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의약품 아르기닌
아르기닌이 남성에게 특별히 더 좋은 성분은 아니다. 일부 경증 발기부전 남성만 아르기닌으로 발기부전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이니스트바이오제약, 약학정보원 제공
사람마다 건강상태나 생활에 따라 보충이 필요한 영양성분은 다르다. 성별, 연령에 따라 인기 영양제가 다른 이유도 이것인데, 유독 남성에게 인기가 더 좋은 영양제가 있다. 바로 아르기닌이다. 아르기닌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하나인데 정자의 주요 성분이라 남성 정력 강화, 발기부전 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남성 필수 영양제라고까지 불린다.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의 ‘라라올라’, 재우스팜의 ‘포텐시에이터액’ 등은 인기 남성 영양제로 유명하다. 정말 아르기닌은 남성이 복용했을 때 더욱 효과가 좋은 영양제일까?
◇만능 남성영양제 아닌 아르기닌, 효능·효과 성별 차이 없어
아르기닌이 발기부전 등의 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아르기닌은 딱히 남성에게 더 좋은 성분도, 남성의 필수 영양성분인 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아르기닌은 정신적·신체적 기능 무력 증상의 보조요법이나 아미노산 결핍상태의 회복 기간 중 보조요법으로 허가를 받은 성분이다.
일반의약품연구회 회장 오인석 약사(수지솔약국)는 "아르기닌은 산화질소(NO)의 원료로 심장, 신경, 혈관, 면역계 등 다양한 위치에서 효능·효과를 발휘한다"며, "아르기닌은 혈관에서 확장 효과를 발휘하다보니 발기부전 개선에도 효과가 있을 뿐 남성에게 특별히 더 좋은 건 아니다"고 밝혔다. 오인석 약사는 "아르기닌의 효능·효과가 성별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발기부전 개선도 누구나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아니다. 아미노산 결핍으로 인해 경증 발기부전이 생긴 경우에만 아르기닌 보충을 통한 발기부전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노원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준호 교수는 "국내외 연구결과를 보면 아르기닌이 경증 발기부전 개선에는 약간의 효과가 있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연구들은 다른 기저질환이 없는 경증 발기부전 환자가 아르기닌을 복용했을 때의 연구 결과이다"며, "모든 발기부전 환자가 아르기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준호 교수는 "발기부전의 원인은 남성호르몬 저하,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 등 다양해 아르기닌을 복용한다고 해서 발기부전이 해결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보조제 그 이상 기대해선 안 돼… 심장질환자 등 복용 주의
전문가들은 아르기닌을 보조제 그 이상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준호 교수는 "아르기닌이 경증 발기부전에는 효과가 있긴 하나, 보조제 정도의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광고처럼 대단한 효과가 있지 않으며, 효능·효과는 전문의약품 발기부전치료제와 비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발기부전 문제가 있는 경우, 아르기닌 복용보단 일단 가까운 비뇨의학과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길 권한다"고 밝혔다.
아르기닌 부작용이 크진 않으나 부작용이 없는 성분도 아니고, 오히려 복용을 주의해야 하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오인석 약사는 "아르기닌은 혈관확장 효과가 있기 때문에 협심증 등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 빈혈이나 저혈압이 있는 사람 등은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르기닌의 혈관확장 효과가 이들에겐 뜻하지 않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 외에도 아르기닌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적이 있는 경우, 복용 후 소화기관 장애를 경험한 경우,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있는 사람 등도 아르기닌을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전했다.
또한 더 빨리, 큰 효과를 보겠다고 일부러 고용량 제품을 선택할 필요도 없다고 전했다. 오인석 약사는 "우리 몸은 필요한 만큼만 아르기닌 성분을 흡수하고 나머지는 배설한다"며, "아르기닌 소모량이 매우 많다면, 상황에 따라 5000mg 이상의 고함량 제품이 필요할 수도 있으나 일반적인 경우라면 1일 1000mg 복용을 권한다"고 밝혔다. 오 약사는 "복용 목적에 따라 약사와 상담 후 적정량 제품을 선택하고, 장기간 복용보단 필요할 때만 섭취하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신은진 기자