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들어 한층 거세진 ‘용병바람’이 올스타 팬 인기투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롯데 호세(36)와 두산 우즈(33), SK 브리토(29) 등 3명이 동군 ‘베스트10’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은 것이다.
1998년 외국인 선수에게 국내 프로야구문호가 개방된 이래 지난 해까지 3년 동안 팬 투표로 올스타전 무대를 밟은 용병은 단 두 명 뿐이었다. 98시즌 한화 부시, 2000시즌 두산우즈가 각각 지명타자 부문에서 베스트 10에 든 게 고작이었다.
올해는 팀당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3명으로 늘어난 데다 이들 용병들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있는 기량을 감안하면 3명의 올스타 선정이 오히려 적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실제 용병타자들은 타격부문 개인 랭킹 상위권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으며 용병 투수들도 분야별로 두드러진(삼성 리베라 구원 1위, SK 에르난데스 탈삼진1위)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물론 올스타 선정이 꼭 실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성적 이외에 팬 인기도가 당락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이런 측면으로 볼 때도 이제 국내 프로야구에서 용병이 차지하는 비중과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98시즌 홈런왕에 오르며 페넌트레이스 MVP까지 거머쥐었던 우즈가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올스타로 선정된 것은 당연해 보인다. 4년째 한국에 머물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그는 이미 상당한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 호세는 재수끝에 올스타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은 케이스.
99시즌 빼어난 활약으로 ‘용병 영웅’으로까지 불렸던 그는 정작 올스타 투표에서는 토종 스타들에 밀려 메이저리그 올스타출신(세인트루이스 소속이던 1991년)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당시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호세는 이런 이유로 한때 출장 거부 소동을벌이기도 했다.
브리토는 창단 2년째의 신생팀 SK가 배출한 첫 올스타의 영광까지 안게 됐다. 유격수 수비에 관한 한 메이저리거가 부럽지 않은데다 정확한 타격 솜씨마저 뽐내 스타급 선수가 별로없는 SK의 간판 구실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