스턴 레드삭스)의 연봉은 무려 2,250만달러(225억원)이었다. 이러니 어느 재능있고 가난한 유망주들이 한가하게 축구나 즐기고 있을까. 대신 절박한 이들은 '대박'을 찾아 농구나 미식축구, 혹은 야구를 대신 택하게 된다. 게다가 농구, 야구, 미식축구 등을 하면 갈만한 대학이 많은데 비해 축구를 할 경우 받아주는 대학이 많지 않다는 것도 많은 재능 있는 유망주들이 선뜻 축구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미국에선 대학농구나 대학풋볼, 대학야구의 인기가 높아 각 대학에서는 이들 종목에 우수한 선수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해 전액 장학금 등 각종 혜택을 많이 준다. 하지만 축구를 전공했을 경우엔 갈 만한 대학도 많지 않고 오라는 곳도 별로 없다. 이런 상황에서 스포츠에 재능 있는 운동선수가 왜 축구를 택하는 '모험'을 택하겠느냐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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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다닌 포틀랜드 주립대학에도 몇개 스포츠 팀이 있었는데 미식축구, 농구팀은 거의 흑인들의 독차지였고 여자축구팀은 거의 100% 백인들로 구성돼 있었다. 이러다보니 자연 미국에서 축구는 돈 많고 여유 있는 사람들이 취미 삼아 즐기는 그들만의 '고급 스포츠'로 자리매김해왔던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축구(MLS)를 즐기는 주요 관객들도 대개 중산층 이상의 여유 있는 사람들이거나 외국에서 건너온 라틴계 등 이민자들이다. 통계에 따르면 MLS 관람자의 약 30%는 가족의 연간 수입이 15만달러(약 1억5,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MLS가 아직 다른 프로스포츠에 비해 여전히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96년 출범이후 큰 위기 없이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은 이처럼 그 주요 고객들이 중산층 이상이 많다보니 실제 물건 구매능력이 높은 이들을 타킷으로 하는 기업 스폰서들이 꾸준히 붙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축구가 고급스포츠라는 것은 사커맘이란 단어의 유래에서 잘 알 수 있다. 사커맘(soccer mom)이란 말 그대로 축구하는 자녀의 엄마라는 뜻이다. 이 단어가 처음 나온 것은 90년대 초반으로 콜로라도 덴버의 시의회 선거에 나선 한 여성이 자신을 사커맘이라고 소개하면서부터이다. 이후 이 사커맘이란 단어는 전국적으로 유행하게 되었고 이젠 누구다 다 아는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왜 사커맘이냐? 미국에선 농구 야구 미식축구가 더 인기 있고 아무래도 이런 운동을 하는 자식들을 따라다니는 부모들이 더 많을 텐데, 그러면 베이스볼맘, 배스킷볼맘, 풋볼맘이 더 유행해야 될 텐데 왜 사커와 연관된 사커맘이 유행했을까? 그것은 이 사커맘이 독특한 계층을 지칭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커맘이라고 하면 '학교에 자녀를 둔 여성으로서, 대학 교육을 받은 전형적인 중산층으로 주로 도시 외곽에서 여유 있게 사는 백인 여성'을 의미한다. 즉, 슬럼가가 밀집한 다운타운이 아닌 시 외곽에서 여유 있게 살면서 자녀를 축구하는 곳까지 태워다주고 태워올 수 있는, 그런 시간적, 경제적 여유를 가진 여성들을 말한다. 여기에서 사커맘의 '자제'들이 즐기는 스포츠는 다름 아닌 축구다. 축구는 중상류층의 자제들이 즐기는 고급스포츠이고, 그런 중상류층의 엄마들이 사커맘으로 불리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에서 사커맘이란 단어엔 고급, 중상류층이란 의미가 내포돼있는 것으로 우리가 일반적인 기준으로 생각하는 '축구선수를 둔 극성스런 학부모'란 이미지의 사커맘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필자가 뛰고있는 포틀랜드 아마추어 축구리그에서도 흑인들은 좀체 보기가 힘들다. 이곳 포틀랜드로 유학을 온 뒤 2년여간 아마추어리그에서 뛰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봐왔지만 흑인들을 본 것은 정말 손을 꼽을 정도다. 간혹 흑인들끼리 한 팀을 만들어 나오기도 하지만, 전체 숫자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비율이다. 실내 축구장을 가도 흑인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백인들이 많다. 얘기를 들어보면 이들은 대부분 어릴 적부터 취미삼아 축구를 했고, 자기 아이들이 축구 캠프에 들어가면서 자신도 시작했다는 사람도 있다. 지난달 하루는 축구 코치로 활약하고 있는 미국인 친구와 약속이 있어 집 근처의 레크레이션 센터에 갔다. 그 곳엔 정규 규격의 축구장이 5개가 있었는데 마침 휴일이라 구장은 모두 축구를 하는 아이들로 가득 찼다. 연령별로 대회가 있는 듯 초등학생부터 중고교생까지 다양한 '축구선수'들이 기량을 겨루고 있었다. 선수들의 면면을 지켜봤는데 역시나 흑인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간혹 한 두명의 흑인 선수들이 있는 팀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백인 학생들이었다. 특히 여자 축구팀에선 단 한명의 흑인도 찾아볼 수 없었다. 축구장 근처엔 실내 농구장이 있었는데 누가 농구를 하나 창문으로 들여다봤다. 농구 코트는 온통 흑인들의 독차지였다. 간혹 백인들도 눈에 띄었지만 거의 흑인 선수들이 농구 코트를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같은 것들은 미국의 일상 속에서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일반 서민 스포츠가 미국으로 건너와 '고급 스포츠'로 바뀌어버린 축구. 미국만의 독특한 축구문화가 아닐 수 없다. 글 : 최성욱 ( 전 스포츠조선, 스포츠 투데이 축구기자, 현재 포틀랜드 주립대학 스포츠 커뮤니케이션 석사 과정) |
첫댓글 잘 봤습니다
내가 사는데는 돈없는 남미나 스페니쉬계열들이 많이 하던데... 그리고 축구나 미식축구나 미식축구가 오히려 장비값이 더들텐데...차로 픽업하는것도 마찬가지고.. 야구도 마찬가지고. 물론 백인애들도 주말에 모여서 하는것도 봤지만...
그리고 얼마전 멕시코랑 미국이랑 월드컵 예선축구 중계하는것도 멕시코 채널에서 방송하고 미국 스포츠 채널은 미식축구 그 지역경기도 아닌 중요하지도 않은 경기 중계하던데.. 개인적인 생각으론 흑인애들은 게을러서 좃빠지게 뛰어다니는 축구를 안좋아하는듯 .또 애들이 워낙 산만해서 팀윅도 약하고 ㅋㅋ 농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