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탁PD 5 - 비에관셴스(別管閑事) 남의 일에 관여하지 말아라!!!
출조일: 2011-08-22 (월)
출조유선: 홍원항 드래곤호
물때: 조금
파고: 0.5~1M
바람: 북북동
자리: 좌측 맨 앞
탁PD는 거의 혼자 다니는 낚시를 하기 때문에,
어느 배이건 자리가 나면 손쉽게 예약해서 낚시를 하는 편이다.
이 날도 그랬다.
다들 그러하듯, 첫 입수를 끝내보면 옆 조사님이 대충 어떤 분인가 하는 감이 오긴 할 게다.
그날은 덩치는 산만하고, 인상은 무서운게, 일명' 무서운 조사'님이라 명명할 수 있는 그런 분이셨다.
소심한 탁PD 엄청 쫄았었다.
'옆에 무섭게 생긴분 오셨네~'
그날은 물고기들이 어리석은 탁PD가 불쌍했는지, 첫 입수부터 다른 조사님들 보다 월등히 잘 물어줬다.
때문에 혼자서 아침에만 우럭 20여수와 광어 2수를 건져내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탁PD 나름 기고만장해졌다.
가만히 보니, 옆의 조사님은 챔질을 너무 세게 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 잡은 물고기의 입을 죄다 성형수술 시켜주고 있었다.
그 분의 초릿대는 그 끝이 하늘로 쌩~하고 날라갈 정도로 액션과 속도가 빨랐다.
원래 다른 사람 일에 참견하기 싫어하는 성격인지라 소심한 탁PD 계속 그냥 두고 보았다.
그런데 어라? 이 조사님!
이번엔 후킹된 물고기를 전동릴로 올리는데, 올리는 속도가 거의 최고 속도로 올리는게 아닌가?
당연히 물렸던 물고기 또 다시 떨어져나가고, 그 물고기 입 또 터져 성형수술하러 갔겠다 싶었다.
어리석은 탁PD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도,
한편으론 무서워서 또 한 편으론 남의 일에 끼어들기 싫어서 가만히 있었다.
그러나 혼자 계속 건져 올리기 미안했던지 도저히 참다 못한 탁PD 괜시리 나서고 만다.
' 저기 조사님(덜덜)...
챔질을 하지 마시고 낚시대를 그냥 들어올려주세요. 아니면 샥 내려주시던지요.
그렇게 챔질을 세게 해버리면,
약하디 약한 물고기 입이 다 터져서
절반도 못건져올려요.....(덜덜)
그리고, 전동릴 올리실 때, 속도를 절반 이하로 내려주세요.
빨리 올리시면, 깊은 바다에서 올라올 때 물의 저항 때문에 물고기 입이 터져서 못건져요.
(덜덜덜)'
어리석은 탁PD, 천천히 들어 올려주거나 내려주는 모습, 천천히 감아 올리는 모습 등등..
자세한 내용들을 실재로 몸 개그를 해 보이면서 열과 성을 다해 가르쳐 줘 버리고 만다.
그런데 무섭게 생긴 분 나름 똘똘하시어, 한 번 가르쳐 주니, 그대로 다 익혀버리시는게 아닌가.
어리석은 탁PD 나름 뿌듯함으로 미소진 얼굴 뒤에서 어른거리는 비릿한 우월감을 느낀다.
그러던 중 탁PD의 낚시대에 묵직한 느낌이 전해져 온다.
그 날의 최고 대어다.
어리석은 탁PD
'대물은 이렇게 올리는 거야~'
보란듯이 옆 조사님을 쳐다보며 들어올려 보인다.
'하하~ 드디어 큰 놈이 올라오는 구나~'
하루종일 2자 3자만을 올리던 탁PD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바로 그 때 옆 자리의 무서운 조사(?)님에게도 큰 입질이 온다.
자기 일 하기에도 바쁜 탁PD 나서서 소리친다.
'제가 알켜드린대로 조심조심 올리세요~'
그분은 나름 탁PD가 알켜준대로 천천히 잘 끌어 올린다.
탁PD 더 크게 외친다.
'지금도 너무 빨라요~ 저처럼 조금 느리다 싶을 정도로 올리셔......
악 !!!'
어리석은 탁PD, 수면 거의 12미터 지점까지 올리던 대물을 떨궈 버린다.
그리곤 빈 채비만 씽~ 하며 올라와버린다. ㅠㅠ
순간 아무말도 못하는 탁PD!!!
쿠쿵!!!
그 순간, 옆자리 무서운 조사님과 배에 탔던 모든 조사님들의 커다란 아우성이 들리기 시작한다.
'우와~ 6자다 6자!!!'
