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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온라인 글 등록 마당 스크랩 수몰, 한 번도 힘든데 두 번씩이나!
김홍수 추천 0 조회 9 13.10.30 16:4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수몰, 한 번도 힘든데 두 번씩이나!

 

 

                                                                     

                                                                      도시수자원민원과 이 명 호

전라북도 임실군에 어느 마을 주민들, 그 중에서도 연세 높으신 어르신들은 고향에 살고 있으나 고향을 그리며 삽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이마을은 1965년 섬진강댐이 건설되면서 원래 살던 고향을 떠나 지금 마을을 제2의 고향 삼아서 이사를 왔습니다. 한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함께 이사를 오긴 했지만, 이웃은 그대로인데 땅은 고향땅이 아닙니다. 그래도 함께 어울려 살던 이웃이 있으니 정 붙이며 살면 고향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것도 아니라는군요. 이곳으로 이사를 왔는데, 정부에서 측량을 잘못해서 이 마을은 만수위보다 0.7m가 낮다고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비라도 많이 오면 마을이 물에 잠길 위험이 있다는 뜻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1969년 큰 홍수가 났을 때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 멀쩡했던 집 97채가 망가지고, 700여 명이 되는 사람들이 갈 곳을 잃고 헤매야 했습니다. 부안의 개화도 간척사업이 끝나면 그쪽으로 옮기게 해주겠다고 했지만 그 사업이 늦어지자 이 마을 사람들은 할 수 없이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수해를 견디며 살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웬일입니까. 지난 2005년부터 섬진강댐이 재개발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위가 높아지자 이 마을 사람들의 터전이 고스란히 물에 잠기게 될 상황이 또 닥쳤습니다. 마을이 물에 잠기는 걸 막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는 댐 수위를 5m나 낮춰 운영을 했지만, 온난화 영향으로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면서 섬진강 하류 전지역에 피해가 속출하자 정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또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 말고는 달리 뾰족한 수가 없어보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아주 현실적인 문제가 남았습니다. 바로 적절한 보상과 이주 비용이지요. 농사 짓던 땅, 살던 집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곳에서 정착하려면 아주 많은 비용이 필요합니다. 주민들 잘못이 아니니 주민들은 양보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살던 마을을 떠나 살게 되었는데, 재산까지 헐값에 처분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정부 역시 예산이 풍족하지 않으니 한정된 금액 안에서 지불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와 마을 주민들 사이의 이견은 쉽사리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2008년, 우리 위원회가 나서서 개간비와 농작물 보상, 주택지 공급가 하향 조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정을 한 차례 하긴 했지만 집집마다 돌아가는 돈이 몇 천 만 원에 불과해 마을사람들은 대부분 아직도 마을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보상을 해줘야 이들이 새로운 곳에서 정착을 할 수 있을 텐데관계기관들은 난색을 표합니다. 이미 과거에 조정을 했는데 또 할 필요가있느냐는 것이 이들의 입장입니다. 게다가 재개발사업에 대한 정부지원 예산은 이미 임실군의회 승인절차가 완료되어 추가로 예산을 확보할 방법도 없어 보입니다. 그러니 마을주민과 정부 사이에 갈등의 골이 꽤 깊었습니다. 50여 년 지속되었으니 깊을 만도 합니다.

 

역시 주요 쟁점은 이주에 따른 비용과 생계의 대책입니다. 마을사람들은 정부에서 주는 적은 보상금으로는 타 지역으로 이주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고 합니다. 고령의 나이에 농사 지을 땅을 뺏겨 먹고 사는 것도 힘겨워하는 주민들 형편상 새로 옮겨갈 집터에 집을 지을 돈이 있을 리 없습니다. 그리고, 다시 정착을 하려면 그동안 농사를 지어 먹고 살았던 만큼은 수입이 보장되는 생계대책도 절실해보입니다. 어쨌든 이들이 이사를 가야만 댐은 지어질 수 있으니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우선 2008년에 위원회에서 제시한 이주대책 내용을 강화하고 플러스 알파로 생계대책을 제공하는 방향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먼저 이주보상금 지급내역과 이주단지 희망 세대수 등 수몰지역 이주실태를 확인하고, 관계기관과 주요 갈등 요소가 무엇인지를 면밀하게 조사를 했습니다.

목적은 분명했습니다. 이 분들이 보상금으로 택지를 구입해서 집을 짓고 농지를 매입하여 이전처럼 사실 수 있게 할 것! 두 번이나 물에 잠긴 마을을 떠나 이사를 하라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정부의 이주정책 실패의 고통을 고스란히 주민들이 떠안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 했습니다.

 

현지의 상황을 조사한 뒤에는 다른 지역의 댐 이주대책을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영주댐의 경우 150평까지 평당 1만 원에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임실군이 편성한 댐지원사업비를 살펴보니, 실질적인 댐지원 사업의 명분과는 다르게 가로수 조성 등에 예산이 쓰이고 있는 것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 두 가지를 근거로, 두 번이나 수몰되는 이곳 주민들이 영주댐 수몰민보다 더 못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되고, 댐지원사업비는 주민을 위한 예산편성이 되어야 한다고 임실군과 수자원공사를 끈질기게 설득하였습니다.

 

그렇게 하여 임실군의회를 이미 통과한 댐지원사업비를 재조정하는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다음은 새롭게 농사를 지을 땅을 마련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쉬운 일이아니었습니다. 전라북도, 한국수자원공사, 임실군 관계자들과 끈질긴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다행스럽게도 전라북도 소유의 토지 2만 평에 주민들이 공동으로 경작할 수 있는 특용작물 재배단지를 설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최종 조정안이 마련되었습니다. 생계대책으로 마련한 특용작물 재배단지 부지는 전라북도가 무상 양여하고 시설구축은 수자원공사와 임실군이 10억씩 공동 부담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주대책으로 세대당 150평까지 평당 약 ×만 원을 지원하고 태양광 발전시설 명분으로 주택건축비로 ×백만 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집을 지을 수 없는 분들을 위해서는 아예 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단순한 이주대책을 넘어 근본적으로 새로운 곳에서 살아갈 터전을 마련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된 셈입니다. 과정은 쉽지 않았으나 두 번이나 살던 곳을 떠나는 마을 주민들에게 새로운 곳에서 시작할 용기와 밑거름이 된 듯하여 무척 뿌듯했습니다. 부디 마을 주민 모두가 새로운 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섬진강댐 재개발사업 수몰민 이주대책 : http://prezi.com/fwalmfhofare/presen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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