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마 체육 육성 '빨간불' 동아대 체육부 감축 등 구조조정 추진, 야구부 또는 축구부 폐지 가능성, 체육특기생 모집 규모 축소될듯, 31일 체육진흥위서 최종 판가름
부산 최대의 엘리트 운동부를 보유중인 동아대가 구조조정 바람에 휩싸였다. 내년 입시에서 △체육특기생 정원을 축소하거나 △재정지원에 비해 홍보 효과가 떨어지는 일부 종목을 해산한다는 것이 구조조정의 골자.
동아대는 오는 31일 체육진흥위원회를 열어 2005학년도 체육특기생 모집요강 및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한다. 대학본부는 구조조정의 규모에 대해서 철저히 입을 닫고 있다. 하지만 체육대학 내부에서는 현재 9개부 160여명의 선수들을 6~7개부 120~130여명선으로 축소하려 한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구조조정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 우선 연간 5억원 이상의 운영비가 드는 야구부나 축구부 가운데 하나를 폐지하는 방안.
지난 1980년대까지 인기를 끌었던 대학야구나 축구가 프로의 그늘에 가려 학교 홍보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
인기종목인 야구·축구부의 폐지가 어려울 경우 체육특기생 선발과 지원금 규모를 대폭 축소해 동아리 형식으로 운영한다는 대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는 투기종목의 체육특기생을 축소하는 방안. 현재 권투를 비롯한 일부 투기종목은 선수 수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원감소 또는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현실론이 작용했다.
셋째는 9개 종목 운동부 모두 정원을 축소해 공동 희생하는 방안. 특정 종목이 폐지될 경우 발생할 학내 반발을 우려한 절충안이다.
이에 대해 박준동 체육대학 학장은 "체육진흥위원회에서 어떤 안건을 다룰지 전달받은 바가 없다"면서도 사견임을 전제로 "대학 야구부가 과연 필요한지, 학교 홍보에 도움을 얼마나 주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동아대 이인한 체육부장은 "대학간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체육분야라고 예외는 아니다"며 "운동부 또는 체육특기생의 인원감축은 어쩔 수 없지만 특정 종목을 완전히 폐지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아마추어 체육의 위축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부산체고의 한 감독은 "힘든 운동을 하지 않으려는 풍조 때문에 모든 종목이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체육 특기생 축소로 대학 진학의 기회마저 줄어든다면 누가 운동을 하려 하겠는가"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