고개를 돌려보니, 머리가 사람 머리통만한 우럭이 옆의 무서운 조사님 채비에 걸려 수면에 둥둥거리고 있다.
무서운 조사님은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 있다.
사무장님 잽싸게 뜰채로 건져올리신다.
재보지 않아도 60은 훨씬 더 되어 보인다.
어리석은 탁PD 머릿 속이 하얗게 된다.
눈앞이 아무것도 안 보인다.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
그 마음을 어찌 말로 표현한단 말인가?
흑흑흑
최근 중국사회에선
비에관셴스(別管閑事, 남의 일에 관여하지 말아라)가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
너무 남의 일에 관여하지를 않아서 문제가 크다는 말이다.
비에관셴스(別管閑事)!!!
그런데 이곳 대한민국에선,
남의 일에 너무 관여를 많이 하다가 자기 것 조차 챙기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Poor 탁PD,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가 막심이다. X.,x;ㅋ'
그 때부터 어복이 완전히 날아가 버린것 같았다.
점심 때부터 귀항할 때까지 계속 헛탕치다가,
들어올 때즈음 놀래미 한마리 올라온 것이 전부였다.
잘난 척의 최후를 비웃 듯, 하루 해가 기울어져 가고 있었다.
쫑!!!
첫댓글 잼있게 봤습니다 그런 초보조사님들 보면, 당연 알려드려야죠^^거시니하네요 하세요
그런데 그건 잘난척은 아니죠
단, 그분이 큰거 올린것에 위축되신게 좀
담에도
힙합매니아님 언제건 출조하실때 문자주세요.. ㅋ 벙개출조할께요 011-392-9929
초보조사님들 아 선상
옆사람과 채비 엉켜두 웃으며 풀수 있지 않나 생각해 봄니다
탁PD님
조행기 항상 재미 있게 보구 있습니다
재미 있는 조행기 감사 함니다 ^^*
이웃사촌에게 좋은정보를 공유해 주셨으니 앞으론 더욱 어복이 충만하실겁니다.^^
사실 낯선이에게 지도(?)를 한다는게 무척 어려운데 좋은일하셨네요~
낚시할때 탁PD님같은 좋은이웃을 만나야 하는데요...^^*
수고하셨습니다...잘가르처주셨네요..그분도 속마음으로 고마워하실것입니다..조행기잘보았습니다..
위에 회원님들 쓰신 댓글처럼 탁PD님께서 남의 일에 관여하신게 아니라 모르시는 부분을 가르쳐 드린거니까
참견이 아니라 친절교육이겠네요. 아마 그 무서운 조사님은 탁PD님을 항상 기억하실것 같은데요...
잼나게 보고갑니다,`~~~
재미있는 조행기 잘 읽고 갑니다.
잘 봤습니다.^^
6짜 우럭 두 마리가 올라오다가....탁PD님 우럭이 터진거네요.ㅠㅠㅠ
옆의 그 (무서운)조사님도 아마 탁 PD님 덕분에 6짜 우럭 건지신걸 알고 있을걸요.ㅎㅎ
좋은 참견입니다.^^*^^
제레미님 언제건 출조하실때 문자주세요.. ㅋ 벙개출조할께요 011-392-9929
콜~!입니다.ㅎㅎ
전화 드릴게요.^^
그분도 고수 반열에 올라간건가요?
암튼 낚시하시는동안 피디님 내내 기억할겁니다^^
애고애고... 저 절대로 고수 아닙니다요.. 그려... ==; 고수님들이 보시면 웃습니다. 제목에서 보듯이 어리석은 사람일 뿐...ㅋㅋ 댓글주신 모든 분들, 이 어리석은 탁PD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구요... 대박하세요. ^o^*
재밌게보고가네요 ~ 탁pd님분이 있어야 초보조사도 잘잡죠 ㅋㅋ~~
탁 PD님 정말 좋은일 하셨네요...저도 나름 선상낚시 꽤 오래 다녔는데 아직 6자 못잡아 봤어요..탁 PD 님 같은분이 옆에서 안 가르쳐줘서 그런가 봐요...^-^ 조행기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저도 아직 6자 못잡아봤어요.. ㅠㅠ
그분 탁님 덕 많이 보셨네요 6짜는 아무나 하는거 아닌거 같은디 ...ㅋㅋㅋ 난 지금까지 6짜를 걸긴 걸은거같은데 좀 올라오다가 침선에 걸려 버리더라구요 그래도 6짜 잡을 희망에 낚시 갑니다
저두 그래요~ ㅋ 시나위님도 대물대박 어복충만하세요~
정말 재밌네요 글을 참 재밌게 잘 쓰시는거 같아요 ^^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자이날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